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5.2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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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한·미·일의 미사일 방어체계

동북아 무기열전(7) 핵공격으로부터 국가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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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방어체계 중 가장 높은 고도에서 작동하는 것은 GBI 미사일로, 우주공간에서 ICBM을 요격할 수 있다. <출처: 미 공군>

미사일 방어체계는 애초에 방어적 성격을 가진 무기체계이다. 사실 미사일 방어체계의 개발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를 채택할 지 여부는 결국 국방전략에 따른 정책적 문제이다. 예를 들어 소련에 비하여 미국이 미사일 방어에 더욱 적극적이었던 이유는 소련과 같은 핵민방위 체계를 갖추려면 너무도 많은 비용이 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미국은 냉전의 시작과 함께 미사일 방어체계의 개발에 힘을 기울여왔다. 이미 2차대전 독일의 V-2 로켓을 요격할 방법을 연구하면서 미사일방어의 필요성을 미리 깨달았지만,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초기의 노력으로 센티넬 체계(Sentinel System)의 개발이 추진되었지만 1963년 동 사업을 취소되었다. 요격시스템을 만드는 것보다는 핵미사일을 더 만들어 상호확증파괴로 억제력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경제적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런 판단으로 인하여 미국은 1972년 ABM 조약까지 체결하게 된다.

미국 최초의 탄도탄요격 핵미사일 LIM-49 스파르탄 <출처: Public Domain>

그러나 한편으로는 센티널과 같은 미사일방어체계 개발의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하여, 세이프가드 체계(Safeguard System)로 이름이 바뀌어 계속 개발되었다. 그리고 1975년에 이르러서야 미국은 세이프가드를 시험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체계는 소련의 핵공격시 자국의 핵미사일기지를 방어하여 보복타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약 1년의 시범운영결과 소련의 MIRV 공격에서 기지를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없음이 밝혀져 시스템 운영은 중단되었다.

세이프가드 체계의 조기경보레이더 <출처: 미국 국립공원관리청>

한편 미국의 미사일방어전략은 레이건 대통령이 1983년 ‘스타워즈’ 연설을 통하여 전략방위구상(Strategic Defense Initiative, SDI)을 밝힘에 따라 다시 활로를 찾게 되었다. SDI는 소련의 ICBM 2000발을 공중에서 격추하고, 그사이에 핵보복을 가한다는 것을 애초의 목표로 했다. SDI는 지상요격미사일과 궤도요격인공위성, 그리고 조기경보인공위성까지 포함하는 원대한 계획이었으나, 당시의 과학기술로서는 커다란 한계에 부딪혀 무려 700억 달러를 투입하고도 성과를 얻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그러나 SDI의 실체를 모르던 소련은 두려움으로 인하여 무리한 군비팽창을 시도하다가 경제파탄을 맞아 붕괴하기에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SDI는 냉전을 붕괴시킨 성과를 가져왔다.

HOE 요격 실험 장면 <출처: Lockheed Martin>

한편 1991년 걸프전의 스커드 공격으로 미국은 미사일 방어체계의 필요성을 또 다시 인지하게 되었으며, 2001년 취임한 죠지 W 부시 대통령은 미사일 방어체계를 주요국방목표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2002년 미국은 ABM 조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였으며, 미사일방어청(Missile Defense Agency)을 설치하여 SDI에서 이룰 수 없었던 미사일방어계획을 하나씩 실현시키고 있다.  현재 미국의 미사일 방어는 탄도미사일의 상승단계에서는 주로 탐지에 중점을 두며, 중간비행단계에서는 GBI로 요격하고, 종말단계에서 상층은 SM-3, 중층은 THAAD, 하층은 PAC-3가 담당하는 방식이다. 우주·해상·지상기반의 각종 센서가 이러한 요격 미사일들과 결합되어 지휘통제·전투관리통신(Command & Control, Battle Management, and Communications, C2BMC) 시스템에 의해 통제된다.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의 구성도 <출처: 미국 미사일방어청>

