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1.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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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세계 바다를 호령하는 미 해군력의 상징

니미츠급 항공모함의 특징 및 운용 현황, 초기·중기·후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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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리언트 쉴드(Valiant Shield) 2006 훈련에서 키티호크, 로널드 레이건, 에이브러햄 링컨 등 항모 3척이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출처: PM3 Jarod Hodge / 미 해군>

특징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갑판의 크기가 엔터프라이즈 항공모함보다 조금 작지만 배수량이 10만 톤이 넘는 최초의 군함이다. 즉,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군함이라 할 수 있다. 후속함인 제럴드 R. 포드급 항공모함이 기본적으로 니미츠급 항공모함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므로 선체의 크기와 규모는 그다지 차이가 없다. 거함거포시대의 대미를 장식한 아이오와(Iowa)급 전함이 5만 7,000톤이라는 점과 비교한다면 그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능하다.

최후의 전함 중 하나인 BB-63 미주리(Missouri) 부근을 지나 진주만에 입항하는 CVN-70 칼 빈슨(Carl Vinson) <출처: PM3 Chris Holloway / 미 해군>

이 거대한 선체를 움직이는 힘의 원천은 오로지 니미츠급 항공모함을 위해 제작된 출력 550MW의 A4W 가압수형 원자로다. 노심 설계 수명이 20년이어서 핵연료 교환과 원자로 보수를 위해 원칙적으로 20년마다 오버홀(overhaul: 완전히 분해하여 점검·수리·조정하는 일)을 해야 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20년 동안 쉬지 않고 바다 위를 떠다니며 작전을 펼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떠한 고장이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무장, 식량 등의 보급품을 적시에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서라도 재래식 동력함처럼 작전 기간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다만 유조선이 항상 따라다니면서 중간에 항해용 연료를 보급할 필요가 없다는 점만으로도 대단한 이득임은 틀림없다. 베트남 전쟁 당시에 양키 스테이션(Yankee Station)을 형성하고 함재기를 쉬지 않고 운용했던 재래식 동력함들은 보통 2~3일에 한 번씩 급유를 해주어야 했다.

CVN-73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의 프로펠러. 총 4개의 추진축을 가지고 있다. <출처: PM2 Glen M. Dennis / 미 해군>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A4W가 2기 탑재되어 있다. 여기서 발생한 에너지로 4개의 스팀 터빈을 가동시켜 얻은 26만 마력의 힘으로 4축의 프로펠러를 돌리며 사출기로는 함재기도 날려 보낸다. 8기의 A2W 가압수형 원자로를 사용하는 엔터프라이즈보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안정성이 좋으며 유지 보수가 편리하다. A4W는 30년 동안 건조된 10척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에 꾸준히 사용되었을 만큼 대단히 성공적인 원자로라 할 수 있다.

항공모함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함재기 운용이다.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미국이 1960년대까지 항공모함을 운용하면서 터득한 모든 시행착오와 풍부한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가 이루어졌다. 후속함인 제럴드 R. 포드급 항공모함에 와서 사출기가 전자기식으로 바뀌는 등 일부 변화가 이루어졌지만, 갑판과 격납고처럼 기본적인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21세기 초반까지만 내다본다면 굳이 변화를 주기 힘들 만큼 진화가 완료된 상태라 할 수 있다.

CVN-69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의 갑판 모습. 1950년대 본격화 된 앵글드 데크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출처: MCS2 Miguel Angel Contreras / 미 해군>

항공모함의 상징과도 같은 니미츠급의 갑판은 이착함 구역과 주기 공간을 효율적으로 구분한 앵글드 데크(angled deck: 경사 갑판), 측면에 설치한 4대의 엘리베이터, 분당 최대 12대를 이함시킬 수 있는 4대의 사출기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 이런 구조는 니미츠급 항공모함이 최초가 아니라 포레스탈급 항공모함부터 시작되었다. 에식스급, 미드웨이급 항공모함도 나중에 이런 구조로 갑판을 개량했지만, 포레스탈급 이후의 항공모함들은 처음부터 이렇게 제작되었다.

항공모함은 타격전단을 구성하여 활동하므로 선내에 기함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별도의 시설인 전술통신센터(TFCC, Tactical Flag Communications Center)를 갖추고 있다. 현재 니미츠급 항공모함에 설치된 TFCC는 국방부 지휘센터(NMCC, National Military Command Center)를 비롯한 각종 관련 기관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다. RIM-7 함대공미사일처럼 자위를 위한 최소한의 무장은 갖추고 있으나, 항공모함의 방어는 원칙적으로 전단을 구성하고 있는 이지스함 호위 전력이 담당하고 있다.


운용 현황

현재 예비로 보관 중인 키티호크, 엔터프라이즈를 제외하고 미 해군에서 현역으로 활동 중인 항공모함은 제럴드 R. 포드를 포함하여 총 11척이다. 따라서 이 중 10척을 차지하는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미국 항공모함 전력의 전부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통상적으로 1척이 연료 교환을 위한 대대적인 오버홀을, 1, 2척이 정기적으로 유지 보수를 하므로 8, 9척이 작전 중이거나 투입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고 있다.

