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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배경

2001년 9월 11일,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이 이끄는 테러 조직 ‘알 카에다(Al-Qaeda)’는 민간 여객기를 납치해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국방부 펜타곤 건물에 충돌시키는 사상 초유의 테러를 자행했다. 통칭 ‘9·11 테러’로 불리는 이 사건은 단순한 테러 행위가 아니라, 2000년대 전쟁 양상과 국제관계 구도를 규정하게 될 ‘테러와의 전쟁(Global War on Terrorism)’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미국은 이 사건을 통해 더 이상 전쟁이라는 것이 국가 대 국가 구도로만 한정되지 않으며, 앞으로는 전방과 후방의 구분이 없는 전장에서 전 세계 단위로 소수의 테러리스트들과 싸우는 힘겹고도 긴 전쟁을 치르게 될 것임을 희미하게나마 깨닫게 되었다.

이에 따라 전 미군과 미국의 노력은 ‘테러와의 전쟁’에 집중되었고, 미 해군 또한 기존의 전쟁 개념을 다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해전이 더 이상 국가 대 국가, 해군 대 해군이 싸우는 양상으로 전개되지 않을 것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2003년 고든 잉글랜드(Gordon R. England) 미 해군장관이 “더 작고, 더 빠르고, 기동성이 높으며, 구축함 종류 중에서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군함의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자, 미 해군은 대잠전(對潛戰)·소해(掃海)임무·대함전(大艦戰)·정보수집·정찰·감시·해상 차단·특수전 지원·후방 작전·군수지원 임무를 필요에 따라 신속하게 전환하면서 수행할 수 있고, 미래전을 고려해 네트워크화되어 있으며, 기동성이 높고, 스텔스 설계가 반영되어 있으며, 연안·근해에서 반(反)접근(Anti-Access) 및 비대칭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고기동성 군함을 목표로 개발에 착수했다. 쉽게 말해 ‘무엇이든지 할 줄 알지만 뚜렷한 전문 분야는 없는 박이부정(博而不精: jack of all trades, master of none)한 군함’을 지향한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연안전투함(LCS, Littoral Combat Ship) 개발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으며, 2004년 록히드-마틴(Lockheed-Martin) 주도로 깁스 앤 콕스(Gibbs & Cox), 마리넷 마린(Marinette Marine), 볼링거(Bollinger) 조선소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2척의 연안전투함(LCS) 건조 계약을 땄고, 미 해군은 오스탈(Austal) USA 사가 설계한 2척의 연안전투함과 비교한 뒤 총 55척 물량을 나누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계약에 들어가면서 도입 예정 숫자는 크게 줄어들었다.

록히드-마틴 LCS 컨소시엄은 2005년 6월 마리넷 마린 사가 용골(龍骨)을 거치하면서 본격적인 연안전투함 건조에 들어갔으며, 1번함이 2006년 9월에 LCS-1 ‘프리덤(Freedom)’으로 함명을 부여받고 2008년 9월에 진수되었다. 프리덤 함은 2008년 11월에 미 해군에 인도되었고, 오스탈 사의 LCS-2 ‘인디펜던스(Independence)’ 함이 2010월 1월에, 프리덤급 2번함인 LCS-3 포트 워스(Fort Worth)가 2012년 9월에 취역하면서 연안전투함의 본격적인 실전배치가 시작되어 배수량이 더 큰 올리버 해저드 페리(Oliver Hazard Perry)급 호위함(frigate)과 교대했다. LCS-1 프리덤 함의 모토는 “빠르고, 집중하고, 용감하라(Fast, Focused, Fearless)”이며, 모항은 태평양에 연한 샌디에이고(San Diego) 항이다. 동형함인 포트 워스와 인디펜던스급의 인디펜던스, 코로나도(Coronado), 잭슨(Jackson), 몽고메리(Montgomery), 가브리엘 기퍼즈(Gabrielle Giffords) 함 또한 샌디에이고 항이 모항이며, 프리덤급의 밀워키(Milwaukee)와 디트로이트(Detroit) 함만 대서양을 작전지역으로 하는 제4함대에 소속되어 모항을 메이포트(Mayport) 항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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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프리덤급 연안전투함은 준(準)플레이닝(planing) 타입의 단선체선(monohull) 알루미늄 상부구조로 설계했으며, 후미에 비행갑판을 설치하여 MH-60R, MH-60S 같은 해상용 헬기나 MQ-8 파이어 스카웃(Fire Scout) 같은 무인항공기를 운용한다. 비행갑판에는 삼각 트래버스 견인 시스템을 설치해 강한 풍랑에도 문제없이 항공기를 수납할 수 있게 했으며, 3축형 크레인도 설치해 갑판에 무거운 물체를 옮기거나 내릴 수 있다. 그리고 800킬로와트급 핀칸티에리-이조타-프라스키니(Fincantieri-Isotta-Fraschini) 디젤 발전기 4기를 탑재해 3,500톤의 중량에도 불구하고 최대 시속 87km까지 항해가 가능해 높은 기동성을 자랑한다. 3번함인 밀워키 함은 공동 현상(cavitation)을 활용한 워터 제트(water jet)를 탑재해 소음을 줄이는 대신 에너지 효율성을 10% 가량 향상시켰다.

