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의 역사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서냉전이 시작되면서 연료소모가 많은 제트엔진을 사용하는 비행기가 많아지자, 미국 공군을 중심으로 각종 군용기의 항속거리를 연장시켜 작전반경을 증가시키는 수단으로 공중급유기를 주목했다. '하늘 위의 주유소'로 알려진 공중급유기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전 세계 약 40개 국가에서 운용 중에 있다.

공중급유기가 등장하면서 전략폭격기가 공중급유를 통해 전 세계 어느 곳이라도 폭격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전투기, 수송기 및 공중조기경보기는 작전반경이나 무장능력이 확대되어 전투력이 향상되었다. 현대전에서 MRTT(Multi-Role Tanker/Transport: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는 공중급유뿐만 아니라, 병력과 화물 수송을 병행할 수 있는 대형 수송기 역할을 포함하는 다목적 항공기로 발전되어 운영되고 있다.

공중급유 방식에는 프로브앤드로그(Probe and drogue)와 플라잉붐(Flying boom) 방식이 있다. 프로브앤드로그는 급유기의 급유 호스 끝에 드로그(Drogue)를 장착해 공중급유를 실시한다. 반면 급유를 받는 비행기는 프로브(Probe)를 장착해 이를 공중급유기의 드로그(Drogue)에 결합해 급유를 받는다.

프로브앤드로그 방식은 급유체계가 간단해, 전용 공중급유기를 개발하지 않아도 수송기를 개조해 공중급유를 실시할 수 있다. 또한 포드(Pod) 형식을 사용하면 전투기끼리 버디투버디(Buddy To Buddy) 방식으로 공중급유를 할 수도 있다. 이 밖에 항공기 제작 후에도 급유체계의 추가 설치가 가능하다. 프로브앤드로그 방식은 미 해군과 해병대 그리고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미 공군의 경우 특수전 헬기에서 일부 사용되고 있다.

플라잉붐 방식은 급유기에 긴 급유 붐(Boom)을 장착해 피급유기의 수유구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주로 미국 공군에서 사용하고 있다. 프로브앤드로그와 달리 급유 붐을 장착한 전용 급유기가 필요하며, 피급유기도 항공기 설계 때부터 수유구를 설치해야 한다. 프로브앤드로그 방식과 달리 플라잉붐 방식은 짧은 시간에 많은 연료를 고속으로 급유가 가능하다.

에어버스(AIRBUS) D&S A330 MRTT는 공중급유기뿐만 아니라 인원·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수송기로도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대형 군용기다. 에어버스 A330-200은 민수용 상업 여객기 기체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A330 MRTT는 4개의 엔진이 장착된 A340-200/-300의 날개 구조를 사용하며, 2개의 엔진으로 비행하면서 프로브앤드로그 방식으로 공중급유가 가능하도록 2개의 하드포인트(Hard Point)가 추가로 설치되었다.

추가 연료탱크 없이 총 111,000kg(245Lbs)연료를 탑재할 수 있고, UARRSI(Universal Aerial Refuelling Receptacle Slipway Installation)과 ARBS(Aerial Refuelling Boom System)를 통해 최대 분당 3,600kg(1,200 US GAL/min)의 급유속도(Fuel Flow Rate)를 갖는다. 주연료는 중앙연료탱크에 보관하며 추가로 ACT(Additional Centre Tank)를 장비하여 탑재량을 높일 수 있다.

Cobham 905E Under-Wing Pods는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최대 분당 1,300kg(420 US GAL/min)의 연료보급률을 통해 공중급유 시스템의 효율을 높였다.

---

특징

A330 MRTT는 임무에 따라 공중급유기, 화물기, 의무수송기, 여객기 또는 귀빈 수송기로 내부 배치를 유연하게 변경해서 사용할 수 있다. A330 MRTT는 최대연료탑재량이 111,000kg에 이르며, 통상 45,000kg의 화물이나 연료 및 380명의 승객을 실을 수 있다. 의무수송기로 운영하면 130개의 환자이동침대(스트레처)를 실을 수 있다.

옵션에 따라서 위성통신중계를 설치하여 원거리에서 작전하는 전투기 전력과 본토와 연결하는 데이터링크를 통해 위성통신 중계업무까지 지원 가능하다.

A330 MRTT는 3,000해리 작전반경을 비행하면서 33톤의 연료를 비행기 혹은 헬기에 공중급유할 수 있고 1,000해리 작전반경에서는 상공에서 2시간 이상 대기하면서 40톤의 연료를 공중급유할 수 있다. A330 MRTT는 한국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F-15K 21대나 KF-16 41대를 급유할 수 있다. 연료는 중앙연료탱크에 보관하며 추가로 ACT를 장착하여 탑재량을 늘릴 수 있다.