패트리엇 PAC-2/3 미사일

애초에 항공기 요격용이던 PAC-2는 1991년 걸프전에 긴급투입되면서 아쉬운 성능을 보였지만, GEM(Guideance Enhanced Missile, 유도 성능 개량탄) 개량을 거치면서 탄도탄 요격능력이 향상되었다. <출처: 레이시온>

전통적으로 지대공 미사일을 경시해오던 미국은 호크를 대체할 새로운 미사일로 MIM-104 패트리엇을 1981년부터 실전배치하였다. 원래는 항공기 요격만을 목표로 하던 패트리엇은 80년대 중반 PAC-2 개량을 통하여 탄도탄 요격능력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이 PAC-2(MIM-104C)는 1차 걸프전에 투입되어 스커드 미사일의 요격에 활용되었다. 또한 90년대에 걸쳐서는 PAC-2/GEM 개량(MIM-104D)을 통하여 정밀성과 신뢰성을 향상시켰으며, GEM/T 개량을 통하여 탄도탄 요격능력을 더욱 향상시켰다.

패트리엇 PAC-3의 발사장면 <출처: 미 육군>

한편 MIM-104F PAC-3는 SDI의 ERINT(Extended Range Interceptor, 장거리 요격기)에 해당하는 미사일로 PAC-2 보다 소형화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PAC-2에서는 1개 발사대에 4발만을 장착했으나, PAC-3에서는 그 4배인 16발을 장착할 수 있다. 또한 고폭 파편탄두를 사용하는 PAC-2의 경우 탄도탄의 완전파괴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PAC-3 에서는 직접충돌(Hit-to-kill, HTK) 방식의 탄두를 사용하여 탄도탄 요격능력을 향상시켰다.

사드(THAAD) 미사일

사드 미사일의 발사장면 <출처: 미 국방부>

THAAD(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전구 고고도 지역방어) 미사일은 반경 수백km의 전구(Theatre)에 존재하는 지역적 위협에 대응하는 탄도탄 요격용 미사일이다. THAAD는 PAC-3처럼 운동에너지 요격체를 이용하여 직접충돌 방식으로 요격한다. 차이점은 고도로, PAC-3가 30km까지의 저고도를 담당하는 반면 THAAD는 PAC-3 이상의 고도에서 최대 150km의 상공까지 고고도 요격이 가능하다.

수송기 편으로 한반도에 전개한 사드 발사차량 <출처: 미 국방부>

THAAD는 연동시에 최대 600km까지 탐지가능한 TPY-2 X밴드 레이더와 함께 운용되며,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십수회의 시험발사를 통해 성공적인 요격을 기록하여, 현존하는 가장 성숙한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로 평가된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2009년에는 하와이에, 2013년 4월에는 괌에 THAAD를 배치한 바 있다. 한편 치열한 도입논란 끝에 주한미군은 2017년 4월 경상북도 성주군에 사드 1개포대를 배치했다.

이지스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미국의 지리적 특성상 ICBM을 종말단계 가운데 상층에서 요격하기 위해서는 해상기반의 미사일 방어를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에 따라 이지스 순양함·구축함을 활용하는 이지스 탄도미사일 방어체계(Aegis Ballistic Missile Defense System)가 등장했다. 시스템의 핵심은 함대방공 무기체계로 성공을 거둔 AN/SPY-1 이지스 레이더와 스탠다드(Standard) 대공미사일의 조합이다.

SM-3 미사일은 종말단계의 상층요격용으로 개발되었다. <출처: 미 해군>

애초에 레이건 행정부 기간동안 해군은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하여 수상함 기반의 경량 외기권 발사체(LEAP, Lightweight Exo-atmospheric Projectile) 사업을 추진했었는데, 이를 이지스 시스템과 결합한 것이 SM-3 미사일이 되었다. SM-3는 현재 블록1A와 블록1B가 실전배치되어 있으며, 미·일이 공동개발한 블록2A는 2015년 6월 시험발사에 성공한 이후 2018년부터 배치될 예정이다. SM-3 블록1A/B는 요격고도 500km 사거리 700km에 불과하지만 블록2A는 고도는 1,200km에 사거리는 2,500km까지 증가했다. 한편 다탄두 ICBM에 대응하기 위한 다탄두형 요격체인 SM-3 블록2B도 계획되었으나 현재는 취소된 상태이다.

