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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최종 관문인 '재진입' 확인 안되지만… 실패 근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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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2.02 03:11

[北, 신형 ICBM 도발]
文대통령, 북한 ICBM이 아직 미완성이라는데… 美·中·러도 실전처럼 쏴 확인한 적은 없어

- 멀리 날아가는 능력은 확인
5500㎞ 이상이면 ICBM 분류
美·中·러는 7000~8000㎞ 실험, 北은 일본 반발에 高角으로 쏴

- 핵탄두 소형화?
美·中·러, 지하 핵실험 통해 확인… 6차례 핵실험한 北도 성공 가능성

- 대기권 재진입 확인은…
ICBM 보유국들, 직접 회수하다 이젠 항공기 등서 영상으로 판단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북한 화성-15형은 아직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으로서 완성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ICBM만큼 멀리 날아가는 능력은 갖췄지만, '대기권 재진입'과 '핵탄두 소형화' 기술 등을 갖췄는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 논리대로라면 '핵탄두를 실은 미사일이 1만㎞ 정도를 날아가서 그 지역에 떨어져 핵폭발이 일어나야 성공'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이런 실험에 성공한 적은 없다. 그러나 이런 실험을 다 하지 않았다고 '완성하지 못했다'고 할 수도 없다. 전문가들은 "미국·러시아·중국을 포함해 어떤 핵보유국도 1980년대 이후 ICBM을 그렇게 실험한 적은 없다"고 말한다.

실사거리 발사 폭발은 안 해

ICBM은 말 그대로 핵탄두를 싣고 태평양이나 대서양을 넘어 지구 반대쪽 대륙을 공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가리킨다. 군사 기술적으로는 사거리 5500㎞ 이상 미사일이면 ICBM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1950년대부터 ICBM 개발을 했던 미국·러시아는 서로 상대방 핵심 시설을 타격하는 능력을 갖춰야 했기에, 실질적으로는 사거리 1만㎞ 이상을 진정한 ICBM으로 본다. 미국의 미니트맨3, 러시아의 SS-18·25, 중국의 DF-5·41 등 ICBM은 모두 최대 사거리가 1만~1만3000㎞ 이상이다.

하지만 이 ICBM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실제로 최대 사거리만큼 날려 시험한 경우는 거의 없다. 바다를 넘어가 다른 국가 영토·영해에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러시아·중국 등은 주로 7000~8000㎞가량 미사일을 날려 비행 시험을 했다. 그것도 상대 영토가 아니라 태평양 같은 바다로 쐈다. 미국은 서부 해안에서 태평양으로, 러시아는 모스크바 인근에서 영토를 가로질러 북태평양 쪽으로 쏘는 방식으로 시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이런 식으로 ICBM을 시험하려면 일본 열도를 넘겨 태평양상으로 7000~ 8000㎞를 날려야 한다. 하지만 일본이 격렬히 반발하고 국제사회에서도 문제로 지적하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고각(高角) 발사를 고안해냈다. 직각에 가까운 높은 각도로 미사일을 쏘아 올려 고도는 2700~4500㎞까지 올라가지만 비행 거리는 1000㎞를 넘지 않아 일본 열도를 넘기지 않는 방식이다. 지난 7월 두 차례의 화성-14형 ICBM 발사와 이번 화성-15형 발사가 모두 고각 발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국제사회로부터 '거리로 보면 ICBM이 충분히 된다'고 인정을 받은 것이다. 한국 정부도 이 점은 인정한다.

핵탄두 소형화와 핵실험

진정한 ICBM이 되려면 이 정도 거리를 그냥 날아가는 것은 의미가 없고, 그 안에 500㎏ 안팎의 핵탄두를 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핵탄두를 작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한국 정부는 이게 증명이 안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해 3월과 지난 9월 핵무기 소형화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공개를 했다. 직경 70~80㎝의 둥근 구형(球形) 핵폭발 장치와, 길이 1m 정도 크기의 장구(땅콩) 형태 핵폭발 장치다. 북한이 수소탄이라고 주장한 장구 형태 장치는 미국·러시아 등의 신형 수소폭탄과 비슷한 형태였다. 직경은 60㎝ 안팎, 무게는 300㎏ 이하로 추정됐다. 북한이 시험발사에 성공한 ICBM에 충분히 달 수 있다.

한국 정부는 또 "소형화한 핵탄두를 실제 터트릴 수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실험은 누구도 하지 않는다. 과거 냉전 시절 미국·소련·중국 등이 ICBM에 실제 핵탄두를 달아 공중에서 터뜨린 적은 있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이런 방식으로 시험한 사례는 없다. 공중 핵실험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하 핵실험으로 핵탄두 소형화를 확인하곤 했다. 북한은 이미 6차례나 핵실험을 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여러 차례 핵실험을 하는 이유가 소형화한 탄두가 제대로 터지는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6번 실시했으면 소형화는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한다.

대기권 재진입 성공 어떻게 확인하나

소형화에 성공하고 멀리까지 날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마지막 관문이 있다. 대기권 진입 시 생기는 고열을 견뎌낼 수 있는가이다. 한국 정부는 이것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완 상태'라고 한다. 미사일이 대기권 밖에서 다시 대기권으로 떨어질 때 최대 속도는 음속의 24~25배다. 이 과정에서 공기 밀도 때문에 최대 7000~8000도의 마찰열이 발생한다. 이 재진입 기술을 갖추지 못하면 탄두가 대기권 진입 시 폭발하거나 엉뚱한 곳에 떨어진다.

이 역시 실제 핵탄두로 실험한 사례는 없다. 국제적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걸 안 했다고 "완성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어느 나라도 ICBM은 완성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누구도 미·중·러가 ICBM 보유국이 아니라고 하지 않는다. 이들 나라는 ICBM 탄두에 낙하산을 단 뒤 탄두가 떨어진 탄착(彈着) 지역에 함정 등을 보내 탄두를 회수, 성공 여부를 확인했다. 탄착 지역의 함정·항공기에서 영상으로 확인하는 방식도 썼다. 북한이 이 단계까지 실험을 마치려면 태평양 먼바다에 관측선을 보내야 하는데 그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직 성공한 단계에 이르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완성이 안 됐다"고 말하기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