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5.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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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BM-27 다연장로켓포

새로운 다연장로켓의 시대를 개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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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최초의 220mm 중(重) 다연장로켓포인 BM-27 <출처: Public Domain>

개발의 역사

K-239 천무, M270, BM-30같은 최신 다연장로켓포들은 정확도가 미사일과 맞먹는 유도 로켓도 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적 전력이 밀집되어 있거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을 일거에 제압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한다. TOT(Time On Target) 사격처럼 일반 야포로도 일거에 화력 투사가 가능은 하나 다연장로켓포의 효과에 비할 수는 없다. 이처럼 다연장로켓포는 무시무시한 위력에 비해 사용 용도가 의외로 제한 된 무기이기도 하다.

소련은 BM-13 '카츄사'와 같은 다연장로켓을 2차대전 당시부터 활용해왔다. <출처: Public Domain>

그래서 제2차 대전에서 활약한 BM-13과 요즘 사용 중인 최신형을 비교해도 기본적인 역할과 목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다만 시간이 흐른 만큼 평면적으로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사거리, 위력, 정확도가 향상되었다. 당연히 그런 과정에서 다연장로켓포 역사에 인상적인 변화를 이끈 여러 걸작들이 등장했다. 본격적인 중(重)다연장로켓포 시대를 개막한 BM-27 우라강(Uragan, 러시아 제식명 9K57)도 그중 하나다.

BM-27은 1975년부터 실전배치가 시작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 당시에 북한은 1960년대 소련이 개발한 BM-21을 복제한 방사포로 공격을 가했다. 그런데 170여발의 로켓을 발사했지만 의외라 할 만큼 전과가 미미해서 많은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많은 원인이 거론되었는데 로켓의 성능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도 그중 하나였다. 불량도 많았지만 122mm 구경은 탄두와 장약을 충분히 넣을 정도의 크기가 아니어서 사거리와 파괴력이 약한 편이다.

전작인 BM-21과 함께 전시된 BM-27. 발사관과 탑재 차량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출처: (cc) Dmitry A. Mottl at Wikimedia.org>

사실 여러 실전을 통해서 이런 문제점을 알고 있던 소련은 이미 1970년대에 단점을 보완한 BM-27의 개발에 착수했다. 지금도 다연장로켓포는 무유도 로켓을 발사할 경우 초탄 공격 후 위치를 즉시 보정할 수 있는 일반 야포에 비해 정확도가 좋은 편이 아니다. 따라서 BM-27의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위력과 사거리 향상이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보다 큰 탄두와 많은 장약을 넣을 수 있도록 로켓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었다.

BM-27의 러시아 정식 제식명은 9K57이다. <출처: (cc) Vitaly Kuzmin at Wikimedia.org>

이에 따라 220mm 구경의 발사관이 채용되었다. 로켓은 발사 시 발생하는 커다란 충격을 곧바로 외부로 방출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어쩔 수 없이 발사관을 비롯한 주변에 상당한 압력을 준다. 최대 수십 발의 로켓을 연속적으로 발사하게 되면 사격 도중 위치가 변동될 수 있고 이는 목표물 타격에 커다란 문제가 된다. 따라서 다연장로켓포는 안정성이 상당히 중요하다.

FROG-7 지대지 로켓의 운반체로도 사용된 ZiL-135 대형 트럭 <출처: Public Domain>

구경이 커진 만큼 BM-27은 발사 시 발생하는 충격도 커졌다. 개발을 담당한 NPO Splav은 일반 트럭에 탑재한 전작들과 달리 16개의 발사관을 9K52(이른바 FROG-7) 지대지 로켓의 TEL(발사차량) 등으로 사용 중인 ZiL-135 대형 트럭에 결합해서 난제를 해결했다. 이렇게 일사천리로 개발을 마친 BM-27은 1975년부터 소련군에 배치되었고 현재 구 소련권 국가들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운용 중이다.


특징

BM-27이 사용하는 사거리 35km의 로켓탄은 인마살상용 고폭탄 외에도 화학탄을 비롯한 다양한 탄두를 적재할 수 있다. 또한 300여개의 PFM-1 대인 지뢰를 150헥타르 면적에 즉시 살포할 수 있다. 기본형 기준으로 총 16발의 로켓을 모두 발사하는데 불과 20초 정도가 걸린다. 이처럼 사격 시간이 짧아서 공격 후 즉시 현지를 이탈해 위치를 바꿀 수 있어서 대포병 사격으로부터 생존성이 뛰어나다.

