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덩케르크에서 포위된 연합군을 구출하려는 노력은 얕은 수심으로 인하여 쉽지 않았다.
개발의 역사
- 덩케르크에서 포위된 연합군을 구출하려는 노력은 얕은 수심으로 인하여 쉽지 않았다.
대량의 화물을 빠르게 운반하려면 배를 이용하는 방법(海運)이 가장 효율적이다. 철도나 도로 수송은 선박에 비교할 바가 아니다. 1939년 9월에 2차 대전이 시작되자 영국은 프랑스에 군대를 파견하였다. 그러나 1940년 5월에 과감하게 우회한 독일군에게 포위되었다. 34만 명의 프랑스군, 영국군, 벨기에군은 프랑스 북동부의 작은 마을인 덩케르크(Dunkirk)에서 발이 묶이고 말았다. 영국은 아군을 구출하려고 갖은 노력을 다하였지만 쉽지 않았다. 문제는 덩케르크 해안의 얕은 수심이었다. 더구나 큰 배가 접안할 수 있는 부두 시설도 부족하였다. 결국 영국은 민간 어선과 같은 소형 선박을 총동원하여 아군을 겨우 구출할 수 있었다. 이처럼 큰 배가 접안할 수 있는 부두를 확보하는 것은 군사작전에서 매우 중요하다.
- 전차상륙함도 해안선의 상황에 따라서는 부교를 설치해야만 장비를 상륙시킬 수 있다. <출처 : 미 해군>
태평양 전선에서 미 해군과 해병대는 병력이 먼저 상륙한 다음 중장비, 보급 물자를 투입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병력은 상륙정에 승선하여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지만, 중장비나 보급 물자를 해안까지 운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미 해군은 전차와 같은 중장비를 직접 해안에 내려놓을 수 있는 전차상륙함(LST, Landing Ship, Tank)을 실전에 투입하였다. 그러나 해안에 암초나 산호초가 있거나 수심이 너무 얕을 경우에는 효과적이지 못하였다.
- 상륙작전에 필요한 병력과 장비를 수송할 수 있는 상륙함도 대량의 화물을 수송하는 임무에는 적합하지 않다. <출처 : 미 해군>
대규모 군사작전을 준비할 때는 상상을 초월하는 많은 병력과 물자가 동원된다. 1991년 걸프전(Gulf War) 당시에도 이러한 점이 큰 과제로 부각되었다. 1990년 8월 2일에 이라크군이 쿠웨이트를 기습 침공하였다. 그러나 이라크군에 맞서 반격 작전을 펼치기에는 많은 시간과 준비가 필요하였다. 대규모 이라크군에 대응하려면 많은 병력과 물자를 동원하여야 한다. 걸프전 당시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은 1991년 1월 17일에 ‘사막의 폭풍’ 작전을 시작할 때까지 병력과 물자를 집결하는 데만 무려 5달이 넘는 시간이 필요하였다.
- 미 해군은 상륙작전 이후에 필요한 대량의 보급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대형수송함을 보유하고 있다. <출처 : General Dynamics NASSCO>
미 해군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의 해안 중에서 상륙정이 접안할 수 있는 해안은 17%에 불과하다. 더구나 큰 화물선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 시설을 갖춘 항구는 더욱 부족하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미 해군은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하였다. 물론 미 해군은 도크형 상륙함(LSD, LPD), 강습상륙함(LHA, LHD)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량이 충분하지는 않다. 1980년대에 미 해군은 신속하게 해안에 상륙할 수 있는 LCAC(Landing Craft Air Cushion) 고속상륙정을 개발하여 실전에 배치하였다. 공기를 사용하여 선체가 뜨게 하는 호버크라프트(hovercraft)는 수륙양용 선박으로 매우 획기적인 상륙정이다.
