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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TT-30과 TT-33을 모두 합쳐 토카레프 권총은 1930년부터 1953년까지 모두 177만 정이 생산되었다. 처음에는 TT-30이 생산되었으며, 개량형 TT-33은 사양이 1933년 확정되었지만 실제로 양산이 시작된 것은 1936년부터였다. 토카레프 권총은 7.62x25 탄환을 채용하여 총구초속이 빠르고 다른 소련군 권총에 비해 먼 거리에서도 명중률이 높아서 군에서 사랑받았다.

토카레프 권총이 처음으로 실전에 사용된 것은 하산호 전투(Battle of Lake Khasan)와 할힌골 전투(Battles of Khalkhin Gol)였다. 토카레프 권총 자체가 전쟁의 흐름을 바꿨다고 할 수는 없지만, 소련군은 관동군에게 승리를 거두면서 극동지역에서의 전쟁을 막고 독일의 침공에 대비하면서 양면전쟁을 막을 수 있었다. 이후 토카레프 권총은 핀란드와 소련 간에 벌어진 겨울전쟁에서도 사용되었다. 그러나 토카레프 권총을 가장 먼저 전쟁에 사용한 것은 소련군이 아니었다. 1936년부터 시작된 스페인 내전에서 소련은 스페인 공화국 정부에 군수물자를 지원했는데, 이 가운데 토카레프 권총도 포함되어 있었다. 즉, 스페인 공화국 군대가 적군보다 먼저 전쟁에서 토카레프 권총을 사용한 셈이다.

이후 1941년 독소전쟁을 시작하면서 TT-33은 본격적으로 양산되었다. 이미 전쟁 직전까지 TT-30과 TT-33을 합쳐 60만 정이나 생산해놓았지만, 전시가 되자 매년 10만 정 이상을 추가로 생산했다. 한편 전쟁 직후 독일군이 빠르게 진격하자 소련이 툴라 조병창의 시설을 옮기면서 TT-33 권총은 잠시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1942년부터 다시 생산되었다.

소련과의 전투가 계속되면서 나치 독일은 상당량의 PPSh-41 기관단총과 토카레프 권총을 노획하게 되었다. 7.62mm 토카레프 탄환을 사용하는 이들 총기는 모두 같은 규격의 7.63mm 마우저(Mauser) 탄환도 발사가 가능했기 때문에 독일군은 노획한 총기를 실전에 투입했다. PPSh-41 기관단총의 경우 노획한 것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MP717(r)’로, 9x19mm 파라블럼탄을 사용하도록 개조한 모델은 ‘MP41(r)’로 분류했으며, 마우저 탄환을 사용하는 토카레프 권총은 ‘Pistole615(r)’로 분류했다.

TT-30과 TT-33 등 토카레프 권총은 소련군의 모든 병과에 널리 보급되었고, 여타 권총보다 먼 거리에서도 꽤나 명중률이 좋아 일선에서 사랑받았다. 또한 NKVD(Narodnyi Komissariat Vnutrennikh Del: 소련의 비밀경찰기구인 ‘내무인민위원회’로 KGB의 전신) 소속 요원들은 날렵하고 얇은 굵기로 인해 옷 속에도 티나지 않게 숨길 수 있어서 토카레프 권총을 선호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군의 토카레프 권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이미지는 TT-33 권총을 들고 병력을 이끄는 소련군 대대장의 사진이었다.) 이 사진은 베를린에 소련 국기를 게양하는 사진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프로파간다용 사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진 속의 인물은 사실 소련군 제4소총사단 제220연대 정치장교인 예레멘코(Alexey Yeremenko) 중위로, 보로실로프그라드(Voroshilovgrad)부근에서 부상당한 대대장을 대신하여 TT-33 권총을 들고 병력을 독려했다. 그는 이 사진에 찍힌 후 곧바로 전사하는 바람에 대대장으로만 알려졌다고 한다. 예레멘코의 신분은 공산당 청년동맹 기관지인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Komsomolskaya Pravda)》의 취재로 1965년이 되어서야 밝혀졌다.

