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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크롬웰은 기동력을 가장 우선시하는 순항전차답게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시속 64km는 제2차 대전에서 활약한 영국 전차 중 최고로, 이는 오늘날 영국군의 주력인 챌린저 II보다 빠르고 M1 에이브람스, T-90M 같은 MBT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전작인 크루세이더의 속도가 시속 42km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얼마만큼 성능 향상이 이루어졌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속도가 너무 빨라 부품 마모도가 커지자 후기형은 일부러 시속 52km로 줄였는데 이 정도도 당시 기준으로는 상당한 수준이었다. 뛰어난 기동력은 교전에 돌입할 경우 많은 이점을 제공해 주었다. 독일의 중전차와 정면으로 부딪히면 화력이나 방어력에서 밀렸지만 속도를 이용해 위기를 벗어나기도 했다. 1944년 네덜란드에서 역습을 당한 3대의 크롬웰이 고속으로 달려 폭이 20피트에 이르는 운하를 점프해서 후퇴하는데 성공한 사례가 있다.

이처럼 크롬웰이 뛰어난 주행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동력 계통의 성능이 좋았기 때문이다. 롤스로이스 미티어 엔진은 크루세이더에 장착된 리버티 엔진의 2배 가까운 600마력의 힘을 발휘했다. 메리트-브라운(Merrit-Brown) 변속기는 양쪽 트랙에 힘을 고르게 분배하고 서로 반대 방향으로도 작동할 수 있어 방향 전환에 유리했다. 더불어 크리스티 현가장치(Christie suspension)는 고속 주행에 대단히 효과적이었다.

최초 장착된 QF 6파운더포는 상당히 뛰어난 대전차포였으나 크롬웰이 데뷔한 1944년이 되었을 때 독일의 중전차를 격파하기에 어려운 처지로 전락했다. 이에 75mm HV탄을 발사할 수 있는 QF 3인치 20 cwt포를 탑재하려 했으나 너무 컸다. 미티어 엔진을 장착하기 위해 크기를 키웠음에도 크롬웰은 승무원 거주 여건이 나쁜 전차로 소문났을 만큼 크기가 작은 편에 속했다. 그렇다고 다시 차체를 재설계하기에는 시간이 없었다.

이에 6파운더포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QF 75mm포를 탑재했다. M4 셔먼 전차와 동일한 규격이어서 미국으로부터 공급받은 HE탄과 철갑탄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포구 속도가 느려 관통력이 크게 향상되지는 못했다. 이처럼 대전차전을 벌이기에 화력이 미흡해 계속해서 속도를 이용해 치고 빠지는 전술을 구사했다. 결국 화력 부족은 QF 17파운더 포의 개량형인 77mm HV포를 장착한 최후의 순항전차인 코멧(Comet)의 탄생을 이끌었다.

크롬웰이 탄생하게 된 가장 컸던 이유는 크루세이더의 형편없는 방어력 때문이었다. 영국이 처음 순항전차의 개념을 정립했을 때는 전선 돌파의 주역으로 삼기 위해서였지만 너무 쉽게 격파되다 보니 전선에 투입하기 난감한 상황이 되었다. 이에 따라 크롬웰의 장갑은 크루세이더의 두 배에 이르는 수준으로 강화되어 최대 76mm에 이르렀고 후기형인 Mk.V에 이르러서는 100mm까지 증가되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임무가 특화된 순항전차여서 아무래도 보병전차에 비해 방어력이 약했다. 동시대에 활약한 처칠 보병전차 초기형의 장갑이 최대 102mm였고 무게도 39톤에 이르렀던 점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이처럼 속도는 준수하지만 화력과 방어력이 미흡했기에 크롬웰은 주로 정찰용 등으로 사용했다. 때문에 이후 코메트가 탄생하지만 실질적으로 제2차 대전에서 활약한 마지막 순항전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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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현황

A27 개발안을 기준으로 2년 동안 무려 4,016대가 생산되었는데, 이중 크롬웰이 3,066대이고 센타우르스가 950대다. 개발은 너필드가 주도했지만 양산은 버밍검 궤도차(Birmingham Railway Carriage)와 웨곤(Wagon Company) 등에서도 이루어졌고 릴런드에서는 센타우르스가 제작되었다. 대부분을 영국군과 영연방군이 사용했고 망명한 폴란드군과 체코슬로바키아군에게도 일부 물량이 공급되었다.

