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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냉전이 격화되면서 소련 해군이 잠수함 전력을 급속하게 증강하자 이에 대응하여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해군력 증강이 필요했던 미국 정부는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을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일본 정부는 1954년 7월 1일부로 해상보안청에서 경비․구조 임무와 군사 임무를 분리하여 해상자위대를 설치했다. 창설 목적에 부합하도록 미국 정부는 일본 해상자위대가 극동 지역에서 주로 대잠작전, 소해작전을 담당하도록 적극 지원하면서도 전쟁을 기억하는 주변국에게 지나친 군사적 위협을 주지 않도록 유도했다.

사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드웨이 해전(Battle of Midway) 이후 일본은 미 해군 잠수함의 활동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큰 손실을 입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1943년 이후 일본은 태평양 각지에 산재한 부대까지 보급품을 수송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결국 패전의 간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의 잠수함이 일본과 태평양의 섬을 오가는 일본 선박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중간에서 차단했기 때문이다. 1944년부터는 일본의 주요 항구에서 선박이 출항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상황이 되었다. 야마토(大和)급 전함의 3번함을 개조한 ‘시나노(信濃)’ 항공모함의 경우 1944년 11월 29일 야간에 감시를 피해 비밀리에 출항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야간 초계 중인 미 해군의 잠수함에 즉각 발견되어 격침되고 말았다. 한편 1945년 4월에 오키나와 전투가 치열해지자 출항한 ‘야마토’ 전함의 경우에도 출항 즉시 미 해군의 잠수함에 발각되어 결국 격침되었다.

이러한 과거의 실패 사례를 기억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해상자위대를 창설하는 단계부터 대잠수함작전 능력 확보를 주요 과제로 삼았고, 소련 해군의 잠수함 활동을 차단하는 다양한 방안을 준비했다. 1950년대 디젤 잠수함의 경우 축전지 충전을 위해 해수면 위로 항해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기 때문에 해상자위대는 범용 호위함을 중심으로 하는 호위함대를 편성하고 대잠 로켓, 대잠 폭뢰 및 함포를 주요 무장으로 운용했다.

그러나 적 잠수함을 은밀하게 추적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잠수함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던 일본 해상자위대는 잠수함을 다시 보유하려고 노력했지만 미 해군은 잠수함 함대를 부활하려는 일본 해상자위대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 해상자위대 창설 직후 대잠작전 훈련을 할 때 해상자위대는 가상 적군 역할을 하는 잠수함이 없는 관계로 미 해군의 잠수함이 파견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본 해상자위대는 미 해군에게 잠수함 임대를 강력하게 요구했고, 1955년에 가토(Gato)급 잠수함 1척(USS Mingo, SS-261)을 임차하여 훈련함으로 사용하면서 잠수함대의 창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임차하여 해상자위대에서 재취역한 잠수함이 구로시오(黒潮, SS-501)이다. 구로시오 잠수함은 1966년까지 운영하고 예비함으로 보관하다가 1970년 미 해군에 반환했다.

일단 1척의 잠수함을 확보한 일본 해상자위대는 국산 잠수함 개발을 시작했다. 비록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군수산업에 중단되었지만 일본의 조선산업은 건재했고 디젤 잠수함을 개발․건조하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해상자위대는 1954년 초부터 연근해 방어 임무를 담당하는 소형 잠수함을 먼저 확보하고 원양항해가 가능한 대형 잠수함을 다음 단계로 확보한다는 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다만 한꺼번에 진행하기에는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에 해상자위대는 가와사키중공업(川崎重工業)과 신미쓰비시중공업(新三菱重工業)에 각각 1척씩 국산 잠수함을 시험적으로 건조하도록 주문했다. 국산 1호 잠수함인 오야시오(親潮, SS-511)는 가와사키중공업 고베(神戶) 공장에서 건조를 마치고 1960년 6월에 취역했으며, 국산 2호 잠수함인 오시오(大潮, SS-561)는 신미쓰비시중공업 고베 조선소에서 건조를 마치고 1965년 3월에 취역했다.

