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1.1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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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군의 기본

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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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병은 가장 오래되었고 군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병과다. <출처: 대한민국 육군>

보병의 정의

보병(歩兵, Infantry)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을 만큼 오래되었고 가장 기본이 되는 병과다. 군은 기본적으로 사람과 장비로 이루어진 조직이므로 아무리 기계화·첨단화되었다 하더라도 반드시 사람이 담당해야 할 임무와 역할이 있다. 그래서 여러 병과들이 참여해서 작전을 벌일 때 보병이 모든 것을 조율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보병 없는 군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전적으로만 따진다면, 보병은 장비를 휴대한 채 도보로 이동하며 전투를 벌이는 병과를 의미한다. 오로지 걸어서 이동했던 과거와 달리 속도를 중시하는 현대에 와서는 다양한 종류의 수단을 이용해 신속히 이동한다. 하지만 작전 지역에 도착해서는 도보로 움직이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점령 후 평화 유지 활동, 산악전, 특수전 등은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어도 보병만이 할 수 있는 임무다.

상대적으로 운용에 많은 비용과 기술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만일 아무런 외부의 지원 없이 같은 규모의 보병 간에 전투가 벌어진다면 강대국 군대와 약소국 군대의 전투력 차이가 그다지 없는 병과이기도 하다. 최근에 와서 보병의 작전 범위가 상당히 커졌지만 이는 개별 병사들의 능력이 향상되어서가 아니라 이동, 통신, 정찰, 화력처럼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지원 수단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공격 중인 18세기 프로이센 전열 보병 <출처: Public Domain>

보병의 역사

보병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고 오랜 세월이 흐른 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다. 팔랑크스(Phalanx: 고대 그리스의 중장보병 밀집전투대형)처럼 제대를 형성해 작전을 벌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칼, 창, 활 등을 사용한 화약 등장 이전 시기의 보병 전투력은 개별 장병들의 능력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물론 단기필마로 활약하는 삼국지(三國志) 속의 전투 장면은 과장이지만 전문적으로 전투를 벌이는 직업군이 분명히 존재했고 중세 서양처럼 기사 계급이 전장의 중심이 되었던 사례도 있었다.

흔히 로마를 걸어서 정복한 제국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고대 로마의 보병은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출처: (cc) Barosaurus Lentus at wikimedia.org>

이와 같았던 보병의 오래된 패러다임이 획기적으로 바뀐 것이 화약과 총포의 등장, 즉 화기(火器)의 시대가 개막되면서부터다. 엊그제까지 밭을 갈다가 갑자기 징집된 농민이 평생을 전쟁터에서 보낸 무사들을 손쉽게 제압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물론 개별 병사 간에 차이는 있었지만 그래도 궁수처럼 부단한 훈련을 거쳐야 제대로 싸울 수 있었던 과거보다 병사 양성이 쉬웠고 전투 능력도 상향평준화되었다.

특히 휴대가 간편한 총의 등장은 오랜 세월 동안 속도와 충격력을 앞세워 돌파의 주역으로 활약하던 기병의 역할을 급속도로 축소시키면서 보병을 전력의 핵으로 부상시키도록 만들었다. 근대에 들어와서는 포병이 배후에서 화력을 지원해주었지만 정확도와 파괴력, 그리고 기동력이 나빴던 관계로 결국 보병들의 전투에 의해 전투의 승패가 판가름 났다. 즉, 무기와 전투 기법만 바뀐 것이지 보병의 역할은 변함이 없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열차를 타고 전선으로 이동 중인 병사들. 다양한 이동 수단이 등장하면서 고전적인 의미의 보병이 점차 자취를 감추었다. <출처: Public Domain>

19세기 초 등장한 열차는 보병의 기동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이전에는 개전 선언을 하고 부대를 동원한 후 걸어서 전장까지 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기습이 가능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1866년 프로이센-오스트리아 전쟁(보오전쟁)에서 프로이센이 열차로 부대를 신속히 전개시켜 승리를 얻은 후 철도 이동은 보편화되었다. 그리고 20세기 들어 더욱 다양한 이동 수단들이 등장하면서 현대의 보병은 다음과 같이 크게 세분화되었다.


현대 보병의 분류

(일반)보병
가장 기본이 되는 보병이다. 각개 병사가 휴대한 무기 이외에 소부대 단위로 이동이 가능한 공용화기로 무장한다.

