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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 공군 전술공군사령부(TAC: Tactical Air Command)는 적지 종심 타격 임무와 요격임무를 병행할 전폭기의 도입을 추진하면서 소련의 방공망을 저고도로 돌파해 전술 핵폭탄을 고속으로 투하한 후 전장에서 이탈할 수 있는 장거리 요격 전폭기의 요구도를 발행했다. 한편 미 해군은 소련의 장거리 비행 폭격기가 발사하는 장거리 대함미사일로부터 항모전투단(Carrier Battle Group)을 보호할 장기 체공형 장거리 요격기가 필요해지게 되면서 적을 최대한 먼저 발견하기 위해 현존 전투기보다 더 강력한 레이더와 사거리가 긴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는 함대 방공 전투기(FAD: Fleet Air Defense aircraft)의 도입을 검토하게 되었다. 하지만 1961년에 취임한 로버트 맥나마라(Robert S. McNamara, 1916~2009) 국방장관은 개발비용 절감을 위해 공군과 해군의 두 사업을 하나로 합치도록 지시해 해군과 공군은 ‘두 요구도를 충족할 수 있는 한 대의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게 되었다. 하지만 해, 공군이 각자 바라는 항공기 간에는 상이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두 군은 별도로 사업을 추진하기를 희망했으나, 미 국방부는 공군 요구도에 기반한 전술 시험 전투기(TFX: Tactical Fighter Experimental)를 우선 개발한 후 해군 요구도에 맞춰 일부를 개량하는 방식으로 두 요구도를 충족시키는 방식을 밀어붙였다. 이를 위해 종심 침투 핵 투발용 항공기로 개발하던 F-111 아드바크(Aardvark)를 베이스로 삼은 F-111B 형상이 TFX 사업용 항공기로 선택됐으며, 이렇게 선정된 공통 플랫폼의 개발업체로는 F-111 제조업체인 제네럴 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사와 함재기 명가인 그루먼(Grumman) 사의 파트너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하지만 미 해군은 공군의 요구도와 절충을 하다간 정작 해군에 필요한 요구도를 못 맞춘 기체가 나올 것을 우려했다. 특히 F-111B은 중량이 너무 무겁고 엔진 실속이 잦다는 문제가 발견되었으며, F-111 항공기 계열의 항모 이착함 특성이 매우 나쁘다는 점 때문에 함재기로 적합하지 못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이 내용은 토머스 코놀리(Thomas F. Connolly, 1909~1996) 미 해군 작전사령부 항공작전차장(중장)이 직접 의회에 보고했으며, 미 해군은 그루먼 사에 F-111B의 형상 변경이나 대안을 찾아보도록 의뢰했다. 결국 1968년 5월부로 TFX 사업은 중단되었고, 미 해군은 독자적으로 차기 전투기 개발에 돌입하게 된다. 그루먼은 F-111의 수많은 대안과 개량안을 연구한 끝에 통칭 “303 설계”를 최종 개발 계획안으로 확정했으며, 해군이 독자 진행하는 사업의 기체에는 ‘톰캣(Tom Cat)’이라는 명칭이 붙게 되었다. 이는 주로 항공기에 고양이과 이름을 붙여온 그루먼 사의 전통에 토머스 코놀리 제독의 이름을 합쳐 “톰의 고양이(Tom’s Cat)”라는 의미로 명명한 것이다.

