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1.1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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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사상 최강의 마지막 플랭커

Su-35 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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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이 Su-35S <출처: (cc) Maxim Bryansky at airwar.ru>

개발의 역사

러시아는 Su-27을 기반으로 다양한 개량형을 만들어 항공 전력을 강화했고, 적극적으로 대외판매에도 나섰다. 덕분에 Su-27과 그 변형 기종들은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전투기가 되었다. 흔히 이들을 통틀어 NATO 코드명에 따라 플랭커(Flanker) 시리즈라고 한다. 그중 플랭커-E 혹은 슈퍼 플랭커(Super Flanker)라 불리며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배치되기 시작한 Su-35는 현존하는 러시아 최강의 전투기라 할 수 있다.그런데 Su-35가 기본적으로 Su-27의 개량형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개발부터 도입에 이르기까지 무려 30여 년 가까이 걸렸다는 사실은 무기사에서 상당히 보기 드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1991년 소련의 붕괴와 곧이어 닥친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다. 제작사가 생존을 위해 적극적으로 각종 최신 전투기의 대외 판매도 나섰을 만큼 개발을 지속할 여건이 되지 못하여 제작과 중단이 반복되었던 것이다.

2011년 모스크바 에어쇼에서 시범 비행 중인 Su-35S. <출처: (cc) Dmitry Avdeev at wikimedia.org>

Su-35의 개발은 1980년대 중반 Su-27이 실전에 배치됨과 동시에 시작되었다. 이것은 한편으로 생각하면 러시아가 미국의 F-15를 의식하여 Su-27이 부족한 상태임에도 서둘러 데뷔시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는 비단 Su-27뿐만이 아니라 서방에 비해 전자, 통신 같은 분야에서 소련의 기술력이 뒤져서 벌어진 일반적인 문제였다. 그래서 나중에 개량할 것을 염두에 두고 일단 모습을 먼저 드러낸 무기들이 비일비재했다.

수호이(Sukhoi)는 전자장비, 레이더, 엔진을 보다 강력하게 업그레이드하는 데 중점을 두고 대대적으로 Su-27을 재설계했다. 이를 바탕으로 KnAAPO가 T-10M으로 명명된 실증기를 제작하여 실험을 실시했다. 결과에 만족한 소련군은 제식명을 Su-27M으로 구분하고 본격 양산을 준비했으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소련이 붕괴되면서 6대의 시제기를 포함하여 총 15대만 제작되는 것으로 일단 걸음을 멈추었다.

이륙 중인 Su-35S. Su-27 개량형이어서 외형으로는 쉽게 구분이 되지 않는다. <출처: (cc) Dmitry Terekhov at wikimedia.org>

예상치 못한 갑작스런 정세 변화로 독자 생존이 어렵게 되자, 수호이는 Su-27M을 마케팅 등의 목적으로 Su-35라고 재명명하고 적극적으로 대외 판매에 나섰다. 이때 1대에 실험적으로 추력편향 노즐 엔진을 장착했는데, 이를 별도로 Su-37 플랭커-F로 구분한다. 당시 수호이가 Su-35의 판매를 시도한 곳 중 하나가 냉전 시기에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우리나라였다. F-4 대체를 위해 대한민국 공군이 실시한 FX사업(1차)에 참여했던 것이다.

Su-27M 9호기의 시범 비행 모습 <출처: (cc) Rob Schleiffert at wikimedia.org>

당시 Su-35가 서울 에어쇼에서 일반 대중에게 경이적인 기동력을 선보여 생소했던 러시아 전투기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말미암아 한국을 포함한 대외 판매가 모두 무위로 그치고 양산은 물 건너간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사라질 것 같았던 Su-35는 2000년대 들어 국제 유가 상승에 힘입어 러시아 경제가 기력을 회복하자 극적으로 부활했다.

편향 노즐 엔진이 장착된 Su-37. 1996년 서울 에어쇼에 참가하여 시범 비행을 펼쳤다. <출처: (cc) Mike Freer at wikimedia.org>

러시아가 야심만만하게 추진한 PAK-FA(Su-57)가 생각보다 개발이 지연되어 전력 공백이 우려되자, 이를 막기 위해 2000년대 중반부터 프로젝트가 재개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7년부터 순차적으로 공급이 시작되어 현재 러시아 공군의 하이(high)급 전투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비록 같은 제식 부호를 사용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당연히 성능에 차이가 있다. 그래서 1980년대 개발된 전작과 구분하기 위해 본격 양산형을 Su-35S로 표기하기도 한다. 뛰어난 전투 능력을 고려했을 때 예정된 2019년부터 Su-57이 본격 도입되더라도 Su-35는 상당 기간 중요한 역할을 계속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징

항전장비는 현존 러시아 전투기 중에서 최고로 평가된다. 장착된 Irbis-E 레이더는 완전 디지털화한 X밴드 PESA 레이더로, 400km 거리에서 30개의 공중 목표물을 탐지하여 추적할 수 있고 8개 목표물에 동시 공격이 가능하다. 또한 정면 90km에서 레이더반사면적(RCS, Radar Cross Section) 0.01m²인 목표물을 탐지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B-2 폭격기의 RCS로 추정되는 수치다. 그렇다면 이론적으로 B-2 요격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는 하나, 확실하게 검증된 것은 아니다.