경보병(Light Infantry)
경량화된 무기로 무장해서 화력이 약하나 이동 능력을 극대화한 보병. 차량으로 이동할 수 없는 험지에서 작전을 펼치거나 장거리 신속 투입을 목적으로 한다.

아프가니스탄 국경 인근에서 작전을 벌이는 미 제10산악사단. 대표적인 경보병 부대다. <출처: Public Domain>

차량화 보병(Motorised Infantry)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부대. 기계화 보병 전 단계에 준하는 기동화된 보병으로 보기도 하지만, 현대에는 주둔지에서 작전 지역까지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 보편적이어서 단순히 보병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트럭을 타고 이동 중인 지부티의 차량화 보병 <출처: Public Domain>

기계화 보병(Mechanized Infantry)
APC(Armored Personnal Carrier: 병력수송장갑차)나 IFV(Infantry Fighting Vehicle: 보병전투차)를 이용하여 교전지역에서 병사들을 보호하고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보병. 전차부대, 자주포부대와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작전을 펼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장갑차에서 하차한 후 돌격하는 기계화 보병의 모습 <출처: 대한민국 육군>

공수 보병(Airborne Infantry)
항공기로 장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편제된 경보병. 교전 지역 인근 비행장을 이용하거나 공수낙하하는 방식으로 전개한다. 장거리 전략 이동 능력은 뛰어나지만 경무장인 데다 전술적 이동 능력이 떨어져 후속 중무장부대와 연결될 때까지 거점을 사수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미 육군 제82공수사단의 집단 강하 모습 <출처: Public Domain>

공중강습 보병(Air Assault Infantry)
헬리콥터와 수직이착륙기 등을 이용해 신속 전개 작전 후 철수하는 방식의 보병. 대륙 간 이동도 가능한 공수 보병과 달리, 주로 본거지에서 가까운 곳을 작전 지역으로 삼는다.

공중강습 보병의 작전 모습 <출처: Public Domain>

특수부대(Special Forces Units)
고도의 훈련을 받고 수색전, 게릴라 활동, 첩보 활동, 비밀 작전, 파괴 공작, 심리전, 대테러전 같은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여서 별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엄연히 보병이다.

대테러 훈련을 하는 폴란드 특수부대인 GROM <출처: PH1(SW) Arlo Abrahamson / 미 해군>

현대 보병의 무기와 장비

기본적으로 보병의 무기와 장비는 병사가 휴대하고 이동할 수 있는 무게로 제한받는다. 차량화 보병이나 기계화 보병은 편리하게 싣고 이동할 수 있지만 하차 전투가 궁극적인 목표이므로 무기나 장비가 제한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총포는 발사 시 반동을 잡기 위해 물리적으로 무게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20세기 이후 보병은 위력이 향상되었을 뿐이지 보유하는 무기는 그다지 차이가 없다.

소총은 가장 기본적인 보병의 무장이다. <출처: Public Domain>

소총은 반드시 갖춰야 할 당연한 장비로 오늘날 보병은 예외 없이 자동소총으로 무장하며 백병전을 대비해 대검도 보유한다. 저격수, 지정사수, 특수부대원 등은 작전 목적에 맞는 별개의 소총을 사용하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 부무장으로 권총을 휴대한다. 소부대 단위로 작전을 벌일 때는 기관총으로 화력 지원을 한다. 폭약, 수류탄, 부비 트랩, 유탄발사기 등도 보병이 사용하는 무기다.

대전차 로켓이나 휴대용 대공무기인 맨패즈(MANPADS)처럼 위력도 강하고 정밀한 무기도 보편화되었지만 단지 무게로만 따질 때 국군의 경우 81mm 박격포, 90mm 무반동총이 보병이 운용할 수 있는 무기의 한계다. 사실 이들 무기도 작전의 효율을 생각한다면 되도록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행군 능력이 보병에게 상당히 필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이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로도를 최대한 줄여야 전투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AT-4 대전차 로켓을 휴대한 프랑스군 보병 <출처: (cc) davric at wikimedia.org>

야간 전투를 위한 야시장비, 타 부대와 연결을 위한 통신장비, 헬멧·방탄조끼·방독면 같은 보호장비도 갖춰야 한다. 지속적인 보급을 통해 병사들이 휴대하는 장비와 소모품의 무게를 줄여주는 것이 당연히 좋지만, 작전에 투입되면 수통, 전투식량 및 취사도구, 야전삽, 약품, 침낭 등도 휴대하는 것이 원칙이다. 흔히 완전군장이 보병이 갖출 수 있는 최대한이라 할 수 있다.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