해상자위대는 미국에서 임차한 잠수함과 국산 잠수함을 운항하면서 잠수함대 창설을 준비했고, 한편으로 연안방어에 필요한 국산 소형 잠수함의 건조를 진행했다. 소형 잠수함은 하야시오급 2척(750톤, 1963년 취역), 나츠시오급 2척(790톤, 1963년 취역) 등 모두 4척이 완성되어 잠수함대가 창설되었다. 잠수함대 창설 이후 해상자위대의 잠수함은 점차 대형화되어 오시오(おおしお)급(1,628톤, 1965년 취역), 아사시오(あさしお)급(1,650톤, 1966년 취역), 우즈시오(うずしお)급(1,850톤, 1968년 취역), 유시오(ゆうしお)급(2,200톤, 1980년 취역), 하루시오(はるしお)급(2,450톤, 1990년 취역), 오야시오(おやしお)급(2,750톤, 1998년 취역)으로 발전했다.

해상자위대는 원자력 추진 방식을 채택하기 어려운 일본의 현실을 반영하여 디젤 잠수함만 보유하고 있으나, 정밀기계가 발달한 일본의 공업기술을 활용하여 항해 소음 수준이 매우 낮은 우수한 잠수함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21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해상자위대는 자체적인 잠수함 건조 능력을 유지하고자 잠수함이 새로 취역하면 딱 21년만 운영하고 대체 함정으로 교체하기 때문에 매년 1척씩 새로 구매하고 있다.

그러나 해상자위대는 잠수함을 운영하면서 소음 수준이 적 함정보다 우수하지만 디젤 엔진은 공기가 필요하다는 단점 때문에 러시아와 중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 이에 따라 해상자위대와 방위성 기술연구본부는 예전부터 공기가 필요하지 않은 새로운 추진 방식인 AIP(Air-Independent Propulsion) 시스템을 개발하고자 노력했다. 1954년에는 신미쓰비시중공업으로 하여금 액체산소와 연료를 혼합하여 소형 기관에서 고압으로 연소시켜 증기터빈을 구동하는 방식을 시험적으로 개발하도록 했지만, 기술 수준이 낮아 실패한 바 있다. 1962년부터는 연료전지를 사용하는 방식을 연구했으나, 액체산소의 위험성이 높아 실용화하지 못했다.

이후 스웨덴에서 스털링 엔진(Stirling Engine)을 개발하자 시험적으로 구매하여 연구를 시작했다. 스털링 엔진은 폐쇄된 공간에서 기체를 서로 다른 온도로 압축, 연소시켜 동력을 얻는 새로운 기계장치로 연소할 때 폭발이 없기 때문에 진동, 소음이 낮은 장점이 있어 잠수함의 동력원으로 적합하다.

방위성 기술연구본부는 스털링 엔진을 도입하여 자체 개발한 액체산소탱크와 결합한 다음 지상시험을 거쳐 2000년부터 하루시오급 최종함인 아사시오(SS-589)에 탑재하여 항해시험을 실시했다. 항해시험 결과 적합성을 확인한 해상자위대는 스털링 AIP를 탑재하는 신형 잠수함의 개발을 시작했으며, 그 결과 등장한 함정이 바로 소류(そうりゅう)급 잠수함이다. 소류급 잠수함은 2005년부터 건조가 시작되어 현재 진행 중이며 모두 12척이 취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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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항상 고속항해가 가능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과 달리 수중에서 저속으로 항해하는 디젤 잠수함은 저항에 민감하기 때문에 해상자위대는 전통적으로 유체역학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물방울형 선형을 주로 채택했다. 그러나 직선 부분이 없는 유선형 선체는 저항이 적은 대신 새롭게 등장한 측면 배열 소나를 장착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오야시오급 잠수함부터는 부분적으로 직선을 적용한 새로운 선형이 등장하여 소류급까지 이어지고 있다. 소류급 잠수함은 이러한 시가(cigar)형 선형을 가진 오야시오급 잠수함의 선체를 그대로 이어받았으며 스털링 AIP 구역을 증설하면서 약 2m 정도 선체가 연장되었다.

소류급의 가장 큰 특징은 스털링 AIP 시스템이다. 다만 소류급의 경우에도 스털링 AIP 시스템은 보조기관이며 엄연히 주기관은 디젤 엔진이다. 고속으로 항해할 경우 종전처럼 디젤전기방식을 사용하며 수중에서 은밀하게 저속으로 항해할 경우 스털링 AIP 시스템을 사용한다. 스털링 AIP 시스템은 진동과 소음이 적고 외부 산소의 공급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원자력 추진 잠수함에 뒤지지 않는 은밀성을 제공한다.

