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7.0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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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M113 보병수송장갑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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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제2차 세계대전의 경험은 전차가 보병과 떨어져 단독으로 전투를 벌이기에는 한계가 많다는 점을 가르쳐주었다. 결국 전차와 보조를 맞추어 보병이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트럭 등이 이러한 역할을 담당했지만 외부의 공격에 상당히 취약했다. 이에 따라 탑승한 보병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이동시킬 수 있는 보병수송장갑차(Armored Personnel Carrier, 이하 APC)가 등장하게 되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 M18 구축전차를 개조하여 24명의 보병이 탑승 가능한 M44를 만들어 가능성을 시험했고, 이를 기반으로 탄생한 M75가 1952년 한국전쟁에 투입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은 APC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이나 세부 사양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다. 1953년 FMC 사에서 개발한 M59는 M75보다 폭을 넓혀 주행 안전성이 높았고 수상 도하도 가능하여 일선에서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수송기에 싣기에는 무게가 많이 나가 원거리를 신속히 이동 전개하여 싸운다는 미군의 새로운 전쟁 전략을 충족시킬 수 없었다. 이에 따라 미 육군이 새로운 APC 사업을 시작했는데, FMC 사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차체를 만든 T113과 철강재이지만 기존 장갑보다 얇은 새로운 강판으로 제작한 T117을 후보로 제안했다. 이 두 시제품은 M59의 장점은 그대로 따랐지만 무게를 감소시키기 위해 장갑 재질이나 두께를 바꾼 형태였다.

각종 시험 끝에 미군은 T113을 차세대 APC로 낙점하여 1956년 5월 FMC 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개발이 완료되어 각종 테스트를 통과한 T113은 1959년 4월, M113이라는 정식 이름을 부여받고 1960년 1월부터 일선에 배치되었다. 이렇게 미 육군의 주력 APC가 된 M113은 이후 여러 나라에 대량 공급되었고 현재까지도 일선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T113 시제차량


특징

M113은 보병 탑승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차체를 박스형 구조로 만들었고, 전면에 파워팩(Powerpack)을 비롯한 기계 설비를 탑재했다. 또한 유압식으로 작동하는 램프 도어를 후방에 장착하여 보병들이 신속히 승하차할 수 있고 차체가 수밀식으로 제작되어 수상 도하도 가능하다. 그런데 이런 구조는 M113이 새롭게 채택한 것이 아니라 전작인 M59에서 따온 것으로, 현재 서방의 장갑차들이 보편적으로 따르는 방식이 되었다.

처음에는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으나 연비가 나쁘고 피탄되었을 때 화재가 발생하는 문제 때문에 M113A1부터는 디젤 엔진으로 바뀌었다. 이후 보병전투차량(Infantry Fighting Vehicle, 이하 IFV)이 등장하면서 장갑차에 대한 개념과 역할이 바뀌어가는데, M113은 처음부터 보병 수송을 목적으로 개발되다 보니 기본형이 12.7mm 중기관총 1정을 장착했을 만큼 자체 화력이 미약했다.

무엇보다 M113의 가장 큰 특징은 알루미늄 합금으로 차체를 제작한 최초의 기갑차량이라는 점이다. M113은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함으로써 19.3톤이었던 전작 M59에 비해 무게를 12.3톤으로 줄일 수 있었다. 반면 RPG 같은 대전차 무기에 쉽게 격파될 만큼 방어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 이후 다양한 부가 장갑을 덧대어 방어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M113의 역할과 크기를 고려한다면 설령 장갑을 철강재로 만들었다 해도 방어력에서 그다지 차이가 없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M113은 알루미늄합금 차체로 가벼워서 항공수송이 가능하다.

사실 대전차 무기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 이제는 장갑차뿐만 아니라 최신 전차라도 안전을 장담하기는 힘들다. 반면 최초 개발 당시에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중량 감소에 성공한데다 현가장치의 성능이 향상되어 야지에서의 기동성은 대폭 향상되었다. 또한 제작 기술의 발달과 생산성 향상으로 전작인 M59보다 저렴하게 만들 수 있었다. 덕분에 M113은 서방 세계 최대의 생산량을 자랑하는 기갑장비가 되었다.



운용 현황

M113은 양산 개시 직후인 1962년, 베트남 전쟁에 투입되면서 곧바로 실전에서 활약했다. 베트남 전쟁은 전선의 구분이 모호하여 교전 지역까지 이동 중에 매복한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적들이 대개 소화기로 공격을 가해왔기 때문에 M113은 보병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며 위험지대를 통과하는 데 적격이었다. 이 때문에 M113은 ‘전선의 택시(Battle Taxi)’라고 불리며 베트남 전쟁의 상징이 되었다.

