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7.2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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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비젤(Wiesel) 경 정찰 장갑차

새롭게 부활한 현대의 탱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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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젤 경 정찰장갑차 <출처: Public Domain>

개발의 역사

냉전 후부터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의 선봉에 선 독일연방군은 넓은 작전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상설군을 운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빠른 부대 전개와 기동성, 유연성에 중점을 두었다. 이 과정에서 독일군은 공정부대를 육성하기 시작했으며, 강하한 공정부대의 기동성을 확보해주기 위해 농업이나 삼림 관리를 위해 제작했으나 상업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한 크라카(Kraka) 0.75톤 트럭을 공중투하가 가능하도록 개조하여 편제시켰다. 크라카는 최대 750kg의 적재물과 일곱 병의 병사를 싣고 전천후로 달릴 수 있었기 때문에 요긴하게 쓰였으며, 독일연방군은 1975년까지 약 860대를 인도받아 운용했다.

독일군이 공정부대를 위해 채용한 크라카 트럭. <출처: Public Domain>
하지만 크라카의 개발이 진행되던 중에도 독일연방군은 수송이 용이하되 간단한 방어력과 공격력을 갖춘 옛 탱켓(Tankette) 정도 크기의 장갑차량 도입을 희망했으므로 포르쉐(Porsche) 사에 경량형 장갑차 개발을 의뢰했다. 독일 정부가 포르쉐에 제시한 요구도는 해당 차량이 통상적인 NATO 수송기에 탑재가 가능하고, 궁극적으로는 공중 투하가 가능하며, 탑승한 보병이 적 보병은 물론이고 적 전차나 항공기와도 싸울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비젤1 장갑차의 프로토타입 <출처: Yetdark / military-vehicle-photos.com>
포르쉐는 1970년대 초부터 해당 요구도를 충족하는 장갑차 개발에 들어갔으나, 예산 문제 때문에 중도에 개발이 5년간 중단되었다. 5년 뒤 독일 정부는 요구도를 변경하여 새로 입찰을 열었지만 그 사이에 포르쉐가 방산 사업에서 철수했기 때문에 독일 정부는 크루프(Krupp) MaK(라인메탈 지상체계 사업부에 흡수)와 양산계약을 체결하면서 해당 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 MaK사는 시제차량을 총 4대 개발했으며 1986년부터 야전 시험에 들어갔다.
비젤 1A1 Mk20 <출처: Wikimedia Commons>
독일연방군은 총 343대의 차량을 1985년에 주문했으며, 작은 차체에 착안하여 ‘비젤(Wiesel: 족제비)’로 명명하여 1980년대 말부터 정식으로 독일연방군에 실전 배치했다. 비젤은 1980년대에 본격적으로 양산되었으며, 최초 양산 형상인 Mk 20에는 포탑 위에 라인메탈제 20mm Rh 202 기관포를 설치했다. 비젤은 크기가 작아 기동성이 뛰어났으며, 적에게 포착되기 어려운데 비해서는 화력과 방호력이 높은 편이었다. 라인메탈은 비젤 1을 1993년부로 양산을 중단했으며, 총 343대의 비젤 1 중 210대는 향후 레이시온(Raytheon) 사의 TOW 와이어 유도식 대전차 유도미사일을 장착했다. 별도의 133대는 1인용 KUKA E6-A1 포탑(turret)을 설치한 후 라인메탈의 Rh202 20mm 기관포를 장착했다.
독일연방군 제 31 낙하산 보병연대 6중대 소속 비젤 1 장갑차의 모습 <출처: Public Domain>
1994년부터 개발한 비젤 2는 비젤 1을 바탕으로 도로 주행용 차륜을 추가해 바퀴가 5개로 늘어났으며, 높은 출력의 엔진으로 교체됐다. 독일연방군은 총 178대의 비젤 2를 주문했으며, 형상도 더 다양화하여 기본 보병수송차 형상(APC), 전장지휘소(CP) 형상, 합동 화력 지원팀(JFST) 형상, 야전 의무후송차 형상, 방공 무기 장갑차, 120mm 박격포 장착형 등이 개발되었다. 독일연방군은 1995년에 첫 비젤 2의 도입 계약을 체결한 후 각 파생형들도 순차적으로 개발 및 실전배치 되어 대부분 2003년까지 인도를 마쳤고, 추가 13대 가량이 2006년에 별도로 도입됐다. 독일연방군은 총 178대의 비젤 2 시리즈를 도입했으며, 현재에도 국내 뿐 아니라 해외파병에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라인메탈 비젤(Wiesel) 소개 영상 <출처: 라인메탈 유튜브 페이지>