- 대형수송함에는 대량의 장비와 화물을 적재할 수 있다. <출처 : 미 육군>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규모 군사작전을 실시할 때 많은 병력과 물자를 한꺼번에 투입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전 세계 어느 곳이나 분쟁이 발생할 경우 수송기로 신속하게 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미국 본토에 비축하고 있는 대량의 장비와 물자를 분쟁 지역까지 신속하게 운반해야 한다는 문제가 남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미국은 대량의 장비와 물자를 화물선에 실어서 바다에 띄워 놓은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미 해군은 태평양, 인도양, 지중해에 하나 씩 모두 3개의 사전배치전단(MPSRON, Maritime Prepositioning Ships Squadron)을 배치해놓고 있다. 사전배치전단은 유사시 분쟁 지역으로 신속하게 출동하여 장비와 물자를 투입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전배치전단은 대형 수송함 6척으로 편성되며, 2개의 사전배치전단에는 기동상륙지원함 1척이 추가로 편성되어 있다.
- 미 해군은 2005년 9월에 중량물운반선을 사용하여 기동상륙지원함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출처 : 미 해군>
일반적으로 대형 수송함에 적재한 장비와 물자를 하역하려면 부두와 하역 장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유사시 대형 수송함이 접안할 수 있는 항구가 없는 경우에 대비하여 사전배치전단에는 기동상륙지원함이라는 매우 특이한 함선이 배치되어있다. 기동상륙지원함은 LCAC 고속상륙정이 접안할 수 있는 일종의 이동식 부두이다. 보기에는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전 세계 어느 곳이라도 출동하여 대형 수송함에 비축한 장비와 물자를 순식간에 내려놓을 수 있는 핵심 장비이다. 기동상륙지원함과 LCAC를 이용하면 전 세계 80% 해안에 장비와 물자를 신속하게 내려놓을 수 있다. 이처럼 기동상륙지원함은 항공모함만큼이나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기동상륙지원함은 LCAC 고속상륙정이 선체 위로 올라가서 화물을 하역하기 때문에 FLO-FLO(float-on/float-off) 방식으로 불린다. 미 해군은 2005년 9월에 기동상륙지원함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중량물운반선을 사용하여 실험하였다. 이어서 미 해군은 2006년 10월, 2010년 2월에도 실험을 계속하였다. 잔잔한 바다와 파도가 높은 바다의 상황을 모두 실험한 미 해군은 기동상륙지원함 건조를 결정하였다.
- 기동상륙지원함의 개념도 <출처 : 미 해군>
특징
선체
- 기동상륙지원함은 알래스카급 유조선을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출처 : General Dynamics NASSCO>
- 기동상륙지원함의 선체는 매우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출처 : 미 해군>
기동상륙지원함은 특별한 선형이 아니라 알래스카 지역에서 원유 수송에 사용되는 알래스카급 유조선의 선체를 이용하여 개발되었다. 유조선에서 선수와 선미만 남겨놓고 중간 부분을 생략한 기동상륙지원함은 일반 화물선처럼 거친 바다에서 자력으로 항해가 가능하다.
- 선체를 약간 가라앉히고 대형수송함과 연결된 기동상륙지원함 <출처 : General Dynamics NASSCO>
사전배치물자를 하역할 해역에 도착하면 정박한 다음 선체의 부력 탱크에 물을 주입하여 선체를 약간 가라앉게 한다. 기동상륙지원함의 갑판에 물이 약간 차오르면 대형 수송함이 접안하여 경사로(ramp)를 설치한다. 그다음에는 대형 수송함에 적재한 장비와 물자를 기동상륙지원함의 갑판에 내려놓으며, LCAC 고속상륙정으로 해안으로 운반한다. 일반적으로 대형수송함(LMSR, Large, Medium-Speed Roll-on/roll-off)에서 하역하는 화물을 취급하는데 사용되지만, 신형 고속수송함 JHSV(Joint High Speed Vessel)도 접안할 수 있다.
- 경사로를 이용하여 기동상륙지원함과 연결된 대형수송함 <출처 : General Dynamics NASSCO>
기관
- 기동상륙지원함은 사전배치전단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함선이다. <출처 : 미 해군>
민간 상선과 같이 연료 효율이 높은 디젤 전기 추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모두 4대의 디젤 엔진(Diesel engine)으로 발전기를 구동한다. 발전기로 생산한 전력으로 2대의 전동기에 연결된 2개의 추진축을 구동한다. 항해 속도는 15노트 9,500 해리(nautical mile)를 자력으로 항해할 수 있다.
