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12.0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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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브 기관총

가벼움과 신뢰성으로 미니미에 도전하는 기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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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브 기관총 <출처: IWI>
FN의 미니미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가 사용하는 5.56mm 기관총이다. 사실 그 아성에 제대로 도전하는 총은 그렇게 많지 않지만, 그 대표적인 경쟁자 중 하나가 바로 이스라엘이 개발한 네게브(Negev) 기관총이다.
이스라엘 네게브(Negev) 기관총 실사격 리뷰<출처:유용원의 군사세계>


개발의 역사

이스라엘은 원래 독립 직후에 독일의 MG34를 체코슬로바키아를 통해 대량으로 조달한 것이 본격적으로 운용한 최초의 기관총이었고, 그 뒤로 미국으로부터 넘겨받은 M1919A4(Cal.30) 및 벨기에제의 FN/MAG 등을 기관총으로 사용해 왔다. 한편으로 분대지원화기로는 원래 벨기에 FN의 FAL소총을 분대지원화기로 개조한 FALO를 운용해왔지만, 반동이 강하고 장탄수가 낮은 FALO가 충분한 화력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분명했다. 특히 다른 중동국가들이 AK의 분대지원화기 버전인 RPK에 40연발 혹은 75연발 탄창을 사용하거나, 100연발 탄약띠로 급탄되는 RPD 등을 사용하면서 분대 단위 화력의 격차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스라엘군은 창설 초에 체코슬로바키아를 통해 독일제 MG34를 도입하여 최초의 기관총으로 활용해왔다. <출처: Public Domain>
1970년대에 제식소총이 갈릴 소총으로 바뀌면서 한때 이 총의 지원화기 버전인 갈릴 ARM(Assault Rifle Machine gun)이 새로운 분대지원화기가 되었지만, 이스라엘군에서는 ARM이 분대지원화기라기보다는 사실상의 표준 소총화되면서 분대지원화기라고 따로 부를만한 총이 애매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갈릴 ARM으로 무장한 이스라엘군 <출처: Public Domain>
그러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의 제식소총 자체가 90년대 초반에 갈릴 ARM에서 미국에서 군사 원조로 넘겨받은 M16A2로 교체되면서 별도의 분대지원화기를 운용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강하게 대두됐다. 무게와 크기가 매우 육중한 FN/MAG을 분대지원화기처럼 운용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고, 가장 손쉬운 방법은 FN/MAG에서 그랬듯 이번에도 벨기에의 FN미니미를 라이선스 생산하거나 직도입해서 분대지원화기로 쓰는 것이었다.
네게브 기관총으로 무장한 이스라엘군 <출처: Public Domain>
사실 M16A2를 미국에서 원조를 통해 저렴하게 입수했듯, 미니미 역시 미국에서 생산된 M249를 대량으로 입수하는 것도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로서는 군용 총기 산업을 무시 못 할 수출 먹거리 중 하나로 키운 데다, M249의 사막에서의 신뢰성을 100% 믿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제식소총을 자국산에서 미국제로 전환한 상황인 만큼 국내 업체에 어느 정도의 먹거리를 제공할 필요도 있었을 것이다.(실용성을 철저하게 추구하는 이스라엘군이라고 해도, 자국 방산업체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래서 1980년대 중반부터 당시만 해도 국영 업체이던 IMI(Israeli Military Industry) 사를 통해 국산 분대지원용 기관총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래리 비커스의 동영상 <출처: Vickers Tactical 유튜브>
이렇게 해서 개발이 진행된 것이 바로 1990년대 초반에 시제품이 완성된 네게브(Negev)이다. 이스라엘 동남부의 사막지대로 국토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네게브 사막의 이름을 딴 것으로, 1996년 제식 채택된 이후 2000년대 초반부터는 실질적으로 이스라엘군의 주력 분대지원화기로 불릴만한 수준의 지급이 이뤄졌다.
IWI사의 네게브 NG7 7.62mm 경기관총의 영상 <출처: IWI 유튜브>