SM-3 미사일의 진화과정. 맨 오른쪽은 블록2B는 현재 취소된 상태다. <출처: 레이시온>

한편 이지스 탄도미사일방어체계는 수상함 이외에 지상에서도 운용되도록 개조되었다.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은 AN/SPY-1 레이더와 SM-3 미사일을 구축함이 아니라 지상기지로 올린 것을 가리킨다. 이지스 어쇼어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사업이 추진되어, 2015년 5월 루마니아 남부의 데베셀루 미 공군기지에 최초로 설치되었다. 2018년에는 폴란드에 2번째 이지스 어쇼어가 설치될 예정이며, 일본은 2017년 12월 19일 일본 전역을 방어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이지스 어쇼어를 2개소에 설치하기로 각료회의에서 결정했다.

루마니아에 설치된 이지스 어쇼어 <출처: 미 해군>

지상기반 외기권 방어체계

미국이 보유한 미사일 방어체계 가운데 가장 높은 고도에서 방어하는 것이 지상기반 외기권방어(Ground-Based Midcourse Defense, GMD)체계이다. GMD는 이미 중간비행단계에 이르는 탄도탄을 대기권 밖인 우주의 영역에서 요격하는 체계이다.

오비탈 사이언스 사의 GBI가 사일로에 탑재되고 있다. <출처: 미국 미사일방어청>

GMD는 발사체로는 오비탈 사이언스 사에서 제작하는 GBI(Ground-Based Interceptor, 지상기반 요격체), 미사일과 충격하는 킬 비히클(Kill Vehicle)로는 EKV(Exoatmospheric Kill Vehicle), 탐지체계로는 SBX-1 해상기반 X밴드 레이더(sea-based X-band)나 AN/TPY-2 전방배치(Forward-Based) 모드 X밴드 레이더, 페이브포(PAVE PAWS) 신형조기경보레이더(Upgraded Early Warning Radar, UEWR), SBIRS(Space-Based Infrared System, 우주기반 적외선 체계) 위성 등으로 구성된다.

2,000km 이상을 탐지할 수 있는 해상기반 X밴드 레이더인 SBX-1 <출처: 미국 미사일방어청>

현재 미국은 최초에 알래스카의 포트 그릴리(Fort Greely)와 캘리포니아의 반덴부르크(Vandenberg) 공군기지에 GBI 30발을 2010년까지 배치했다. 한편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2013년 오바마 행정부는 GBI 14발을 추가로 배치하기로 결정하여 2017년 11월 2일 44번째 GBI를 포트 그릴리에 배치함으로써 추가배치를 완료했다. 한편 미국은 2020년까지 GBI에 탑재하여 동시에 여러 발의 탄두를 요격할 수 있는 MOKV(Multi-Object Kill Vehicle, 다중 목표물 파괴요격체)를 개발하여 배치할 예정이다.


일본의 미사일 방어체계

미자와 기지에 배치된 자위대의 패트리어트 PAC-3 미사일 <출처: 미 공군>

일본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공고히 한 제1의 공신은 다름 아닌 북한이다. 1998년 8월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실험 이후 일본은 미국과 탄도미사일 방위시스템의 공동연구개발계획을 결정하고, 패트리어트 PAC-3와 스탠더드 SM-3 미사일을 도입을 결정했다. 

