입력 : 2019.04.1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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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Su-33 전투기

소련의 F-14가 되고 싶었던 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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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모 쿠즈네츠프에서 이륙하는 Su-33 전투기<출처:유용원의 군사세계>

Su-33의 이륙 모습. 현재 러시아 해군만 운용 중인 기종이다. <출처: (cc) Yevgeny Pashnin at Wikimedia.org >


개발의 역사

나폴레옹 전쟁을 거치며 강대국의 일원이 되었으나 단지 덩치만 큰 2류국 취급을 받던 소련(러시아)은 제2차 대전 이후 미국과 세계를 반분해서 이끄는 초강대국의 반열에 올랐다. 냉전시대에 들어서 체제의 우위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분야에서 미국과 경쟁을 벌였지만 그중 군사 부문은 가장 치열했다. 특히 무기는 권총에서 핵무기에 이르기까지 상대보다 무조건 좋은 것을 보유해야 직성이 풀릴 정도였다.

그런데 육군, 공군과 달리 해군은 유독 전력 격차가 컸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거대한 영토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소련은 영해가 작은 대륙국이기 때문이었다. 현대식 해군의 역사도 짧아 작전 능력에서 전통의 해양 강국인 미국, 영국 등에 뒤질 수밖에 없었고 더구나 전력 확충에 상당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했다. 외국에서 함정을 도입하는 대안도 있지만 공급 능력이 있는 국가들은 예외 없이 소련의 적대국들이었다.

Su-33을 탑재한 쿠즈네초프 제독호. 현재 러시아 해군의 유일 항공모함이다. <출처: Public Domain >

결국 소련은 네덜란드 같은 중소 국가도 운용하던 항공모함을 197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도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4척이 배치된 키예프(Kiev)급은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운용 노하우가 없다 보니 세부적으로 설계 미스도 있었지만 대양에서 작전을 펼치기에 일단 크기가 작았다. 이에 소련은 1981년 미국에 필적할 만한 만재 배수량 6만 톤, 갑판 길이 300m 수준의 항공모함 개발 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추진했다.

하지만 크기보다 더 큰 문제는 함재기였다. 기존 키예프급에서 사용한 Yak-38 함재기는 출격할 수 없는 상황을 오히려 조종사들이 반겼을 만큼 비행 중 툭하면 사고가 발생해서 신뢰성이 몹시 떨어졌다. 작전은커녕 살아남기에 급급했을 정도였다. 아무리 항공모함이 좋더라도 이런 함재기를 탑재하는 한 제대로 효과를 누리기는 불가능했다. 때문에 신예 항공모함의 건조와 함께 이에 걸맞은 함재기의 개발이 시작되었다.

Yak-38은 작전 능력도 부족했지만 안정성이 대단히 미흡했다. <출처: (cc) RIA Novosti at Wikimedia.org >

처음에는 MiG-23을 함재기로 개조하는 방향을 생각했지만 대양 한가운데서 미국 함대와 교전을 벌이는 상황을 상정한다면 미국의 F-14에 비해 확연한 열세였다. 이에 한창 개발 중에 있던 제4세대 전투기인 Su-27과 MiG-29가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1978년 개념 연구가 시작되어 Su-27이 새로운 함재기 후보로 결정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낙마한 MiG-29가 40여 년 후에 후속 함재기 플랫폼으로 결정되었다는 사실이다.

Su-27의 프로토타입 중 하나인 T10-3을 스키점프대로 이함하고 어레스팅후크와 와이어로 착함할 수 있도록 개조해 1984년 초도 비행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함재기 사양인 T10K 프로토타입 9기가 제작되어 실험이 이루어졌다. 1988년 9월에 있었던 시험 비행에서 유압 계통의 고장으로 1호기가 추락하는 사고를 겪기도 했지만 1989년 모든 시험을 완료하고 Su-27K라는 제식명으로 양산이 결정되었다.

최초 Su-27K였던 제식명은 1998년 본격 배치와 함께 Su-33으로 변경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

하지만 1991년에 있었던 소련의 붕괴는 Su-27K는 물론 직전에 취역한 항공모함 쿠즈네초프(Kuznetsov)의 앞날마저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1994년 24기가 주문되었으나 혼란한 경제 사정으로 말미암아 배치가 미루어지다가 1998년 Su-33이라는 이름으로 제식화되었다. 이로써 러시아는 뛰어난 공대공 능력의 함상 전투기를 보유했으나 이때는 개발 당시 경쟁 상대로 점찍은 F-14가 퇴역을 고려하던 시점이었을 만큼 너무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징

착함 시에 발생하는 강력한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하부 구조와 강착 장치가 보강되었다. Su-27 시리즈의 외형 상 특징 중 하나가 기체 후방의 테일 붐(Tail Boom)인데 Su-33은 착함 시 갑판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길이가 단축되었고 그 아래에 어레스팅후크가 장착되었다. 이함 거리를 단축하고 기동력을 높이기 위해 상향 7도, 하향 70도로 작동하는 카나드를 주익 앞에 부착했다.

