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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제2차 세계대전 후 연합국에 분할 점령되었던 오스트리아는 1955년 영세중립을 내세워 주권 회복에 성공했다. 그런데 중립은 어떠한 전쟁에도 참가하지 않겠다는 의미이지, 남들이 침략해올 때 가만히 있겠다는 뜻은 아니어서 자위를 위한 무장이 당연히 필요했다. 그러나 자의는 아니었지만 나치 독일의 일원으로 지난 침략 전쟁에 참여했다는 굴레 때문에 오스트리아는 군비를 마음대로 증강하기 어려웠다.

먼저 상비군과 동원 예비군을 포함하여 병력이 5만 명으로 제한받았다. 오스트리아는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유럽의 5대 강국 중 하나였기에 유수의 방산업체들이 많았던 나라였지만, 이처럼 군비가 제한되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소총조차도 자체 개발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처음에는 재고 무기를 사용하다가 1958년부터 FN FAL을 면허생산한 StG58을 제식소총으로 사용했다.

StG58은 뛰어난 자동소총이지만 무겁고 반동이 심해 명중률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비단 이는 StG58만의 문제가 아니라 7.62mm NATO탄처럼 강력한 소총탄을 사용하던 자동소총들이 공통적으로 겪던 어려움이었다. 결국 AK-47을 시작으로 크기를 축소하여 위력이 줄었지만 반동 제어가 용이한 단소탄(Kurzpatrone)을 사용하는 돌격소총이 대세가 되면서 보병용 제식화기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

오스트리아가 이런 흐름에 동참한 것은 필연이었다. 이번에도 수입하는 것이 손쉬운 방법이었지만, 어느덧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인정받게 되면서 과감히 자체 개발을 결정했다. 이에 전통 깊은 슈타이어 만리허(Steyr Mannlicher, 이하 슈타이어) 사는 1970년대 제식화를 목표로 새로운 제식소총의 개발에 착수했다. 그렇게 탄생한 걸작이 현재도 최고의 돌격소총 중 하나로 당당히 손꼽히는 슈타이어 AUG(Armee Universal Gewehr)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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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정식 명칭이 StG77인 AUG의 가장 큰 특징은 불펍(bullpup) 돌격소총이라는 점이다. 급탄, 격발 행위가 개머리판에서 이루어지는 불펍은 1901년 시험적으로 만들었던 소니크로프트(Thorneycroft) 소총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으니 생소하거나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이 방식은 총의 전체 크기가 같다면 총열이 상대적으로 길기에 사거리가 늘어난다. 또한 격발 행위가 몸 가까이에서 일어나므로 반동 제어가 용이하고 그만큼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가늠자와 가늠쇠의 사이가 짧아 조준이 부정확해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사거리가 늘어나고 정확도가 향상되었어도 실제로 그러한 이점을 누리기 어려웠다. 무게중심이 뒤쪽에 쏠려 총의 모양이 불균형한 점은 항상 총을 휴대해야 하는 일선 병사들에게 불편한 요소다. 또한 탄피배출구가 얼굴 부근에 위치하게 되어 교전 중 곤란을 야기할 수 있다. 이처럼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아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다.

그래서 슈타이어 사가 AUG를 불펍으로 개발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1864년 창립된 후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각종 총기를 제작한 제작사여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특히 StG58을 면허생산하면서 앞으로 사용될 새로운 소총이 갖추어야 할 조건과 기능에 대해 나름대로 개념 연구가 이루어진 상태였다. 이처럼 AUG는 갑자기 나타난 산출물은 아니었다.

오래전부터 불펍의 장점과 가능성에 주목한 슈타이어 사는 먼저 양산되었으나 일선에서 반응이 좋지 않았던 프랑스의 FAMAS를 철저히 분석하여 개발에 참고했다. 비용이 더 들지만 스코프를 기본으로 장착하여 명중률을 높였고 전방에 그립을 달아 총의 무게를 적절히 분산했다. 또한 모듈화 시스템을 도입하여 탄피배출구를 사수의 필요에 따라 쉽게 변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방식 덕분에 AUG는 카빈, 경기관총, 기관단총 등을 비롯하여 호주 모델들처럼 다양한 변형이 존재하고 있다.

