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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유사시 영공을 방어하는 공군은 전투기를 중심으로 편성되어 있다. 전투 조종사는 장기간에 걸친 체계적인 훈련과정이 필요하며 많은 국가의 공군은 다수의 훈련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고등훈련기는 비행성능이 높기 때문에 약간만 개조하면 무장을 탑재하는 경공격기로 변신할 수 있다. 이러한 고등훈련기 겸 경공격기는 평소에는 고등비행훈련에 사용하고 유사시에는 경공격기로 실전에 투입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영국은 냉전 시기에 군사력을 서독에 전진 배치하였고 전투기를 비롯한 공군력도 파견하고 있었다. 한편 영국 공군은 조종사를 양성하는 훈련기는 영국 본토에서 운영하였기에 유사시 최전선에 투입할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1960년대 초반에 영국공군은 폴랜드 나트(Folland Gnat) T Mk.1, 호커 헌터(Hawker Hunter) T Mk.7 기종을 훈련기로 사용하였고, 노후화에 따라 새로운 훈련기가 필요하였다.

반면에 유럽 본토의 서부에 위치한 프랑스는 바르샤바 조약군이 프랑스의 동쪽까지 진출하는 경우에 대비하여 유사시 훈련기를 전투에 투입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프랑스 공군이 사용하는 훈련기는 푸가 마지스테르(Fouga Magister), 록히드(Lockheed) T-33, 닷소(Dassault) 미스테르(Mystère) IV 기종이었다.

1960년대 초부터 영국과 프랑스는 노후 훈련기를 최신 기종으로 교체하려는 검토를 시작하였다. 영국 공군은 AST(Air Staff Targer) 362라는 명칭으로 초음속 훈련기를 검토하였고, 프랑스 공군은 ECAT(École de Combat et d'Appui Tactique, Tactical Combat Support Trainer)라는 명칭으로 가격이 저렴한 훈련기 겸 경공격기를 검토하였다. 영국 공군의 계획에는 BAC(British Aircraft Corporation), 헌팅(Hunting), 호커 시들리(Hawker Siddley), 폴랜드가 경쟁하였고, 프랑스 공군의 계획에는 브레게(Breguet), 포테(Potez), 슈드 항공(Sud Aviation), 노르(Nord), 닷소가 경쟁하였다.

냉전 시기에 영국과 프랑스 공군은 각종 최신예 기종을 개발하는데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하였고, 훈련기에 투입할 예산이 넉넉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정에 따라 양국 공군은 신형 훈련기를 공동으로 개발하자는 협상을 시작하였고, 1965년 5월에 ECAT(훈련기 겸 경공격기)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하였다. 지금은 국제공동개발이 많아졌지만 당시만 해도 국제공동개발이 생소하던 시절이었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추진한 ECAT 사업은 최초의 군용기 국제공동개발 사업으로 기록되었다. ECAT 사업의 개발업체로 선정된 영국 BAC, 프랑스 브레게는 50:50 비율로 업무를 분담하기로 합의하고, 1966년에 SEPECAT(Société Européenne de Production de l'avion d'École de Combat et d'Appui Tactique)이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하였다. 영국은 주익, 공기흡입구, 후방 동체를 담당하였고, 프랑스는 전방 동체, 중앙 동체, 랜딩기어를 담당하였다. 다만 개발은 공동으로 진행하지만 최종조립은 각자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당초 영국은 초음속 훈련기를 요구하였고, 반면에 프랑스는 아음속 훈련기 겸 경공격기를 계획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시도하는 국제공동개발이라서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프랑스에서 많은 부분을 양보하여 초음속 훈련기 겸 경공격기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개발이 시작되고 요구하는 성능이 높아지면서 비용이 크게 상승하였다. 결국 양국 공군은 당초에 계획하였던 고등훈련기를 포기하고 본격적인 공격기로 방향을 변경하였다. 고등훈련기 개발을 포기하면서 영국은 호크(Hawk) 고등훈련기, 프랑스는 서독과 공동으로 알파 제트(Alpha Jet) 고등훈련기 겸 경공격기를 별도로 개발하였다.

