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

처음부터 이지스 탑재를 염두에 두고 선체가 개발된 알레이버크급 구축함과 달리 배치가 시급했던 타이콘데로가급은 기존 스프루언스급의 선체를 이용했으나 AN/SPY-1 탑재로 상부 구조물이 커졌고 이 때문에 무게 중심이 맞지 않아 복원성에 문제가 있었다. 1, 2번함은 헬기 운용도 포기하고 소나 장착도 뒤로 미룬채로 취역시켰을 정도였다. 이런 고질적인 문제는 마스트 구조를 3각 지주로 바꾼 3번함에 이르러서야 해결되었다.

최초 구상 당시에 타이콘데로가급은 운용 효율을 높이고 이지스 가동에 소모되는 엄청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핵추진으로 구상했지만 계획이 변경되면서 베이스가 된 스프루언스급과 동일하게 LM2500 가스터빈엔진 4기에 의해 가동되는 2축의 가변 피치 프로펠러를 작동시켜 운행된다. 부족한 전력은 추가 장착된 앨리슨(Allison) 501-K17 가스터빈 발전기를 가동시켜 충당하고 있다.

타이콘데로가급의 상징은 단연코 레이더와 전투체계라 할 수 있다. 강력한 AN/SPY-1 외에도 보다 먼 거리를 탐색할 수 있는 AN/SPS-49 대공레이더와 AN/SPG-62 화력관제레이더를 비롯한 다양한 센서와 관제시스템을 이용해 최대 200개의 목표를 동시에 탐색해 추적한 후 가장 위험한 24개의 목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물론 최종 판단은 지휘관이 하지만 이런 복잡한 과정을 고성능 컴퓨터가 신속히 처리한다.

탄생 후 40년 동안 꾸준히 향상된 이지스 시스템의 성능에 따라 타이콘데로가급은 크게 4개의 베이스라인(Baseline)으로 구분된다. 초기형인 베이스라인 1은 실험적 성격이 강했고 Mk41 수직발사관을 장착한 베이스라인 2부터 전투력이 대폭 강화되었다. 베이스라인 3은 성능이 향상된 AN/SPY-1B 레이더가, 최종형인 베이스라인 4는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이 사용하는 채택한 최신형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탑재했다.

타이콘데로가급의 핵심 무장은 베이스라인 2부터 장착된 Mk41 수직발사관과 여기서 운용되는 각종 미사일이다. 함수와 선수에 각각 8모듈씩 총 122셀로 구성된 수직발사관에는 함대 방공 및 고고도 미사일 격추에 사용되는 SM-2, SM-3, ESSM 대공미사일, ASROC 대잠로켓, 토마호크(Tomahawk) 함대지 순항미사일 등이 탑재되며, 작전 목적에 따라 임무 수행 전에 수량을 조절할 수 있다.

대공미사일이 요격을 못한 전투기나 미사일을 막기 위한 최후 수단인 근접방어무기체계(CIWS)로 패일랭스(Phalanx) 2문이 장착되어 있다. 주 임무인 함대 방공 외에도 하푼(Harpoon) 대함미사일로 대함 작전을, Mk46 어뢰발사관과 2기의 대잠헬기를 이용해 대잠 전투를 벌일 수 있다. 이지스함이지만 1970년대에 설계된 전투함답게 선수와 선미에 127mm 함포 2문이 탑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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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현황

현재 미국만 운용한 타이콘데로가급은 총 27척이 건조되어 5척이 퇴역했고 22척이 가동 중이다. 함정들은 전략적 이동 전개 능력이 탁월하므로 어느 한곳에 계속 속해서 임무를 수행하지는 않는다. 다만 현재 미 해군이 총 7개 함대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1개 함대에 평균적으로 3척이 배치되어 있고 일반적으로 2척이 휴식, 정비에 들어가므로 1척이 상시 가동 중이라고 보면 된다.