무장으로는 BAE 시스템즈가 제작한 Mk110 57mm 함포가 설치되어 있으며, 평상시 총 400발의 포탄을 적재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30mm Mk. 44 부쉬매스터(Bushmaster) II 기관포 2문과 12.7mm 기관총 4정이 탑재되어 있으며, 총 24기의 AGM-114L 헬파이어(Hellfire) 미사일과 RIM-116 RAM(Rolling Airframe Missile) 미사일이 Mk. 49 발사기를 통해 발사가 가능하다. 물론 임무에 따라 무장을 변경할 수 있는 것이 연안전투함의 특징인 만큼 필요에 따라 하푼(Harpoon) 대함미사일이나 SM-2, 혹은 ESSM 함대함 미사일을 탑재할 수도 있다.

탐지 체계로는 에어버스(Airbus) 사의 능동형 전자주사식 레이더(AESA, Active Electronically-Scanned Array Radar)인 TRS-4D가 장착되어 있으며, 록히드-마틴의 전투관리 시스템인 COMBATSS-21과 AN/SQR-20 예인 음탐기가 탑재되어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연안전투함은 근거리 연안용 함정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원거리 적함에 대한 대응 능력이 약하고 탑재 화력도 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보유 무기 중 발사사거리 250km 미만의 AGM-84 하푼(Harpoon)을 제외하고는 탑재 무장의 사거리가 짧은 데다가 화력도 약해 원거리 적에 대한 대응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화 설계를 통해 40~50명의 필수 승조원만으로도 항해가 가능하도록 설계한 것은 장점이기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로 인해 소수 인원에게 과도한 업무량이 부여된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프리덤급 연안전투함에는 총 115명이 탑승하며, 필수 항해 요원을 제외한 약 75명은 임무 요원이나 탑재 항공기 운용 요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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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연안전투함은 총 27척이 건조 혹은 건조 계약된 상태이며, 현재 총 9척이 취역 후 실전 배치된 상태다.

최첨단 기술과 설계가 총동원된 신개념의 전투함인 연안전투함은 안타깝게도 명성에 비해 결함과 고장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왔기 때문에 그 효용성을 의심받아왔다. 우선 연안전투함은 경량급인 데다가 작전지역을 연안지역으로 한정하고 있고, 공격력이 낮으면서 방어력도 그다지 높지 않아 생존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심지어 미 상원 군사위원회의 존 매케인(John McCain: 애리조나 주/공화당) 의원은 연안전투함을 가리켜 “군함이라고 주장하는” 배라고 혹평했다. 미 회계감사원(GAO, The 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 또한 연안전투함이 개발 비용 초과, 사업 관리의 미숙함, 설계·건조 등에 있어 문제가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으므로 연안전투함 개발사업 자체를 중단하는 것이 옳다고 미 상원에 권고했을 정도다. 국방부 무기체계 시험실 또한 상원에 보고하면서 연안전투함이 다른 군함들이 견딜 수 있는 보편적인 수준의 피해를 감당하지 못하므로 고강도 전투 상황에서는 전투에 기여하기가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또한 동일한 군함을 2개의 다른 설계(프리덤급/인디펜던스급)로 진행시킨 점도 지적을 받았다. 프리덤급은 단선체선(單船體船)에 알루미늄 상부구조 설계를, 인디펜던스급은 3동선(胴船)에 알루미늄 상부구조 설계를 채택했기 때문에 두 종류의 함선 간 부품이나 임무 장비 교환 등이 불가능하다.

