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정홍 방위사업청장<사진>은 지난해 8월말 감사원(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각종 무기도입 등을 총괄하는 자리에 임명됐다. 올해 방위사업청(방사청)이 집행하는 예산은 19조7841억원으로, 전체 국방비의 42.4%에 달한다.

왕 청장은 취임 후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내 방산을 살리기 위해 직접 현장에 가 업체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다파고'(DAPA-GO) 프로그램 등을 의욕적으로 추진중이다. 왕 청장으로부터 서면 인터뷰를 통해 방산수출 진흥 방안 등을 들어봤다.

-취임 6개월여를 맞은 소감은?

"6개월 전 부임 당시 방사청은 여러가지 사건·사고로 인해 외부의 시선은 여전이 차가운 상황이었습니다. 청장으로 부임하던 날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방위사업 추진을 통해 대외적인 불신을 해소해 나가자는 등 몇가지 업무 방향을 제시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지난 6개월은 '방위사업 혁신 종합계획'과 '국방산업 발전방안'을 수립하고 방산업체 기술료를 대폭 감면했으며, 입찰에 떨어진 업체에게 결과를 직접 설명해주는 등 방위사업의 근본적 혁신과 방산 재도약 토대를 구축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매출과 영업이익률 감소 등 방산업계의 어려움이 여전히 남아있어 속도감 있는 제도개선의 필요성도 절감하고 있습니다."

-'다파고'를 통해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니까 어떻습니까?

"지난해 11월 중소기업 대표들과 대화를 하면서 자기 회사의 어려운 사정을 남들이 듣는 데서는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돼 직접 찾아가 애로사항을 들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고 다파고를 시작했습니다. 다파고 행사만은 아무리 바빠도 빠짐없이 실행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가보니 의외로 작지만 아주 기본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많았습니다.

지난주까지 총 34건의 건의사항을 접수해 이중 29건에 대한 처리를 완료했습니다."

-지난 수년간 방산수출이 부진했는데 방산수출을 살리기 위한 대책은 무엇입니까

"전방위적 방산외교 활동을 통해 정부 차원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직접 인도 등 외국을 다녀보니 장기적 관점에서 상대국 정부와의 지속적인 신뢰관계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방산군수협력 MOU(양해각서) 등 기존 정부간 채널을 비롯한 다양한 교류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국산 무기체계의 수출용 개조개발 지원규모를 대폭 확대했고, 시장개척과 전시회 참가 등 수출 마케팅 지원예산도 증액해 방산 수출업체들에 대한 지원도 대폭 강화할 계획입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 화두이고 방사청도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방산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중인데요, 어떤 방안들을 추진중입니까?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국방 R&D가 소요에 기반하여 그 용도에 맞는 연구개발 위주로 진행됐지만, 앞으로는 소요가 없더라도 민간 분야에서 이미 개발된 과학기술을 국방 무기체계로 발전시키는 사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조직의 경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창의적·도전적 연구개발 환경 조성을 위해 국방R&D 관련 기관의 재조직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프라 면에서는 범정부 R&D 역량을 국방 분야에 결집할 수 있도록 국가 R&D와 협업하여 정보통신, 소재 부문과 같이 국가 R&D가 앞서 있는 분야를 국방으로 연결하는 '미래혁신 기술개발사업'을 신설했습니다. "

-아직도 국민들은 방위사업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은데 이를 높이기 위한 방안은 무엇입니까?

"국민의 신뢰를 더욱 얻기 위해 우선 방사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무 관련자 사적 접촉 신고를 의무화하고, 자체 감사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청렴도 제고를 위한 제반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 비리 업체에 대해선 무관용 정책을 견지할 계획입니다. 사후 처벌·제재 중심에서 사전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고 방위사업 비리를 유발하는 군(軍)·산(産) 유착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방위사업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