특징

비젤 1과 비젤 2는 운용방법에 따라 광범위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장갑차로, 대형 헬기로 수송이 가능할 뿐 아니라 정찰, 지휘통제, 부상병의 의무 후송 및 탄약 수송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다.

아프간에서 작전중인 비젤1 장갑차 <출처: Public Domain>
비젤 1의 크기는 길이 3.55m, 높이 1.82m지만 중량은 2.75톤으로 미 육군의 험비(Humvee) 경장갑차량보다 가볍다. 비젤에는 기본적으로 아우디(Audi)사의 64kw(86마력)급 2.1리터 아우디 100 디젤 엔진이 장착되어 있으나, 열대지역이나 혹서기 환경에서 운용하기 위해 더 큰 출력이 필요하다면(특히 에어컨 사용이 엔진에 부담이 된다) 다른 엔진으로 교체도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비젤 1은 차체 크기에 비해 출력이 큰 편이기 때문에 최대 70km/h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1.2m 정도의 도랑을 극복할 수 있으며, 0.5m 정도의 작은 강도 건널 수 있다.
비젤 2는 아우디 디젤엔진이 장착되어 준수한 기동성을 자랑한다. <출처: Rheinmetall AG>
비젤 2에는 아우디 사의 1.91L 4기통 터보차지(turbocharged) 디젤 엔진이 ZF LSG 300/4 자동 트랜스미션과 하나로 묶여 있으며, 최대 81kW의 출력을 낼 수 있다. 독일군은 최초 비젤의 개발 목적이 ‘공수용’ 장갑차였기 때문에 낙하산에 매달아 투하하는 투하 시험도 실시했으나 정작 이 시험 자체는 성공하지 못하고 시험에 투입한 4대의 차량만 모두 파손되었으며, 독일연방군도 현재 비젤을 항공 투하용으로는 운용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비젤의 가벼운 중량 덕에 CH-53 시스텔리언(Sea Stallion)을 비롯한 수송용 헬기로도 충분히 수송이 가능하며, 수송용 헬기는 회당 2대의 비젤을, 수송기는 통상 4대 가량까지 실어 나를 수 있다.
비젤의 내부 조종석 <출처: Wikimedia Commons>
차체는 강철 장갑으로 제작해 5.56mm 혹은 7.62mm 탄을 방어할 수 있으며, 포탄의 파편 정도도 막아낼 수 있다. 운전석은 전방 앞쪽에, 엔진-트랜스미션은 전방 왼쪽에 위치시켜 공간을 활용하였고, 5기통 실린더 디젤 엔진은 자동 트랜스미션과 같은 블록 안에 위치시켰다. 전진 기어는 총 4단계이며, 현가장치로는 토션 바(torsion bar)를 채택했다. 비젤은 특히 이동 간 소음이 적고, 가벼운 차체 덕에 험지에서의 기동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젤은 가벼운 무게와 작은 크기로 CH-53 같은 헬기 내부에 수납하여 운송할 수 있다. <출처: Public Domain>
비젤 1의 주 무장으로는 미제 토우(TOW) 대전차미사일이나 Mk 20Rh 202 20mm 기관총을 장갑 포탑에 설치할 수 있고, 사수는 사수석에서 PERI Z-I6 잠망경을 통해 주야간으로 바깥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비젤 2에는 크라우스-마파이 베그만(Krauss-Maffei Wegmann)제 7.62mm MG3 기관총이 설치되어 있으며, 고해상도 주야간 카메라와 열상 장비 등이 하나로 통합되어 장착되어 있다. 각각의 차량은 독자적으로 표적을 수색하고 지휘차량과 통신을 주고 받을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중대 지휘차량과 소대 차량 및 화력 통제 차량은 모두 통신과 데이터를 교류함으로써 적에 대해 통합된 행동을 실시할 수 있다.
비젤 1 TOW 장착형 <출처: 독일연방군[Bundeswehr] 유튜브 페이지>

