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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탄두 2t으로 늘리면… 北벙커 대부분 파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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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06 03:04

[北 6차 핵실험]
韓·美, 탄두 중량 무제한 합의… 지하 50~100m의 '김정은 벙커' 파괴는 역부족

미사일에 1~2t 탄두 탑재하면 北 지하 20~30m 기지까지 타격
전문가 "김정은 평양 지하 벙커, 美의 가장 강력한 벙커 버스터인
13.6t 'MOP' 폭탄은 가능할 수도"

한미 미사일 지침 변천사 정리 표
한·미가 지난 4일 정상(頂上) 간 전화 통화에서 한국군의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을 무제한으로 하는 데 합의함에 따라, 북한의 지하 벙커 등 유사시 타격 목표물들을 우리 탄도미사일로 파괴할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다만 지하 50~100m에 건설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 지도부의 전쟁지휘소(일명 '김정은 지하 벙커') 등까지 파괴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현재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은 2012년 개정된 한·미 미사일 지침에 따라 '사거리 800㎞, 탄두 중량 500㎏' 제한에 묶여 있다. 대신 사거리를 줄이면 탄두 중량을 늘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사거리 550㎞ 미사일은 1t 탄두를, 300㎞ 미사일은 2t 탄두를 각각 탑재할 수 있다. 그러나 탄두 중량 제한이 풀리면 사거리 800㎞ 미사일에도 1~2t짜리 탄두를 탑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탄두 중량에 제한이 없어져도 현실적으로 2t을 넘기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의 사거리와 추진력 등을 감안할 때 현재의 기술 수준에선 더 무거운 탄두를 탑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사거리 1000㎞ 이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탄두 중량 최대치를 약 2t으로 본다.

기존 탄도미사일의 경우 북한 스커드B(사거리 300㎞)의 탄두가 1t, 스커드C(사거리 500㎞)와 노동(사거리 1300㎞)의 탄두가 770㎏이다. 순항미사일의 경우 공군이 이달 중 대북 무력 시위용 사격을 할 타우러스 공대지미사일(사거리 500㎞)이 480㎏, 미국 토마호크 미사일(사거리 1300~2500㎞)이 450㎏이다.

우리 군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은 사거리 300㎞ 현무-2A와 500㎞ 현무-2B, 800㎞의 현무-2C 등이다. 탄두 중량이 각각 1.5t과 1t으로 알려진 현무-2A와 현무-2B는 실전 배치돼 있고 현무-2C는 지난달 24일 마지막 비행 시험을 마치고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 현무-2C는 남부 지방에서도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지만, 탄두 중량이 500㎏으로 제한돼 지하 시설 파괴 능력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무-2C’ 미사일이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 군은 탄두 중량을 1~2t까지 확대해 현무- 2C를 뛰어넘는 미사일을 개발할 예정이다.
‘현무-2C’ 미사일이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 군은 탄두 중량을 1~2t까지 확대해 현무- 2C를 뛰어넘는 미사일을 개발할 예정이다. /청와대

현무 계열 미사일들의 탄두 중량이 1.5~2.0t으로 늘어나면 지하 20~30m에 있는 대부분의 북한 지하 시설을 파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 탄두 자체의 관통 능력이 10m쯤 되고 지하에서의 폭발 압력으로 지하 20~30m까지 파괴력이 미치기 때문이다. 상당수 지하 미사일 기지, 지하 군사시설들이 지하 20~30m에 건설돼 있다.

하지만 지하 50~100m 이상인 것으로 알려진 평양 김정은 지하 벙커(전쟁지휘소)는 이런 미사일로도 파괴하기 어렵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강력한 지하 전략 목표물은 전투기·폭격기에서 투하되는 '벙커 버스터' 등을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가장 강력한 벙커 버스터는 '모든 폭탄의 어머니'라 불리는 'MOAB' 를 개량한 '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GBU-57/B)' 폭탄이다. 무게 13.6t인 MOP는 폭발물 무게만 2.7t에 달하며 지하 60m까지 관통해 파괴할 수 있다.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으로 알려진 B-2 스텔스 폭격기가 MOP를 투하할 수 있다.

한·미 정상의 합의에도 우리 군이 당장 현무-2C의 탄두 중량을 1t 이상으로 키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사일 지침 개정이란 실무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미는 지난 7월 2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2차 발사 이후 미사일 지침 개정을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실무 협의 결과는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SCM)를 통해 구체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