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3.2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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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자국 기술로 개발한 일본 최초의 군용 헬기

가와사키 OH-1 관측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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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1 관측헬기는 일본 방위성 최초의 국산헬기로 엔진, 항전장비까지 모두 국산화 장비를 적용하고 있다. <출처 : 육상자위대>

개발의 역사

지상전에서 보병에게 화력을 지원하는 포병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지만 실전에서 포병은 멀리 떨어져 있는 목표물을 향해 사격을 하기 때문에 정작 포병 자신은 직접 목표물을 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포탄이 떨어지는 곳을 정확하게 확인하여 아군 지역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사격이 빗나갈 경우 수정하여 알려주는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전에는 이러한 임무를 지상에서 활동하는 관측요원이 담당하였으나, 항공기가 등장하자 점차 항공관측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미 육군은 이러한 항공관측 임무용 항공기를 관측기(Observation Aircraft)로 분류하며, 대부분 세스나(Cessna), 파이퍼(Piper) 항공기 제작회사에서 생산하는 민간용 경항공기를 군용으로 개조하여 사용하였다.

공격헬기와 비슷하게 탠덤(tandem) 방식으로 채택한 OH-1 관측헬기는 기체의 크기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비행성능을 최대한 높이도록 개발되었다. <출처 : 육상자위대>

2차 대전 이후 헬리콥터의 제작기술이 발달하고 항속거리와 탑재량이 증가하면서, 헬리콥터는 군용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수준으로 발전하였다. 2차 대전과 6.25 전쟁 등 실전에서 미 육군은 고정익(Fixed Wing) 관측기를 많이 사용하였는데, 최전방 전선에서 관측기 이착륙에 필요한 활주로가 필요하기에 매우 불편하였다. 그런데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헬리콥터(Helicopter)가 등장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1948년에 미 육군은 벨(Bell) OH-13 헬기를 항공관측 임무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구형 O-1 버드 독(Bird Dog) 관측기를 점차 대체하였다. 1966년부터 미 육군의 OH-13 관측헬기는 비행성능이 높아진 휴즈(Hughes) OH-6A 카이유스(Cayuse) 관측헬기로 대체되었고, 베트남 전쟁에서 크게 활약하였다.

미 육군의 작전교리를 본받고 있는 일본 육상자위대는 보유하는 장비도 미 육군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경향이 있다. 항공기의 경우에도 육상자위대 창설 초기에는 미 육군과 같은 세스나 O-1 관측기를 사용하였다. 그러다가 미 육군이 가스터빈 엔진(gas turbine engine)을 탑재한 OH-6A 관측헬기를 실용화하자 발 빠르게 관측헬기 도입을 결정하였다. 육상 자위대는 휴즈 OH-6A 관측헬기를 OH-6J라는 명칭으로 면허생산하여 일선에 배치하였다. 이후 개량형인 500MD 모델이 등장하자 OH-6D라는 명칭으로 면허생산하여 노후 OH-6A 관측헬기를 대체하였다. 면허생산은 가와사키중공업(川崎重工業)에서 담당하였으며 1997년까지 모두 387대의 OH-6J/OH-6D 헬기를 생산하여 납품하였다.

OH-1 관측헬기를 배치하기 이전에 관측임무에 사용하던 OH-6D 관측헬기는 야간비행이 가능하지만 전체적인 임무성능이 많이 떨어진다. <출처 : 육상자위대>

군용으로 개발된 500MD(OH-6D) 모델은 관측헬기로 사용할 수 있는 비행성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민간 헬기를 개조하여 제작하였기에 군용기로는 불만족스러운 점도 있다. 소형 헬기인 OH-6D 관측헬기는 유사시 실전에 투입할 경우 체공시간이나 항속성능이 충분하지 않고, 자체방어용 무장이나 생존장비도 없다. 특히 주야간 관측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용 관측장비가 없어 야간작전 임무는 제한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사정을 반영하여 1989년 6월부터 육상자위대는 차기 관측헬기(OH-X)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하였다. 일본 방위청 연구개발본부는 1992년 4월에 OH-X 개발을 공고하였고 일본의 3대 항공업체가 제안서를 제출하였다. 방위청은 3개 업체가 제출한 제안서를 평가한 결과 1992년 9월에 주계약자로 가와사키중공업을 선정하였다. OH-X 관측헬기의 개발은 1992년 10월부터 시작되었으며, 주계약자인 가와사키중공업이 전방동체, 조종실, 로터 시스템(rotor system), 시험비행, 최종조립 등 60%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중앙동체와 엔진은 미쓰비시중공업(三菱重工業), 후방동체는 후지중공업(富士重工業)이 각각 20%씩 업무를 분담하였다.

