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7.0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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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M41 경전차

작지만 강력한 미국의 마지막 경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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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에 전시 중인 퇴역 M41 워커 불독 경전차 < (cc) Matthew Nichols at Wikimedia.org >

개발의 역사

지금은 전차로 벌이는 모든 임무를 MBT(Main Battle Tank, 주력 전차)로 수행하지만 기술력이 떨어지던 1950년대 이전까지는 전투 목적에 각각 부합되는 별도의 전차를 개발해 사용했다. 적 전차와의 대결보다는 정찰, 수색 등을 위해 빠른 속도로 전선을 누빌 목적으로 제작된 경(輕)전차는 어쩔 수 없이 방어력도 빈약하고 화력도 부족했으나 개발 당시에는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적 전차와 마주칠 경우 상당히 곤란한 상황이 연출되고는 했다. 상대도 경전차면 싸울 만 했지만 전투는 그렇게 예상한대로 벌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기갑전을 벌여야 하는데 상대가 중형(中型), 중(重)전차라고 해서 무조건 도망 다닐 수도 없었다. 따라서 방어력은 어쩔 수 없더라도 선제공격에 나설 경우 치명적인 타격이라도 입힐 수 있도록 공격력을 강화하는 차선책을 택했다.

제2차 대전 말기에 탄생한 M24도 화력을 강화한 경전차였지만 기갑전을 수행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아 미국은 1947년부터 후속 전차 개발에 착수한 상태였다. < 출처 : 미 육군 >

75mm구경의 M6포를 탑재해 화력을 강화한 M24 채피 경전차는 바로 그런 시도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초기형 M4 셔먼 전차의 주포이기도 한 M6포로 독일군의 5호, 6호 전차를 격파하기는 어려웠다. 그렇다면 독일 전차들과 제대로 맞섰던 소련 전차들에게도 무기력할 것은 확실했고 냉전이 시작되자 대책이 필요했다. 이러한 제2차 대전 이후의 환경 변화에 따라 탄생한 새로운 경전차가 M41 워커 불독(Walker Bulldog)이다.

M41의 개발 당시에는 그 정도의 수송기가 없었지만 추후 있을지 모를 공수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두었다. 하지만 이와 상관없이 미 육군에서 경전차를 대략 20톤 이하로 여기고 있었기에 크기와 무게에 대한 제약이 컸다. 결국 당시까지의 장갑 기술로는 무게를 늘리지 않고 방어력을 향상시키는 데 한계가 있어 이번에도 먼저 발견한 상대를 충분히 격파할 수 있는 공격력에 중점을 두었다.

시제 전차인 T41. 하지만 너무 고성능이어서 제작 단가가 비싸 일부 성능을 제거한 T41E1이 양산 모델로 결정되어 M41이라는 제식명을 부여 받았다. < 출처: NARA record: 8451352 >

그 결과 후기 형 M4에 사용된 76mm구경 M32포가 장착되었다. 구경은 M6포보다 불과 1mm 큰지만 장포신이어서 포구 속도가 빨라 파괴력이 월등히 좋았다. 미 병기국의 주도로 1948년에 개발부호가 T37로 정해진 시제 전차의 제작이 완료되었고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이를 바탕으로 세부 형식이 다른 페이즈(Phase) I, II, III으로 구분된 세 종류의 차량을 개발했다. 그만큼 상황이 다급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실험 결과 페이즈 II가 양산형 프로토타입으로 결정되면서 T41로 개칭되었다. 그런데 최신 기술이 많이 접목되어 경전차로는 너무 비싸 광학식 거리 측정기를 제거하고 일부 성능을 다운그레이드한 T41E1이 탄생했다. 소량이 한국전쟁에 투입되어 테스트를 거친 후 M41 제식부호를 부여받고 1951년부터 양산을 개시했고 한국전쟁에서 순직한 미 8군 사령관 월튼 워커(Walton H. Walker)를 기려 그의 이름과 별명을 따서 애칭이 붙여졌다.

한국전쟁 초기 미 제8군을 이끌었던 월튼 워커. 1950년 12월 23일 전선 시찰 중 불의의 사고로 순직했다. 그의 공적을 기려 M41에 워커 불독이라는 이름이 부여되었다. < 출처: Public Domain >

특징

M41은 주조 및 용접으로 제작했다. 장갑은 M24보다 두꺼워졌지만 압연 강판을 사용하던 당시의 기술 여건상 방어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된 것은 없다. 차체는 안정성이 입증된 M24의 차체를 기반으로 제작이 이루어져서 크기가 조금 커졌을 뿐 상당히 비슷하다. 외형으로 쉽게 구별이 되는 토션 바 서스펜션은 비단 M41뿐만 아니라 M60까지 이어지는 미국 전차의 보편적인 방식이다.

미국 전차 특유의 토션 바 구조와 강력한 엔진 덕분에 최대 시속 72km의 쾌속 주행이 가능하다. < 출처: (cc) Les Meloures at Wikimedia.org >

전반적으로 M24보다 크기가 커진 데다 당시까지 등장한 대부분의 전차들을 격파할 수 있을 만큼, 보다 강력한 M32포를 운용하기 위해 무게가 25톤에 이를 만큼 증가했다. 하지만 2배나 강력한 500마력의 힘을 낼 수 있는 콘티넨탈 AOS-895 엔진 덕분에 주행 능력은 오히려 좋아졌다. 최대 시속 72km의 쾌속 순항이 가능해서 그야말로 경전차 본연의 임무인 정찰, 수색에 최적화되었다.