BM-27은 220mm 로켓탄을 채용하여 사거리가 최대 35km에 이른다. <출처: topwar.ru>

구경이 220mm로 커지면서 한 번에 발사 가능한 로켓탄 수는 줄었지만 개별 로켓의 위력은 이전의 122mm 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 거기에다 로켓 후미에 자세 제어용 핀을 부착해 사격 정확도를 대폭 향상시켰다. BM-21은 사격 후 로켓을 재장전하는데 대략 1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만 BM-27은 별도의 9T452 운반차량에 실린 로켓을 크레인을 이용해서 재장전 시간을 20분으로 단축시켰다.

BM-27의 플랫폼인 ZiL-135트럭은 지상고가 58cm에 이르러 험난한 지형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출처: topwar.ru>

로켓발사관을 장착한 8륜식 ZiL-135 대형 트럭은 각각 4개의 바퀴를 구동하는 2개의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20t 화물을 적재하고도 야지에서 최고 65km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또한 NBC 방호 장치와 로켓 발사 시 발생하는 화염을 차단하는 방열판을 갖추어 승무원을 안전하게 보호 한다. 자동화 사격시스템을 갖추어 승무원들이 탑승한 상태로 정차 후 3 분 안에 발사 준비를 갖출 수 있다.


운용현황

현재 BM-27은 구 소련에 속했던 국가들뿐만 아니라 기니, 시리아, 에리트리아 등에서 사용 중이다. 러시아는 1990년대 들어 성능이 강력해진 BM-30으로 서서히 대체 중이지만 BM-27이 여전히 수적으로 다연장로켓 전력의 주력을 담당하고 있는 최대 운용국이다. 구 소련 시절부터 야포 못지않게 다연장로켓을 상당히 중시하는 러시아는 현재 200여문의 BM-27을 운용중이고 여기에 더해 700여문을 예비로 보관하고 있다.

BM-27 우라강은 여전히 러시아에서 사용중이다. <출처: topwar.ru>

실전 참가는 많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측되나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에 BM-27로 지뢰를 살포해서 무자헤딘의 퇴로를 막는 전술을 많이 사용했다는 것 정도를 제외하고 알려진 전과는 그다지 많지 않다. 2014년에 시작된 이른바 돈바스 전쟁 당시에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이 사용되었다는 정보도 있으며 걸프전쟁, 예멘내전, 시리아내전 등에서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크다.

시리아 군이 사용중인 BM-27 다연장로켓 <출처: Encyclopedia of Syrian military>

불발로 끝났지만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있다. 이른바 불곰 사업 당시에 연구용으로 BM-27과 BM-30을 도입하려 했으나 소량이라는 이유로 러시아에서 판매를 거부했다. K-136 구룡의 개발에 BM-13을 많이 참고했던 전례가 있었으므로 만일 당시에 BM-27과 BM-30의 도입이 이루어졌으면 배치가 시작된 국군의 신예 다연장로켓포인 K-239 천무의 모양이 현재와 다를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BM-27의 발사 프로세스 동영상 <출처: 유튜브 >

변형 및 파생형

- 9P140 Uragan : ZiL-135 트럭에 탑재한 기본형

9P140 <출처: (cc) Vitaly Kuzmin at Wikimedia.org>

- Uragan-1M : 자동화 시스템을 장착하고 BM-30의 300mm 발사관도 부착할 수 있도록 제안 개량형. 2016년부터 러시아 육군에 납품이 시작되었다.

Uragan-1M <출처: 러시아 국방부>

- 9A53 Uragan-U : MZKT-7930 8륜 트럭에 15연장 발사관을 탑재한 제안 개량형

- 바스티온-03 : 우크라이나 AvtoKrAZ가 제안한 6륜 KrAZ-63221RA에 발사관을 설치한 프로토타입

바스티온-03 <출처: modernweapon.ru>

- 9T452 : 탄약운반차

9T452 <출처: Public Domain>

제원

- 제작사: NPO Splav
- 도입연도: 1975년
- 전투: 20톤
- 운용요원: 6명
- 구경: 220mm
- 발사관수: 16
- 최대사거리: 35km
- 차량: ZIL-135 8X8 트럭
- 엔진: 6.9L ZIL-375YA V8 x2 (총 360마력)
- 최고속도: 65km/h
- 항속거리: 400km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