육상자위대 개발실험단 비행실험대에서 연구개발용으로 사용 중인 OH-1 시제1호기 <출처 : Hunini at wikimedia.org>

OH-X 관측헬기의 개발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1992년 10월에 계약체결 이후 곧바로 기본설계를 진행하였고, 1994년 9월에는 실물크기모형(mockup)을 공개하였다. 개발 시제기는 모두 6대(비행시험 4대, 지상시험 2대)가 제작되었으며 1996년 3월 15일에 기후(岐阜)공장에서 XOH-1 1호기가 출고되었다. 시제 1호기는 1996년 8월 6일에 초도비행에 성공하였고 2호기는 같은 해 11월 12일, 3호기는 1997년 1월 9일, 4호기는 1997년 2월에 초도비행을 하였다. 4대의 XOH-1 시제기는 가와사키중공업에서 자체 비행시험을 마치고 1997년에 육상자위대에 OH-1 관측헬기라는 명칭으로 납품되었다.

정면에서 바라 본 OH-1 관측헬기의 모습. 기체의 폭이 불과 1 m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면에서 발견될 확률이 낮은 장점이 있다. <출처 : Los688 at wikimedia.org>

방위청 연구개발본부 주관으로 실시하는 비행시험과 병행하여 OH-1 양산도 시작되었으며, 2000년에 OH-1 양산 1호기를 납품하였다. 당초의 계획으로는 기존 OH-6D 관측헬기를 모두 대체하고자 250대를 도입하기로 하고 연간 3~4대씩 생산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2004년 새로운 국방계획(新防衛大綱)에 따라 육상자위대의 규모를 축소하기로 결정하면서 가격이 높은 OH-1 관측헬기 양산계획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고, 연간 1~2대 수준으로 생산량이 축소되었다. 그 결과 97년부터 생산이 시작된 OH-1 관측헬기는 2010년에 38호기를 마지막으로 생산이 종료되었다.(시제기 4대 포함) 이에 따라 193대를 도입한 OH-6D 관측헬기를 모두 대체하지 못하였으며 AH-1S 공격헬기를 사용하는 5개 방면대(方面隊) 소속 대전차헬기대(隊)와 방면대 직할 헬기대(隊)에 배치하고 있다.

육상자위대의 우츠노미야 비행장에서 비행시연 중인 OH-1 헬리콥터 <출처: 유튜브>

특징

기체/조종실

비행 중인 OH-1 관측헬기의 모습. 얼핏 보기에는 AH-1S 공격헬기와 비슷한 실루엣을 가지고 있다. <출처 : KuroE531 at wikimedia.org>

유사시 섬나라인 일본의 영토를 점령하려면 상륙작전이 필요하다. 이에 대처하고자 육상자위대의 관측헬기는 상륙한 적군을 저공비행으로 정찰하고 지상부대와 공격헬기부대에 정보를 전달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임무인 포병 관측에 더하여 유사시 최전선에서 정찰임무를 수행하는 OH-1 관측헬기는 저공을 고속으로 비행할 수 있는 비행성능과 생존성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기존의 OH-6D 관측헬기와 달리 정면에서 볼 때 쉽게 눈에 띄지 않도록 기체의 폭을 줄였으며, 조종사의 관측 시야를 최대한 넓히기 위해 직렬식 좌석(tandem seat) 배치를 채택하였다. OH-1 관측헬기는 외형으로는 AH-1S 공격헬기와 비슷하지만 수행하는 임무는 전혀 다르다.

