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9.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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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호 항공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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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홍콩 인근에 정박한 랴오닝호.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이다. <출처: (cc) Baycrest @ wikimedia.org>

개발의 역사

중국은 세계 4위의 엄청난 영토를 가졌지만 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영해가 작은 나라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배타적 경제 수역(EEZ, Exclusive Economic Zone)을 기준으로 할 때 일본의 5분의 1 수준이고 우리나라(남한)의 2배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중국 해군은 전형적인 연안 해군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원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해군력 구축에 필요한 국력과 기술력이 부족하여 못했던 것뿐이었다.

중국은 이미 1947년에 인근 국가와의 마찰도 불사한 채, 이른바 구단선(九段線)을 일방적으로 선포하며 남중국해를 자신의 영해라고 주장했을 만큼 대외 팽창 의지가 강했다. 본격적으로 개방에 나선 1980년대 이후 경제력이 급성장하자 마침내 대양 해군으로의 변신을 모색했다. 당시 이를 앞장서서 이끈 류화칭(劉華淸) 해군사령원은 작전 권역을 이른바 제2도련선(島鍊線)으로 규정한 서태평양 일대까지 확장시켰다.

현재 중국 선전(深圳)에 테마 공원으로 운영 중인 소련 항공모함 민스크(Minsk). 중국은 퇴역 항공모함 민스크를 고철용으로 사들였으나, 항공모함에 대한 기초 자료를 얻기 위해 샅샅이 조사했다. <출처: (cc) Sudip2118 @ wikimedia.org>

도련선은 일종의 확장된 방어선 개념이지만, 2016년 초 관영 매체가 “중국군의 규모가 커졌기에 활동 영역의 확대를 피할 수 없다”고 강변했던 것처럼 중국은 오래전부터 활동 영역을 대외로 확장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중국은 1990년대 이후 대대적으로 건함에 나서 신예 구축함, 잠수함 등을 대량 도입했고 그러한 과정에서 군비 확장의 완성을 항공모함이라 생각했다. 원양에서 미국, 일본에 대항하려면 항공력의 지원이 절대 필요하다고 본 것이었다.

그런데 항공모함은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브라질, 인도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외국에서 도입할 수 있는 무기다. 하지만 군사전략상 중국이 서방의 무기를 획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고 그나마 유일한 공급선인 소련과의 교류도 1960년대 중소분쟁 이후 막힌 상태였다. 한때 러시아와 프랑스로부터 구형 항공모함의 도입 협상을 벌인 적도 있었으나 기술 이전 등의 문제 때문에 불발로 끝났다.

2001년 11월 예인선에 끌려 이스탄불 인근을 지나가는 바랴그. 이동을 막은 터키에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고 간신히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해 흑해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출처: Public Domain>

결국 중국은 자력 개발에 나서야 했다. 고철로 쓰겠다는 명분으로 호주 해군이 운용하다 1980~90년대에 폐기된 영국산 항공모함인 멜버른(Melbourne)과 소련의 키예프(Kiev)급 항공순양함 선체를 입수하여 개념 연구를 했으나 기술력의 부족 등으로 아직 자체 건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던 차에 우크라이나 니콜라예프(Nikolaev) 조선소에 70퍼센트 정도 건조되었으나 소련이 해체되면서 방치되어 있던 쿠즈네초프(Kuznetsov) 제독급 2번함인 바랴그(Varyag)호가 눈에 들어왔다.

바랴그호는 항공모함의 제작과 운용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소련이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한 최초의 본격 항공모함이었다. 중국은 홍콩에 설립한 위장 회사를 내세워 해상 카지노로 사용하겠다는 명분으로 10년 가까이 방치되어 녹슬어가던 바랴그호를 구매했고 우여곡절 끝에 예인선들이 선체를 이끌고 흑해를 빠져나온 후 희망봉을 돌아서 2002년 중국의 다롄(大連)에 위치한 조선소까지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이후 철저히 분석을 마치고 200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건조를 재개했다. 처음에는 이런 사실을 밝히지 않고 은밀히 진행했으나 2010년 이후 들어 조만간 항공모함 획득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공공연히 밝혔고 진행 상황을 노골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2년 9월 25일 중국 권력층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랴오닝(遼寧)'이라는 함명으로 취역식을 갖고 실전배치되었다.