현재까지 총 4대 취역한 프리덤급 연안전투함 중 3척이 엔진 관련 문제가 발생했다. 우선 2015년 12월, 밀워키 함(LCS-5)이 대서양 항해 중 엔진 고장을 일으켜 인근 군항까지 예인 해 온 사례가 있었다. 밀워키 함의 엔진을 조사한 결과 필터 시스템에 금속 조각이 들어갔던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가스터빈과 디젤 엔진 사이의 클러치(clutch)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추진체계가 변경될 때 클러치가 한쪽 체계에서 빠지도록 설계했으나 제때 변환되지 않으면서 부품이 깨졌던 것이다. 2016년 1월에는 포트 워스 함(LCS-3)이 태평양 항해 중 유사한 고장을 일으켜 항해를 중단했고, 같은 해 7월에는 프리덤 함이 디젤 추진체계에 해수가 유입되는 바람에 항해를 중단하고 긴급 제염 작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4번함인 코로나도 함까지 남중국해 출항 중 고장을 일으켜 하와이로 회항하자, 결국 미 해군은 2016년 9월경 프리덤급 연안전투함 중 프리덤(LCS-1), 코로나도(LCS-4), 포트 워스(LCS-3), 밀워키 함(LCS-5)에 대한 운항 중지를 결정하고 일괄 수리에 들어갔다. 인디펜던스급 연안전투함 또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아 8번함인 몽고메리 함(LCS-8)이 취역 직후 해수가 유압 냉각 시스템 안으로 유입되어 가스터빈 엔진 하나가 고장 나는 사고가 발생했고, 몇 개월 후에는 같은 함정이 모항인 샌디에이고에서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던 중 선체에 약 46cm 길이의 금이 간 것이 발견되어 수리에 들어갔었다.

미 해군은 현재 기 계획된 27척 도입으로 연안전투함 건조를 중단할 예정이며, 후속함으로는 차기 다목적 유도탄호위함[FFX(X)]을 도입할 계획이다. 미 해군은 2017년 7월 10일자로 관심 업체에 정보제안서(RFI, Request for Information)를 발행한 상태이며, 본 계약은 2020년경에 체결해 총 20척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차기 유도탄호위함은 연안전투함의 실패를 통한 교훈을 반영하여 항공모함과 병진 항해가 가능하고, 수평선 밖 원거리 적을 상대할 화력을 갖추며, 전자전 능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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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종함

프리덤급 연안전투함
프리덤급에는 대부분 인구 80만 명 이하의 중소도시 이름이 명명되고 있으며, 선두함인 ‘프리덤’ 함만 전통적인 승계 함명을 붙였다. 유일하게 전통적인 승계 함명을 부여 받은 LCS-1은 ‘프리덤’이라는 이름을 승계한 미 해군의 세 번째 군함이다.

프리덤급 연안전투함 목록

• LCS-1 프리덤(Freedom): 2008년 11월 8일 취역
• LCS-3 포트 워스(Fort Worth): 2012년 9월 22일 취역
• LCS-5 밀워키(Milwaukee): 2015년 11월 21일 취역
• LCS-7 디트로이트(Detroit): 2016년 10월 22일 취역
• LCS-9 리틀 록(Little Rock): 2015년 7월 18일 진수
• LCS-11 수 시티(Sioux City): 2016년 1월 30일 진수
• LCS-13 위치타(Wichita): 2016년 9월 17일 진수
• LCS-15 빌링스(Billings): 2017년 7월 1일 진수
• LCS-17 인디애나폴리스(Indianapolis): 2016년 7월 18일 용골(龍骨) 거치
• LCS-19 세인트루이스(St. Louis): 2017년 5월 17일 용골 거치
• LCS-21 미네아폴리스/세인트폴(Minneapolis/St. Paul): 건조 예정
• LCS-23 쿠퍼스타운(Cooperstown): 건조 예정
• LCS-25 마리넷(Marinette): 주문 중