Su-33은 격납고 보관을 위해 주익과 수평 미익이 접히고 착함 시 충돌을 막기 위해 테일 붐이 여타 Su-27 시리즈보다 짧다. <출처: (cc) RIA Novosti at Wikimedia.org >
해풍에 많이 노출되는 함재기여서 방염, 방청, 방수 처리되었고 격납고 보관을 위해 주익과 수평 미익이 접히도록 제작되었다. 12개의 하드포인트에 최대 8톤의 무장을 할 수 있으나 처음부터 함대 방공용 제공 전투기로 개발되었기에 2010년 개량 전까지 공대함, 공대지 작전은 무유도 폭탄으로만 펼칠 수 있다. 공대공 전투 능력은 Su-27과 비교해 그다지 차이가 없으며 급유 프로브가 내장되었다.
Su-33은 쿠즈네초프에서 스키점프대로 이함하고 어레스팅후크와 와이어를 이용해 착함한다. <출처: Public Domain >
Su-33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쿠즈네초프가 사출기가 아닌 스키점프대를 이용하다 보니 이함할 때 최대 중량이 26,000kg로 제한받는다. 이는 육상 이륙 때의 80퍼센트 수준이어서 그만큼 무장과 연료를 적게 탑재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다 러시아가 항공모함에서 운용할 수 있는 고정익 조기경보기나 전자전기가 없으므로 이들의 도움을 받아 작전을 펼칠 수 없다. 때문에 스펙만큼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다.
Su-33의 하부 모습. 전방 랜딩기어가 충격 흡수를 위해 쌍으로 제작되었고 착함 용 어레스팅후크가 후미에 장착되었다. <출처: (cc) Igor Bubin at Wikimedia.org >


운용 현황

최초 Su-33은 50기 이상 생산될 예정이었으나 소련의 붕괴로 쿠즈네초프 1척으로 항공모함 획득이 종료되자 9기의 T10K 프로토타입을 포함해 35기만 제작되었다. 작전과 훈련 중 3기가 망실되었고 2016년 11월 15일, 시리아 내전을 통해 최초로 실전에 데뷔했으나 자세한 전과는 알려지지 않는다. 터키의 F-16에 의해 Su-24가 격추 당한 사건이 벌어진 뒤여서 폭격기 호위 임무를 수행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Su-33은 실제로 35기만이 생산되었다. <출처: Yevgeny Pashnin / WikiCommons>
2006년에 중국에 판매하려 했지만 역설계 가능성 때문에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그런 우려대로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보관 중인 T-10K을 입수해 불법 복제판인 J-15를 만들어 2013년부터 배치했다. 퇴역 키예프급 항공모함 4번 함을 개조한 비크라마디티야(Vikramaditya)를 인도에 판매할 당시에 공급 협상을 벌였지만 인도가 MiG-29K를 선택했다. 추후 러시아도 노후된 Su-33을 MiG-29K로 대체할 예정이다.
대외 판매를 위해 에어쇼 등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모두 실패했고 러시아에서도 MiG-29K로 대체될 예정이다. <출처: (cc) Garudtejas7 at Wikimedia.org >


변형 및 파생형

T-10K : Su-27K 실험용 프로토타입. T-10K-1에서 T-10K-9까지 9기 제작

T-10K-1 시제기 <출처: Public Domain>
Su-33 : 원래 Su-27K였지만 1998년 9월 8일 Su-33로 개칭. 26기 제작
Su-33 <출처: Public Domain >
Su-33UB : T-10K-4를 개조한 병렬 복좌형 실험기
Su-33UB <출처: Public Domain >
J-15 : 우크라이나에서 획득한 T-10K-7와 J-11B를 기반으로 개발된 중국제 함상 전투기. 엔진 문제로 운용에 상당히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J-15 함상전투기 <출처: Public Domain >


제원

- 형식 : 쌍발 터보팬 함상 전투기 
- 전폭 : 14.7m 
- 전장 : 21.19m 
- 전고 : 5.93m 
- 주익 면적 : 67.84㎡ 
- 최대 이륙 중량 : 33,000kg 
- 엔진 : 새턴 AL-31F3 터보팬(28,214파운드) × 2 
- 최고 속도 : 마하 2.2(2,300 km/h) 
- 실용 상승 한도 : 17,000m 
- 최대 항속 거리 : 3,000km 
- 무장 : GSh-30-1 30mm 기관포 × 1 
        R-27R/ER/T/ET 공대공미사일  × 8
        R-73E 공대공미사일 × 4
        Kh-31A 대함미사일
        Kh-41 대함미사일 
        Kh-25MP 대레이더미사일
        Kh-31P 대레이더미사일
        9T/L 레이저유도식 공대지미사일 
        하드포인트 12개소에 6,500kg 폭장
- 항전장비 : N001 레이더 
            OEPS-27 타게팅 시스템 
            SVP-24 유도장치
            SPO-15 RWR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