특징

네게브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나라의 기관총들, 특히 동급이라 할 미니미와는 많은 차별화를 보이는 총이다. 후발 주자인 만큼 의도적으로 차별화를 설계에 반영한 면이 많고, 동시에 이스라엘이 가진 기술과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개발 비용을 절약하려는 것도 무시 못 했을 것이다

이스라엘군의 네게브는 총열에 피카티니 레일을 추가, 일부 액세서리 운용능력을 부여했다.
기본적인 작동 방식은 미니미와 큰 차이 없는 가스압 작동식-회전 노리쇠식이라는 점이다. 롱 스트로크 가스 피스톤이 부착된 노리쇠뭉치, 그리고 AK 타입의 노리쇠를 사용하는 점은 사실상 같다. 사실 이 점은 이미 같은 방식의 총기인 갈릴 소총을 생산해 온 이스라엘로서는 당연한 결과다. 노리쇠의 경우 처음 이 총을 본 사람들은 갈릴의 노리쇠를 그냥 사용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정도로 비슷하다- 미니미도 갈릴도 네게브도 결국 노리쇠는 AK의 디자인을 빌린 것이기 때문이다.
네게브 진흙 테스트 <출처: IWI 유튜브>
하지만 노리쇠뭉치(볼트캐리어)의 형태는 판이하게 다르다. 피스톤 및 오퍼레이팅 로드가 아래에 있는 점은 미니미와 같지만, 오퍼레이팅 로드의 형태가 좌우로 넓고 아래에 큰 구멍이 뚫려있는 형태이다. 이는 미니미와 달리 아래에 소총의 탄창을 끼울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네게브의 노리쇠뭉치는 가스활대(오퍼레이팅 로드)가 좌우로 벌어져 탄창 삽입 공간을 만든 타입이다. <출처: Public Domain>
네게브는 미니미처럼 탄창과 탄약띠(미군과 같은 M27링크 사용)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탄창은 위에서 언급했듯 총 아래에 일반 소총처럼 끼워지며, 탄약띠를 담은 탄약통(150발) 역시 탄창처럼 아랫부분에 끼워진다. 탄창은 원래 35연발 갈릴 소총용의 것이 사용되었지만, 오래지 않아 AR용 30연발 탄창도 끼울 수 있게 개량되었다. 수출 시장도 수출 시장이지만, 이스라엘군의 표준 탄창이 AR용 탄창(STANAG탄창)이 된 지 오래인 현 상황에서는 이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네게브 기관총의 탄띠 교체장면 <출처: 미 해병대>
탄창이 아래쪽에 삽입되는 것은 이 총을 일종의 돌격소총 같은 감각으로 운용하기 위한 것이다. 측면 삽입되는 미니미의 경우 탄창을 삽입해도 소총 같은 감각으로 쓰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네게브는 그렇지 않다. 물론 무게와 크기가 소총과 판이하게 다르고, 또 오픈볼트 격발 방식인 네게브를 진정 소총처럼 사용하는 것은 다소 무리겠지만 병사들로서는 나름 익숙한 소총에 더 가까운 감각으로 쓸 수 있다면 그만큼 운용 적응이 빠를 것이다.
네게브는 기존의 5.56mm STAGNAG 탄창도 운용이 가능하다. <출처: IWI US>
네게브의 또 다른 특징은 리시버의 좌우폭이 상대적으로 두텁고 전후폭은 상대적으로 짧다는 것이다. 이는 오퍼레이팅 로드(가스활대) 부분이 가운데에 구멍이 파인 독특한 디자인 때문으로, 이렇게 넓어진 좌우폭을 활용해 급탄기구의 전후폭을 최소한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급탄기구의 크기는 작지만 작동 신뢰성은 매우 높다.
네게브는 작동 신뢰성이 매우 높은 기관총으로 평가되고 있다. <출처: Public Domain>
네게브는 자동-반자동 사격이 가능한 흔치 않은 기관총들 중 하나이다. 이것은 발사 속도가 매우 빠른데 기인하는 것으로, 가스조절기(3단계)의 조절 단계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최저도 850발/분, 최대 1,150발/분이라는 상당한 발사 속도 때문이기도 하다. 심지어 초기 시제품에는 공포탄을 이용한 총류탄 발사 기능(가스조절기를 3에 놓으면 노리쇠가 후퇴하지 않아 연발 작동이 안 됨)까지 포함되어 있었는데, 현재 이스라엘군이 공포탄을 이용한 총류탄을 사실상 쓰지 않는 데다 애당초 분대지원화기로 총류탄을 쓸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양산형에는 이런 기능을 제거했다.
네게브의 개머리판은 측면으로 접히는 사이드 폴딩 방식이다. <출처: Public Domain>
개머리판을 완전히 옆으로 접을 수 있는 것도 네게브의 특징이다. 미니미와 달리 개머리판에 완충기 등 발사에 연결되는 어떤 메커니즘도 없기 때문이다. 한동안은 갈릴과 같은 스켈레튼 타입의 개머리판을 사용했지만, 현재는 M4카빈용과 흡사한 신축식 개머리판을 사용한다. 이것 역시 측면으로 접을 수 있어 휴대성에 지장은 없다.
낮은 반동을 보여주는 IWI의 동영상 <출처: 유튜브>