운용 현황

비젤 1이 최초 실전 배치된 곳은 독일연방군 제1공중기동 사단으로, 이 때 포탑에 Rh 202 20mm 기관총이 붙은 형상과 TOW 미사일이 붙은 두 형상이 배치됐다. 독일군은 1989년부터 1992년 사이에 비젤을 모두 인도받았으며, TOW 형상 210대를 포함해 총 343대를 인도받았다.

아프간에 배치되었던 비젤 1 대전차 장갑차. <출처: Public Domain>
독일연방군은 1994년 6월부터 비젤 1을 개량한 비젤 2를 인도받았다. 비젤 1과 비젤 2는 외관상 거의 차이가 없으나, 도로주행용 차륜이 추가되면서 차체가 길어진 것이 비젤 2의 특징이다. 비젤 2는 특히 1에 비해 목적과 기능에 따른 파생형이 다양하게 개발됐기 때문에 공정부대 뿐 아니라 타 병종의 부대에서도 운용되고 있다. 비젤 2는 1에 비해 탑재중량도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 화물이나 인원을 추가로 탑승시킬 수 있다. 기존 비젤 1은 약 3명 정도가 탑승 정원이었으나, 비젤 2는 완전무장 병력의 경우 4명, 경무장 병력의 경우 7명까지도 탑승이 가능하다. 이들은 차체 후방에 설치된 두 개의 문으로 승차와 하차를 할 수 있다. 비젤 2는 접지압이 낮아 눈길이나 늪지 이동 면에서도 비젤 1보다 개선되었으며, 엔진 출력도 커졌기 때문에 이동능력도 개선되었다.
비젤 2 아거스 정찰차량 <출처: Rheinmetall AG>
비젤 2의 형상 중에는 무기 플랫폼(weapon platform) 형상이 가장 독특한 파생형이다. 이는 독일의 경(輕) 대공체계 사업을 통해 개발된 것으로, 1995년부터 개발에 들어가 1997년에 비젤 2 차체를 이용한 궤도형 박격포를 개발했다. 이 형상에는 120mm 무반동포가 설치되어 차량 안에서 발사가 가능하도록 제작했으며, 박격포는 HE탄, IR탄, 연막탄 및 전광탄을 사용할 수 있다. 의무후송용 형상은 1997년 11월에 처음 인도되어 1999년부터 전투적합판정을 받고 20대가 실전배치 되었다. 1999년부터는 전장 지휘소(CP) 형상이 개발되어 시험운용에 들어갔으며, 2001년에는 공병정찰용 형상이 시험에 들어갔다. 공병정찰차에는 화생방 방호시설을 설치했으며, 해체작업이나 지뢰지대 정찰, 도하지점 정찰 임무에 필요한 장비가 설치되었다. 비젤 2의 최종 파생형은 1997년부터 개발된 디지털 기갑차량으로, 운전대와 엑셀, 브레이크, 기어가 모두 기계적인 통제가 아닌 디지털 통제로 이루어진다. 기계식이 아닌 디지털식으로 작동하도록 제작한 이유는 극도로 위험한 지역에 비젤을 투입해야 할 경우 무인화하여 투입하거나 자동운행 형태로 투입하는 것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토대로 향후 비젤의 무인전투차(UCV: Unmanned Combat Vehicle)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젤은 다양한 무기플랫폼을 장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출처: Public Domain>
독일연방군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파병 시에도 비젤을 운용하고 있으며, 첫 데뷔는 1993년 소말리아 내전 중재를 위해 UN 평화유지군으로 참가한 UNISOM II 작전 때였다. 이후에도 보스니아 전쟁(IFOR, SFOR), 코소보 전쟁(KFOR), 아프간 자유작전(OEF) 간 국제안보지원군(ISAF) 활동 등에 투입됐다. 독일은 수출도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미국이 실험평가용으로 소량 도입한 외에는 수출이 성사된 바가 없다.
‘60초 동안 알아보는 비젤’ <출처: 독일연방군 유튜브 페이지>

파생형

비젤 1

비젤 1 아우프클레룽(Aufklärung) : 정찰용 형상.