M113은 오랫동안 미국의 주력 APC 역할을 담당했고 50여 개국에 공급되면서 중동전쟁, 걸프전을 비롯하여 다양한 전장에서 활약했다. 총 8만 대 이상이 생산되었는데, 비슷한 시기에 탄생하여 미군의 MBT로 활약한 M60 전차가 15,000대가량이었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주력이었던 M4 전차가 약 5만 대 정도 생산되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가히 대단한 물량이라 할 수 있다. 1964년 디젤엔진을 장착한 M113A1이 나온 이후, 1979년 성능을 강화한 M113A2가 출고되었으며, 전장생존성을 높인 M113A3는 1987년부터 등장했다.

2,000대 이상을 도입한 나라만도 터키, 그리스, 이집트, 이탈리아 등이고 6,000여 대를 사용 중인 이스라엘은 현재 최대 운용국이다. 우리나라는 베트남 전쟁 참전 대가로 1965년 44대를 시작으로 모두 400여 대의 M113을 도입했다.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기계화사단과 기갑여단을 운용할 수 있었으나 1980년대 초반부터 국산 K200 장갑차의 양산과 함께 현재 전량 퇴역했다.

M113 장갑차는 아직도 미군에 의해 쓰이고 있다.

미군은 1981년부터 M2 브래들리 IFV를 도입하면서 노후 M113을 즉시 도태시키려 했다. 그러나 기존에 사용 중인 물량이 워낙 많고 M2의 도입가가 비싸다 보니 대체 속도가 늦어져 2010년까지만 해도 미 육군이 6,300여대의 M113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었다. 비록 2선급 장비로 장기적으론 도태될 예정이지만 M113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특정 임무를 위해 개조된 장비들은 앞으로도 오랜 기간 동안 일선에서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라크 전쟁 당시 부가 장갑을 장착한 M113


변형 및 파생형

M113은 실전 결과를 바탕으로 꾸준히 개량되었고 이와 더불어 다양한 변형 장비들의 플랫폼이 되었다. 미국에서 탄생한 개량형이나 파생형뿐만 아니라 사용국에서 자국 상황에 맞게 개조한 다양한 변형들이 존재해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정도다.

● M106 자주박격포장갑차: 4.2인치 M30 박격포 장착

● M125 자주박격포장갑차:
81mm M29 박격포 장착

● M1064 자주박격포장갑차:
120mm M121 박격포 장착

M1064 120mm 자주박격포장갑차

● M132 화염방사장갑차: M10-8 화염방사기 장착
 
● M163 자주발칸포: VADS(Vulcan Air Defense System)차량으로 M167 발칸포 장착

M163 자주발칸포

 ● M548 화물수송차: 병력수송칸을 화물트럭처럼 개방하여 만든 차량으로 현재는 스위스군만이 운용 중이다.

M548 화물수송차

● M577 지휘장갑차: 지휘통제를 위해 승차칸의 차고를 높인 전술작전본부(Tactical Operation Center)용 차량으로, 무전기와 발전기를 추가로 장착한다. M577을 개량한 M1068 SICPS(Standard Integrated Command Post System)는 현재 미군에서 가장 진보한 지휘장갑차다.

M577 지휘장갑차

 ● M579 구난 수리차

M579 구난 수리차

● M901 토우대전차장갑차: 토우(TOW) 대전차미사일 2발 장착

● M981 FISTV: 포병관측반을 위한 장갑차로 지상/차량용 레이저 조준장치(Ground/Vehicular Laser Locator Designator)를 장착하여 GPS 정보와 결합한 정확한 표적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M901 토우대전차장갑차를 기반으로 개조했다.

M981 FISTV 장갑차(사진)는 M901 토우장갑차를 개조하여 외양이 거의 유사하다.


제원(M113A3)
  
- 생산업체: Food Machinery Corp(FMC)
- 도입연도: 1960년
- 중량: 12.3톤
- 전장: 4.86m
- 전폭: 2.69m
- 전고: 2.5m
- 장갑: 12~38mm 알루미늄 합금
- 무장: 12.7mm M2 중기관총 × 1
- 엔진: 디트로이트 디젤 6V53T, 2스트로크 V형 6기통 275마력(205kW)
- 추력대비중량: 22.36마력/톤
- 서스펜션: 토션 바
- 항속거리: 약 480km
- 최고속도: 67.6km/h, 5.8km/h(수상 도하)
- 대당 가격: 30만 달러(M113A3 신조차량)
- 양산대수: 80,000대 이상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