순탄하지 않았던 재규어(Jaguar) 공격기 개발은 1968년 9월 4일에 시제 1호기가 초도비행에 성공하면서 사업에 탄력을 얻었다. 영국과 프랑스 공군은 각각 200대씩 구입하기로 합의하였고 8대의 개발 시제기를 제작하였다. 영국 공군은 재규어 S(GR Mk.1, 단좌) 165대, 재규어 B(T Mk.2, 복좌) 35대, 프랑스 공군은 재규어 A 160대(단좌), 재규어 E 40대(복좌)를 도입하여 1972년부터 실전에 배치하였다. 이와는 별도로 프랑스 해군은 노후한 에탕다르(Etendard) IV 함상 공격기를 대체하기 위해 재규어 M 공격기를 구입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함상기 개발에 따른 개발비용의 상승에 따라 취소하고 에탕다르 IV 공격기를 개량한 슈페르 에탕다르(Super Entendard) 공격기를 개발하여 도입하였다.

냉전 시기에 소련은 10만대의 전차와 10만대의 장갑차를 중심으로 하는 기갑부대를 서독의 동쪽 국경에 배치하여 군사적으로 압박하였다. 이에 대응하여 나토(NATO)군은 유사시 제공권을 확보하고 공군력으로 공격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영국 공군은 재규어 S 공격기를 개발하자 곧바로 서독에 배치하였는데 유사시에는 곧바로 출격, 적 항공기지를 급습하여 항공기를 파괴하는 임무가 중요하였다. 그리고 적 기갑부대가 전진하면 기관포와 로켓탄으로 아군 지상부대를 지원한다. 이에 따라 재규어 공격기는 실전에서 활주로가 아닌 장소에서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튼튼한 기체와 랜딩기어(landing gear)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영국 공군의 재규어 S 공격기는 유사시 남하하는 소련 해군을 공격하는 임무도 담당하였다.

프랑스 공군의 재규어 공격기는 영국과 임무가 많이 다르다. 프랑스 공군은 냉전 시기에 미라쥬(Mirage) IV 폭격기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유사시 미라쥬 폭격기가 출격할 경우 재규어 공격기가 작전을 지원하도록 하였다. 재규어 A 공격기는 레이더를 공격하는 미사일로 무장하고 미라쥬 IV 폭격기의 항로를 위협하는 적 레이더와 대공포를 공격한다.

재규어 공격기는 개발 이후 해외수출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였다. 그러나 열심히 판매활동을 벌인 영국과 달리 프랑스는 미라쥬 전투기의 수출에 더 노력하고 있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재규어 공격기는 오만, 나이지리아, 인도, 에콰도르 등 영국과 외교관계가 밀접한 국가에만 수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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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기체

재규어 공격기는 주익과 공기흡입구를 높은 위치에 설치하여 야전 비행장에서 운용하기 편리하다. 주익의 후퇴각은 40%이며 고속비행에 적합하게 설계되었다. 그리고 주익 전체에 걸쳐 대형 플랩(flap)을 설치하는 대신 보조익(ailerons)이 없는 점이 특징이다. 대형 플랩의 덕분에 재규어 공격기는 이착륙 거리가 짧으며, 야전 비행장에서 이착륙하기 편리하도록 이중 타이어(tire)를 가지고 있다.

엔진

재규어 공격기는 영국 롤스로이스(Rolls-Royce), 프랑스 터보메카(Turbomeca)에서 공동개발한 아도어(Adour) 터보팬 엔진을 탑재한다. 크기가 작지만 추력이 큰 아도어 엔진은 재규어 공격기를 비롯하여 호크 고등훈련기, T-45 고등훈련기, 미쓰비시 T-2 고등훈련기/F-1 전투기에도 탑재된다. 인도 공군은 2013년부터 재규어 공격기를 성능개량하면서 미국제 하니웰(Honeywell) F125IN 엔진으로 교체하고 있다. 연비가 높은 고성능 엔진을 탑재하는 재규어 공격기의 전투행동반경은 약 850 km이며, 경쟁 상대인 MiG-27 전투공격기를 능가한다.

