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전 북한 개성 인근 지역에서 MI-2 헬기로 추정되는 저속(低速) 비행체 2대가 남하하는 항적이 포착돼 우리 공군 전투기들이 긴급 출격했다. 군 소식통은 9일 "어제 아침 북한 개성 인근 상공에서 헬기로 추정되는 저속 비행체 2대가 '전술조치선' 인근으로 접근하는 것이 포착됐다"며 "이에 우리 군은 매뉴얼에 따라 KF-16 전투기와 FA-50 경(輕)공격기 등을 수도권 상공으로 긴급 출격시켰다"고 밝혔다.

전술조치선(TAL)은 우리 군이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20~30㎞ 북쪽 상공에 가상으로 설정해 놓은 것이다. 북 전투기가 DMZ나 NLL 근처로 접근한 뒤 출동하면 우리 공군의 대응이 늦기 때문에 북쪽에 가상의 대응선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북 항공기가 이 선에 접근하거나 넘으면 우리 전투기들이 자동으로 대응 발진한다.

과거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됐을 때는 북 전투기들이 1년에 수십 차례 전술조치선을 넘었고 우리 전투기들도 그때마다 대응 발진해 긴박한 상황이 벌어진 적도 있다. 하지만 올 들어선 이런 사례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 북 비행체들이 전술조치선은 넘었지만 9·19 남북 군사 합의에 따라 지난달 설정된 비행금지구역은 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헬기 비행금지구역은 MDL로부터 남북으로 10㎞ 이내에 설정돼 있다. 군 당국은 북한 헬기들이 사람들을 태우고 개성 인근 기지에 착륙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MI-2 헬기는 병력을 수송하거나 로켓탄 등으로 공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일각에선 북 비행체들이 강화도로 접근해 해병대 2사단에 비상이 걸렸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합참은 이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