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후 TT-33 권총은 소련이 점령한 공산국가들에서 제식권총으로 채택되었다. 특히 북한도 TT-33 권총을 소련으로부터 공여받아 6·25 남침 당시 군관의 권총은 대부분 TT-33 권총이었다. ‘떼떼(TT의 러시아 발음) 권총’이라는 이름이 우리에게 익숙한 것도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TT-33 권총은 운용상 가장 큰 문제점이 있었다. 바로 안전장치의 부재다. 생산원가 절감과 빠른 생산을 위해 안전장치를 제거한 것까지는 그렇다고 쳐도, 충격에 의한 오발을 막을 수 없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비록 해프콕 기능이 있어서 실수로 해머가 젖혀졌다가 발사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는 달랐다. 특히 약실에 장전을 해놓고 해머는 내려놓은 상태로 있다가 충격에 의해 오발되어 스스로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이 보고되었다. 이에 따라 특히 TT-33 권총을 은닉하고 다니는 경찰이나 국가보안기관원들은 약실을 비운 채로 휴대하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TT-33 권총은 1951년 소련군이 마카로프(Makarov) 권총을 채용함으로써 제식권총의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이로써 TT-33 권총의 소련 내 생산은 1953년 말에 공식적으로 종료되었다. 그러나 소련 육군은 1960년대까지, 경찰이나 보안기관 등은 1970년대까지 TT-33 권총을 사용했다. 물론 소련에서 퇴역한 이후에도 TT-33 권총은 공산권 국가를 포함하여 35개국에서 현역을 지켰다.

현재 토카레프 TT-33 권총은 거의 모든 사용국에서 제식권총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물량이 시중에 풀려 있으며, 냉전이 끝나면서 많은 양이 러시아 마피아 등 범죄조직으로 흘러 들어갔다. 한편 IS(Islamic State)나 알샤바브(Al-Shabaab) 등이 활동하는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AK-47만큼이나 테러범들이 애용하고 있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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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형

● TT-30(소련)

적군이 채택한 최초의 자동권총. 1931년 2월 13일 적군이 '7.62mm 권총 M1930'으로 제식채용했다. 생산량은 4,700여 정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TT-33 사양이 적용된 총기를 모두 제외하고 9만 3,000여 정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 TT-33(소련)

TT-30을 바탕으로 적군의 요구사항을 적용하여 만든 개량형 자동권총. 아래총몸이 하나로 생산되고 총열 잠금쇠 가공 방식이 단조가공으로 바뀌는 등 생산비용 절감과 빠른 양산에 중점을 두고 개량되었다. 실제 TT-33의 모든 개량 내용이 적용된 총기는 1936년부터 생산되었다.

TT-33은 크게 전쟁 전의 초기 생산 모델, 전시 생산 모델, 전후 생산 모델로 구분할 수 있다. 전시 생산 모델은 초기 생산 모델과는 달리 가공 상태가 조악한 것이 특징으로 일부는 손잡이가 나무로 만들어졌고, 전후 생산 모델은 슬라이드의 손잡이 홈이 매우 촘촘히 파인 것이 특징이다.

● 54식 권총(중국)

소련의 ‘형제’ 공산국가였던 중국도 TT-33 권총을 자국에서 면허생산했다. 최초 면허생산형이 51식 권총으로, 소련제 부품과 자국 생산 부품을 혼합하여 셴양(咸陽)의 66공장에서 약 25만 정이 생산되었다. 이후 51식 권총을 100% 국산화하여 1954년부터 생산한 권총이 바로 54식 권총(54式手枪, Type 54 pistol)이다. 54식 권총은 외양상 TT-33 권총과 동일하며 다만 플라스틱 손잡이의 별에는 CCCP라는 글자가 없는 것이 차이점이다.