인디펜던스급 연안전투함
미국 오스탈(Austal) 사가 건조하며, 전체 함이 짝수의 LCS 번호를 부여받는다. 인디펜던스급도 선두함인 인디펜던스함 만이 유일하게 전통적인 함명을 부여 받았고 대부분의 나머지 함들은 통상 인구 80만 이하의 중소도시 이름 위주로 함명이 부여되고 있으나 LCS-10 ‘가브리엘 기퍼즈(Gabrielle Giffords)’ 함에만 인물 이름이 붙었다. 민주당 출신의 여성 의원인 기퍼즈 의원은 2011년 지역구인 투산(Tusan)에서 지역구 유권자들과 면담 중 그녀를 노린 총기 테러를 당해 관자놀이에 총격을 입고 실려갔었다. 하지만 그녀는 수술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나면서 테러에 대한 불굴의 상징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미 의회에서 LCS-10번 함에 그녀의 이름을 헌정하기로 결정했다.

인디펜던스급 연안전투함 목록

• LCS-2 인디펜던스(Independence): 2010년 1월 16일 취역
•LCS-4 코로나도(Coronado): 2014년 4월 5일 취역
•LCS-6 잭슨(Jackson): 2015년 12월 5일 취역
•LCS-8 몽고메리(Montgomery): 2016년 9월 10일 취역
•LCS-10 가브리엘 기퍼즈(Gabrielle Giffords): 2017년 6월 10일 취역
•LCS-11 오마하(Omaha): 2015년 11월 20일 진수
•LCS-13 맨체스터(Manchester): 2016년 5월 12일 진수
•LCS-16 털사(Tulsa): 2017년 3월 16일 진수
•LCS-18 찰스턴(Charlestown): 2016년 6월 28일 용골 거치
•LCS-20 신시내티(Cincinnati): 2017년 4월 10일 용골 거치
•LCS-22 캔자스시티(Kansas City): 건조 예정
•LCS-24 오클랜드(Oakland): 건조 예정
•LCS-26 모빌(Mobile): 주문 중
•LCS-28 함명 미부여: 주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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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 건조사: 록히드-마틴(Lockheed-Martin) / 마리넷 마린(Marinette Marine)
- 전장: 118.1m
- 전폭: 17.6m
- 흘수: 4.3m
- 만재 배수량: 3,500톤
- 기준 배수량: 3,100톤
- 속도: 47노트(87km/h)
- 항속거리: 시속 33km 항해 시 6,500km
- 작전한계시간: 21일(336시간)
- 추진체계:
  └ 롤스-로이스(Rolls-Royce) MT-30 36mW 가스터빈 엔진 x 2, 
  └ 콜트-피엘스틱(Colt-Pielstick) 디젤엔진 x 2, 롤스-로이스 워터 제트 엔진 x 4
- 상륙 자산: 11m RHIB, 12m 고속정
- 탑승인원: 핵심 운항 인원 50명, 임무 인원 65명
- 센서/처리 체계: EADS 노스 아메리카 TRS-3D 방공/수상 수색 레이더
- 전자전 체계: TRS-4D 해상 레이더(AESA), COMBATSS-21 전투관리체계, AN/SQR-20 예인 음탐기
- 무장: 57mm 기관포 x 1, 30mm 기관포 x 2, AGM-114L 헬파이어(Hellfire) 미사일 x 24, RIM-116 방공미사일 x 21
- 탑재 항공기: 
  └ MH-60R/S 시호크(Seahawk) x 1 
  └ 혹은 MQ-8B 파이어 스카웃(Fire Scout) 무인헬기 x 2 
  └ 혹은 MQ-8C 파이어 스카웃
- 함정당 가격: 3억 6,200만 달러(2015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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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