한편 소류급 5번함부터 축전지의 용량을 높이고자 기존 납축전지를 대신하여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택하려고 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시간이 짧고 자연방전으로 인한 전기용량 저하가 없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예산 문제로 인해 당초 계획한 5번함부터 적용하지 못하고 11번함 이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소류급 잠수함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바로 X자형 조타장치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잠수함은 수평키와 수직키를 같이 사용하여 자세를 제어하는데 항해 도중에 다른 선박이나 암초와 충돌하거나 적의 공격을 받아 키가 손상될 경우 자세 제어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그러나 X자형 조타장치를 사용하면 어느 하나의 타면이 손상되더라도 나머지 타면으로 자세를 제어할 수 있으며, 해저면에 착지할 경우에도 손상이 적은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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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함(12척)

● SS-501 소류(そうりゅう): 2005년 3월 31일 착공, 2007년 12월 5일 진수, 2009년 3월 30일 취역 / 미쓰비시중공업 고베 조선소
● SS-502 운류(うんりゅう): 2006년 3월 31일 착공, 2008년 10월 15일 진수, 2010년 3월 25일 취역 / 가와사키중공업 고베 공장
● SS-503 하쿠류(はくりゅう): 2007년 2월 6일 착공, 2009년 10월 16일 진수, 2011년 3월 14일 취역 / 미쓰비시중공업 고베 조선소
● SS-504 겐류(けんりゅう): 2008년 3월 31일 착공, 2010년 11월 15일 진수, 2012년 3월 16일 취역 / 가와사키중공업 고베 공장
● SS-505 즈이류(ずいりゅう): 2009년 3월 16일 착공, 2011년 10월 20일 진수, 2013년 3월 6일 취역 / 미쓰비시중공업 고베 조선소
● SS-506 고쿠류(こくりゅう): 2011년 1월 21일 착공, 2013년 10월 31일 진수, 2015년 3월 9일 취역 / 가와사키중공업 고베 공장
● SS-507 진류(じんりゅう): 2012년 2월 14일 착공, 2014년 10월 8일 진수, 2016년 3월 7일 취역 / 미쓰비시중공업 고베 조선소
● SS-508 세키류(せきりゅう): 2013년 3월 15 착공, 2015년 11월 2일 진수, 2017년 3월 13일 취역 / 가와사키중공업 고베 공장
● SS-509 세이류(せいりゅう): 2013년 10월 22일 착공, 2016년 10월 12일 진수, 2018월 3월 취역 예정 / 미쓰비시중공업 고베 조선소
● SS-510: 계획 중, 2017년 진수 예정, 2019년 3월 취역 예정 / 가와사키중공업 고베 공장● SS-511: 계획 중, 2018년 진수 예정, 2020년 3월 취역 예정 / 미쓰비시중공업 고베 조선소
● SS-512: 계획 중, 2019년 진수 예정, 2021년 3월 취역 예정 / 가와사키중공업 고베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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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소류급 잠수함은 모두 12척의 도입이 예정되어 있으며 현재 8번함까지 완성되어 해상자위대에 인도되었다. 최신형 잠수함인 소류급은 구레(呉) 기지에 주둔하는 제1잠수대군(潛水隊群), 요코스카(横須賀) 기지에 주둔하는 제2잠수대군에 배속되어 있으며 잠수함대의 중요한 전력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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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 선명: 소류급
- 함종: 잠수함(SS)
- 기준배수량: 2,900톤
- 수중배수량: 4,200톤
- 전장: 84.0m
- 전폭: 9.1m
- 전고: 10.3m
- 흘수: 8.5m
- 주기관: 디젤 스털링 전기 방식(가와사키 12V25/25 디젤 엔진×2, 코쿰스 V4-275R 스털링 AIP×4)
- 출력: 전기모터 8,000마력×1축
- 수중속도: 20노트
- 수상속도: 12노트
- 승조원: 65명
- 무장: 하푼 잠대함 미사일, 533mm 중어뢰
- 레이더: JRC JRC ZPS-6F I-밴드 항해 레이더
- 소나: Hughes/OKI ZQQ 7 능동/수동 소나
- ESM: ZLR-3-6
- 건조비용: 선도함 소류 604억 엔, 후속함 513억 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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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이재필 | 군사저술가
항공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한 항공산업의 발전 역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에 항공 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