Irbis-E 레이더 <출처: (cc) Allocer at wikimedia.org>
Su-35S의 조종석 <출처: (cc) Vladimir Shcherbakov at airwar.ru>

다기능 LCD 디스플레이로 제작된 글래스 콕핏(glass cockpit), HOTAS 조종간, 디지털화된 플라이-바이-와이어(fly-by-wire) 시스템 그리고 성능이 대폭 향상된 PNA-10M-711 항법장치 덕분에 서방 전투기에 못지않은 조종 편의성을 가지고 있다. 최초 Su-27M은 기동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카나드(canard)를 장착했으나 본격 양산형인 Su-35S는 슈퍼 크루징(super cruising)이 가능한 강력한 AL-41F1S 터보팬 엔진을 장착하여 카나드가 제거되었다.

이처럼 힘은 강력해졌지만 기체에 복합 재료, 알루미늄-티타늄 합금, 탄소섬유 등을 사용하여 오히려 Su-27보다 가볍다. 당연히 항속거리를 비롯한 비행 능력이 향상되었고, 공중급유 장치도 부착되어 필요할 경우 장거리 작전도 가능하다. 제공 임무 전용인 Su-27과 달리 향상된 항전장비와 총 8톤에 이르는 폭장량을 바탕으로 공대공, 공대지, 공대함 작전도 수행할 수 있다.


운용 현황

2015년 7월 16일 러시아 공군이 인수한 Su-35 01호기와 02호기 <출처: 러시아 국방부>

러시아는 2007년부터 훈련용 복좌기인 Su-35UB를 포함한 50기의 물량을 도입하여 노후 Su-27을 순차적으로 대체했고, 운용 성과에 만족하여 2016년에 2차로 50기를 추가 발주하여 총 100대를 운용할 예정이다. 2015년 11월 24일 터키의 F-16에 의한 러시아의 Su-24 격추 사건 직후 4대의 Su-35가 시리아에 전진 배치되었다. 이후 교전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개발 목표대로 모든 성능이 발휘되었다고 알려진다.

중국은 2015년 총 24대를 구입하기로 계약하고 2016년 12월부터 순차적으로 도입 중이다. 사실 중국이 원한 것은 AL-41F1S 엔진과 Irbis-E 레이더였지만, 무단 복제를 우려한 러시아가 판매를 허락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Su-35 도입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이 또한 중국이 처음에는 무단 복제를 목적으로 1, 2대 정도 도입을 고려했지만 러시아가 최소 48대 구입을 주장하여 간신히 절반으로 낮추어 계약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탄 사격훈련 중인 Su-35S <출처: (cc) Eugeny Polivanov at wikimedia.org>

변형 및 파생형

● Su-35: Su-27를 현대화한 최초 모델로 처음에는 Su-27M으로 명명되었다.

● Su-35UB: 복좌형

Su-35UB <출처: (cc) rvb at wikimedia.org>

● Su-35BM: 항전장비를 현대화한 개량형

● Su-35S: 2011년부터 러시아군이 도입한 본격 양산형

러시아 공군 곡예비행단인 러시안 나이츠(Russian Knights) 소속 Su-35S <출처: (cc) Dmitry A. Mottl at wikimedia.org>

● Su-37: 추력편향 AL-31FU 엔진을 장착한 실험기


제원

Su-35S <출처: Public Domain>

- 기종: Su-35S
- 형식: 쌍발 터보팬 다목적 전투기
- 전폭: 15.30m
- 전장: 21.90m
- 전고: 5.90m
- 주익면적: 62.04㎡
- 최대이륙중량: 25,300kg
- 엔진: AL-41F1S 터보팬(31,900파운드)×2
- 최고속도: 마하 2.25
- 실용상승한도: 59,100피트
- 전투행동반경: 3,600km
- 무장:
  └ 30mm Gsh-30-1 기관포 1문
  └ R-27RE/TE, R-40, R-60, R-73E, R-77M/P/T, R-74 공대공미사일
  └ Kh-25ML, Kh-29L/TE, 3M-14AE 공대지미사일
  └ 3M-54AE1, Kh-31A/AD, Kh-59MK, 야혼트(Yakhont) 공대함미사일
  └ Kh-25MP, Kh-31P/PD, Kh-58UShE 대레이더미사일
  └ KAB-500KR, KAB-500L, KAB-500OD, KAB-500S-E, KAB-1500KR,
  └ KAB-1500L, GBU-500, GBU-500T, GBU-1000, GBU-1000T 유도폭탄
  └ 하드 포인트 12개소에 최대 8,000kg 탑재 가능
- 항전장비: Irbis-E 레이더, OLS-35 IRST, L175M 전자전시스템 등
- 승무원: 1명
- 초도비행: 
  └ 1988년 6월 28일(Su-27M)
  └ 2008년 2월 19일(Su-35S)
- 대당 가격: 미화 약 4,000만~6,500만 달러
- 양산 대수: 
  └ Su-27M 15대
  └ Su-33S 58대 이상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