조종사가 탑승하는 후방석이 전방석보다 높게 배치된 OH-1 관측헬기의 조종석 <출처 : Hunini at wikimedia.org>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OH-1 관측헬기의 조종실과 캐노피는 방탄재질로 제작되었으며, 쌍발엔진과 더불어 조종계통, 유압계통, 전기계통은 2중으로 설계되었다. 조종실 내부에는 컬러 다기능 디스플레이(CMFD, Color Multi-Function Display)와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 Head-Up Display)를 중심으로 간결하게 계기가 설치되어 있다.

로터계통(Rotor System)

관절(hinge)이 없이 일체형으로 제작된 OH-1 관측헬기의 로터 허브(rotor hub) <출처 : Hunini at wikimedia.org>

메인 로터 블레이드(main rotor blade)는 가와사키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복합재로 제작되어 12,7 mm 총탄에도 견딜 수 있다. 4엽 로터 블레이드(rotor blade)를 지지하는 로터 허브(rotor hub)는 무관절(hingeless)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무관절 로터 허브는 가와사키중공업에서 BK117 헬기를 개발할 때 습득한 기술을 적용하였으며, 메인 로터의 진동 발생을 줄여주어 비행성능을 높여줄 수 있다.

OH-1 관측헬기는 유사시 숲속에서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8개의 날개를 가진 팬 테일(fan tail)을 가지고 있다. <출처 : Hunini at wikimedia.org>

테일 로터(tail rotor)는 페네스트론(Fenestron) 방식을 채택하였다. 팬 테일(Fan Tail)이라고도 불리는 페네스트론은 일반적인 테일 로터와 달리 8개의 블레이드(blade)를 테두리 내부에 내장하는 방식이며, 저공비행을 할 때 나뭇가지에 걸려 비행사고가 발생하는 위험을 줄여준다. 페네스트론 기술은 프랑스 에어버스헬리콥터(Airbus Helicopters)의 특허기술인데 OH-1 개발기간에 특허기간이 만료되어 기술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항공전자

OH-1 관측헬기는 주야간 감시가 가능한 관측장비를 기체의 윗부분에 탑재하고 있다. <출처 : Hunini at wikimedia.org>

기존의 OH-6D 관측헬기는 야간작전 능력이 제한되었기에 육상자위대는 OH-1 관측헬기를 개발할 때 주야간 정찰/관측능력을 강력하게 요구하였다. OH-1 관측헬기의 정찰장비는 후방석 윗부분에 설치되어 있다. AH-1S, AH-64D 공격헬기는 기체의 맨 앞부분에 정찰/조준장비를 설치하지만 OH-1 관측헬기는 나무 뒤쪽에 숨어서 적진을 정찰하기 위해 기체의 윗부분에 정찰장비를 설치하였다.

미쓰비시 TS1-M-10 터보샤프트 엔진은 헬기 탑재용으로 일본에서 처음 개발된 자국산 엔진이다. <출처 : Hunini at wikimedia.org>

정찰장비 내부에는 주간용 컬러 TV 카메라, 야간용 적외선 센서, 레이저 거리측정기가 내장되어 있으며 주야간 구분 없이 선명한 영상으로 적군을 감시할 수 있다.

메인 로터의 아랫부분에 위치한 변속기의 모습. OH-1 관측헬기는 전체적으로 AH-1S 공격헬기의 설계를 많이 참고하여 개발되었다. <출처 : Hunini at wikimedia.org>

무장

유사시 임무수행 중 적의 공격을 받았을 때 자체방어용으로 사용하는 91식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미사일은 포드에 수납되어 OH-1 관측헬기의 스터브 윙에 탑재된다. <출처 : Hunini at wikimedia.org>

육상자위대는 OH-1 관측헬기가 수집한 정보를 AH-1S/AH-64D 공격헬기에 전달하여 적을 공격하는 작전개념을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공격임무를 담당하지 않는 OH-1 관측헬기는 공격용 무장이 없다. 다만 자체방어용으로 91식 적외선 유도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4발까지 탑재할 수 있으며 기관포는 없다. 동체 측면의 작은 날개(stub wing)에는 91식 공대공 미사일 이외에 외부연료탱크(235 리터)를 최대 2개까지 장착할 수 있다.

