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 권총은 무려 100년이 넘도록 생산되면서도 여전히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자동권총의 발아기라고 할 수 있는 20세기 초반에 전투용 권총의 기준을 세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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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1911 권총은 싱글액션 구조가 특징이다. 싱글액션(Single Action, 단동식)이란 방아쇠를 당기면 곧바로 해머가 해제되면서 공이를 때리는 방식을 가리킨다. 방아쇠를 당기면 해머를 뒤로 젖혔다가 다시 공이를 때리게 하는 방식인 더블액션(Double Action, 복동식)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싱글액션을 채용함으로써 1911 권총은 통상 5파운드 정도의 가벼운 방아쇠를 자랑한다. 1911의 후계자로 미군의 제식권총이 된 M9 베레타 권총은 더블액션 방식으로 방아쇠 무게가 13파운드에 이른다. 가벼운 방아쇠로 인하여 1911 권총은 상대적으로 편리한 사격이 가능하다.

한편 싱글액션이므로 단점도 있다. 곧바로 사격이 가능하려면 장전된 상태로 해머를 젖혀놓은 상태가 되어야 하는데, 오발 등 안전이 문제가 된다. 이에 따라 그립 세이프티(grip safety, 파지 안전장치)와 매뉴얼 세이프티(manual safety 또는 thumb safety, 안전조정간 또는 안전장치)로 안전을 확보한다. 즉 그립 세이프티로 인하여 사격을 위해 권총 손잡이를 쥐지 않으면 방아쇠가 당겨지지 않으며, 매뉴얼 세이프티는 해머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붙잡는 역할을 한다. 한편 하프콕(halfcock) 기능도 있는데, 실수로 땅바닥에 떨어뜨리거나 하는 사고의 경우 오발을 방지하는 기구이다. 간혹 장전된 1911 권총을 하프콕 상태로 휴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적절한 안전절차는 아니다.

통상 1911 권총의 휴대방법을 놓고 1911 권총의 전문가인 제프 쿠퍼(Jeff Cooper)는 크게 5가지 정도로 구분하였다.
 - 컨디션 0: 약실에 탄환이 장전되고 해머가 젖혀져 있으며 안전장치가 해제된 상태
 - 컨디션 1: 약실에 탄환이 장전되고 해머는 젖혀졌지만 안전장치가 걸려있는 상태.
                  "칵드 앤 락드(cocked and locked)"라고도 불린다.
 - 컨디션 2: 약실에 탄환이 장전되어 있으나 해머는 내려와 있는 상태
 - 컨디션 3: 약실에 탄환이 없고 해머도 내려와 있지만 탄창은 결합된 상태
 - 컨디션 4: 약실에 탄환이 없고 해머가 내려와 있고 탄창도 없는 상태

이 중 가장 문제가 많은 것이 컨디션 2로 오작동으로 인한 격발 가능성이 높아서 휴대시에 권장되지 않는다. 대게 전투중이라도 안전을 위해서는 컨디션 3를 권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게 교전상황에선 프로라면 컨디션 1이 적절한 휴대법으로 얘기된다.

1911 권총은 강력한 45 ACP(Automatic Colt Pistol) 탄환을 사용한다. 따라서 단순블로우백이 아니라 전형적인 쇼트 리코일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쇼트 리코일을 위하여 브라우닝은 1911 권총에서 토글 링크 방식을 채용했다. 즉 발사시에 총열이 슬라이드와 함께 뒤로 밀리다가 링크 암에 걸려 더 이상 후퇴하지 않고 슬라이드만 밀리면서 탄피를 배출하는 방식이다.

), 9mm 파라블럼1911 권총은 약 48개의 부품으로 구성되는데, 개발 당시 설계로서는 매우 단순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총기의 결합에서 나사가 사용되는 부분은 그립 나사 밖에 없어 야전정비성을 높이고자 했다. 이후에는 제품 개량을 통하여 공이핀 블록 세이프티(firing pin block safety) 등 추가적 기구가 추가된 1911 권총들이 콜트나 스프링필드, 킴버 등의 제작사에서 나오기도 했다.

탄환은 통상 45 ACP 탄환을 사용하며 탄창에는 7발이 장전된다. 이 탄환은 1911 권총을 위하여 개발되었고, 역시 존 브라우닝이 설계했다. 45 ACP는 개발 초기에는 200 그레인(13g) 무게의 탄자에 탄환속도는 900ft/s(275m/s)였지만, 채용시에는 230그레인(약 14.9g)의 탄자에 850ft/s(260m/s)로 바꾸면서 탄자는 늘리고 탄속은 줄였다. 이렇게 45구경 탄환이 채용된 것은 모로족 반란의 경험과 병기위원회를 이끌던 톰슨 대령의 역할이 컸다. 그러나 45구경과 같은 대구경 권총탄을 소화할 수 있었으므로, 38 슈퍼(Super), 9mm 파라블럼(Parabellum), 7.65mm 파라블럼 등의 탄환은 물론이고 10mm 오토(Auto)탄까지 사용하는 파생형들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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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현황

