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3.1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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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가와사키 C-1 수송기

제트엔진을 탑재한 전술수송기의 선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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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은 일본에서 처음 개발한 전술수송기이다. <출처 : Toshiro Aoki at wikimedia.org>
개발의 역사
 
6·25전쟁을 계기로 1954년 7월 1일에 창설된 항공자위대(航空自衛隊)는 극동 지역의 소련 공군력에 대응하는 전투기 중심으로 전력을 편성하였다. 1950년대 당시에는 초음속 전투기가 막 등장한 시기로 아음속 F-86F 전투기도 실전에서 많이 활약하고 있었다. 이렇게 항공자위대의 초창기 전력이 전투기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지원 전력인 수송기는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다.
항공자위대 창설 직후 인수한 C-46 수송기 <출처 : Hunini at wikimedia.org>
2차대전 당시에 미 육군 항공대는 더글러스(Douglas) C-47 및 C-54 수송기를 주력 기종으로 사용하였다. 1947년에 독립한 이후 미 공군은 장거리 전개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형 수송기를 연달아 개발하면서 구형 기종인 C-47 기종을 동맹 국가에 공여하였다. 반면에 2차대전 당시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작전을 전개한 미 육군 항공대는 엔진 출력이 부족한 C-47 수송기를 선호하지 않았다. 대신 날씨가 덥고 고산 지대가 많은 지형에서 비행이 가능한 커티스(Curtiss) C-46 수송기가 주로 사용되었다. C-46 수송기는 P-47 전투기, F6F 전투기에 사용하는 엔진을 사용하여 C-47 수송기보다 출력이 66% 높았다. 미 공군은 전쟁이 끝나고 잉여 물자로 남은 C-46 수송기를 항공자위대로 공여하였다.
C-46 수송기의 성능 부족에 따라 도입한 YS-11 수송기 <출처 : いたち at wikimedia.org>
항공자위대는 1954년에 창설과 동시에 C-46 수송기 36대를 인수하였다. 천마(天馬)라는 별명을 가진 항공자위대의 C-46 수송기는 병력 및 화물 공수, 비행 점검 등에 사용되었다. 1962년에는 부족한 수량을 보충하고자 대만 공군에서 사용하던 C-46 수송기 12대를 인수하였다. 노후화 된 C-46 수송기는 1978년에 퇴역하였다. 군사 원조 장비인 C-46 수송기는 퇴역한 다음 일본에서 폐기하지 않고 미국으로 반납되었다. 최대 40명까지 탑승 가능한 C-46 수송기는 노후 기종으로 일선에서 불편한 점이 많았다. 특히 새로 제작한 기체가 아니라 2차대전에서 사용한 중고 기종으로 기체의 노후화가 두드러졌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항공자위대는 1965년부터 운항을 시작한 YS-11 여객기를 수송기로 구입하여 부족한 공수 능력을 보완하였다. 그러나 여객기로 개발된 YS-11 수송기는 실전에서 군용 수송기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록히드 C-130 수송기는 국내 개발을 위해 후보 기종에서 배제되었으나 결국 추가 도입되었다. <출처 : Los688 at wikimedia.org>
남북으로 길게 이어지는 국토를 가진 일본은 3,000km가 넘는 해안선에 방어 전력을 충분하게 배치하기 어렵다. 따라서 창설 초기부터 자위대는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방어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바다를 통해 내습하는 적군을 조기에 탐지한다면 충분히 공격 방향을 예측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보유 전력의 신속한 배치도 가능하다. 이러한 전력 배치에 필요한 공수(空輸, airlift) 능력을 수행하기에 구형 기종인 C-46 수송기는 성능이 부족하였다. 특히 뒷바퀴 방식으로 인하여 동체가 기울어 있기 때문에 화물 적재가 불편하고 전술차량은 탑재가 불가능하였다. 항공자위대는 1960년대 중반에 C-X 도입을 추진하였다.
이륙 중인 C-1 수송기 <출처 : Hunini at wikimedia.org>
항공자위대는 국내 개발과 해외 도입하는 방안을 모두 검토하였다. 해외 기종으로는 미 공군의 표준 전술수송기인 록히드(Lockheed) C-130 수송기가 1순위로 거론되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항공산업 발전 측면에서 국내 개발을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당시 일본의 항공업체 중에서 개발 경험을 가진 유일한 업체는 YS-11 여객기를 개발한 일본항공기제조(日本航空機製造, NAMC)였다. NAMC는 YS-11 여객기를 개발하기 위해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실제 개발과 생산 작업은 각 항공업체에서 분담하였다.
제트엔진을 사용하는 C-1 수송기는 선회 능력이 우수하다. <출처 : Shusuke Kasamatsu at wikimedia.org>
NAMC는 1966년부터 기본 설계, 1967년에는 상세 설계를 시작하였다. 당시 미쓰비시중공업(三菱重工業)은 T-X 고등훈련기 개발에 여념이 없었다. 따라서 C-X 수송기 개발은 가와사키중공업(川崎重工業)의 주도로 후지중공업(富士重工業), 신메이와공업(新明和工業), 일본비행기(日本飛行機), 메이와비행기공업(昭和飛行機工業)이 분담하였다. 각 항공업체에서 설계, 생산한 부품은 가와사키중공업의 기후 공장으로 납품되었다.
구름 속에서 비행 중인 C-1 수송기 <출처 : 항공자위대>
항공자위대는 C-X 수송기를 개발하면서 엔진 선택을 놓고 고민하였다. 1960년대 당시에 대부분의 전술수송기는 연비가 높은 터보프롭 엔진(turboprop engine)을 사용하였다. 미 공군의 C-130, 프랑스/독일 공군의 C.160, 소련의 An-12 수송기 등이 모두 터보프롭 엔진을 선택하였다. 그러나 터보프롭 엔진을 사용하면 연비는 높지만 비행 속도가 느려 신속하게 병력과 화물을 공수하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좁고 긴 국토를 가진 일본은 유사시 신속한 전개가 필요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항공자위대는 제트엔진을 선호하였고, 결국 보잉(Boeing) 727 여객기에 사용하는 P&W JT8D-9 터보팬 엔진(turbofan engine)을 탑재하기로 결정하였다.
활주에 착륙하는 C-1 수송기 <출처 : Ken H at wikimedia.org>
C-X 시제 1호기(XC-1)는 순조롭게 개발이 진행되어 1969년부터 가와사키중공업 기후 공장에서 최종 조립이 시작되었다. 시제 1호기는 1970년 8월에 출고 되었으며, 같은 해 11월 12일에 초도 비행에 성공하였다. 시제기는 모두 2대가 제작되었으며, 기본 비행 시험, 전술공수 적합성 평가에 사용되었다. 개발 단계는 NAMC에서 진행하였지만, 양산 단계는 가와사키중공업에서 주관하였다. 1972년 3월에는 초도 양산 2대(3호기, 4호기) 납품 계약을 체결하였다. 1973년 6월 30일에는 방위청의 승인을 받아 정식 채택되었다. 같은 해 12월 13일부터는 초도 양산 1호기의 운용 시험이 시작되었으며, 1976년 1월 1일에 정식으로 운영이 시작되었다.
항공자위대 이루마 기지의 2012년 에어쇼에서 시범비행을 선보이는 가와사키 C-1 수송기 <출처: 유튜브>