해군이 독자적으로 시작한 사업은 해군 시험 전투기(VFX: naVal Fighter eXperimental)로 명명됐으며, 이번에는 순수한 장거리 함대 방공 요격기를 목표로 잡았다. 그루먼은 TFX 사업 중단 후에도 계속 303 설계를 진행했으며, 1967년에 이 형상을 미 해군에 정식으로 제안했다. 미 해군 항공체계사령부(NAVAIR: Naval Air Systems Command)는 1968년 7월부로 VFX 사업 제안요청서(RFP)를 발행하면서 요구도에는 2인승에 트윈 엔진을 갖춘 초음속 공대공 전투기를 요구했다. 입찰이 시작되자 제네럴 다이내믹스와 그루먼 외에도 링-템코-보우트(Ling-Temco-Vought: 2000년에 그룹 도산 후 미사일 사업부만 록히드-마틴이 인수), 맥도넬-더글러스(McDonnell-Douglas; 1997년 보잉에 합병), 노스 아메리칸 락웰(North American Rockwell; 2001년 그룹 도산 후 항공우주 분야만 보잉이 인수)이 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이 중 네 업체가 가변익(可變翼) 기체 형상을 제안했다. 미 해군은 같은 해 말 맥도넬-더글러스와 그루먼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으며, 그 중 다시 그루먼을 1969년 1월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미 해군은 전투기의 개발시간을 절감하고, 앞서 공통 플랫폼 개발을 주창했던 맥나마라 국방장관이 VFX 사업의 방향을 트는 것을 막을 요량으로 시제기 개발을 건너뛰고 곧장 실용개발(FSD: Full-Scale Development) 단계로 넘어갔다. 제식번호 F-14를 부여 받은 VFX 기체는 계약자 선정으로부터 불과 22개월 만인 1970년 12월 21일에 초도 비행을 실시했으며, 1973년에 초도운용능력(IOC: Initial Operational Capability) 판정을 받고 1974년 9월부터 실전배치에 들어갔다.

F-14는 당시 미국의 최첨단 기술이 녹아 있던 기체인데다, 장거리 교전 능력이 탁월한 기체였기 때문에 해외로 수출하지 않는 것이 기본 방침이었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단 한 차례 수출이 성사된 바 있다. 그 배경은 1972년 4월 9일, 소비에트 연방공화국(소련)은 이라크와 군사지원 협정을 체결하면서 이라크에게 전투기와 전차를 비롯한 최신 무기를 제공하기로 약속한 사건에서 출발한다. 소련의 조치는 1968년에 프랑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조치를 단행하면서 미국이 대신 이스라엘을 후원하기 시작한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즉, 소련은 이라크에 최신무기를 지원하는 대신 이라크를 중동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할 발판으로 삼은 것이다. 하지만 소련-이라크 협정에 당황한 것은 다름아닌 이라크의 지역 내 라이벌인 이란이었다. 시아파의 거두인 이란 입장에서 수니파의 맹주인 이라크와의 군비 대칭성이 깨진다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심각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친미 성향인 모하마드 레자 샤 팔레비(Mohammad Reza Shah Pahlavi, 1919~1980) 샤(Shah: 국왕)는 미국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페르시아 만의 풍부한 유전층을 장악할 수 있는 전투기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팔레비 국왕은 스스로가 전투기 조종사 출신이었기 때문에 전투기를 특히 더 각별하게 생각했으며, 소련이 중동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소련 공군의 MiG-25가 마하 3의 속도로 계속 이란 영공을 침범했기 때문에 이를 견제할 최신예 전투기의 도입을 원했다. 미국의 닉슨(Nixon) 행정부는 반드시 중동에서 소련의 영향력을 상쇄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란의 요청을 신중하게 검토했고, 이에 따라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 국가안보보좌관을 1972년 5월 이란으로 급파하여 ‘이란이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군수 장비는 무엇이든 팔겠다’는 백지수표를 제안했다. 이란은 검토 끝에 일찍이 미국이 그 어디에도 판매한 적이 없는 F-14 톰캣과 AIM-54 피닉스(Phoenix) 공대공 미사일을 선택했다. 미 국방부와 국무부는 이 거래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나, 행정부의 방침이 이미 정해졌기 때문에 결국 F-14에 대한 최초이자 유일한 해외 수출 승인(E/L: Export License)을 내어줄 수 밖에 없었다.

