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 불참한 데 대해 예비역 장성 단체와 천안함 폭침 사건 등의 유족들은 불만과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대수장)은 22일 성명에서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 2년째 불참하고, 마린온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 위령탑 제막식에도 불참한 문 대통령은 희생된 국군 장병들을 어떻게 예우할 것인지 답하라"며 "국군통수권자로서 헌법이 정한 책무 수행에 충실하라"고 했다. '대수장'은 백선엽 예비역 대장과 전직 국방장관 등 예비역 장성 400여 명이 참여해 지난 1월 출범한 단체다.

대수장은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 등을 '불미스러운 충돌'로 표현한 정경두 국방장관의 사퇴도 요구했다. 또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천안함 폭침을 우발적 사건으로 인식해 북한의 사과도 필요 없다는 망언으로 희생 장병과 국군을 모욕했다"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 등의 유족 단체들은 공식적인 성명을 내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서운함을 숨기지 않았다. 천안함 폭침 사건 때 전사한 고 이상희 하사의 아버지이자 '천안함 46용사' 유족회장인 이성우(58)씨는 문 대통령 불참에 대해 "올해도 오지 않으셔서 아쉽다"며 "오시지 않는다는데 저희가 무슨 따로 할 말이 있겠느냐"고 했다. 이씨는 정부 고위층의 계속된 '실언'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마음이 아파 여러 경로를 통해 항의도 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명백한 사실을 앞에 두고 군을 모욕하는 일 자체가 '누워서 침 뱉기'라는 생각에 속으로 삼키며 참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제2연평해전 때 전사한 고 한상국 상사의 아내 김한나(45)씨는 "문 대통령의 행사 불참에 대해 많은 유족이 '이번엔 외국 출장을 가신 것도 아닌데…'라며 아쉬워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논란이 된 정경두 국방장관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국방장관이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는지 유족들이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