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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배경

스위스의 항공기 명가 필라투스(Pilatus) 항공사는 스위스 슈탄스(Stans)에서 1939년에 창업한 기업으로, 처음에는 스위스의 방산업체인 오리콘-벌리(Oerlikon-Bührle)의 자회사로 출발하여 스위스 공군의 항공기 유지, 정비, 보수를 본업으로 시작했다. 필라투스는 이후 1940년대부터 간단한 정찰기 및 훈련기 개발로 사업 분야를 확장했으나, 중립국인 스위스의 방침 때문에 전투기 개발 분야로는 진출하지 않았다. 필라투스의 실질적인 첫 작품은 스위스 연방공과대학교에서 설계한 5인승 SB-2 펠리컨(Pelican)으로, 1944년 5월 시제기 초도 비행에 성공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에는 스위스 공군의 의뢰로 본격적인 훈련기 개발에 돌입해 1945년 4월부로 2인승 훈련기 P-2의 초도 비행에 성공한 후 P-2를 스위스 공군에 공급했으며, 1950년대에는 필라투스의 명품 P-3를 완성한 뒤 브라질 공군에 납품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해외 수출이 시작되었다.

1966년, 필라투스는 스위스 공군에 납품한 P-3 훈련기가 도태 시기에 접어들면서 후계 기종 개발에 들어갔다. 일명 ‘아비니시오(ab initio: 라틴어로 ‘최초부터’라는 의미)’ 훈련부터 기본 조종 훈련 과정까지 소화할 수 있는 기체를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만든 후계 기종의 시제기는 P-3의 기본 설계를 그대로 이어받았으나, 엔진만큼은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 사의 PT6A-20 터보프롭 엔진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이렇게 탄생한 시제기가 1966년 4월 초도 비행 중 추락해버리는 바람에 사업 전체가 중단되었다. 필라투스 사는 1973년에 P-3 후계 기종 개발 사업을 다시 재개하면서 스위스 공군으로부터 인수한 P-3 3대를 개조했으며, 엔진, 단일형 날개와 내부연료탱크, 수평미익, 물방울형 캐노피 등을 교체한 후 1975년 5월 12일에 초도 비행에 성공했다. 이후 양산이 결정된 P-3 후계 기종은 기체 명칭이 PC-7으로 재지정되었다.

첫 PC-7 양산 기체는 1978년 8월 1일에 초도 비행에 성공했으며, 미 연방항공국(FAA,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과 연방민간항공국(FOCA, Federal Office of Civil Aviation)의 미국, 유럽 인증을 획득한 후 1979년 버마(미얀마) 공군과 계약이 체결되었다. PC-7과 후속 업그레이드 기종인 PC-7 Mk. II는 성능이 안정적이면서도 연료 소모가 적고, 유지비가 낮은 반면 교육 효과가 높아 터보 제트기 위주였던 훈련기 시장을 완전하게 재편한 기념비적인 기체로 기록되었다. 현재까지 약 600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판매된 기체 상당수도 아직 현역으로 운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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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PC-7은 민간 항공기 교육뿐만 아니라 군용 항공기 교육까지 아우를 수 있고, 공중곡예, 전술비행 및 야간비행 등을 수행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서는 무장도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체다. 단, 필라투스는 중립국인 스위스의 수출 방침 상 무장을 위한 개조 및 통합을 실시하지 않으며, 스위스 정부 또한 기본적으로 정찰, 훈련을 제외한 군용 목적의 수출은 허가하지 않는다. PC-7은 1978년 초도 비행 이후 전 세계에서 100만 시간 이상 비행 시간이 누적되었으며, 전 세계 공군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베스트셀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PC-7은 865m/min 속도로 상승할 수 있으며, 최대 460~500km/h 속도로 비행이 가능하다. 이륙 시에는 활주 거리가 590m, 착륙 시에는 625m 확보되어야 하며, 중력 한계는 각각 -3G, +6G까지 견딜 수 있다.

PC-7 Mk. II는 PC-9 설계를 기반으로 만든 기체로, PC-7에 비해 소형화된 터빈 엔진을 장착하고 탠덤(Tandem)식 조종석 배열의 교관석(후방석)을 살짝 높게 위치시켜 전후방 조종사가 모두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공군(SAAF)이 Mk. II형의 첫 고객이 되어 1993년 60대를 주문했으며, 2006년에 전량 인도를 마쳤다. 남아프리카는 자국산 항전 장비로 교체하고 ‘아스트라(Astra)’라는 별칭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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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지금까지 최대 21개국이 PC-7과 PC-7 Mk. II형을 총 500대 이상 운용했다. 그 중에는 88대의 PC-7을 운용한 멕시코뿐 아니라 1980년대에 약 52대의 PC-7을 구입한 후 군용으로 운용하면서 이란-이라크 전쟁 때 화학무기 투발용 항공기로 사용한 이라크 공군도 있다. 하지만 이라크군이 보유한 PC-7은 2003년 이라크 자유작전(Operation Iraqi Freedom) 때 대부분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PC-7은 주로 반군을 상대하는 제3국들이 대반군작전(COIN: Counter-Insurgency) 목적으로 자주 활용한 기체로, 차드 공군이 반군을 상대하면서 사용한 바 있고, 과테말라 공군 또한 1982년부터 발발한 과테말라 내전에 근접항공지원(CAS, Close Air Support) 기체로 활용했다. 멕시코도 멕시코 내전 기간 동안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EZLN, Ejército Zapatista de Liberación Nacional)과 싸우며 PC-7을 COIN 용도로 투입했는데, 당시 멕시코는 PC-7을 도입할 때 훈련기 용도로만 운용하는 조건으로 계약했기 때문에 스위스 정부가 계약위반을 들어 잔여 기체의 인도를 중단했던 전례도 있다.