이란은 총 80대의 F-14와 284기의 피닉스 미사일 구매 계약을 체결한 후 1976년부터 기체를 인도받기 시작했으나, 인도가 거의 마무리 되던 1979년에 이란 이슬람 혁명이 터지면서 팔레비 왕조가 전복됐다. 이에 이란에 인도될 예정이던 최종 기체인 80호기는 수출이 중단되어 이란에 인도되지 않고 미 해군이 인수했다. 이슬람 혁명 후 이란은 혁명 전에 구입한 미제 F-4, F-5 및 F-14의 후속군수지원(ILS: Integrated Logistics Support)이 끊겨 부품 수급에 문제가 발생했으므로 역설계를 통한 유사 부품 제작과 기체 부품의 우회 수입을 병행하고 있으며, 역설계 과정에서 입수된 일부 데이터는 소련에게 제공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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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F-14는 초음속, 쌍발엔진, 가변익을 채택한 전천후 전투기로, 최대 24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할 수 있고 주변 공역을 계속 스캔하는 동안 AIM-54A 피닉스 공대공 미사일을 최대 여섯 발까지 발사할 수 있다. F-14의 전방 조종석은 HUD(Head-Up Display)와 두 장의 다목적 평면스크린 디스플레이(MFD: Multifunction Display)가 설치되어 있으며, 후방 조종석에는 레이더 요격 장교를 위한 AN/APG-71 레이더 디스플레이와 항공기 센서 장비들이 설치되어 있다. F-14의 가장 뛰어난 점은 장거리 전투 및 탐지 능력이다. F-14는 300km 가까운 범위의 표적을 20개 이상 동시 추적할 수 있어 어지간한 동세대 항공기보다 훨씬 먼 거리에서 적을 먼저 포착하고 추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능력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등장한 스텔스 기술 때문에 다소 효용성이 격감한 측면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F-14의 가장 확연한 외관 상의 특징은 특유의 가변익 설계다. 가변익은 비행 중 자동으로 각도를 조정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으나, 필요에 따라서는 조종사가 수동으로 변경하여 날개 각도를 조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통상적으로 이륙 시에는 날개각이 20도를 유지하도록 하여 안정성을 높이고, 이륙 후 비행이나 착륙시에는 자동으로 날개각이 68도로 조정되어 항력을 줄인다. 또한 항모 수납시에는 최대 75도까지 날개를 접어 차지하는 공간을 최소화 할 수 있다.

F-14는 마하 2.5의 속도로 비행이 가능하며, F-14를 위해 제작된 미사일인 AIM-54 피닉스 공대공 미사일을 운용할 경우 최대 190km 밖에서 적기를 격추할 수 있다. 이 능력은 함대 방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건이자 F-14의 가장 뛰어난 장점이다. F-14 내부에는 GE사의 벌칸(Vulcan) M61A1 20mm 기총이 동체 우현에 설치되어 있어 최대 675발까지 사격이 가능하다.

초창기 F-14 A/B형에는 휴즈에서 제작한 AWG-9 전천후 다목적 X-밴드 펄스-도플러(Pulse-Doppler) 레이더가 장착되어 있었으나, 육지 위에서 레이더의 하향탐지/하방공격(Look down Shootdown)에서 문제가 있음이 발견되었다. 또한 AWG-9가 최대 6개 표적에 방사파가 좁은 ‘스포트라이트(Spotlight)’ 빔을 차례로 조사(照射)하고, 이를 받은 AWG-9의 아날로그 컴퓨터는 6개의 표적이 계속 오던 방향대로 진행한다고 가정하여 표적의 미래 위치를 계산하는데, 여기서 표적이 예상위치에서 빠르게 벗어나버리면 AWG-9의 탐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허점이 있었다.

이에 따라 문제점을 개선한 AN/APG-71 레이더가 F-14D형부터 장착되었다. APG-71은 F-15에 장착된 APG-70과 유사한 기술을 이용한 레이더로, 디지털 처리 속도가 빨라 졌을 뿐 아니라 레이더 잔상 필터링이나 탐지 범위 등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 AN/APG-71은 최대 740km까지 탐지가 가능하나, 안테나의 설계 한계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최대 370km까지 탐지가 가능하다. 휴즈 사는 55대의 레이더와 수리부품을 납품했으나, 추가 구매가 이루어지기 전에 사업이 취소되고 후속 관리는 레이시온(Raytheon)사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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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F-14는 1974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실전 배치에 들어갔으며, F-4 팬텀(Phantom) II와 교대하면서 엔터프라이즈 항모(USS Enterprise, CVN-65)에 편제되어 있던 제 1 · 2 전투비행대대(VF-1 / VF-2)에 처음 배치되었다. F-14의 첫 임무는 사이공(Saigon: 오늘 날의 호치민 시)에서 철군하는 미군의 지원 임무였다.