실전 투입은 1944년 6월 6일 실시된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서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제7, 제11, 근위기갑사단의 정찰대에 배치되었는데 속도가 빨라 위력 수색 임무 수행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반면 예하 기갑연대들 대부분이 미국으로부터 공급받은 M4 셔먼 전차를 장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영국도 순항전차가 더 이상 전선 돌파의 주역으로 활약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누차 언급했듯이 크롬웰은 독일군의 판터, 티거 I, 티거 II같은 중전차와 기갑전을 수행하기는 곤란했다. 실전 투입 초기인 6월 13일 빌레르보카주(Viller-Vocage) 전투에서 독일의 티거 전차 한 대에 의해 제7기갑사단 소속의 크롬웰 4대를 포함한 10대의 전차가 반시간 만에 격파되었을 정도였다. 독일이 항복한 1945년 5월까지 서부전선의 곳곳에서 활약을 펼쳤지만 특별히 인상적인 전과는 없었다.

1948년에 있었던 제1차 중동전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둔 영국군으로부터 2대의 크롬웰을 훔쳐 귀중하게 운용한 희귀한 사례가 있다. 엉뚱하게도 한국전쟁 중에 공산군이 사용하기도 했다. 공식적으로 공산권으로 건너간 수량이 많지 않고 1951년 1월 4일 장흥에서 있었던 해피밸리 전투에 투입된 14대의 크롬웰 전차가 전량 피격, 피탈되었기 때문에 참전 영국군이 사용하던 것을 노획한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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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및 파생형

크롬웰

크롬웰 I : QF 6 파운더포를 장착한 초기 모델

크롬웰 II : 처칠 VII 포탑을 장착한 시험작

크롬웰 III : 미티어 엔진을 장착한 모델로 본격 양산형

크롬웰 IV : QF 75mm 포를 탑재한 양산형

크롬웰 V : 최종 양산형

크롬웰 VI : 95mm 곡사포 탑재형

크롬웰 VII : 장갑, 차체, 궤도, 서스펜션 개량형

크롬웰 VIII : VI형을 VII형 사양에 맞게 개량한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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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타우르

센타우르 I : QF 6 파운더포를 장착한 초기 모델

센타우르 II : 궤도를 개량한 실험 모델

센타우르 III : QF 75mm 포를 탑재한 모델

센타우르 IV : 95mm 곡사포 탑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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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차량

크롬웰 지휘차량 : 주포가 제거된 전선 지휘차량

크롬웰 관측차량 : 추가 묵선장비를 갖춘 관측차량

크롬웰 통제차량 : 연대본부용 차량

센타우르, AA : 20mm 기관포를 장착한 대공포

센타우르 도저차량 : 공병용 도저차량

센타우르 캥거루 : 병력수송차량

센타우르 ARV : 구난회수차량

FV 4101 : QF 20파운더포를 장착한 화력지원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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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형

A30 챌린저(Challenger) : 17파운더포를 장착한 후속 모델

A30 어벤저(Avenger) SP 17파운더 : A30 챌리저 오픈탑 모델

A34 코멧(Comet) : 77mm HV포를 장착한 영국의 마지막 순항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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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 생산업체: Leyland, Birmingham Railway Carriag, Wagon Company
- 도입연도: 1944년 
- 중량: 27.6톤
- 전장: 6.35m
- 전폭: 2.908m
- 전고: 2.49m 
- 장갑: 76mm(크롬웰 IV 이전), 100mm(크롬웰 V 이후)
- 무장: QF 75mm 포×1
        7.92mm 베사 기관총×2 
- 엔진: 롤스로이스 미티어 V12 엔진 600마력(450kW)
- 추력대비중량: 21.4마력/톤
- 서스펜션: 크리스티 현가장치
- 항속거리: 270km
- 최고속도: 64km/h
- 양산대수: 4,016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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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