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의 역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창립 멤버였던 프랑스는 냉전 중인 1966년 NATO 통합군 체제에서 탈퇴하고 독자노선을 채택했다. 비록 탈퇴했지만 계속 NATO의 군사 활동을 지원하던 프랑스는 탈냉전과 함께 지역분쟁이 늘어나자 새롭게 방향성을 잡은 NATO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한 편, 1990년 걸프전, 1990년 르완다 내전, 1991년 지부티 내전, 1993년 보스니아 내전 등에도 참가하며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국제 평화유지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프랑스 군의 국제 평화유지 사업과 해외 원정은 프랑스가 1995년 NATO 군사위원회에 재가입하고, 2009년 NATO 통합군에 복귀하면서 더더욱 증가하게 되었다.

이렇듯 프랑스 육군은 해외 원정이 늘어나자 보병을 지원할 화력지원 자산이 필요함을 절실히 깨달았으며, 향후 세계 각지의 활동을 위해 활용성이 유연하고, 기동성이 높으며, 운용과 전개가 쉽고, 전투 준비태세 전환이 빠를 뿐 아니라 생존성도 높은 자주포 체계를 요구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프랑스 국영 방산 기업인 GIAT(Groupement des Industries de l'Armée de Terre)는 로(Lohr)사와 합작으로 기존 프랑스 육군의 TRF-1 견인포를 대신하기 위한 차량형 자주포 개발에 들어갔다.

이렇게 탄생하게 된 ‘야포 체계 장착형 트럭’(CAmion Equipe d'un Systeme d'ARtillerie)’, 통칭 ‘세자르(CAESAR)’는 최초 설계부터 긴급 전개 부대에 화력 지원을 실시할 야포 체계를 목표로 개발되었다. 특히 차량에 야포를 얹은 형태의 자주포는 드물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도 큰 관심을 끌었다.

---

특징

세자르는 기본적으로 AMX-13 경전차 차대를 활용한 F3 자주포의 진화형이다. 이에 따라 155mm L52 곡사포를 주포로 사용하며, 반자동 급탄시스템이 설치되어 모든 NATO 표준탄을 운용할 수 있다.

세자르의 가장 큰 장점은 기동성과 수송 능력에 있다. 세자르는 세 명을 최소 인원으로 하여 운용이 가능하며, C-130이나 A-400 같은 전략수송기에 탑재가 가능하다. 세자르는 240마력의 르노(Renault) dCI 6 터보 챠저(Turbocharger) 디젤 엔진을 사용하며, 운전석을 중심으로 하여 중앙 타이어 압력 부양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또한 시속 100km/h까지 주행이 가능하므로 어떤 차량화 부대나 기갑부대, 또는 급속 전개 부대와도 함께 이동할 수 있다. 사거리도 기본 약 40km, 포탄의 종류에 따라서는 그 이상의 거리도 포격이 가능하다. 세자르는 빠른 주행이 가능한 트럭과 곡사포의 결합에 의해 직접 화력 지원, 적지 종심 사격, 대(對)포대 사격 및 해안 방어 임무까지 소화가 가능하다.

세자르 8대가 모일 경우 1분에 1톤까지 사격이 가능하며, 각 차량에는 탄약 급탄차가 항상 따라붙는다. 차량부는 운용 병력을 소화기 공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으며, 탄도 계산기와 좌표 계산을 위한 항법장치, 화력 통제장치 등이 탑재되어 있다. 특히 세자르의 화력통제장치는 어떤 시스템과도 연동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

