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의 역사

개틀링처럼 연사가 가능한 총기는 이전부터 있었으나 대개 기관총의 시작을 1883년 개발된 맥심 기관총으로부터 본다. 탄생 직후부터 기관총은 모두가 대단한 무기임을 알았지만 군에서 주력 화기로 채택되는 데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무거워서 가지고 다니기 어렵고 탄 소비가 많다는 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제1차 대전이 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참호전으로 일관하면서 최고의 살상 병기로 등극했다.

그런데 총기 시장이 크고 기술력도 높았던 미국은 뒤늦게 제1차 대전에 참전했을 때 기관총으로 말미암아 곤혹을 치렀다. 당시 피아 모두가 사용 중인 맥심 기관총을 개발한 이도 원래 미국인이었고, 영국 등이 전쟁 전부터 애용하던 루이스 기관총도 미국인이 만든 것이었지만 정작 미군은 기관총이 없었던 것이었다. 이처럼 아이러니한 상황은 미군이 채택을 거부하자 개발자들이 유럽으로 건너가 사업을 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당황한 미군은 영국, 프랑스로부터 기관총을 공여 받아 사용함과 동시에 서둘러 개발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이때 전설적인 천재 총기 엔지니어인 브라우닝(John M. Browning)이 마치 이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뛰어난 수랭식 기관총을 곧바로 선보였다. 성능이 좋기도 했지만 물불을 가릴 틈이 없었던 미군은 이를 즉각 정식 무기로 채택했다. 이것이 바로 브라우닝 M1917 기관총(이하 M1917)이다.

사실 아무리 브라우닝이라 해도 고성능 기관총을 하루아침에 뚝딱하고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는 이미 20여 년 전에 쇼트리코일 방식으로 작동하는 수랭식 자동화기를 개발해 미군에게 채택을 제안했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앞에 언급한 맥심, 루이스의 사례처럼 고루한 사고에 빠져 있던 군부가 관심을 보이지 않아 제식화가 안되었다. 결국 기관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뒤늦게나마 빛을 보았다.

M1917은 맥심과 상당히 유사한 외형을 가졌지만 브라우닝이 보유한 특허를 기반으로 제작된 별개의 기관총이다. 구조가 간단하고 상대적으로 가벼운데다 오늘날도 주력 화기로 사용 중인 브라우닝 M2 중기관총(이하 M2)의 기술적 기반이 되었을 만큼 제1차 대전에서 사용된 기관총 중에서 성능이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M1917이 배치된 것은 제1차 대전이 끝나기 두 달 전이어서 정작 전과는 없다시피 했다.

기관총은 제1차 대전을 통해 최고의 무기로 등극했지만 공격용으로도 사용하려면 무게를 줄여야 했다. 맥심보다 가볍지만 M1917도 부속 장비를 포함하면 무게가 47kg에 이를 정도로 무거웠다. 브라우닝은 이런 시대적 요구를 간파하고 항공기 탑재형 공랭식 M1917을 기반으로 개량에 착수했다. 그렇게 해서 1919년 탄생한 기관총이 우리나라에서 ‘캘리버 30’으로 많이 불린 브라우닝 M1919 기관총(이하 M1919)이다.

각종 실험 결과에 만족한 미군은 M1919를 즉각 제식 화기로 채택했다. 비록 제2차 대전 당시에는 독일의 MG34, MG42 기관총에 비해 무겁고 연사력도 뒤졌지만 당장 마땅한 대안이 없었고 성능도 그럭저럭 무난한 편이어서 미군이 가는 곳이면 항상 함께 하며 든든하게 화력을 지원해 주었다. GPMG(다목적기관총)처럼 휴대가 간편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보병이 휴대하고 다닐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M1919는 미국에서는 1950년대 후반에 M60 기관총(이하 M60)이 등장할 때까지 주력 기관총으로 활약했다. 수많은 나라에 공여, 판매가 이루어졌고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중동전쟁을 비롯한 수많은 전쟁과 분쟁에서도 사용되었다. 사실 M1919은 정비가 잘 되었다면 지금도 일선에서 전투를 벌이는데 충분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기에 최근 지구 곳곳에서 벌어진 여러 교전 현장에서 종종 목격되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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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M1919는 무게를 M1917의 절반 정도인 14kg로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부속장비와 탄약을 고려한다면 쉽게 이동하며 작전을 벌일 수 있을 만한 수준의 장비는 아니다. 때문에 보병의 경우 팀을 이뤄 운용하고 주로 이전 기관총들처럼 방어용으로 사용하거나 항공기, 기갑장비 등의 무장으로 탑재했다. 때문에 M60 등장이전까지 미군의 분대급 소부대는 BAR(브라우닝 자동소총)를 화력 지원용으로 주로 사용했다.