54식 권총은 이후 안전장치가 장착된 개량형 54-1식 권총으로 생산되었다. 54-1식 권총은 제작사인 노린코(Norinco, 中国兵器工业集团公司)의 모델명으로는 M213으로 분류된다. 54-1식 권총은 9x19mm 파라블럼탄을 사용하는 모델도 있는데, 이는 M213-B나 NP-10 등의 모델명으로 분류된다.

한편 54식 권총은 베트남전 당시 북베트남군에 제공되기도 했다. 이 모델들은 M20으로 구분되는데, 중국과의 커넥션을 감추기 위해 각인이 지워진 것이 특징이다. 북베트남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중국제 54식 권총을 자국에서 K-54로 생산하기도 했다. 54식 권총은 파키스탄 POF(Pakistani Ordnance Factories)에서도 TT-33으로 생산되어 경찰용으로 사용된 바 있다.

● 66식 권총(북한)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TT-33 권총을 공여받아 6·25 남침에 사용했다. 그러나 소련의 공여 총기들은 상당히 상태가 안 좋은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6·25 남침 이전부터 북한은 자국의 공업 기술을 활용하여 총기들을 만들었다. 북한은 최초의 권총으로 FN 브라우닝 모델 1900을 복제하여 64식 권총을 생산했다. 이렇게 64식 권총을 생산한 것은 안중근 열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할 때 사용한 권총이라는 상징적 의미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64식 권총은 소음기를 장착한 형태로도 소량 생산되었다.

그러나 북한이 본격적으로 생산한 권총은 바로 66식 권총이었다. 66식 권총은 외양상 TT-33 권총과 유사해 보이지만, 실제로 내부 구조는 다르다. 66식 권총은 콜트(Colt)-브라우닝(Browning)의 링크(link) 방식을 사용하는 대신 브라우닝(Browning) 캠(cam) 방식을 채용하여 오히려 TT-30 권총보다 진화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66식 권총은 체코제 CZ-75 권총에 밀려 상대적으로 단기간 제식권총의 자리를 지키다가 물러나게 되었다. 데이터의 오류인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서구 측에서는 66식 권총을 68식 권총으로 잘못 표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68식 권총은 전혀 다른 권총이다.

● M48 / M58(헝가리)

헝가리 인민공화국도 공산화 이후 토카레프 권총을 국산화했다. 국영 총기회사인 FEG(Fémáru Fegyver és Gépgyár)는 TT-33 권총의 복제판인 ‘토카레프 48M’(서구에서는 M48로 분류)을 1949년부터 1958년까지 양산했다. 눈에 띄는 차이점은 권총 손잡이에 별 대신 헝가리의 국장을 새겨넣은 것이다.

한편 1957년 FEG는 이집트군으로부터 권총 3만 정 생산을 의뢰받았다. 이집트군에 납품할 권총은 TT-33 권총에 9x19mm 파라블럼탄을 발사할 수 있는 모델이었다. 이에 따라 FEG는 기존의 M48 권총을 바탕으로 더욱 강력한 탄환을 사용할 수 있도록 부품을 강화했으며, 왼쪽에 안전장치를 장착했다. 또한 사격의 편의를 위해 권총손잡이를 P-38 스타일로 두껍게 감싸는 모델을 채택했다. 이 모델은 토카집트(Tokagypt) 58로 불리었으며, M58로 구분되기도 한다. 토카집트 58은 실제로는 1만 3,250정만이 인도되었는데, 이집트 정부가 대금 지급을 완료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나머지 분량은 ‘파이어버드(Firebird)’라는 이름으로 서독으로 수출되는 등 민수시장에 판매되었다.