기관총인 만큼 신속교환식 총열과 양각대도 갖추고 있는데, 이 양각대는 접으면 그 자체도 핸드가드의 일부로 사용이 가능하며 펼친 상태에서는 일종의 손잡이처럼 쓸 수 있도록 두툼한 폴리머제 커버가 씌워져 있다.


운용 현황

애당초 수출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개발된 네게브인 만큼, 현재까지 꽤 많은 국가들에서 수출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모국인 이스라엘이야 말할 필요도 없고,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 총 20개에 가까운 나라들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해외 운용국으로는 케냐, 콜롬비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파라과이, 태국 등이 있다. 특히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에도 판촉에 열심으로, 필리핀 경찰에도 최근에 상당한 양이 납품되었으며 베트남에서도 특수부대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네게브를 사격 중인 이스라엘군. <출처: Public Domain>
우크라이나에서는 아예 Fort-401이라는 이름으로 라이선스 생산까지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모 업체를 통해 차기 경기관총 사업의 후보로 라이선스 생산이 제안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S&T모티브의 후보(K3를 바탕으로 개량된 버전)가 선정되었다.
교환훈련에서 네게브 기관총을 사격중인 미 해병대원 <출처: 미 해병대>

현재 네게브는 미니미 다음으로 많은 나라가 사용하는 5.56mm 기관총이며, 제작사인 IMI가 한동안 혼선을 겪다가 민영화되어 IWI로 사명이 바뀐 뒤 다시 해외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사용 국가의 숫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베리에이션

네게브 SF

네게브 SF. 과거에는 네게브 코만도로 불렸다. <출처: Public Domain>

네게브에 330mm 길이의 짧은 총열을 끼운 버전. 과거에는 ‘네게브 코만도’라고도 불렸다. 특수부대용이라는 뜻으로 SF(Special Force)라 불리는데, 짧은 총열을 장착하면서 가늠자의 사거리 표시도 기본형의 최대 1,000m에서 800m로 살짝 줄어있다. 또 측면 전방에 손잡이가 하나 더 달려있는데, IWI 측은 이를 “네게브 돌격 그립”이라고 부르고 있다.

네게브 NG-7

2012년에 처음 등장한 7.62mm NATO 베리에이션. 미니미가 7.62mm NATO 버전을 만들었듯 네게브에도 추가된 것인데, 이스라엘군은 이를 기존의 FN/MAG -무겁고 큰 데다 상당한 노후화까지 진행 중인-까지 대체할 목적의 다용도 기관총으로 도입 중이다.