미 해군의 주력함답게 실전에서 많은 활약을 펼쳤다. 이란-이라크 전쟁처럼 국지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공해상의 위기를 차단하거나 1980년대 중반 리비아 해상 차단전, 1990년의 걸프전처럼 미군이 참전한 전쟁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냉전 말기였던 1988년에 CG-48 요크타운(Yorktown)이 흑해 연안에서 훈련을 벌이다가 이를 견제하는 소련 해군의 호위함과 충돌하는 일촉즉발의 위기상황도 있었다.

1988년 7월 3일, 걸프해 인근에서 작전 중이던 CG-49 빈센스(Vincennes)에서 발사한 미사일에 의해 이란항공 655편 에어버스 A300여객기가 격추되어 290명이 사망한 비극은 미 해군 역사에서 두고두고 치욕으로 남을 만한 사건이었다. 여객기를 이란 공군의 F-14로 오인해서 격추시켰다고 했지만 미국 내에서도 커다란 비난을 불러왔을 만큼 문제가 많았고 결국 1996년 6,180만 달러의 보상금을 지불했다.2008년 2월 20일에 CG-67 샤일로와 CG-70 레이크 이리가 임무 중 문제가 발생한 군사위성 USA-193을 SM-3으로 공격해서 격추하는데 성공했다. 지상으로 추락 시 맹독성 연료로 인한 위험을 막고자 실시된 작전이었지만 자연스럽게 미국을 공격하는 탄도탄을 고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입증되었다. 이에 러시아와 중국은 우주에서의 무기 사용을 금지하기로 한 우주조약 제4조를 위반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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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및 파생형

베이스라인 1

AN/SPY-1A 이지스 레이더와 Mk26 2연장 미사일 발사대를 특징으로 한다.

베이스라인 2

이지스 베이스라인 2 시스템을 탑재하였으며, 미사일 발사대가 Mk41 수직발사관으로 교체되었다.

베이스라인 3

레이더가 AN/SPY-1B로 교체되면서 탐지 및 표적처리능력이 향상되었다.

베이스라인 4

AN/UYK-43/44 컴퓨터에 작전 능력이 향상된 베이스라인 4를 탑재하였으며, 타이콘데로가의 최종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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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베이스라인 2기준)

- 제작: 잉걸스 조선소(Ingalls Shipbuilding), 배스 아이언 조선소(Bath Iron Works)
- 배수량: 9,800톤
- 전장: 173m
- 선폭: 16.8m
- 흘수: 10.2m
- 추진기관: 4 × 제너럴 일렉트릭 LM2500 가스터빈(60,000kw)
- 속력: 32.5노트
- 항속거리: 6,000해리(20노트 순항 시)
- 무장:
   └ 2 × 61셀 Mk41 수직미사일발사관
           RIM-66M-5(SM-2MR Block IIIB) 대공미사일
            RIM-156A(SM-2ER Block IV) 대공미사일
            RIM-161(SM-3) 대공미사일
            RIM-162A(ESSM) 대공미사일
            RIM-174A(Standard ERAM) 대공미사일
            BGM-109 토마호크(Tomahawk) 대지미사일
            RUM-139A VL-ASROC 대잠로켓
    └ 8 × RGM-84 하푼(Harpoon) 대함미사일
    └ 2 × Mk32 12.75인치 3연발 어뢰발사관
    └ 2 × Mk45 Mod2 5인치 함포
    └ 2 × 패일랭스(Phalanx) Block 1B CIWS
    └ 2 × 25mm Mk38 기관포
    └ 2~4 × 12.7mm M2 기관총
- 전자장비:
    └ AN/SPY-1B 레이더
    └ AN/SPS-49 대공레이더
    └ AN/SPG-62 화력통제레이더
    └ AN/SPS-73 대함레이더
    └ AN/SPQ-9 함포사격통제레이더
    └ AN/SLQ-32 전자전장치
    └ AN/SQQ-89(V)1/3 - A(V)15 대잠소나장치
    └ AN/SQS-53 고정소나
    └ AN/SQR-19 견인소나
    └ AN/SQQ-28 조기경보시스템
    └ Mk36 SRBOC 채프플레어 기만장비
    └ AN/SLQ-25 디코이
- 함재기: 2 × SH-60 대잠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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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