무장

재규어 공격기의 고정무장은 30 mm 기관포 2문(복좌형 1문)이다. 영국 공군의 재규어는 30 mm 아덴(ADEN) 기관포를 탑재하며, 프랑스 공군의 재규어는 30 mm DEFA 기관포를 탑재한다. 재규어 공격기는 고정무장 이외에 영국과 프랑스 공군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무장을 4.5톤까지 탑재할 수 있다. 주로 탑재하는 공대지 무장은 마트라(MATRA) SNEB 68mm 로켓탄, 마트라 AS.37 마텔(Martel) 레이더공격 미사일, AS.30 레이저유도 공대지 미사일, 각종 레이저유도 폭탄 등이다. 공대지 무장은 동체와 주익 아래에 있는 5개의 파일론에 탑재한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전자전 포드(ECM pod), 정찰 포드, ATLIS/TIALD 표적 추적 포드를 탑재할 수 있다.

공대공 무장은 R550 매직(Magic) 공대공 미사일, AIM-9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을 주익 위에 있는 전용 발사대에 탑재한다.

성능개량

영국 공군 재규어 GR Mk.1 공격기는 관성항법장치를 사용하여 외부로 전파를 발사하지 않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성능개량형인 재규어 GR. Mk.3 공격기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GPS 항법장비로 개량되었으며, 신형 HUD, 대형 디스플레이(display)가 조종실에 설치되었다.

재규어 공격기를 신뢰하는 인도 공군은 2030년까지 사용하기 위해 다린(Darin) III라고 불리는 성능개량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날씨가 더운 인도에서 파워가 부족한 아도어 엔진을 대신하여 하니웰 F125IN 신형 엔진으로 교체한다. 그리고 신형 레이더, GPS 항법장비, 플라이 바이 와이어(fly-by-wire) 비행조종장치, 글라스 콕피트(glass cockpit), 비행기록장치 등을 탑재한다. 인도 HAL에서 성능개량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2년에 시제기가 초도비행에 성공하였다. 인도 공군은 모두 125대의 재규어 공격기의 성능개량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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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재규어 공격기는 크고 작은 실전에 참전하여 활약한 기종으로 유명하다. 재규어 공격기의 첫 번째 실전투입은 1991년 걸프전이다. 당시 다국적군에 참가한 영국과 프랑스 공군은 재규어 공격기를 지상공격임무에 투입하였다. 영국 공군이 투입한 12대의 재규어 공격기는 모두 612회 출격을 기록하였으며 단 한 대의 손실도 없었다. 프랑스 공군은 28대의 재규어 공격기를 걸프전에 투입하여 615회 출격을 기록하였다. 프랑스 공군의 재규어 공격기 중 1대는 이라크군의 지대공 미사일에 피격되었다.

걸프전 이후 1995년 코소보 공습작전에도 영국 공군의 재규어 공격기가 투입되어 레이저 유도폭탄을 사용하는 정밀폭격임무를 수행하였다. 2003년에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자 영국 공군은 터키에서 재규어 공격기를 출격시키려고 하였으나 터키 정부의 반대로 실전에 투입하지 못하였다. 프랑스 공군이 투입한 6대의 재규어 공격기는 이탈리아 기지에서 63회 출격하여 지상공격임무를 수행하였다.

영국 공군은 유로파이터 전투기를 실전에 배치하면서 2007년까지 재규어 공격기를 퇴역시켰다. 한편 프랑스 공군도 라팔(Rafale) 전투기를 실전에 배치하면서 2005년까지 모든 재규어 공격기를 퇴역시켰다.재규어 공격기의 수출형인 재규어 인터내셔널(Jaguar International)은 에콰도르, 나이지리아, 오만에 수출되었다. 에콰도르 공군은 중남미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재규어 공격기를 선택하였으며, 1977년부터 재규어 ES(단좌) 10대, 재규어 EB(복좌) 2대를 도입하였다. 재규어 공격기는 1995년에 벌어진 페루와의 국경분쟁 당시 실전에 투입되었다.