브라우닝이 1900년 특허를 낸 쇼트리코일 방식으로 작동하며 250발 탄띠로 급탄한다. 초기에는 미군 표준 7.62×63mm 스프링필드탄을 사용했고 제2차 대전 후에는 7.62×51mm 나토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되었다. M1919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이다. M1919A4는 분당 60발씩 30분 동안 사격해도 문제가 없었을 정도여서 일선에서 절대로 고장 나지 않는 기관총이라는 찬사까지 받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단점도 있었다. 무게가 줄었지만 그렇다고 다루기가 쉬운 편이 아니었고 M1919A6이 등장하기 전까지 개머리판이 없어 삼각대를 사용하지 않고 사격하기 어려웠다. 안정성은 좋은 편이지만 총열 교환이 상당히 불편해 지속 사격이 쉽지 않았다. 그런데 직접 교전을 벌인 당사자다 보니 MG42와 자주 비교가 되는 것뿐이지 사실 배치 시점으로만 빠져도 20년이 넘는 격차가 있을 만큼 세대가 다른 기관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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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1919년부터 1945년까지 총 438,971정이 제작되었는데 대부분이 제2차 대전 중에 록아일랜드 조병창을 비롯한 3곳의 업체에서 생산된 것이다. 1930년대에 있었던 미국의 중남미 간섭을 통해 실전에 데뷔한 후 약 80여 개국에서 사용되었다. 창군 초기에 공여를 받아 인연을 맺은 우리나라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을 거쳐 1990년대까지 예비군용 치장 물자로 보관했을 만큼 M1919를 애용한 중요 사용국이다.

스프링필드탄이나 나토탄 이외에도 0303 브리티시탄. 7.92×57mm 마우저탄, 7.5×54mm 프렌치탄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입국 현지 사정에 맞도록 개량되었다. M60이 등장한 후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도태되었으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작동이 가능하다면 지금도 교전을 펼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어서 여전히 많은 나라에서 주요 무기로 사용 중이다. 따라서 탄생 후 현재까지 지구상에서 있었던 대부분의 전쟁, 분쟁에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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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및 파생형
 
M1919 : 수랭식 초기 모델
 
M1919A1 : 공랭식로 개량하고 양각대를 장착한 초기 양산형

M1919A2 : 총신의 길이를 단축하고 삼각대를 장착한 개량형
 
M1919A3 : M1919A2을 보병용으로 개량한 모델
 
M1919A4 : 차량 등에 장착할 수 있도록 개량한 모델

M1919A5 : 전차의 동축기관총용으로 그립이 생략된 모델

M1919A6 : 개머리판과 양각대를 부착한 모델

T66 : 스프링필드 조병창에서 GPMG로 개량을 시도한 시험 모델
 
.30 AN/M2 : 항공기 장착용 M1919A4

Flygplankulspruta m/22 : 항공기 장착용 스웨덴 면허생산형
 
브라우닝 .303 Mark II : 영국 항공기 장착용

M37 : 원격 조작이 가능한 전차의 동축기관총, 요새 고정 방어용 개량형
 
Mk21 Mod0 : 7.62x51mm 나토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된 해군용 M1919

브라우닝 Mk1, Mk2 : .303 브리티시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된 영국군용 M1919
 
MG m/52-1, MG m/52-11： 덴마크군 M1919A4
 
Ksp m/22： 8×63mm poatron탄용 스웨덴 면허생산형
 
Ksp m/39： 6.5×55mm탄용 스웨덴 면허생산형

Ksp m/42 ： 7.62x51mm 나토탄용 스웨덴 면허생산형

Ckm wz.30 : 7.92×57mm 마우저탄용 폴란드 카피형
 
콜트 MG40 : 민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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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M1914A4)
 
- 구경: 7.62mm
- 탄약: 7.62×63mm(.30-06스프링필드탄), 7.62×51mm 나토탄
- 전장: 964mm
- 총열: 610mm
- 중량: 14kg
- 유효사거리: 1.400m
- 작동방식: 쇼트리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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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