A330 MRTT는 운용되는 항공기의 항공급유 방식에 따라서 프로브앤드로그는 물론 플라잉붐 방식의 급유가 가능하다.

대한민국 공군은 미 공군기 급유체계인 플라잉붐 방식의 완전 전자식 플라이바이와이어(fly-by-wire) 기술이 적용된 ARBS(Aerial Refuelling Boom System) 타입의 A330 MRTT를 발주했다.

영국 왕립 공군의 A330 MRTT 보이저(Voyager) KC2/KC3 공중급유기는 유럽의 상황에 맞도록 프로브앤드로그 급유방식을 채택했다. 좌우 주익에 장착한 905E 급유 포드를 사용하면 한 번에 2대의 항공기에 동시급유도 가능하며 플라잉붐 급유방식인 동체급유장치(Cobham 805E Fuselage Refuelling Unit)도 장착이 가능하다

호주 왕립 공군이 운영 중인 KC-30A MRTT는 주익 양쪽에 설치되어 있는 905E 급유 포드와 기체 중앙부 후미에 있는 ARBS를 통해 공중급유가 가능하다. KC-30A MRTT 자체가 다른 급유기로부터 급유를 받을 경우 UARRSI(Universal Aerial Refueling Receptacle Slipway Installation)를 사용한다.

엔진으로는 RR Trent 772B, GE CF6-80E1A4나 PW-4168 엔진을 사용하여 도입하는 국가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옵션으로 기체 제작이 가능하다.

조종 환경도 이전의 급유기들과는 달라져 급유조작원이 조종석에서 원격으로 급유를 조작할 수 있게 되었다. 급유조작원은 조종사의 바로 뒷좌석에 위치하게 되어 급유 중 조종사와 실시간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해 정밀한 편대비행 및 상황 대처가 가능해졌다.

에어버스 D&S는 미 공군의 급유방식인 플라잉붐 방식을 운용하는 A330 MRTT를 위해 플라이바이와이어 구조를 활용한 자동 붐 방식의 급유 모드를 개발하고 있다. 자동 플라잉붐 급유 모드는 급유기와 급유를 받는 비행기가 플라이바이와이어 붐에 연결되기 전까지는 수동 모드로 진행되고, 급유기의 붐과 급유를 받는 비행기의 리시버가 연결되면 자동 모드로 전환된다. 급유를 받는 비행기의 정확한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실시간 비디오와 거리를 확인할 수 있는 이미지 스트레오프로세싱 기법을 채택했다.

대한민국 공군이 채택한 A330 MRTT 공중급유기는 1,600억 원대의 항공기용 적외선전자방해장비(LAIRCM)가 추가로 장착되어 지대공 무기체계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

---

운용 현황

에어버스(Airbus) A330 MRTT는 현재 영국 왕립 공군(14대), 프랑스 공군(9대), 호주 왕립 공군(5대), 아랍에미리트(UAE) 공군(3대), 사우디아라비아 공군(6대), 카타르 공군(2대), 네덜란드 왕립 공군(2대), 대한민국 공군(4대)이 전력화했거나 발주하고 있다.

영국 왕립 공군은 미래 전략 공중급유기(FSTA) 프로젝트를 추진해서 2011년부터 A330 MRTT를 14대 도입하여 현재 운용 중인 L101과 VC10 공중급유기를 교체하는 전력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 왕립 공군은 프로브앤드로그 급유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영국 공군 A330 MRTT 공중급유기는 미 해군이나 미 해병대 전투기와 호환되는 Cobham 905E 포드를 양쪽 주익에 각각 1개씩 장착하고, 그중 7대는 기체 동체 후미부에 FRU(Cobham 805E Fuselage Refuelling Unit)도 장착하고 있다. 총 14대의 공중급유기를 전력화했지만, 평시에는 9대만 영국 왕립 공군이 운용하고 나머지 5대는 평시 민항기로 사용하다가 전시에 간단한 개조를 통해 공중급유기로 전환 운영한다. 특히 영국 왕립 공군은 정비와 승무원, 예비역 조종사 등 공중급유기를 운용하는 약 60%정도의 인프라를 민간 전문기업인 에어탱커에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호주 왕립 공군은 5대를 도입해서 전력화했다. ARBS 시스템과 2개의 Cobham 905E를 장착해 프로브 급유방식도 가능하다. 호주 왕립 공군의 제식명칭은 KC-30A MRTT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공군은 2008년 1월 3일에 A330 MRTT를 계약하고 2013년 1월 31일에 3대가 전력화되었다.