나이지리아 공군은 1984년부터 재규어 SN(단좌) 13대, 재규어 BN(복좌) 5대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외교적인 문제로 18대의 2차 도입은 계약이 취소되었고 나머지 기체도 부품조달 문제로 운용이 중단되었다.오만 공군은 재규어 OS(단좌) 10대, 재규어 OB(복좌) 2대를 1977년부터 도입하였다. 그리고 1980년대 중반에 영국, 인도 공군의 중고 기체 12대를 추가 도입하여 운용하였다. 오만 공군의 재규어 공격기는 2014년에 모두 퇴역하였다.

현재 재규어 공격기를 운용하는 유일한 국가는 인도이다. 인도는 자체 개발하던 HF-25 전투기의 개발이 부진하자 재규어 공격기를 대체 기종으로 선정하였다. 인도는 모두 168대를 도입하였는데 1차분 40대는 영국에서 생산한 기체를 직수입하였다. 2차분 128대는 인도의 HAL(Hindustan Aeronautics Limited)에서 면허생산을 하였다. 인도에 수출된 재규어 공격기는 인도 공군의 요구에 따라 엔진, 전자장비, 무장 등이 개량되었다. 인도 공군의 재규어 공격기는 1987년부터 1990년까지 스리랑카 평화유지활동에 투입되었다. 한편 1999년에 일어난 인도와 파키스탄 국경분쟁 당시 인도 공군의 재규어 공격기는 레이저 유도 폭탄을 사용하는 지상공격임무에 투입되었다. 인도 공군의 재규어 공격기는 성능개량을 거쳐 2030년까지 일선에서 운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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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및 파생형

재규어 A : 프랑스 공군 전천후 단좌 공격기. 160대 생산

재규어 B : 영국 공군 복좌 전환훈련기. 38대 생산(추가생산 3대 포함)

재규어 BN : 나이지리아 공군 복좌 전환훈련기. 5대 도입

재규어 E : 프랑스 공군 복좌 전환훈련기. 40대 생산

재규어 EB : 에콰도르 공군 복좌 전환훈련기. 2대 도입

재규어 ES : 에콰도르 공군 단좌 공격기. 10대 도입

재규어 IB : 인도 공군 복좌 전환훈련기. 32대 도입

재규어 IM : 인도 공군 단좌 해상공격기. AM39 엑조세(Exocet) 공대함 미사일 탑재. 12대 도입

재규어 IS : 인도 공군 단좌 공격기. 124대 도입

재규어 OB : 오만 공군 복좌 전환훈련기. 2대 도입

재규어 OS : 오만 공군 단좌 공격기. 10대 도입

재규어 S : 영국 공군 전천후 단좌 공격기. 165대 생산

재규어 SN : 나이지리아 공군 복좌 전환훈련기. 13대 도입

재규어 M : 프랑스 해군 함상 공격기. 개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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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재규어 A/GR Mk.1)

- 형식 : 쌍발 단좌 공격기
- 전폭 : 8.69 m
- 전장 : 16.83 m(피토관 포함)
- 전고 : 4.89 m
- 자체중량 : 7,000 kg
- 표준이륙중량 : 10,954 kg
- 최대이륙중량 : 15,700 kg
- 엔진 : RR-터보메카 아도어 Mk.102 터보팬 엔진(추력 2,340kg, A/B 3,350kg) × 2
- 최대속도 : M 1.6/11,000 m, M1.1/해면고도
- 순항속도 : M 0.65/12,000 m
- 실용상승한도 : 14,000 m
- 전투행동반경 : 825 km(기내연료, Hi-Lo-Hi), 1,315 km(최대연료, Hi-Lo-Hi)
- 페리항속거리 : 3,524 km(최대연료)
- 무장(고정) : 30mm 기관포 × 2(복좌형 1문)
- 무장(폭탄) : 4,500 kg
- 무장(미사일) : AS.30/AS.37 공대지 미사일 × 3,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 2
- 승무원 :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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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이재필 | 군사저술가
항공 및 방위산업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과 실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한 항공산업의 발전과 역사, 그리고 해군함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에 방산과 항공 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