특히 2005년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가능성이 높아지자 일본은 PAC-3와 SM-3의 도입계획을 1년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또한 2006년 7월 북한이 미사일 발사시험을 동시다발적으로 감행하자, 요격미사일의 필요성은 들끓었고, 동년 10월 9일 핵실험을 실시하자 PAC-3 도입은 일본 국방정책의 최우선순위로 자리매김했다. 중장거리 탄도탄을 요격하는 SM-3 미사일도 역시 1년 앞당겨져 2007년 도입되었다.  한편 일본은 미군의 TPY-2 X밴드 레이더 배치를 2006년 아오모리현 미사와 공군기지에 허가한데 이어, 2013년에는 교탄고의 쿄가미사키 파견기지에 TPY-2 레이더의 배치를 지원하고 있다.

AN/TPY-2 X밴드 레이더 <출처: 레이시온>

한편 북한의 화성12호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여 시험발사되는 일이 반복되는데 더하여 북한의 6차 핵실험까지 실시하자, 일본 각의는 2017년 12월 19일 일본 전역을 방어하기 위하여 이지스 어쇼어를 2개소에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대한민국에 최초로 탄도미사일 요격시스템이 도입된 것은 1994년으로, 주한미군이 패트리어트 PAC-2 1개 포대를 도입한 것이 시작이었다. 우리나라도 이른바 ‘서울 불바다’ 위협 발언 이후인 1990년대 중반부터 SAM-X사업을 추진하면서 당시 개발이 한창이던 패트리어트 PAC-3를 도입하려고 했다. 그러나 1997년 시작된 IMF 사태의 여파로 차세대 전투기부터 한국형 험비까지 모든 사업들이 후순위로 밀리면서 사업은 좌초되었다. 한편 주한미군은 2004년에는 패트리어트 PAC-3를 한국에 전진 배치했는데, 한반도 전체 방어는 물론이고, 전시 핵심자산을 지키기에도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KAMD의 탐지임무를 수행하는 EL/M-2080 슈퍼 그린파인 레이더 <출처: IAI 엘타>

우리 정부는 2000년 이후 다각도로 미사일 방어를 추진했으나, 정치권에서 미국제 MD 불가론이 불거지면서 독자시스템 개발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2006년부터 KAMD(Korean Air and Missile Defense;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구축이 결정되었다. 우선 KAMD의 탐지를 위하여 이스라엘제 슈퍼 그린파인 레이더가 도입되었으며, 요격시스템으로는 미국의 PAC-3를 우선도입하며, 국산 요격미사일인 MSAM(Medium-range Surface-to-Air Missile)과 LSAM(Long-range Surface-to-Air Missile)을 개발하기로 했다. MSAM은 현재 천궁PIP가 실전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LSAM은 2015년부터 탐색개발을 시작하여 2023년부터는 실전배치될 전망이다.

천궁 PIP

M-SAM의 개발은 러시아에 대한 원조차관을 무기로 돌려받는 불곰사업으로 인하여 가능하게 되었다. 우리 군은 러시아의 원천기술을 활용해 탄도탄 요격미사일의 독자개발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철매II(현 천궁) 대공미사일의 개발을 시작했다. 천궁의 개발에는 2006년부터 약 8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천궁 PIP의 발사장면 <출처: 대한민국 국방부>

우선 항공기의 요격을 담당하는 천궁은 2011년 개발이 완료되었고, 작년 10월 이미 전력화됐다. 한편 탄도탄을 요격하는 미사일은 천궁을 바탕으로 이를 개량한 천궁-PIP 미사일로, 개발은 거의 완료되어 이미 2016년 3월에는 탄도미사일 요격에 성공한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여태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20년까지는 천궁-PIP 포대 20개가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저자 소개

양욱 | Defense Analyst
서울대학교 법대를 거쳐 국방대학교에서 군사전략을 공부했고, 줄곧 국방 분야에 종사해왔다. 중동지역에서 군 특수부대를 훈련시키기도 했고, 아덴만 지역에서 대(對)해적 업무를 수행하는 등 민간군사요원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수석연구위원 겸 WMD 대응센터장으로 재직하며, 합참·방위사업청 자문위원, 해·공·육군 정책자문위원으로 우리 국방의 나아갈 길에 대한 왕성한 정책제안활동을 하고 있다. 본 연재인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