대한민국 공군은 1993년 합동참모회의에서 공중급유기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지만, 11차례나 좌절되었다. 그 후 22년 만에 2015년 6월 30일 공중급유기 도입사업에서 A330 MRTT가 선정되었다. 공군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 동안 1조 4,880억 원으로 A330 MRTT 4대를 절충교역 방식으로 전력화할 예정이다. "호주 왕립 공군의 KC-30A 운용 사례를 기준으로 A330 MRTT를 운용한다고 가정하면, 전투기, 수송기, 조기경보기 등과 같은 공군 자산의 작전 운용 능력을 도입 전보다 20~30% 높일 수 있다"고 에어버스 밀리터리(AirBus Military)는 주장했다.

대한민국 공군이 도입 중인 A330 MRTT 기종은 미 공군 및 F-15나 F-16가 주로 이용하는 플라잉붐 방식을 채택했다. 플라잉붐 방식은 급유기에서 붐의 움직임을 조작하여 급유하는 방식으로 주유구가 상부에 있는 항공기에 적합하다. 호주 왕립 공군이 운영 중인 KC-30A 공중급유기에서 E-7A AEW&C 웨지테일(Wedgetail) 공중조기경보통제기에 대한 공중급유 시험훈련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에어버스 밀리터리 사가 개발한 공중급유가 성공하자, “유럽형 공중급유기가 미 공군 기체에 제대로 급유할 수 있을까?”라는 구매 국가들의 의혹은 해소되었다.

A330 MRTT 공중급유기가 도입되면, 평양과 원산 이북지역까지 F-15K와 KF-16이 작전 가능해져 북한의 전쟁억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2013년 12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이 확장되면서 주변국 및 미식별 항공기의 침범 횟수가 증가하고 있어 F-15K와 KF-16의 작전시간을 증가시키고 무장탑재능력을 높일 수 있는 공중급유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

변형 및 파생형

● A330 MRTT: 에어버스 D&S A330-200 공중급유기 모델

● KC-30A: A330 MRTT 호주 왕립 공군형. 포드 및 붐 멀티 급유방식- Cobham 905E Under-wing RefuellingPods X 2Ea- Aerial Refuelling Boom System(ARBS) X 1Ea

● KC-45A: A330 MRTT 미국 공군형. 포드 및 붐 급유방식미 공군은 2008년 2월 차기급유기(KC-X)로 KC-45를 선정했으나,보잉의 반발로 사업이 취소되고 기존의 주문도 취소되었다.

● Voyager KC2: A330 MRTT 영국 왕립 공군형. 포드 급유방식만 채용- Cobham 905E Under-wing RefuellingPods X 2Ea- Rolls-Royce Trent 772B-60 쌍발 제트엔진 채택

● Voyager KC3: A330 MRTT 영국 왕립 공군형. 포드 및 동체 멀티 급유방식- Cobham 905E Under-wing RefuellingPods X 2Ea- Cobham 805E Fuselage Refuelling Unit (FRU)X 1Ea- Rolls-Royce Trent 772B-60 쌍발 제트엔진 채택

---

제원

- 제조사: 에어버스(Airbus)
- 기종: A330 MRTT
- 형식: 쌍발 제트엔진 / 다목적 공중급유 및 수송기(인원, 화물, 의료)
- 전장: 193피트(58.78m)
- 전폭: 198피트(60.28m)
- 전고: 57피트(17.40m)
- 최대이륙중량: 514,000lbs(233,000kg)
- 엔진: 제트엔진 옵션
           - GE CF6-80E1A4(72,000lbf) X 2
           - Rolls-Royce Trent 772B X 2
           - Pratt & Whitney PW 4170 X 2
- 최고속도: 880km/h
- 실용상승한도: 41,500피트
- 항속거리: 14,800km
- 급유방식: 프로브앤드로그(probe and drogue) / 플라잉붐(flying boom)
- 연료탑재량: 111,000kg(245,000lb)
- 탑재량: 승객 380명 / 환자이동침대(stretcher) 130개 / 군용 화물 운반대(Pallet) 8개 + LD6(ALF) 컨테이너 + LD3(AKE) 컨테이너(하갑판 화물칸)
- 적재중량: 45,000kg
- 승무원: 3명[조종사 2명+급유엔지니어(Air refueling opserator) 1명] / 옵션-작전 임무 운영자(Mission planning system operator) 1명
- 초도비행: 2007년 6월 15일

---

저자 소개

오세진 | 군사전문기자
현재 미(美)사진기자협회 정회원,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이버 국장,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에서 국방 ICT 및 보안 전문가로 활동 중이며, 국방홍보원(TV, Radio)에 군사전문기자로 출연하고 있다. 현재 뉴데일리 뉴미디어 연구소(NDLab) 소장 및 미디어부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오세진 기자의 취재노트(MediaPaper.KR)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