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5.1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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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M48 패튼(Patton) 전차

여전히 우리 안보를 책임지는 1세대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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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병대가 운용하는 M48A3K 전차 <출처: 유용원의 군사세계>

개발의 역사

1951년, 미국은 M47 전차의 생산을 시작했지만 소련의 T-54 전차에 맞서기 위해 배치를 서두르다 보니 많은 문제점이 들어났다. 기대가 컸던 M12 스테레오식 거리측정기가 조작이 불편한데다 툭하면 고장이 발생했다. AVDS-1790 엔진은 4드럼의 휘발유로 겨우 100km만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연비가 나빴다. 거기에다가 소련이 T-54를 개량한 T-55 전차를 조만간 배치할 것이라는 첩보까지 입수되었다.

급하게 만들어져 과도기적으로 주력전차의 역할을 담당한 M47 <출처: Public Domain>

하지만 획기적인 신예 전차를 만들만큼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아서 기존 전차의 단점을 개량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루어졌다. 미 육군은 M103 중(重)전차가 채택한 둥그런 형태의 포탑처럼 지금까지 수많은 전차를 개발하면서 터득한 많은 기술들을 적용한 T48 프로젝트 전차를 주목했다. M47이 본격 양산이 시작된 1951년에 프로토타입이 완성된 상태였기에 시간적으로도 유리했다.

M48의 프로토타입인 T48 <출처: (cc) Simon at Wikimedia.org>

방어력과 기동력도 향상시켜야 했지만 무엇보다 T-54, T-55가 장착한 100mm 구경의 D-10 전차포가 위협으로 다가와 일단 공격력 향상에 역점을 두었다. 소련도 마찬가지였지만 당시 전차를 개발할 때 가장 염두에 둔 것은 제2차 대전 당시처럼 유럽 평원에서의 대규모 기갑전이었다.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새로운 전차포를 개발하는 대신에 M46, M47이 사용 중인 90mm 구경 주포를 개량하기로 결정했다.

1952년 7월1일 조지 패튼 장군의 미망인인 베아트리스 패튼(Beatrice Ayer Patton) 여사가 M48 패튼 전차의 명명식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 미 육군>

비록 화력은 부족하지만 장전 속도가 빨라 대규모 근접 기갑전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핵심은 사통장치였다. 아무리 먼저 보고 먼저 쏘아도 정확도가 떨어지면 아무런 효과를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M47을 실망하게 만들었던 조준기도 개량되었고 주포의 부앙각을 자동 조절해주는 T30 탄도계산기를 탑재한 덕분에 T48은 초탄 50퍼센트, 차탄 90퍼센트라는 당시 기준으로 상당히 놀라운 명중률을 기록했다.

스위스 군사 박물관에 전시 중인 미 육군의 초기양산형 M48 <출처: Public Domain>

각종 테스트 결과에 만족한 미군은 새로운 전차를 M48로 명명하고 1952년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M47을 불과 2년 만에 단종시키고 M48 제작에 주력했을 만큼 기대가 대단했다. 당시 냉전의 최일선이라 할 수 있는 유럽 주둔 미군을 시작으로 많은 동맹국과 친미 국가에 공급되었고 이후 실전에서 상당히 많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소련에 대응하기 위해 촉박하게 개발된 만큼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독일 연방군이 사용하던 M48A2C <출처: Public Domain>

주포의 신뢰성은 좋았지만 화력은 두고두고 고민거리였다. 또한 초기 모델은 M47과 동일한 AVDS-1790 엔진을 사용했기에 주행능력이 신통치 못했다. 결국 미국은 1956년 개량형인 M60 전차의 개발에 착수해 1961년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흔히 패튼(Patton)이라 불리는 전차는 같은 개발 선상에 놓인 M46, M47, M48, M60을 일컫다. 따라서 M48은 흔히 마지막 패튼이라 불린 M60으로 가는 중간자적 역할을 담당했다고 볼 수 있다.


특징

전작인 M47이나 뒤에 등장하는 M60과 뚜렷하게 구분이 되는 둥근 포탑은 외형상 M48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마치 소련 전차를 벤치마킹 한 것 같은 이런 구조는 당시만 해도 방어력을 상당히 증가시켜 줄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M48뿐만 아니라 압연강판과 주조식 강철 구조물 장갑을 채택한 제1세대 전차의 방어 능력은 부가 장갑을 장착하지 않는 한 현재는 생존성을 담보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90mm 주포에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초기형 M48A1. 둥근 포탑과 T자형 머즐브레이크가 인상적이다. <출처: Public Domain>

라이벌인 T-54, T-55보다 높이가 60cm가 더 나가 방어에 불리할 것으로 보았지만 실전에서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았고 오히려 전방 시야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105mm 구경의 M68 전차포를 채택한 M48A5부터는 사용하지 않으나 또 하나의 외형적 특징 중 하나가 포구에 설치된 T자 혹은 Y자 형의 머즐브레이크다. 미국 전차 최초로 핸들 식 조향 장치를 채택해서 조종이 편리했고 변속기와 서스펜션의 성능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M48A2C의 엔진을 정비하는 모습. AVDS-1790 가솔린 엔진의 저연비는 상당히 골치 아픈 문제였다. <출처: (cc) Unterillertaler at Wikimedia.org>

초기형에 장착한 가솔린 엔진은 800리터 연료로 고작 130km 내외를 주행할 수 있었을 만큼 연비가 나빴다. 한때는 소련 전차처럼 드럼을 외부에 장착하는 생각까지 했지만 경유가 아니라 폭발 위험이 큰 휘발유라서 포기했을 만큼 상당히 골머리를 앓았다. 1963년, 500여km를 주행할 수 있는 AVDS-1790-2 디젤 엔진이 탑재된 M48A3이 등장하면서 고질적인 저연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운용현황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의 M48. 이처럼 실전을 통해 꾸준히 개량이 이루어졌다. <출처: Public Domain>

M48은 미군에서 주력을 담당한 기간이 짧았지만 많은 수량이 제작되고 20여 개국에 공급되어 장기간 활약했기에 제2차 대전 후 등장한 서방 전차 중에서 실전 투입 경험이 가장 많은 전차의 지위를 얻었다. 주적은 개발 당시부터 라이벌로 여겨지던 소련의 T-54, T-55였는데, 처음에는 열세라고 예상되었지만 뛰어난 전과를 보여 주었고 경우에 따라 제2세대 전차인 T-62를 압도하기도 했다.