특징
 

기체

제트엔진을 채택한 C-1 수송기는 외형이 독특하다. <출처 : Ken H at wikimedia.org>
가와사키 C-1 수송기는 레오나르도 C-27J 기종과 비슷한 크기이며, 표준적인 알루미늄(aluminium) 합금으로 제작되었다. C-1 수송기는 앞바퀴 배치, 높은 위치의 주익, 후방 램프(ramp), 벌지(bulge) 방식의 랜딩기어(landing gear) 등  군용 수송기로 표준적인 형식에 충실하다. 8톤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C-1 수송기는 JT8D-9 쌍발 엔진의 강력한 추력 덕분에 600 m 길이의 활주로에서 이착륙이 가능하다. 한편 제트엔진 덕분에 순항 속도 또한 경쟁 기종보다 높은 편이다.
C-1 수송기의 기수 부분과 노즈 랜딩기어 <출처 : Toshiro Aoki at wikimedia.org>
조종실은 아날로그 계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부 기체는 액정화면(LCD)이 추가되었다. 조종실에는 조종사 2명, 항법사, 기상정비사 등 4명, 화물실에는 화물적재관리사 1명이 탑승한다.
C-1 수송기는 탑재 능력이 충분하지 않지만 일본에서 처음 개발한 전술수송기라는 데 의미가 있다. <출처 : Los688 at wikimedia.org>
C-1 수송기의 메인 랜딩기어 <출처 : Hunini at wikimedia.org>
화물실
C-1 수송기의 후방 램프와 화물실 내부 <출처 : Maryu at wikimedia.org>
화물실(cargo bay) 크기는 길이 10.80m, 폭 2.7m, 높이 2.55m, 바닥 면적 29.2m², 내부 용적 73.8m³이다. 화물실에는 병력 60명, 낙하산병 45명, 환자 36명을 태울 수 있으며, 중형 전술차량과 105mm 곡사포, 소형 전술차량(Jeep) 3대를 적재할 수 있다. 후방 램프는 비행 중에 개폐 가능하며 화물의 공중 투하도 가능하다.
낙하산 강하훈련을 지원하는 C-1 수송기 <출처 : Los688 at wikimedia.org>
엔진
C-1 수송기는 여객기에 사용하는 JT8D-9 터보팬 엔진을 탑재한다. <출처 : Hunini at wikimedia.org>
C-1 수송기는 보잉 727, 더글러스 DC-9 여객기에 사용하는 P&W(Pratt & Whitney) JT8D-9 터보팬 엔진을 탑재한다. 1970년대 당시에 제트엔진을 탑재한 C-1 수송기는 독특한 기종으로 주목을 받았다. 중형 수송기인 C-1은 내부 연료 탑재량이 많지 않으며, 일본 열도의 절반 정도만 비행이 가능하다. 따라서 오키나와까지 비행할 경우 화물실 내부에 보조연료탱크를 설치해야 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C-1 양산기 중에서 마지막 5대는 주익 연료탱크를 증설하여 1250 갤런(gallon) 연료를 추가 탑재할 수 있다. 항공자위대는 C-1 수송기의 항속 거리 부족 문제에 대응하여 1984년에 미국제 C-130 수송기 16대를 추가로 도입하였다.
C-1 수송기는 C-17 수송기에 비해 엔진의 위치가 낮은 편이다. <출처 : Toshi Aoki at wikimedia.org>
자체 방어
C-1 수송기는 일반적으로 수송기에 많이 사용하는 T자형 꼬리날개를 채택하였다. <출처 : Hunini at wikimedia.org>
일본 국내에서만 사용하는 C-1 수송기는 생존 장비를 탑재하고 있지 않다.
C-1 수송기의 기수 부분 <출처 : Los688 at wikimedia.org>