F-14의 첫 실전 기록은 1981년 8월 19일, 북아프리카 시드라(Sidra) 만(灣)에서 달성됐다. 1973년부터 리비아가 시드라 만을 자국 영해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하자 미국은 국제법 기준에 맞지 않는 리비아의 선언을 무시하고 항행의 자유(FON: Freedom of Navigation)를 선언했다. 시드라 만 사건이 벌어진 날도 미 해군은 포레스탈(USS Forrestal, CV-59)항모와 니미츠(USS Nimitz, CVN-68)항모를 해역에 파견하고 있었으며, S-3A 바이킹(Viking) 해상 초계기를 띄워 일부러 리비아가 주장한 영해를 무시하고 국제법 상의 공해 경계까지 진입시켰다. 잠시 후 E-2 조기경보통제기가 인근 구르다비야(Ghurdabiyah) 기지에서 이륙하는 리비아 공군 Su-22 전투기 두 대를 포착했는데, 문제는 앞서 띄운 S-3A에 위협 경보장치나 미사일 대응체계가 장착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S-3의 보호를 위해 긴급하게 두 대의 F-14가 이함했다. 양측의 전투기는 300m 거리까지 접근했고, 이어서 Su-22가 먼저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F-14가 모두 회피했다. 곧이어 역으로 선회한 F-14는 AIM-9L 사이드와인더(Sidewinder) 미사일을 이용해 두 대의 Su-22를 모두 제거했다. 잠시 후 사출한 Su-22의 두 조종사를 수색구조하기 위해 리비아 공군의 MiG-25 두 대가 니미츠 항모 쪽으로 접근했지만, 다시 F-14 두 대가 이함하여 다가가자 MiG-25는 선회하여 돌아갔다.

8년 뒤인 1989년에도 시드라에서 다시 리비아 공군과 미 해군이 충돌하여 ‘2차 시드라 만 사건’이 벌어졌는데, 이 때에도 리비아의 MiG-23과 접전에 들어간 F-14가 적기 두 대를 모두 격추하면서 완승으로 끝났다. 이후 F-14는 1991년 사막의 폭풍 작전(Operation Desert Storm), 1995년 보스니아 내전, 1999년 유고 폭격작전, 2001년 아프간 자유작전 및 2003년 이라크 자유작전에 참전하여 전투 정찰 임무와 폭격 임무를 소화했다.

미 해군의 F-14는 2006년 2월 8일, 두 대의 ‘톰캣’이 이라크에서 마지막 폭격 임무를 완수한 뒤 시어도어 루즈벨트 항모(USS Theodore Roosevelt, CVN-71)에 귀환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이미 2006년 초까지 계속 실전에서 운용 중이던 F-14는 단 22대뿐이었으며, 이들 기체는 전량 시어도어 루즈벨트 함에서 운용하고 있었다. 이들 기체가 소속되어 있던 두 개의 F-14 전투비행대대는 2006년 3월 10일자로 미 본토에 귀환했으며, 이들 중 제 213 전투비행대대(VF-213)는 F/A-18E/F로 기종전환을 실시했다.

사실 F-14는 운용기간이 32년 밖에 되지 않아 타 기체에 비해 비교적 일찍 퇴역한 케이스였는데, 이에 대해서는 몇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존재한다. 우선 해외 판매가 되지 않은 기체였기 때문에 후속 군수지원 단가가 지나치게 올라갔고, 움직이는 가변익 구조와 이에 딸린 유압체계 자체가 민감한 기기였기 때문에 관리가 까다로운 측면도 있었다. 한 때 톰캣을 폭격기 용도로 개량하는 ‘밤캣(Bombcat)’ 계획도 입안된 적이 있었으나, 퇴역이 임박했던 2006년 경에는 F-14의 한 시간 비행 당 정비시간이 50시간 이상 필요했을 정도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됐으므로 기골보강이나 수명연장을 실시하는 것보다 퇴역처리 하는 것이 낫다는 계산이 설 수 밖에 없었다. F-14의 퇴역이 결정되자 미 해군은 소량의 전시용 기체를 제외하고는 전량의 F-14를 폐기처리 했는데, 통상 대부분의 퇴역물자는 사막지역에서 일정주기 동안 보관하는 관례와 상반된 이 조치는 퇴역한 F-14의 부품이 적성국인 이란에게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이는 미 해군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은 전투기의 퇴역치고는 다소 쓸쓸하고 삭막한 최후였다.

