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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1962년 소련은 기존에 사용하던 Tu-16 폭격기를 대체할 Tu-22 블라인더(Blinder)의 실전배치에 들어갔다. 정찰을 통해 Tu-22의 존재를 파악한 미국은 소련이 초음속 폭격기를 갖게 되었다는 사실에 근심이 생겼지만, 정작 소련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았다. 마하 1.4라는 최고속도를 제외하고는 전작인 Tu-16과 비교하여 그다지 향상된 점이 없다고 할 만큼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Tu-22는 최초의 초음속 폭격기인 미국의 B-58의 등장에 놀라 서둘러 등장한 감이 없지 않았다. 엄밀히 말해 폭격기를 상대하는 것은 전투기나 대공미사일이지만 냉전시대에는 이유 불문하고 같은 분야에서 상대와 대등한 수준의 무기를 일단 보유해야 했다. 사실 B-58도 생각만큼 좋은 성능은 아니었지만 실전에 배치된 이상 소련도 그에 걸맞은 대항마가 필요했다. 특히 공격 무기일수록 이런 자존심 싸움은 더했다.

따라서 일단 Tu-22를 배치함으로써 그럭저럭 전력의 균형을 맞췄지만 부족한 점을 잘 알기에 1964년부터 곧바로 성능 개선에 나섰다. 유일한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속도는 그대로 살리되 항속거리를 비롯한 전반적인 비행 능력을 향상시켜 작전 능력을 배가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처음에 투폴레프(Tupolev) 설계국은 주익을 속도에 최적화된 상태로 조정할 수 있는 가변익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개량을 진행했다.

결론적으로 가변익 덕분에 속도가 마하 2로 향상되었고 항속거리도 대폭 늘어났으며 기동력도 향상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주익의 구조가 바뀌면서 여타 부분도 대대적인 개량이 함께 이루어져야 했다. 인테이크(intake)를 비롯한 동체의 측면이 대폭 바뀌었고, 추력이 2배나 강력한 NK-25 터보팬 엔진이 장착되면서 성능뿐만 아니라 외형도 Tu-22와 전혀 다른 새로운 폭격기가 되었다.

당시 소련은 개량형이라는 냄새가 강한 Tu-22M이라는 제식명을 흘려왔었다. 이 제식명은 최초 개량을 시작할 당시에는 맞았지만 판이 커지면서 본의 아니게 서방을 완벽하게 속인 공작 사례가 되었다. 1969년 미국의 첩보망이 Tu-22M을 처음 발견했을 때 Tu-22와 모양이 워낙 달라서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신예 폭격기인 줄 알고 당황했을 정도였다. 그래서 백파이어(Backfire)라는 별도의 NATO 식별 코드를 부여했다.

이처럼 워낙 알려진 것이 없다 보니 미국에게는 Tu-22M의 역할이 무엇인지조차 의문투성이였다. 저고도 침투 능력과 고고도 고속 비행 능력을 발판으로 미국 본토까지 폭격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상당히 많았다. 1972년부터 배치가 본격 시작되었음에도 궁금증이 해결된 것은 없었다. 1979년에 체결된 ‘제2차 전략무기제한협정(SALT-II)’에서 급유 프로브(probe) 제거를 관철시켰을 정도로 Tu-22M은 미국에게 커다란 근심이었다.

그러나 소련이 붕괴된 후 드러난 여러 정보에 의하면 심각하게 우려할 만큼 고성능은 아니었음이 밝혀졌다. 한마디로 미국 본토까지 단독으로 침투해서 핵폭탄을 투하하는 임무를 수행하기는 무리였다. Tu-22M은 처음부터 대륙 간 횡단비행을 염두에 두지 않았고 인근 지역에서 작전을 펼치기 위한 용도였다. 즉, 장거리 전략폭격보다는 중거리 전역폭격에 사용하기 위한 기종이었다.

