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8.1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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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 폭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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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미 공군>

개발의 역사

B-1B 랜서(Lancer)는 미국의 전략폭격기다. 공교롭게도 현재 함께 활약 중인 B-52 폭격기를 대체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이 시작되었다. 원래 B-52의 후속기로 예정되었던 대상은 고고도를 최대 마하 3의 고속으로 순항할 수 있는 XB-70이었다. 하지만 U-2기 격추 사건에서 보듯이 고고도 침투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고, 결국 1972년에 프로젝트가 공식 취소되었다.

대신 적의 방공망을 피해 초저공으로 침투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미 XB-70과 별개로 1969년에 개발을 승인받았을 정도로 개념 연구가 일찍부터 진행되고 있던 중이었다. 1970년 6월 SAC(Strategic Air Command: 전략공군사령부)가 록웰[Rockwell: 현 보잉(Boeing)]을 사업자로 선정하면서 프로젝트가 본격 시작되었다. 승무원 탈출 시스템을 포함한 여러 부분에서 발생한 문제들 때문에 개발에 애를 먹었으나 1974년 4대의 시제기가 완성되었다.

이들 시제기가 B-1A로 1974년 12월 23일 초도 비행에 성공했고, SAC는 1979년 일선 배치를 목표로 총 240대를 획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룩다운 슛다운(look-down shoot-down)이 가능한 MiG-25의 등장으로 저공비행도 안전한 침투 수단이 아니라는 회의가 들었다. 결론적으로 고고도나 저고도 비행 모두 소련의 경보망을 뚫기 어렵고 고속 비행도 소련 요격기가 대응할 수 있어 안전하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결국 카터 행정부는 비밀리에 스텔스 폭격기 개발 계획인 ATB(이후 B-2가 되었다)를 시작하면서 1977년 B-1A 양산을 취소했다. 대신 ALCM을 운용할 수 있도록 B-52를 개량하여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1981년 정권을 잡은 레이건 행정부는 B-52의 노후화가 심각하여 ATB 완료 전까지 전력 공백이 크다고 보아 ATB의 진행과 별개로 즉시 양산이 가능한 B-1 프로젝트를 부활했다.

프로토타입인 B-1A <출처: 미 공군>

그렇게 극적으로 개발이 재재되어 1984년 초도 비행에 성공한 개량 모델이 B-1B다. 전작과 비교하여 기골이 대폭 보강되었고 연료탑재량이 20퍼센트 정도 증가되어 그만큼 항속거리가 늘어났다. B-1B는 최초 240기 생산을 고려했으나 1985년 소련 고르바초프 정권의 등장으로 냉전 대결 구도가 급격히 바뀌면서 1988년 100기를 마지막으로 생산이 종료되었다.

냉전이 종식되면서 소련과의 충돌 위험이 대폭 감소하자, 수적으로 B-1B를 미 전략 공군의 주력으로 삼으려던 계획은 차질이 생겼다. 결국 B-52의 퇴역이 보류되고 수명 연장 사업이 다시 실시되었다. 그 결과 오늘날 미국은 B-52, B-1, B-2를 함께 보유하여 운용하는 어정쩡한 모습이 되었고, 2020년대까지 이런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지난 7일 괌에서 한반도로 출격하는 B-1B 폭격기<출처 : 밀에어로 코리아>


특징

B-1B는 주익의 앞전 후퇴각이 컴퓨터에 의해 15도에서 67.5도까지 변하는 가변익을 채택했다. 덕분에 고도와 상관없이 최적의 비행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이착륙 성능도 개선되었다. 공기흡입구가 가변형에서 고정형으로 변경되면서 최고속도가 마하 2에서 마하 1.25로 감소했지만, 대신 제작비용이 절감되었고 레이더 반사 면적(RCS, Radar Cross Section)이 B-52의 20퍼센트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고속 비행을 위해 주익을 뒤로 젖힌 B-1B. 특유의 모습 때문에 죽음의 백조로 불린다. <출처: 미 공군>

플라이-바이-와이어(fly-by-wire) 방식을 채택하고 전방감시 레이더와 연동된 자동조종장치를 이용한 지형추적방식 덕분에 고도 60m의 저공침투비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속도를 포기한 대신 레이더 반사율을 낮추고 저공비행으로 생존성을 높인 이런 방식은 일종의 고육지책이었다. 애초부터 이미 개발된 기체를 이용하여 ATB 배치 전까지만 노후된 B-52를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보니 획기적인 성능 향상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기수에 AN/APQ-164 멀티 모드 수동 위상 배열 레이더가 장착되어 있다. 전자전 장비의 핵심은 DAS로 레이더 수신 및 대(對)레이더 방해를 통합하여 관리하고 있다. 이를 구성하는 AN/ALQ-161A는 무선 주파수 감시(RFS)와 전자전(ECM)을, AN/ASQ-184는 공격 임무를, AN/ALQ-161은 후방 경계 임무를 담당한다. 이들 시스템은 처음 채택 당시에는 신뢰성에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1999년 성능 향상 작업이 마무리되었다.