F-14는 현재까지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란이 운용하고 있다. 이란이 몇 기의 F-14가 정상적으로 운용 중인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상당 수의 기체는 동류 전환을 위해 해체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만성적인 F-14 교체부품 문제로 어려움이 많지만, 지역 내 경쟁국가의 보유 기체 중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하는 F-14를 포기할 수 없어 부품확보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1981년에는 한 이란계 무역회사가 제조사인 그루만 사를 접촉해 교체부품 일부의 구매를 시도했지만 미 국무부는 해당 부품의 수출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또한 미국이 해외에 판매한 항공기 부품이 여러 차례 우회 경로를 통해 이란으로 흘러 들어간 것이 포착되기도 했으며, 2001년에는 미 세관이 이란으로 흘러 나가던 밀수물자가 실린 화물 컨테이너 16기를 압류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이 안에는 F-14 캐노피 한 개, 항공기 부품, 미사일 부품 등이 실려 있었다. F-4나 F-5의 경우는 미국의 해외수출 국가가 많아 중고부품이나 우회수입 형태로 부품을 조달할 방법이 있지만, F-14의 경우는 순전히 미국에서 직접 부품을 조달하는 방법 밖에 없어 F-14의 운용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짐작된다.

이란은 자체적으로 레이더를 교체하고, 무전장비와 항법체계를 업그레이드 했으며, R-73 미사일을 통합하고, 지대지 미사일인 호크(Hawk)를 공대지로 개조하여 F-14에 장착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피닉스 미사일을 역설계 한 파쿠르(Fakour)-90 미사일도 통합했다. 이란은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 기간 중 F-14를 투입하여 이라크 군의 MiG-25 및 미라쥬(Mirage) F-1EQ와 교전을 벌였으며, 피닉스 미사일이 소진되고 후속 군수지원용 부품이 부족한 상태로 전쟁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160:3이라는 경이로운 공중전 교환비율을 기록했다. 이란 공군은 이란-이라크 전쟁 개전 당시 77대의 F-14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전쟁 기간 중 8대를 잃었으며, 그 중 한 대는 이란 공군 F-14의 오인으로 격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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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형

F-14A 톰캣: 기본 형상으로, 복좌식에 쌍발엔진으로 설계된 미 해군용 요격 전투기. 미 해군이 도합 478대를 도입했고 이란이 79대를 구입했다. 최종 인도된 102대는 프랫 앤 휘트니(P&W)사의 TF30-P-414A 엔진을 장착했다. 이란은 최초 80대를 구매했으나 이란 이슬람 혁명 발발에 따라 총 79대만이 인도되었다. 현재에도 이란 이슬람 공군 제 81, 82 전술전투비행단이 F-14A형을 운용 중이다.

F-14B 톰캣: 1987년 3월부터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실시하면서 F-14A+로 명명됐던 기체. 최초 설치됐던 TF30-P-414A 엔진 대신 GE사의 F110-GE-400 엔진으로 교체했으며, ALR-67 레이더 호밍/경고 체계(RHAW)가 장착됐다. 1991년 5월부터 F-14A+라는 명칭에서 F-14B로 변경되었으며, 총 48대가 F-14A에서 B형으로 업그레이드 되었고, 별도의 38대가 처음부터 B형 사양으로 제작됐다. 1990년대 후반에 67대가 기골보강과 공격/방어 항전체계를 업그레이드 했으며, 해당 기체는 F-14B 업그레이드형으로 불린다.