다롄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모습 <출처: Public Domain>

특징

랴오닝호는 태생적으로 쿠즈네초프와 외형과 갑판의 배치가 같을 수밖에 없다. 함재기를 스키점프대로 이함시키고 어레스팅 후크(arresting hook)와 케이블을 이용하여 착함하는 방식으로 운용하는데, 함재기인 J-15도 소련(러시아)의 Su-33의 불법 복제판일 정도다. 거기에다가 선체 도입 시 우크라이나에서 설계도와 관련 자료도 함께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기에 중국에서 건조를 재개했을 때 대부분 그대로 따라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중국으로 가기 위해 흑해 연안을 항해하는 바랴그. 공정이 70퍼센트 가까이 진행된 상태여서 외형상으로 쿠즈네초프와 차이가 없다. <출처: Public Domain>

하지만 오랫동안 방치되었고 중요 설비가 제거된 상태로 인수했기 때문에 대대적인 개수가 이루어졌다. 특히 엔진이나 각종 전장 장비 같은 핵심 부분은 대부분 중국에서 새롭게 제작한 것이다. 때문에 단지 뿌리가 같고 겉모습만 비슷할 뿐이지, 쿠즈네초프와 다른 별개의 항공모함이라 할 수 있다. 거기에다가 운용과 관련한 많은 부분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중국 스스로 터득해야 했다.

최초 건조 중단부터 완공까지 거의 20년의 공백이 있었고 중국의 기술력 등을 고려했을 때 원조인 쿠즈네초프보다 전반적인 성능이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인지 중국도 랴오닝호가 최초이자 현재 유일한 항공모함이지만, 운용 노하우를 습득하고 각종 데이터를 얻기 위한 실험함 정도로 취급하고 있다. 2017년 현재 건조 중인 2척의 항공모함 제작에 많은 참고가 되었을 것이 틀림없다.


운용 현황

처음에 랴오닝은 완공된 다롄을 기반으로 활동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북해함대의 모항인 칭다오(青島)에 배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육상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전투기가 충분히 작전을 펼칠 수 있을 만큼 서해가 그다지 크지 않아서 단지 거점일 뿐이고 실제로 활동은 일본,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등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며 대립하는 남중국해 일대에서 하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함대를 형성하여 작전을 펼치는 모습 <출처: (cc) AFP通信 @ wikimedia.org>

2016년에는 대규모 함대를 구성하여 대만 동쪽의 이른바 제2도련선 밖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실전 투입은 없었지만 무력시위 수단으로 유효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공해상에서 미국 해군을 견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작전 능력이나 함재기의 성능 등을 고려할 때 미국 해군이나 일본 해상자위대는 우려는 하지만 아직까지 랴오닝을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다.

랴오닝호에서 운용되는 함재전투기 J-15 <출처: (cc) Garudtejas7 @ wikimedia.org>

변형 및 파생형

●원형: 쿠즈네초프 제독 호(Admiral Flota Sovetskogo Soyuza Kuznetsov)
현존 유일의 러시아 항공모함으로, P-700 대함미사일처럼 강력한 대함 공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원형인 쿠즈네초프 제독 호 <출처: (cc) Ministry of Defence @ wikimedia.org>

제원

- 제작: 니콜라예프(Nikolayev) 조선소, 다롄(大連) 조선소
- 기공: 1985년 12월 6일
- 진수: 1988년 12월 4일
- 취역: 2012년 12월 25일
- 경하배수량: 43,000톤
- 만재배수량: 55,200톤
- 최대배수량: 61,390톤
- 전장: 304.5m
- 선폭: 70.5m
- 흘수: 10.5m
- 추진기관 
  └ 증기 터빈, 터보 압축 보일러 8대, 4축, 200,000마력(150MW)
  └ 4×50,000마력(37MW) 터빈
  └ 9×2,011마력(1,500kW) 터보발전기
  └ 6×2,011마력(1,500kW) 디젤발전기
  └ 4×프로펠러
- 속력: 32노트
- 항속거리: 8,000해리(18노트), 3,850해리(29노트)
- 무장 
  └ 3×HQ-10 18셀 미사일발사관
  └ 3×H/PJ-11 CIWS
  └ 2×RBU-12000 UDAV-1 대잠로켓발사관
- 함재기 
  └ 24×J-15 전투기(현재)
  └ 8×Z-18F 대잠헬기
  └ 4×Z-18J 조기경보헬기
  └ 4×Z-9C 헬기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