미군의 채용으로 인하여 1911 권총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1차대전 당시 미군의 1911 채용은 영국이나 프랑스에게 자극이 되었고, 프랑스는 전차부대가 5,500여 정의 M1911 권총을 지급받기도 했다. 제정 러시아는 1차대전 기간동안 5만1천여 정을 구입하기도 했고, 심지어 영국은 .455 웨블리 탄을 사용하는 1911 권총을 채용할 계획도 세웠지만 예산부족으로 포기했다. 그러나 1911 권총이 전세계로 널리 퍼지게 된 것은 역시 제2차 세계대전의 영향이 컸다. 거의 300만 정이 생산되었으며, 기존의 생산자인 콜트와 스프링필드 이외에도 레밍턴 랜드가 90만 정, 이사카가 40만 정, 유니온 스위치 & 시그날이 5만 정 등을 만들었다. 미군에 지급되었을 뿐만 아니라, 영국, 캐나다, 프랑스, 소련 등 연합국에 랜드 리스(lend lease)로 지급되기까지 했다.

베트남 전쟁때까지만 해도 1911 권총은 미군의 주력 제식무장으로 현역에서 활약하였는데, 특히 베트콩의 땅굴 은거지를 소탕하는 터널랫(Tunnel Rat) 임무에서 1911 권총이 많이 사용되는 모습들이 목격되었다. 비록 수량이 충분하기는 했으나 총기의 급격한 노후화에 따라 점차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미군은 모델 1911과 1911A1을 조병창 등을 통하여 꾸준히 정비해왔으나, 대부분의 작업은 1920년대 중반부터 1950년대 중반까지였고, 추후 대대적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기에 문제는 심각했다. 이에 따라 결국 신형권총 도입사업으로 베레타 M9 권총이 1985년 선정되었고, 1911 권총은 미군의 주력권총의 자리를 내어주게 되었다. 심지어는 M9 권총도 작년 M17 모듈러 권총으로 교체되었다.

아직까지 1911 권총을 사용하는 것은 미 해병대로 M45A1 권총을 2012년 1만2천정 도입하였다. 비록 제식권총의 자리를 물려준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미군은 2016년 기준으로 무려 10만 정에 가까운 1911 권총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올해에는 미군이 보유하던 약 1만 정의 1911 권총이  CMP(Civilian Marksmanship Program; 민간 사격술 사업)를 통하여 민간 총기시장에 풀리기도 했다.

대한민국은 광복 후 주둔하던 미 군정이 남겨놓은 M1911을 일부 보유했으나, 본격적으로 1911 권총으로 무장하게 된 것은 6.25 전쟁 때문이었다. 놀라운 것은 전쟁을 즈음하여 한국에서도 1911 권총이 생산되었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총기를 완전히 만든 것보다는 미 군정이 남겨놓은 무기의 부속을 활용하여 1911 권총을 복제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제조는 육군 제1조병창인 부산진제철소에서 담당했고, 이 권총들은 부산진제철소 1호권총으로 불렸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 군이 보유한 대부분의 권총은 부산진조병창의 것이 아니라 미군이 한국전쟁을 통하여 공여한 것이었다. M1911 권총은 전군에 널리 보급되어 사용되었으며, K5 권총이 배치되기 전까지만 해도 전군의 주력 제식권총으로 사용되었다. 현재는 K5의 보급과 함께 2선급 권총으로 취급되지만, 여전히 육군항공, 특전사, 기타 부관병과 등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공군과 해군에서는 여전히 많은 수가 남아있다. 또한 군에서 사용되던 1911권총은 상당수가 경찰과 교정기관 등으로 넘겨지기도 하여 한 때 경찰에서는 형사들이 1911권총으로 무장하기도 했다. 특히 기존에는 부무장 지급에 인색했던 특전사는 2016년 팀원 전원에게 K5 자동권총을 지급하려고 하였으나 예산부족으로 무산되었다. 이에 따라 특전사는 일단 기존에 육군이 치장하고 있던 1911 권총을 인수하여 전 대원에게 지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예산이 확보된다면 1911 권총은 전부 신형으로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해결합 절차

(1) 총기에서 탄창을 제거하고 약실이 비었는지 확인한다.
(2) 총구 아래의 리코일 스프링 플러그를 엄지로 누른 후에 배럴부싱을 돌려 플러그와 스프링을 빼낸다.
(3) 슬라이드를 후퇴시켜 프레임의 홈과 일치시킨 후에 슬라이드 멈치를 제거한다.
(4) 슬라이드를 프레임에서 제거한다
(5) 배럴 부싱을 왼쪽으로 돌려 슬라이드에서 제거한다.
(6) 총열을 슬라이드에서 제거하면 야전분해가 끝난다.

저자 소개

양욱 | Defense Analyst

서울대학교 법대를 거쳐 국방대학교에서 군사전략을 공부했다. 중동지역에서 군 특수부대를 훈련시키기도 했고, 아덴만 지역에서 대(對)해적 업무를 수행하는 등 민간군사요원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수석연구위원 겸 WMD 대응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학에서 대테러실무를 가르치며, 합참·방위사업청, 해·공·육군 정책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본 연재인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