AN/APQ-164 PESA 레이더 <출처: (cc) Daderot at Wikimedia.org>

공격력은 B-1B의 상징으로 폭장 능력이 B-52의 2배 가까이 된다. 회전식 발사대가 장착된 3개의 내부 창에 34,000kg 폭장이 가능하고 외부에 추가로 23,000kg의 각종 무장을 장착할 수 있다. 이는 현재까지 미군이 운용한 모든 작전기 중 최고다. 핵전쟁을 목표로 한 전략폭격기답게 B28, B61, B83 같은 다양한 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또한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AGM-69A SRAM, AGM-86A ALCM 같은 장거리 정밀 공격용 스탠드 오프 플랫폼을 운용할 수 있다. 때문에 적진까지 침투하지 않고도 원거리에서 핵 공격이 가능하다. 하지만 냉전이 종식된 후 재래식 폭격에 대한 역할이 더욱 커지면서 재래식 임무 향상 계획(CMUP, Conventional Mission Upgrade Program)이 실시되어 클러스터 폭탄(CBU), JDAM 같은 정밀유도무기의 사용도 가능하다. B-1은 START II 협정에 따라 현재 재래식 폭격기로서만 사용되고 있으며, 추후에 B-52가 퇴역하면 핵폭격기로 개조할 수 있도록 협정은 규정하고 있다.

회전식 내부 폭탄창 <출처: (cc) Cap'n Refsmmat at Wikimedia.org>

GBU-31 JDAM GPS 유도폭탄의 장착 준비 모습 <출처: 미 공군>

또한 2005년에 네트워크전을 치를 수 있도록 링크 16이 탑재되었고 2007년에는 스나이퍼 XR 타게팅 포드(sniper XR targeting pod)가 전방 폭탄창 외부 하드 포인트(hard point)에 장착되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주력기로 사용하기 위해 꾸준히 업그레이드가 진행 중이다. B-1B가 전작과 크게 차이 나는 부분 중 하나가 유사시 승무원 탈출 시스템인데, 캡슐식이던 B-1A와 달리 개별 사출좌석을 이용한다.

음의 백조 B-1B 폭격기 한반도 출격 북한 폭격훈련, 우리 공군 전투기와 편대비행 풀영상<출처 : 밀에어로코리아>


운용 현황

B-1B는 전략무기인 만큼 타국에 판매하지 않고 미국만 보유하고 있다. 한때는 조지아 주방위 공군과 캔자스 주방위 공군에서도 운용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SAC의 후신인 AFGSC(Air Force Global Strike Command: 공군 전역타격사령부)에서 전량 운용 중이다. 2017년 4월 현재 B-1B를 운용 중인 부대는 다음과 같다.

•텍사스 주 다이스(Dyess) 기지에 위치한 제7폭격비행단 예하 제8폭격비행대, 제28폭격비행대

•사우스다코타 주 엘스워스(Ellsworth) 기지에 위치한 제28폭격비행단 예하 제34폭격비행대, 제378폭격비행대

•캘리포니아 주 에드워드(Edward) 기지에 위치한 제412시험비행단 예하 제419시험비행대전략 자산이어서 일부 기체는 괌 같은 본토 이외 기지에 순환 배치되기도 한다.

최초의 실전 투입은 1998년 사막의 여우 작전(Operation Desert Fox)으로 일반적인 무유도 폭탄을 투하했다. 이후 코소보 항공전, 아프간 대테러전쟁, 2차 걸프전에서는 정밀유도폭탄을 사용했다.


변형 및 파생형

● B-1A: 프로토타입. 가변형 엔진 흡기구를 갖추고 최대 마하 2.2로 비행이 가능하다. 4대만 생산되었고 양산에는 이르지 못했다.

B-1A <출처: 미 공군>

● B-1B: 양산형. 레이더 반사 면적(RCS)을 감소했지만 최고속도가 1.25로 감소되었다. 총 100대가 생산되었다.

B-1B <출처: 미 공군>

● B-1R: 성능 향상을 위해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 F119 엔진과 AESA 레이더 장착을 제안한 모델

B-1R <출처: Defence Blog>


제원

- 기종: B-1B
- 형식: 사발 터보팬 전략폭격기
- 전폭: 42m / 24m (가변 날개 후퇴 시)
- 전장: 44.5m
- 전고: 10.4m
- 주익면적: 181.2㎡
- 최대이륙중량: 216,400kg
- 엔진: General Electric F101-GE-102 터보팬(17,390파운드)×4
- 최고속도: 마하 1.25
- 실용상승한도: 18,000m(60,000피트)
- 전투행동반경: 5,543km
- 무장
  └ 내부 폭탄창 3개소 34,000kg 탑재
  └ 외부 하드 포인트 6개소 23,000kg 탑재
  └ Mk-82 무유도폭탄×84
  └ Mk-82 LDGP 무유도폭탄×81
  └ Mk-62 기뢰×84
  └ Mk-84 무유도폭탄×81
  └ Mk-65 기뢰×24
  └ CBU-87/ 89/ 97 클러스터 폭탄×30
  └ CBU-103/ 104/ 105 풍력 안정 클러스터 폭탄×30
  └ GBU-31 JDAM GPS 유도폭탄×24
  └ GBU-38 JDAM×48
  └ GBU-38 JDAM GPS 유도폭탄×15
  └ GBU-39 GPS 유도폭탄×96 또는 144
  └ GBU-54 레이저 JDAM×48
  └ AGM-154 JSOW×24
  └ AGM-158 JASSM×24
  └ B61/ B83 핵폭탄×24
- 항전장비 
  └ AN/APQ-164 PESA 레이더
  └ AN/ALQ-161 RWR
  └ AN/ASQ-184 방어관리 시스템
  └ 스나이퍼 XR 타게팅 포드
- 승무원: 4명
- 초도비행: 1974년 12월 23일(B-1A)
- 가격: 순수 기체 가격 2억 8,300만 달러(1998년 기준)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