● Pw wz.33(폴란드)

폴란드도 1947년부터 1959년까지 TT-33 권총의 복제판인 Pw wz.33을 생산했다. Pw wz.33은 라돔(Radom)에 위치한 제11번 무기공장(FB, Fabryka Broni)에서 소련의 정식 생산면허 하에 양산되었다. 외양적으로는 손잡이가 역시 식별 포인트인데, 별이 장식된 TT-33 권총과 달리 Pw wz.33에는 아무런 문장도 각인되어 있지 않다. 한편 1960년대에는 Pw wz.33은 프레임에 안전장치를 장착한 모델이 등장하여 미국에 판매되기도 했다.

● TTC(루마니아)

루마니아도 TT-33 권총을 1952년부터 1959년까지 쿠지르 로마니아(Cugir Romania) 무기공장에서 생산했다. 루마니아판 TT-33은 TTC(Tulskiye Tokarov Cugir)라고 불리었으며, 1989년 혁명이 있기 전까지 군 제식권총으로 사용되었다. TTC도 미국 판매를 위해 프레임에 안전장치를 장착한 모델이 등장하여 유통되었다.

● M57 / M70 / M88 (유고슬라비아, 현 세르비아)

유고슬라비아에서도 TT-33 권총이 면허생산되어 1957년 M57로 채용되었다. M57은 기존의 TT-33 면허생산 모델과는 달리 손잡이 부분이 길어졌다. M57에는 탄창에 1발이 더 들어가 9발을 장탄하도록 개량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1970년에는 9x19mm 파라블럼탄을 사용하는 모델도 개발되어 M70으로 명명되었다.

총기의 생산을 맡은 자스타바(Zastava) 사는 토카레프 원형 모델과는 달리 독특하게도 슬라이드에 안전장치를 장착했다. 7.62mm 마우저탄 모델에 안전장치를 단 것이 M57A, 9mm탄 모델에 안전장치를 단 것이 M70A다.또한 원래 안전장치가 없던 M57 가운데서도 독특하게 안전장치가 프레임에 장착된 모델도 있다. 한편 M70의 총열 길이를 줄인 M88 / M88A 모델도 등장했으며, 모든 시리즈 모델들이 지금도 생산되고 있다.

● Vz.52 (체코)

TT 권총의 가장 발전된 형태인 Vz.52를 구현한 것은 체코 국영 CZ 조병창이었다. Vz.52는 기본적으로 TT-33 권총을 참조해 만들었지만, 쇼트 리코일 방식은 콜트-브라우닝 링크 방식이 아니라 롤러로킹 방식을 채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1952년부터 1954년 사이에 무려 20만 정이 생산되었고, 체코슬로바키아 육군과 경찰이 채용했다. 체코 군용 및 경찰용 모델은 Vz.52로 불리며, 상용 모델은 CZ 52로 불린다. 기본적으로 7.62x25mm 토카레프탄을 사용하지만 9x19mm 파라블럼탄이나 .22 리드 익스프레스(Reed Express) 탄환을 사용하도록 개조된 모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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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 모델: TT-33
- 제작사: 툴라 조병창
- 구경: 7.62x25mm 토카레프탄
- 작동방식: 싱글 액션
- 전체길이: 195mm
- 총열길이: 116mm
- 높이: 134mm
- 두께: 28mm
- 가늠자-가늠쇠 간 거리: 156mm
- 유효사거리: 50m
- 중량: 854g
- 장탄수: 8발 탄창
- 가격: 200달러대(동구권 생산 모델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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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양욱 | 군사전문가
서울대학교 법대를 거쳐 국방대학교에서 군사전략을 공부했고, 줄곧 국방 분야에 종사해왔다. 중동지역에서 군 특수부대를 훈련시키기도 했고, 아덴만 지역에서 대(對)해적 업무를 수행하는 등 민간군사요원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수석연구위원 겸 WMD 대응센터장으로 재직하며, 합참·방위사업청 자문위원, 해·공·육군 정책자문위원 및 민주평통 상임위원으로 우리 국방의 나아갈 길에 대한 왕성한 정책제안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