비젤 1 ATM TOW <출처: Public Domain>
비젤 1 ATM TOW: TOW 미사일을 장착한 대전차용 형상.
정면에서 본 비젤 1A1 Mk20 <출처: Wikimedia Commons>
비젤 1 Mk20: 라인메탈 Mk 20 Rh202 20mm 기관포를 설치한 화력지원용 형상.
교육훈련용으로 설정된 비젤 1 <출처: Wikimedia Commons>


비젤 2

비젤 2 경(輕) 대공체계(FeFlaSys) : 대공방어용 형상 
비젤 2 방공 지휘소
비젤 2 방공 정찰 및 화력 통제 차(RFCV): 방공레이더가 탑재된 형상
비젤 2 방공 무기 장갑차: 방공 미사일 발사기(FIM-92 스팅어 x 4 혹은 LFK NG 미사일) 장착형.

방공형 비젤 2 형상 <출처: Wikimedia Commons>
비젤 2 의무후송차 
비젤 2 의무후송용 형상 <출처: 독일연방군/ Wikimedia Commons>
비젤 2 공병 정찰차: 전투 공병 정찰용 차량.
비젤 2 120mm 자주박격포 <출처: Rheinmetall AG>
비젤 2 고급 박격포 체계
비젤 2 중대 C2/JFSCT: 합동 및 연합화력 지휘통제용 차량
비젤 2 경중량 장갑 박격포: 120mm 자주박격포 형상
비젤 2 합동 화력지원팀: 정찰용 형상
비젤 2 방공형상(Ozelot) 운용 모습 <출처: 독일연방군 유튜브 페이지>

제원 

비젤 1

- 제조사: 마크(MaK) 시스템즈 / 라인메탈(Rheinmetall AG)
- 승무원: 2~3명
- 탑승인원: 3~6명
- 전장: 3.55m 
- 전고: 1.82m 
- 전폭: 1.82m
- 중량: 4.78톤 (전투중량)
- 출력체계: 64kW(86마력) 아우디(Audi) 2.1L 5기통 인라인(in-line) 터보 디젤 엔진 
- 현가장치: 토션 바(torsion bar)
- 항속거리: 286km
- 최고속도: 70km/h
- 무장: 120mm 박격포 (분당 6발/ 최대 사거리 6km/ 총 27발 탑재)
- 부무장: 7.62mm 기관총 x 1
- 탑재장비: 적외선 야시경/ 화생방(NBC) 방호체계
- 경사각: 40도(전/후), 30도(측면)
- 수직등판 한계: 0.4m
- 참호극복 한계: 1.5m
- 도하 한계: 0.5m

비젤 2

- 제조사: 라인메탈(Rheinemetall AG)
- 승무원: 2~3명
- 탑승인원: 4~7명
- 전장: 4.78m
- 전고: 2.17m
- 전폭: 1.87m
- 중량: 4.78톤 (전투중량)
- 출력체계: 81kW (109마력) 폭스바겐(Vokswagen) 1.9L 스트레이트-4 터보 디젤 엔진
- 현가장치: 토션 바
- 항속거리: 200km
- 최고속도: 70km/h
- 기본 무장: 라인메탈 MK20 Rh202 20mm 기관포
- 장갑 두께: 약 6~8mm 
- 부 무장: 형상에 따라 다름
- 탑재장비: 형상에 따라 다름
- 대당 가격: 약 $200만~300만 달러 (형상에 따라 다름)


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