MBT 개념이 정립되면서 일부 공수전차나 수륙양용전차 정도를 제외하면 이제는 더 이상 고전적 의미의 경전차는 없다. 흔히 M41의 후속작을 M551 셰리든 전차로 보는 경향도 있지만 M41이 경전차 고유 임무에 최적화된 데 비해 M551은 처음부터 공수용으로 개발되어, 단지 작고 가볍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운용 개념상 차이가 있다. 그래서 M41을 미국의 마지막 경전차라고 부르기도 한다.

벨기에 울빅에 전시 중인 M41.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도 애용했다. < 출처: (cc) Paul Hermans at Wikimedia.org >


운용현황

1960년대 말까지 5,467대가 생산되었지만 한국전쟁 이후 미 육군은 패튼 시리즈 위주로 기갑부대를 재편하면서 M41을 신속 배치군용 비축 장비나 주방위군용처럼 2선급 무기로 사용했다. 그래서 M41의 명성은 이를 공급받은 외국에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여 나라에서 도입했는데 서독, 일본, 스페인 같은 나라는 물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정비가 용이해 덴마크, 벨기에, 도미니카 같은 중소국가들도 애용했다.

경전차 임에도 화력이 좋아 대만, 베트남, 태국 등에서는 M41을 주력으로 사용했다. 특히 남베트남은 제대로 된 실전을 벌여 M41의 성능을 입증했다. 1968년 북베트남군이 실시한 구정 공세 당시에 주요 거점 방어전에서 상당한 전과를 발휘했다. 1971년 벌어진 ‘람손 719작전’ 당시 기갑전에서 남베트남군은 단 한 대의 M41의 손실도 없이 북베트남군의 T-54전차 6대와 PT-76경전차 16대를 격파했다.

남베트남군의 M41. 뛰어난 화력과 기동력을 바탕으로 실전에서 상당히 좋은 전과를 올렸다. < 출처: Public Domain >
비록 이후 반격을 받고 퇴각할 때 많은 수의 M41을 유기하게 되지만 전투 자체만 놓고 본다면 경전차로도 충분히 기갑전을 수행할 수 있음이 입증되었다. 그 외 28개국에서 운용했고 피그만 침공전, 레바논 내전, 소말리아 내전 등에서도 활약했다. 현재는 대부분이 퇴역 폐기된 상태지만 제한적인 용도로 전차를 운용하는 대만, 우루과이, 과테말라 등에서 아직도 일부가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변형 및 파생형

M41: 1952년까지 시험 생산된 선행 양산형

M41 < 출처: Public Domain >
M41A1: 마운트와 주포를 개량한 양산형
M41A1 < 출처: (cc) Carlos Luis M C da Cruz at Wikimedia.org >
M41A2: 포탑 개량형
 
M41A3: 통합 전투 시스템을 도입한 개량형
M41A3 < 출처: (cc) Bukvoed at Wikimedia.org >
M41 105: 105mm 주포를 장착한 실험형
 
M41B: DS-14A 디젤엔진으로 교체하고 여러 부분을 개선한 브라질 개량형
1964년 쿠데타 당시 국회의사당 인근에 배치된 브라질의 M41B 전차 < 출처: Public Domain >
M41C: M41B를 DS-12OA 디젤엔진으로 교체한 브라질 해병대용 개량형
 
M41D: 8V-71T 디젤엔진 장착, 주포, 열화상감시장치 등을 개선한 대만 개량형
M41D < 출처: (cc) 玄史生 at Wikimedia.org >
M41 DK-1: NBC 방호장치 등을 추가한 덴마크 개량형
M41 DK-1 < 출처: (cc) Alf van Beem at Wikimedia.org >
M41E: 8V-71T 디젤엔진으로 환장한 스페인 개량형
 
M41GTI: 독일 기업이 MTU MB 833 Aa501 디젤엔진 장착 등을 장착해 성능을 개선한 태국군용 개량형
M41GTI < 출처: (cc) Roger jg Wikimedia.org >
M41 HAKO: 포탑을 제거하고 HOT 대전차 미사일을 장착한 스페인 개량형
 
M41U: 벨기에 기업이 90mm 주포와 부가 장갑을 장착해 공격력과 방어력을 향상시킨 우루과이군용 개량형
 
64식 : M41D와 별개로 미국으로부터 구매한 여러 전차 부품을 이용해 제작한 대만제 전차
64식 < 출처: (cc) 玄史生 at Wikimedia.org >
M42 : M41 차체에 보포스 40mm 기관포를 탑재한 자주 방공포
M42 < 출처: Public Domain >
M44 : 개량한 M41 차체에 155mm M45 곡사포를 탑재한 자주포
M44 < 출처: Public Domain >
M52 : 개량한 M41 차체에 105mm M49 곡사포를 탑재한 자주포
< 출처: (cc) Nevada Tumbleweed Wikimedia.org >


제원

- 생산업체: 캐딜락
- 도입연도: 1951년
- 중량: 23.49톤
- 전장: 5.81m
- 전폭: 3.19m
- 전고: 2.72m
- 장갑: 용접 압연장갑, 주조식장갑
- 무장: 76mm M32A1 강선포×1
12.7mm M2HB 중기관총×1
7.62mm M1919A4 기관총×1
- 엔진: 콘티넨탈 AOS-895-3 6기통 공랭식 엔진 500마력(372W)
- 추력대비중량: 21.2마력/톤
- 서스펜션: 토션 바
- 항속거리: 161km
- 최고속도: 72.4km/h
- 양산대수: 5,467대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