1966년 미 군사원조의 일환으로 도입된 M48 전차의 모습 <출처: 대한민국 국방부>

특히 주요 사용국이었던 이스라엘은 수차례의 중동전에서 아랍 국가들의 소련제 전차를 제압했다. 하지만 당시 전황을 분석하면 훈련과 작전에서 이스라엘이 앞섰던 것이지 전차의 성능 차이로 인해 발생한 결과는 아니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오히려 1973년 벌어진 제4차 중동전쟁 당시에는 대전차미사일에 쉽게 격파당하고 유폭으로 인해 승무원 희생이 커지는 유압 계통의 약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제4차 중동전쟁 당시 격파당한 이스라엘군의 M48A5 <출처: Public Domain>

이처럼 M48은 중동전쟁은 물론 베트남 전쟁, 인도-파키스탄 분쟁, 이란-이라크 전쟁처럼 수많은 국지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1959년 12,000여대를 끝으로 생산을 종료했고 현재 미군에서는 전량 퇴역했지만 여전히 많은 나라에서 활약 중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말 베트남 전쟁 참전에 따른 국군 현대화 계획의 일환으로 도입을 시작했고 현재 터키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수량을 운용하는 나라다.


변형 및 파생형

M48은 생산량도 많고 장기간 사용되다 보니 개량형과 파생형이 다양하다. 특이한 점은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도입국 현지에서 자체 개량한 형식도 많다는 점이다.

미국

M48: M47을 기반으로 새로운 포탑에 M41 90mm 전차포를 장착한 기본형

M48A1: M2HB 기관포를 내부에서 작동할 수 있는 M1 전차장용 큐폴라 장착

M48A1 <출처: Public Domain>

M48A2: 엔진과 변속기의 성능이 향상되고 차체 후방부와 포탑이 재설계

M48A2 <출처: (cc) Buonasera at Wikimedia.org>

M48A2 AVLB: M48A2 차체를 이용한 교량 전차

M48A2 AVLB <출처: (cc) Jan Rehschuh at Wikimedia.org>

M48A2C: M17 거리측정기 장착하고 텐션 조절용 보조륜과 궤도지지롤러의 수를 줄인 개량형

M48A2C <출처: Public Domain>

M48A3: M60 전차의 디젤 엔진을 장착

M48A3 <출처: (cc) Bukvoed at Wikimedia.org>

M48A4: 실패로 끝난 M60A2 포탑을 개량해 M48A3 차제에 장착하자는 제안형

M48A4 <출처: 미 육군>

M48A5: M68 105mm 주포 장착

M48A5C <출처: Public Domain>

M67, M67A1, M67A2 : M48 자체를 이용한 화염방사차

M67A2 <출처: 미 육군>

한국

M48A3K: M48A1 등을 M48A3 사양으로 개조하고 성능이 향상된 사통장치, 연막발사기 등을 추가

M48A3K <출처: 미 국방부>

M48A5K: M68 105mm 주포를 장착

M48A5K <출처: 대한민국 국방부>

이스라엘

마가크(Magach)-3: M48A1/ A2/ A3을 L7 105mm 강선포로 교체하고 엔진, 변속기, 통신 장비도 교체

마가크(Magach)3 <출처: (cc) Bukvoed at Wikimedia.org>

마가크(Magach)-5: M48A5에 우르단 큐폴라와 추가 장갑 장착.

대만

CM-11: M60A3 차체에 M48A5 포탑을 결합하고 M1 전차의 사통장치와 반응장갑 장착

CM-11 <출처: (cc) 玄史生 at Wikimedia.org>

CM-12 : M60A3 차체에 M48A3 포탑 결합.

터키

M48A5T1: M60A1 사통장치와 독일제 MTU 엔진 장착

M48A5T2: M60A3 사통장치와 레이저 거리측정기 장착

스페인

M48A5E/ E1/ E2/ E3: 거리측정기, 사통장치, 장갑, 큐폴라 등을 개량한 스페인의 M48A5

독일

Kampfpanzer M48A2GA2 : M48A2의 주포를 M68 105mm 전차포로 환장

Minenraeumpanzer Keiler : M48A2C의 차체를 이용한 지뢰 제거 전차


제원

- 생산업체: 크라이슬러 디펜스, 포드 자동차, 아메리칸 로코모티브
- 도입연도: 1952년
- 중량: 49.6톤
- 전장: 9.3m
- 전폭: 3.65m
- 전고: 3.1m
- 장갑: 압연장갑, 주조식장갑
- 무장:
└ 90mm T54 강선포×1(M48A3) / 105mm M68 강선포×1(M48A5)
└ 12.7mm M2HB 중기관총×1
└ 7.62mm M73 기관총×2
- 엔진: 콘티넨탈 AVSI-1790-2 V12 공랭식 트윈 터보 디젤 엔진 700마력(560kW)
- 추력대비중량: 16.6마력/톤
- 서스펜션: 토션 바
- 항속거리: 463km(M48A3) / 499km/h(M48A5)
- 최고속도: 68km/h(M48A5)
- 양산대수: 12,000대 이상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