성능개량

OH-1 관측헬기는 유사시 야전에서 출격이 가능하며 적진을 정찰하는 임무를 수행하도록 개발되었다. <출처 : Los688 at wikimedia.org>

일본 방위청은 2006년부터 도입하는 AH-64D 공격헬기와 합동작전을 수행하도록 관측헬기용 전술지원시스템을 개발하여 OH-1 관측헬기에 적용하였다. 전술지원시스템을 탑재하는 기체는 OH-1카이(改)라고 불린다. 전술지원시스템은 OH-1 관측헬기, AH-64D 공격헬기, 지상통제소를 데이터 링크(data link)로 연결하여 작전상황을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장치이다. 전술지원시스템을 장비하는 기체는 스터브 윙에 데이터 링크 포드(data link pod)를 탑재하며, 작전상황은 조종사의 헬멧에 부착된 HMD(Helmet Mounted Display), 조종실 CMFD(Color Multi-Function Display)에 표시한다. 음성통신에 의존하는 OH-6D 관측헬기와 AH-1S 공격헬기와 비교할 때 실시간 데이터링크를 이용하는 전술지원시스템은 OH-1 관측헬기와 AH-64D 공격헬기의 임무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운용 현황

편대비행 중인 OH-1 관측헬기의 모습 <출처 : 육상자위대>

육상자위대의 규모 축소와 예산 제약으로 인하여 OH-1 관측헬기는 시제기 4대, 양산기 34대로 생산이 종료되었다. OH-1 관측헬기는 군단급 부대인 5개의 방면대 소속 항공대에 주로 배치되어 있다.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인하여 북부방면대, 동북방면대에는 대전차헬기대에만 OH-1 관측헬기를 배치하고 있다. 반면에 동부방면대, 중부방면대에는 직할 헬기대와 대전차헬기대에 모두 OH-1 관측헬기를 배치하고 있다. 그리고 서부방면대의 경우 대전차헬기대에만 OH-1 관측헬기를 배치하고 있지만, 육상자위대에서 유일하게 AH-64D 공격헬기와 합동으로 작전하는 비행부대로 유명하다.

유사시 상륙하는 적을 찾아내는 임무를 맡고 있는 OH-1 관측헬기는 숲속으로 비행하면서 자신을 숨긴다. 이때 기체가 나뭇가지에 걸리지 않도록 방지하는 팬 테일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출처 : 육상자위대>

한편 비행훈련용으로 육상자위대 항공학교에서도 OH-1 관측헬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시제기 4대는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육상자위대 개발실험단에서 사용하고 있다.

OH-1 시제기 4대는 연구개발용으로 육상자위대 개발실험단에서 운용하고 있다. 사진은 시제1호기와 시제2호기의 모습이다. <출처: 육상자위대>

제원

- 형식 : 쌍발 복좌 관측헬기
- 전고 : 3.70 m(로터헤드), 3.80 m(테일핀)
- 전장 : 12.00 m(동체)
- 전폭 : 1.00 m(동체)
- 로터직경 : 11.60 m
- 로터회전면적 : 105.68 ㎡
- 자체중량 : 2,450 kg
- 최대이륙중량 : 3,550 kg(설계), 4,000 kg(최대)
- 무장탑재량 : 132 kg
- 엔진 : 미쓰비시 TS1-M-10 터보샤프트 엔진(844마력) × 2
- 제자리비행고도 : 4,875 m(IGE)
- 최대속도 : 278 km/h
- 순항속도 : 220 km/h
- 설계하중(g) : +3.5g/-1g
- 항속거리 : 538 km(내부연료), 720 km(최대연료)
- 전투행동반경 : 200 km
- 무장 : 91식 공대공 미사일 × 4
- 승무원 : 2명
- 가격 : 25억 엔(2008년)

육상자위대 기지공개행사에서 시범비행을 보여주고 있는 OH-1 관측헬기 <출처 : Hunini at wikimedia.org>

저자 소개

이재필 | 군사저술가
항공 및 방위산업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과 경험을 바탕으로,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한 항공산업의 발전과 역사, 그리고 해군함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에 방산과 항공 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