F-14D 슈퍼 톰캣(Super Tomcat): 1991년부터 양산된 최종 형상으로, B형과 같은 F110-400 엔진을 장착했고 항전을 최신형 디지털 항전체계로 교체했다. 또한 조종석을 전면 디지털로 개량했으며, AWG-9 레이더를 AN/APG-71 전천후 다목적 X-밴드 펄스 도플러 레이더로 교체했다. 14D형에는 공중 재밍 방어체계(ASPJ), 합동 전술정보전파체계(JTIDS)가 설치됐으며 적외선 수색탐지체계, 통칭 IRST가 장착됐다. F-14D는 총 55대 양산으로 생산이 종료됐는데, 이는 1989년 딕 체이니(Dick Cheney) 당시 국방장관이 F-14D형의 추가구매보다는 같은 예산으로 타 F-14 기종의 현대화를 추진하는 것이 낫다는 논리를 밀면서 생산이 끝났다. 이에 따라 18대의 F-14A형이 D형으로 업그레이드 되었으며, 37대가 처음부터 D형 사양으로 제작됐다. 이후에도 미 해군장관은 132대의 F-14D가 필요하다고 계속 요청했으나 체이니 부통령은 해당 기체가 1960년대 기술이라고 폄하하며 추가 도입 승인을 거부했다.

F-14AM 알리캣: 이란 공군이 2010년경 업그레이드를 실시한 F-14A의 파생기종. 아랍에서 운용한다는 의미로 '알리캣(Alicat)'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2030년까지 수명연장을 실시했으며 항전장비와 화력 통제장비 일부를 교체하여 R-73E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54A 피닉스 공대공 미사일, AIM-7E 스패로우 공대공 미사일, AIM-9J 사이드와인더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동체 도장도 독자적인 3색 도색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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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 종류: 요격기/제공권 장악용 다목적 전투기/ 함대방어용 전투기
- 제조사: 그루만 항공(Grumman Aerospace Co., 現 노스롭-그루만 1969~1991)
- 승무원: 2명 (조종사/레이더 요격장교)
- 전장: 19.1m
- 날개길이: 11.58m (접은 상태), 19.55m (펼친 상태)
- 전고: 4.88m
- 날개면적: 54.5m² (접은 상태), 93.6m² (펼친 상태)
- 자체중량: 19,838 Kg
- 적재중량: 27,700 Kg
- 최대이륙중량: 33,720 Kg
- 최대 연료 탑재량: 7,350 Kg(내부연료탱크)
- 추력체계: 16,10 파운드 GE F110-GE-400 엔진 X 2 (애프터버너 시 28,200 파운드)
- 최고속도: 마하 2.34 (고도 2,485 m/h 조건)
- 전투반경: 926 km
- 페리 반경: 2,960 km
- 실용상승한도: 15,200m
- 상승률: 229 m/s
- 날개 하중: 468.7 kg/m²
- 추력대비중량: 0.88 
- 기본 무장: 20mm M61A1 6연장 개틀링 기관총 (675발)
- 하드포인트: 10개 (동체 하부 6개, 엔진 흡입구 옆 2개, 날개 아래 2개)
- 무장: 
  ㄴ AIM-54 피닉스(Phoenix) 공대공 미사일
  ㄴ AIM-7 스패로우(Sparrow) 공대공 미사일
  ㄴ AIM-9 사이드와인더(Sidewinder) 공대공미사일
  ㄴ MIM-23 호크(Hawk) 미사일(이란 공군/공대공으로 개량)
  ㄴ 합동정밀직격탄(JDAM)
  ㄴ 레이저유도식 페이브웨이(Paveway) 시리즈
  ㄴ Mk 80 계열 폭탄
  ㄴ Mk 20 록아이(Rockeye) II 계열 폭탄
- 센서: 전술 항공정찰 포드체계(TARPS) / LANTIRN 표적획득 포드
- 항전체계: 
  ㄴ 휴즈(Hughes) AN/APG-71 전천후 다목적 X 밴드 펄스-도플러 레이더
  ㄴ AN/ASN-130 관성항법체계, 적외선 추적탐색체계
  ㄴ 원격조작식 영상 향상 수신기 (ROVER) 
- 대당 가격: $3,800만 달러 (1998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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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