오히려 미국에게 더 큰 위협은 소련(러시아) 해군에 배치된 Tu-22M이 미 해군 항공모함 전단에 위협적인 Kh-22 대함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결론적으로 Tu-22M은 전략핵 폭격 임무도 가능은 하지만 전술폭격이나 대함 공격 임무에 특화된 폭격기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오랜 세월 성능 이상으로 미국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Tu-22M은 역할을 톡톡히 한 무기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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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워낙 많은 변경이 이루어져서 전작인 Tu-22와 별개로 구분되지만, 기본적으로 Tu-22M은 개량형이다.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날개 끝의 후퇴각을 20, 30, 65도로 변경할 수 가변익 주익이다. 수직미익의 하단은 방향 안정성을 증가시키기 위해 동체 상부와 도살 핀(dorsal fin)으로 매끈하게 연결되어 있다. 2개의 엔진이 기체 후방에 병렬로 배치되었고 커다란 인테이크 외에 한쪽 측면에 6개의 보조공기흡입구가 있다.

기체 중앙부 폭탄창에는 핵폭탄 외에 다양한 종류의 재래식 폭탄을 탑재할 수 있으며 외부 파일론(pylon)에도 다양한 무장을 장착할 수 있다. 특이하게도 구시대의 유물이라 할 수 있는 후방 방어용 23mm GSh-23 기관포가 장착되어 있다. 대함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는 레이더와 폭격용 OPB-15T 광학장치 같은 센서가 조종석 하부 동체에 장착되어 있고 각종 전자전용 및 레이더 경보 장치가 기체 각부에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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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Tu-22M은 1997년까지 총 497대가 생산되었으나 소련 붕괴 후 우크라이나가 보유하던 분량은 전략무기의 확산을 우려한 미국의 개입으로 박물관 전시용을 제외하고 모두 폐기되었다. 한때 중국이 강력히 도입을 희망했고 지난 2016년에는 6대가 인도에 판매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러시아가 대외 판매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공군이 90여 기, 해군이 50여 기를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7년 아프가니스탄 지역에서 최초로 실전에 투입되어 전술폭격을 실시했고, 1995년 체첸 전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08년 남오세티아 분쟁 당시에 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1대가 격추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내전이 한창이던 2015년 11월에 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 Islamic State of Iraq and the Levant)에 순항미사일 공격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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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및 파생형

● Tu-22M0 백파이어: 프로토타입

● Tu-22M1 백파이어 A: 실험을 위해 9대가 제작된 선행 양산형

● Tu-22M2 백파이어 B: 1972년부터 생산된 초도양산형. 65도까지 후퇴할 수 있도록 주익이 재설계되었고 승무원 공간 확보를 위해 동체 단면적이 확대되었다.

● Tu-22M3 백파이어 C: 엔진과 전자장비를 교체한 개량형. 공기흡입구와 기수의 모양이 일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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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 기종: Tu-22M3
- 형식: 쌍발 터보팬 폭격기
- 전폭: 34.28m / 23.30m (가변 날개 후퇴 시)
- 전장: 42.46m
- 전고: 11.05m
- 주익면적: 183.53㎡
- 최대이륙중량: 124,000kg
- 엔진: 쿠즈네초프(Kuznetsov) NK-25 터보팬(55,15파운드) × 2
- 최고속도: 마하 1.88
- 실용상승한도: 13,300m(43,600피트)
- 전투행동반경: 2,410km
- 무장:
  └ 23mm GSh-23 기관포 × 1
  └ 내부 폭탄창과 외부 하드 포인트 2개소 24,000kg 탑재
  └ Kh-22 대함미사일 × 3
  └ Kh-15 SRAM × 6
  └ FAB-250 무유도폭탄 × 69
  └ FAB-1500 무유도폭탄 × 8
- 항전장비: PN-AD 레이더, NK-45 항전장치
- 승무원: 4명
- 초도비행: 1971년 8월 30일(Tu-22M1)
- 가격: 미화 약 1억 2,500만 달러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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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