네게브 NG-7 <출처: IWI US>
2000년대 이후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과정에서 얻어진 실전 경험들로 인해 보병부대는 5.56mm 급 기관총으로 충분하다는 원래의 개념이 깨지고 사거리와 위력이 강력한 7.62mm기관총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미국의 Mk.48을 시작으로 ‘크기는 미니미, 위력은 7.62NATO’인 기관총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인데, 특히 아프가니스탄처럼 사거리 요구가 높은 곳에서 PKM의 화력과 휴대성에 직면한 연합군 참가국들로부터의 요구가 높아졌다. 여기에 5.56mm 기관총은 모래나 먼지 등에 대한 신뢰성이 7.62NATO탄 사용 기관총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 역시 7.62NATO탄 사용 기관총에 대한 수요를 높이는 무시 못 할 원인일텐데, 시장의 흐름을 무시할 수 없는 IWI로서는 이런 추세에 발맞춰야 할 필요를 느꼈을 것이다.
네게브 NG-7 <출처: IWI US>
NG-7쪽이 총열 길이가 조금 길지만 리시버 규격은 5.56mm 네게브나 NG-7이나 놀랄 만큼 흡사한데, 아마도 미니미처럼 네게브 역시 처음부터 7.62NATO탄 사용까지 염두에 둔 규격으로 만들어졌을 것 같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무게는 기본형 네게브와 350g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7.95kg), 이는 PKM이나 미니미 7.62와 함께 7.62NATO탄 사용 기관총으로는 놀랄 만큼 가벼운 수준이다. 네게브에 원래 있던 탄창 급탄 능력은 제거되었지만, 어차피 소총과 탄창을 공유할 필요가 있는 분대지원화기도 아닌 데다가 현재 이스라엘군에 7.62NATO탄을 사용하는 탄창식 화기가 소수의 M21저격총 외에는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운용 상 문제가 될 부분은 아니다. 따라서 급탄은 탄약띠(NATO 표준 링크 사용)로만 이뤄지며, 100발 혹은 125발들이 탄약통을 총 아래에 장착할 수 있다. 발사 속도는 600~750발/분으로, 반동이 강한 7.62NATO탄을 사용하는 관계로 원래의 네게브보다 상당히 느려졌다.
네게브 NG-7 SF <출처: IWI US>

NG-7의 단축형. 총열 길이가 420mm로 단축되었으며 무게 역시 7.8kg까지 축소되었다.

네게브 NG-5

네게브 NG-5. 리시버 상부 피카티니 레일이 표준 장비이다 <출처: IWI US>
네게브가 NG-7으로 베리에이션이 넓어지면서 구분을 위해 5.56mm 탄 사용 버전에 새로 부여된 제품명이다. 단지 제품명만 바뀌었을 뿐 아니라, 개머리판이 사수의 체형이나 착용 장비 등에 따라 조절 가능한 신축식 옵션이 추가되었고 상부와 측면 등에 피카티니 레일이 추가되어 다양한 액세서리의 추가 부착도 가능해졌다. 네게브 NG-5역시 NG-5 SF 버전이 별도로 존재한다.
네게브 NG-5 SF에 신축식 개머리판을 장착한 모델. <출처: IWI US>


제원

- 길이 1.02m/810mm(네게브 기본형), 890mm/680mm(네게브 SF), 1.1m/1.03m(NG-7), 1.01m/942mm(NG-7 SF)
- 총열 길이: 460mm(네게브 기본형), 330mm(네게브 SF), 508mm(NG-7), 420mm(NG-7 SF)
- 무게: 7.6kg(네게브 기본형), 7.65kg(네게브 SF), 7.95kg(NG-7), 7.8kg(NG-7 SF)
- 발사 속도: 850~1,150발/분(네게브), 600~750발/분(NG-7)
- 사용탄: 5.56x45mm(네게브), 7.62x51mm(NG-7)


저자 소개  

홍희범 | 군사전문지 편집장

1995년 월간 플래툰의 창간멤버로 2000년부터 편집장으로 출간을 책임지고 있다. 2008년부터 국군방송 및 국방일보 정기 출연 및 기고를 하고 있으며, <세계의 총기백과>, <밀리터리 실패열전> 등을 저작하고 <2차세계대전사>, <컴뱃 핸드건> 등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