적재 능력
- 고속수송함(JHSV)과 연결된 기동상륙지원함 <출처 : General Dynamics NASSCO>
기동상륙지원함은 화물을 하역하기 위한 이동식 부두의 역할을 담당한다. 선체의 내부에는 화물을 적재하는 공간이 없으며, 부력을 조절하기 위한 밸러스트 탱크(ballast tank)가 설치되어 있다.
- 수륙양용으로 활약하는 LCAC 고속상륙정은 상륙작전에 혁신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출처 : 미 해군>
- LCAC 고속상륙정은 기동상륙지원함의 임무에 필수적이다. <출처 : General Dynamics NASSCO>
무장
기본적으로 화물을 운반하는 수송함인 기동상륙지원함은 전투 지역에 진입하지 않으며 무장을 탑재하지 않는다. 다만 유사시 필요한 경우 접근하는 괴선박에 대응하도록 방어용 기관총을 탑재할 수 있다.
- 상륙돌격장갑차는 기동상륙지원함을 이용하여 바다로 직접 진수할 수 있다. <출처 : General Dynamics NASSCO>
- LCAC에 적재된 상륙돌격장갑차(AAV-7) <출처 : 미 해군>
- LCAC 고속상륙정에 적재를 기다리고 있는 상륙돌격장갑차(AAV-7) <출처 : 미 해군>
탑재 헬기
기동상륙지원함은 헬기를 사용하여 물자를 운반할 수 있도록 비행갑판이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헬기 격납고는 없으며 헬기가 고정 배치되어 있지 않다.
- 경사로를 이용하여 기동상륙지원함으로 내려가는 험비(HUMVEE) <출처 : 미 해군>
동급함 (ESD 2척)
- 뒤에서 바라본 기동상륙지원함
함번 | 함명 | 착공 | 진수 | 취역 | 건조 | 비고 |
T-ESD 1 | 몬트포드 포인트 (Montford Point) | 2012.1.19 | 2012.11.13 | 2013.5.20 | General Dynamics NASSCO | 현역 |
T-ESD 2 | 존 글렌 (John Glenn) | 2012.4.17 | 2013.9.15 | 2014.3.12 | General Dynamics NASSCO | 현역 |
- 기동상륙지원함의 2번 함인 존 글렌(T-ESD-2)함의 명명식
운용 현황
- 기동상륙지원함은 바다 한가운데에 하역 기지를 세울 수 있다. <출처 : General Dynamics NASSCO>
미 해군은 2010년 9월 13일에 제너럴 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의 자회사인 NASSCO(National Steel & Shipbuilding Company)와 기동상륙지원함의 상세 설계 계약을 체결하였다. NASSCO는 알래스카(Alaska)급 유조선을 개조하여 기동상륙지원함을 개발하였다. 미 해군은 오래전부터 기동상륙지원함을 확보하려고 하였으나 예산 확보 문제로 인하여 2011년 5월 27일에 2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하였다. 2척의 기동상륙지원함은 2012년부터 건조가 시작되었으며, 2013년과 2014년에 건조를 마치고 차례로 취역하였다.
- 기동상륙지원함에서 출발하는 LCAC <출처 : 미 해군>
기동상륙지원함의 건조 비용은 척 당 5억 달러에 달한다. 기동상륙지원함은 미 해군의 군사해운사령부(Military Sealift Command)에 소속되어있다. 미 해군은 2015년 9월 4일부터 기동상륙지원함의 명칭을 MLP(Mobile Landing Platform)에서 ESD(Expeditionary Transfer Dock)로 변경하였다.
제원
- 함명 : ETD(Expeditionary Transport Dock)
- 함종 : 기동상륙지원함
- 기준 배수량 : 81,435톤
- 전장 : 239.3m
- 전폭 : 50.5m
- 최대 속도 : 15노트
- 항해 거리 : 9,500 해리/15노트
- 승조원 : 33명
- 주기관 : 디젤엔진 × 4, 전동기 × 2, 2축 추진
저자 소개
이재필 | 군사 저술가
항공 및 방위산업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과 실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한 항공산업의 발전과 역사, 그리고 해군 함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에 방산과 항공 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