운용 현황

프랑스 육군은 2003년부터 세자르 5대를 운용하기 시작했으며, 본격적인 양산 계약은 2004년 12월에 체결되어 72문이 계약됐다. 세자르는 2011년에 인도가 완료되어 현재에는 총 77대가 프랑스 육군에 인도됐다. 프랑스는 내수용 세자르에 르노 사의 셰르파(Sherpa) 10 차대를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 육군은 아프가니스탄의 항구적 자유 작전(OEF: Operation Enduring Freedom)에 세자르를 투입해 운용했으며, 프랑스 제 3 해병 포병 연대가 2009년부터 전방전개기지(FOB) “토라(Tora)”와 “타가브(Tagab)”, “니즈라브(Nijrab)”에서 세자르를 운용했다. 가장 최근에는 말리(Mali) 사태 때에도 프랑스 원정군이 세자르를 전개했었다. 프랑스는 남부 레바논 정전 감시 임무를 수행하는 프랑스 국제평화유지군(UNFIL)에도 세자르를 투입 중이며, 프랑스 해병대는 2016년 10월과 2017년 전반기에 ISIS를 상대로 치른 모술 전투 때에도 4대의 세자르를 운용한 바 있었다.

첫 수출국인 태국은 2006년에 6문 도입을 계약하여 2010년에 전량 인도받았으며, 프랑스 육군용 세자르와 달리 유니목 6 x 6 트럭 차대를 활용했다. 태국 육군은 2011년부터 인접국인 캄보디아의 BM-21다연장포를 견제하기 위해 세자르를 운용 중이며, 2011년 4월경 양 군이 충돌하여 세자르로 BM-21 두 문을 격파했다. 두 번째 수출 성사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는 2006년에 80문을 구매했으며, 태국과 마찬가지로 역시 유니목 트럭의 차체를 사용했다. 사우디 역시 후속 구매사업을 실시해 2011년까지 총 132문을 도입했다.

인도네시아는 2012년에 2억 4천만 달러로 총 37문의 세자르를 구입했으며, 2017년 2월에 옵션으로 걸어두었던 추가 18문 도입 계약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 또한 아쳐(Archer) 18문을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유럽 경제위기로 인한 예산 삭감으로 세자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2017년 3월에 8X8 형인 세자르 2형 15문 도입을 계약해 2020년부터 인도가 시작될 예정이다. 레바논은 사우디 아라비아가 대납하는 방식으로 총 28문을 도입했다.

---

파생형

세자르 6X6 자주포: 세자르의 기본 형상.

세자르 2 자주포 (8X8): 넥스터가 2015년경 체코의 타트라(Tatra) T815-7 8X8 군용 트럭 차대를 활용하여 제작한 후속 자주포. 실질적으로는 후속 모델이라기보다는 별개의 무기 체계에 가까우며, 차체가 커졌기 때문에 무기 통제장치를 비롯한 탑재 부가장비류가 늘고 두 배 가까운 예비탄을 적재할 수 있게 되었으나, 동시에 C-130 정도로는 수송이 어려워졌다. 차량에 장착된 곡사포는 구형 세자르와 동일하다. 자동 방열 방식이 채택된 데다 반자동 자동장전장치가 탑재되어 초창기 기본 모델보다 연사속도가 빨라졌을 뿐 아니라 정확성이 높아졌다.

---

제원

- 종류: 차량 탑재형 자주포
- 제조사: GIAT (프랑스, 現 Nexter)
- 승무원: 3명(비상시 최소 인원)~5명
- 전투 중량: 18.5톤
- 전장: 10m (포신 길이 포함) / 7m (차체)
- 전폭: 2.55m
- 전고: 3.26m
- 주무장: 155mm / 52구경 자주포
- 부무장: 12.7mm 기관총 (옵션)
- 발사 속도: 4~6 RPM
- 포각: 부양각 0도~+60도 / 방위각 30도
- 적재 탄수: 18발
- 포탄 중량: 43.7kg
- 사거리: 4.2km~42km
- 엔진: 르노(Renault) 340마력 dCI 6기통 디젤 엔진
- 현가장치: 6 X 6 차량형
- 항속거리: 600km
- 주행속도: 100km/h (포장도로), 50km/h (비포장), 중앙 타이어 압력 부양 시스템 장착
- 경사도: 60%
- 측면 경사도: 40%
- 사격 가능한 전후/좌우 경사도: +/-10도
- 수직 장애물: 0.5m
- 대전차호 극복: 0.9m
- 최대 도하심도: 1.2m
- 대당 가격: 약 550만 달러 (2009년 기준)

---

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