AUG는 5.56mm NATO탄을 기본으로 사용하도록 제작되었는데, 이는 개발 당시부터 수출까지 염두에 두었다는 의미다. 사실 오스트리아의 국내 수요만 생각한다면 무기의 자체 개발은 경제적 실익이 적으므로 이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래서 소련의 소총으로 통일되어 있는 동구권에 새로운 규격의 총을 팔기는 어려우므로 다양한 모델들이 경쟁을 벌이는 그 반대편의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었다.

또한 총열을 제외한 상당 부분을 폴리머 재질을 사용하여 무게를 줄인 대신 내구성은 향상시켰다. 조준장비를 상부 리시버에 고정하여 플라스틱 부분이 변형되어도 영점이 바뀌지 않았다. 이는 20년 뒤에 탄생한 독일 H&K G36 소총이 최고의 돌격소총이라는 명성이 자자했지만 정작 연사 시 발생하는 열로 총열과 플라스틱의 연결 부위가 녹아 명중률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망신을 당한 사례와 종종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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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처음부터 완성도가 높았고 개조가 편리했던 덕분에 AUG는 한 세대 앞선 돌격소총이라는 명성을 들을 만큼 성공작의 반열에 올랐다. 덕분에 오스트리아를 제외하고도 여러 나라에서 앞다투어 채용했다. 자국 군용으로 공급하기 위해 면허생산한 호주를 비롯하여 약 30개국 이상이 군경용으로 사용 중에 있으며, 반자동으로 개조되어 민수용으로 사용되는 모델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영국 SAS를 비롯한 많은 대테러 기관들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활용도와 정확성이 최고 수준이라는 뜻이다.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시리아 내전 등에서 사용되었으나, 기본 제식화기이다 보니 특별히 엄청난 전과가 확인된 것은 없다. 다만 최고의 명성을 얻었다가 예상외의 실전 결과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진 G36을 상기한다면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좋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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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및 파생형

● AUG: 제식부호가 StG 77인 기본형
● AUG M203: M203 유탄발사기 장착형
● AUG A2: 조준경을 탈착하고 MIL-STD-1913 레일 부착이 가능한 개량형

● AUG A3 SF: 오스트리아 특수부대용으로 1.5~3배로 향상된 통합 조준경이 부착된 모델

● AUG 파라(Para): 9×19mm 파라블럼탄을 사용하는 모델

● AUG HBAR: 총열을 강화한 분대지원용 경기관총
● AUG LMG: 4배 향상된 조준경 장착을 비롯한 개량형 경기관총
● AUG P: AUG A1 반자동 버전
● AUG P 스페셜 리시버(Special Receiver): 리시버 상부에 MIL-STD-1913 레일 장착
● AUG Z: AUG A2 반자동 버전
● AUG A3 SA USA: 2009년 강화된 미국 민간 시장용 총기 기준에 의한 반자동 버전
● AUG A3 SA NATO: AUG A3 SA USA에 NATO STANAG 탄창 사용 버전
● F88 오슈타이어(Austeyr): 호주에서 면허생산한 AUG A1으로 총검 장착이 가능하다.

● F88C 오슈타이어(Austeyr): F88 카빈 버전
● F90: F88에 피카트니 레일을 장착하고 경량화하는 등 대대적으로 개수한 모델. 호주군은 2015년 F90을 차기 제식소총으로 선정하고 3만 정을 주문했다. 계약은 탈레스 오스트레일리아(Thales Australia Limited)가 따냈으나, 실제로는 한국의 총기회사에서 생산하여 납품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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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표준형)

- 제작사: 슈타이너 만리허(Steyr Mannlicher)
- 구경: 5.56mm, 9mm
- 탄약: 5.56x45mm NATO
- 전장: 790mm
- 총열: 508mm
- 중량: 3.6kg
- 유효사거리: 300m
- 발사속도: 분당 680~750발
- 작동방식: 가스작동식, 회전노리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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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