도쿄 만으로 입항 중인 니미츠급 항공모함 9번함인 CVN-76 로널드 레이건. 2017년 현재 유일하게 미국 본토가 아닌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운용 중이다. <출처: 미 해군>

일본 요코스카(橫須賀)에 전진 배치된 CVN-76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함을 제외한 나머지 함들은 본토의 샌디에이고(San Diego), 브레머턴(Bremerton), 노포크(Norfolk)에 모항을 두고 있다. 1, 2척 정도를 운용하는 여타 국가들과 달리 미국의 항공모함들은 상황에 맞게 모항, 함대, 항모타격단, 비행단, 활동 지역 등이 수시로 바뀌므로 고정적인 배치 현황을 정의하기는 어렵다. 사실 이런 가변성이 항공모함이 최고의 전략무기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처럼 대규모 전쟁에 참전한 경험이 있는 이전 함들과 달리 니미츠급 항공모함이 최초로 실전에 투입된 것은 1980년 주 이란 대사관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한 이글 클로 작전(Operation Eagle Claw)이었다. 특수부대가 이용한 RH-53D 헬기를 당시 인도양에 전개한 CVN-68 니미츠 함에서 운용했고, 이듬해 1981년 시드라 만 사건(Gulf of Sidra incident)에 투입하기도 했으나 주로 국지적인 작전이었다.

CVN-73 조지 워싱턴 항모타격단의 항해 모습 <출처: PM2 Summer M. Anderson / 미 해군>

1990년대 이후 걸프전과 이후 벌어진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해상 작전 기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이후 미국이 개입한 각종 국지전이나 대북 무력시위처럼 군사상으로 필요할 경우에 모습을 드러냈다. 비단 니미츠급 항공모함뿐 아니라 미국의 항공모함들은 당시 상황에 따라 가장 가까이에 전개되어 있는 함이 투입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므로 항상 전투에 돌입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


변형 및 파생형

초기형

● CVN-68 니미츠(Nimitz): 1975년 5월 3일 취역
● CVN-69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 1977년 10월 18일 취역
● CVN-70 칼 빈슨(Carl Vinson): 1982년 3월 13일 취역

CVN-70 칼 빈슨 상공에서 CVW-14 소속 함재기들이 비행 중이다. 지금은 퇴역한 F-14 톰캣(Tomcat)과 A-6 인투르더(Intruder) 등이 보인다. <출처: Lt. Mitchell / 미 해군>

중기형(시어도어 루즈벨트급)

탄약고와 비행갑판을 비롯한 주요 구조물의 방어력과 내구성이 향상되었다. ‘시어도어 루즈벨트급’으로도 분류한다.

● CVN-71 시어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 1986년 10월 25일 취역
● CVN-72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1989년 11월 11일 취역
● CVN-73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1992년 7월 4일 취역
● CVN-74 존 C. 스테니스(John C. Stennis): 1995년 12월 9일 취역
● CVN-75 해리 S. 트루먼(Harry S. Truman): 1998년 7월 25일 취역

지금은 퇴역한 영국의 경함공모함 일러스트리어스(Illustrious)와 1998년 합동 훈련 중인 CVN-74 존 C. 스테니스 <출처: Robert Baker / 미 해군>

후기형(로널드 레이건급)

구상선수(bulbous bow), 프로펠러가 재설계되었고 전자 및 전투지휘체계가 최신식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로널드 레이건급’으로도 분류한다.

● CVN-76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2003년 7월 12일 취역
● CVN-77 조지 H. W. 부시(George H. W. Bush): 2009년 1월 10일 취역

취역 전 급속 변침 실험을 하는 니미츠급 최종함 CVN-77 조지 H. W. 부시 <출처: Public Domain>
CVN-68 니미츠 항공모함과 CVW-11 소속의 함재기들 <출처: MCSS Aiyana S. Paschal / 미 해군>

제원(CVN-68 니미츠)
  
- 제작: 뉴포트 뉴스 조선소(Newport News Shipbuilding)
- 기공: 1968년 6월 22일
- 진수: 1972년 5월 13일
- 취역: 1975년 5월 3일
- 경하배수량: 100,000톤
- 만재배수량: 114,000톤
- 전장: 332.8m
- 선폭: 76.8m
- 흘수: 11.3m
- 추진기관:
  └ 2×웨스팅하우스 A4W 가압수형 원자로
  └ 4×13만 마력(48.5MW) 증기 터빈
  └ 4×프로펠러
- 속력: 30노트
- 항속거리: 20~25년 순항 가능
- 무장: 
  └ 16~20 × RIM-7 함대공미사일
  └ 3~4 × 페일랭스 CIWS 또는 RIM-116 RAM
- 레이더: 
  └ AN/SPS-48E 3-D 대공감시레이더
  └ AN/SPS-49(V)5 2-D 대공감시레이더
  └ AN/SPQ-9B 표적획득레이더
  └ AN/SPN-46 관제레이더
  └ AN/SPN-43C 관제레이더
  └ AN/SPN-41 착함유도레이더
  └ 4×Mk 91 NSSM 유도체계
  └ 4×Mk 95 레이더
- 함재기: 
  └ 85~90 고정익 함재기 및 헬기
  └ F/A-18C/D, F/A-18E/F, EA-18G, E-2C, C-2A, SH-60 등
- 근무인원: 
  └ 수병 3,200명
  └ 항공단 2,480명
- 가격: 85억 달러(CVN-77 조지 H. W. 부시)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