PC-7은 21개국 군 및 민간 단체가 도입했는데, 여기에는 40여 대를 도입한 스위스 공군, 44대를 도입한 말레이시아 공군, 27대를 도입한 앙골라 공군, 16대를 도입한 오스트리아 공군, 24대를 도입한 볼리비아 공군, 3대를 도입한 보푸타츠와나(1994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편입. PC-7도 전량 남아프리카공화국 공군이 인수), 4대를 도입한 브루나이 공군, 10대를 도입한 칠레, 5대를 도입한 프랑스, 35대를 도입한 이란, 12대를 도입한 과테말라, 3대를 도입한 수리남, 13대를 도입한 네덜란드, 31대를 도입한 아부다비, 6대를 도입한 우루과이 등이 포함된다. 이들 중 일부 국가는 이미 PC-7을 퇴역시켰으나, 왕립 브루나이 공군, 말레이시아 공군, 네덜란드 공군, 남아프리카공화국 공군, 스위스 공군은 PC-7 혹은 PC-7 Mk. II 기체를 공군 곡예비행팀이 운용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인도 공군에 PC-7 Mk. II가 수출되었는데, 2012년경 인도 공군이 총 181대의 PC-7 Mk. II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인도 방산획득규정에 따라 최초 90대를 직 도입하고 91대를 현지 면허생산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총 75대만 도입하고 옵션으로 50대를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다. 보츠와나 공군 역시 2011년경 PC-7을 PC-7 Mk. II로 교체하면서 총 5대의 기체를 구매했으며, 인도네시아도 2010년 총 12대의 PC-7 Mk. II형을 도입했으나 현재는 2대를 사고로 소실해 17대만 운용 중이다. 보츠와나 방위군(BDF)은 1990년부터 사용해온 PC-7의 대체 기종으로 PC-7 Mk. II 5대를 2011년에 도입했다.

스위스 공군은 1989년부터 총 9대의 PC-7 기체를 이용한 곡예비행팀인 ‘PC-7 팀’을 운용 중이다. 이 곡예비행팀은 2006년부터 PC-7의 조종석을 업그레이드시킨 NCPC-7 기체로 교체했으며, F-5E 타이거(Tiger) II를 주기체로 사용하는 스위스 공군 곡예비행팀 ‘파트루이 스위스(Patrouille Suisse)’나 유로콥터(Eurocopter) AS332 슈퍼 푸마(Super Puma), 맥도넬-더글러스(McDonnell-Douglas) F/A-18 호넷(Hornet) 솔로 비행단 등과는 별도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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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형

● PC-7: 가장 기본 사양의 PC-7. PC-3의 설계를 바탕으로 하여 프랫 앤 휘트니의 485kW급 PT6A-25A 터보프롭 엔진을 장착했다.

● PC-9: PC-7 설계를 바탕으로 했으나 동체 설계를 다시 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PC-7과 유사성은 낮은 기종. 조종석이 넓어지고 좌석이 계단식으로 설계되어 전,후방석 모두 넓은 시계를 확보했으며, 동체 아래에 에어브레이크를 설치했다.

● PC-7 Mk. II: PC-9M을 기본으로 하여 개발한 파생형 기체. “M”은 모듈식(Modular)의 약자다. 프랫앤 휘트니의 863kW급 PT6A-62 터보프롭 엔진을 장착했으며, 고급 항전장비와 기내 산소공급장치(OBOGS, Onboard Oxygen Generation System)를 탑재했다. PC-7은 6개의 하드 포인트(hard point)가 있었으나 2개로 줄었다.

● NCPC-7: 기본형 PC-7의 업그레이드 형상. IFR 글래스식 조종석, GPS, 오토 파일럿 기능과 보조 VHF 무전기가 설치되었다. 스위스 공군 훈련을 위해 개발된 사양으로, 총 18대의 PC-7이 NCPC-7 사양으로 업그레이드되었으며, 2008년에 추가 기체 개조 계약을 체결했다. 엔진은 기본적으로 PC-7과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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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 제조사: 필라투스(Pilatus)(스위스)
- 종류: 터보프롭 기본 훈련기/정찰기
- 승무원: 2명
- 전폭: 10.40m
- 전장: 9.77m
- 전고: 32.1m
- 주익 면적: 16.6㎡
- 중력 한계: +6 / -3G
- 자체 중량: 1,350kg
- 최대이륙중량: 2,700kg
- 엔진: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 PT6A-25A (541shp)x1
- 최고속도: 500km/h
- 상승속도: 865m/min
- 실용상승한도: 33,000피트(10.06km)
- 항속거리: 1,352km
- 무장: 하드 포인트x4 (600kg 탑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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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