운용 현황
편대 비행 중인 C-1 수송기 <출처 : 항공자위대>
C-1 수송기는 시제기를 포함하여 모두 31대(시제 2대, 양산 29대)가 생산되었으며, 1970년 기준으로 1대 당 가격은 약 45억 엔이다. 시제 2호기는 양산기로 개조되어 모두 30대가 현역으로 활동하였다. 1대는 EC-1 전자전훈련기로 개조되었고, 1대는 단거리이착륙 실험기로 개조되었다. 4대는 사고로 손실되었다. 기체의 노후화, 탑재 능력 및 항속 거리 부족에 따라 신형 C-2 수송기가 개발되었다. C-2 수송기의 배치가 진행되면서 점차 퇴역하고 있으며, 현재 항공자위대 이루마(入間) 기지의 제402비행대에 8대가 남아 있다.
기지에 착륙하는 C-1 수송기
이륙 준비 중인 C-1 수송기 편대 <출처 : 항공자위대>


파생형
 

XC-1

C-1 수송기의 비행시험에 사용된 시제 1호기 <출처 : たーなー at wikimedia.org>

개발 단계의 비행시험에 사용한 시제기로 모두 2대가 생산되었다. 시제 1호기는 비행시험용(TFB, Flight Test Bed)으로 사용되며, 시제 2호기는 시험 평가 종료 후에 양산기로 개조되었다.

C-1

선회 기동 중인 C-1 수송기 <출처 : 항공자위대>

C-1 양산기는 모두 29대가 생산되었다. 나중에 생산한 5대는 연료 탑재량이 증가한 개량형이다. 운영 도중 사고로 인하여 4대(9호기, 10호기, 15호기, 27호기)가 손실되었다.

EC-1

EC-1 전자전 훈련기 <출처 : Toshiro Aoki at wikimedia.org>

21호기 기체를 이용하여 J/ALQ-5 전자전(ECM) 방해 장비를 탑재한 전자전 훈련기이다. 기수와 동체 각 부분에 대형 안테나 페어링(antenna fairing)이 설치되어 있다.

아스카(飛鳥)

C-1 수송기를 개조한 아스카(飛鳥) 실험기 <출처 : JAXA>

일본 항공우주기술연구소(JAXA)에서 1962년부터 1989년까지 저소음 단거리 이착륙(QSTOL) 항공기 연구에 사용한 기체이다. 주익 윗면에 자국산 FJR710 터보팬 엔진을 탑재하며, 미 공군 YC-14 수송기와 같은 USB(Upper Surface Blowing) 방식으로 단거리 이착륙할 수 있다. 1985년 10월 28일에 초도 비행에 성공하였다. 연구개발 종료 이후 현재 항공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제원 : C-1
 
- 형식 : 쌍발 전술수송기
- 전폭 : 30.60m
- 전장 : 29.00m
- 전고 : 9.99m
- 주익 면적 : 120.5m²
- 자체 중량 : 23,320kg
- 최대 이륙 중량 : 45,000kg
- 최대 적재량 : 11,900kg
- 엔진 : P&W JT8D-9 터보팬 엔진 (6,577kg) × 2
- 순항 고도 : 11,280m
- 최대 속도 : 806km/h
- 순항 속도 : 656km/h
- 항속 거리 : 3,352km (최대 연료, 화물 2,200kg), 1,296km(화물 7,900kg)
- 이륙 거리 : 641m
- 착륙 거리 : 458m
- 승무원 : 5명
저자 소개

이재필 | 군사 저술가               
항공 및 방위산업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과 실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한 항공산업의 발전과 역사, 그리고 해군 함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에 방산과 항공 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