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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제트전투기가 등장한 이후 갑자기 높아진 비행성능에 적응할 수 있는 조종사를 양성하고자 1950년대 말 미 공군은 성능이 부족한 기존 프로펠러 훈련기를 제트기로 교체하기로 결정하고 T-37 기본훈련기와 T-38 고등훈련기를 새로 개발하여 운영하기 시작했다. 제트훈련기로 비행훈련을 시작하는 학생조종사는 일찌감치 속도성능에 익숙하게 되어 전투기 조종사로서 필요한 비행기량이 높아지는 효과를 거두었고, 이에 주목한 각국 공군은 제트엔진을 사용하는 훈련기를 서둘러 채택했다. 그러나 1970년대에 발생한 석유위기 이후 연료비용이 꾸준하게 증가하자 비행훈련에 제트기만 사용하는 방법이 경제적인지 논란이 생겼고 다른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

1950년대 초반에 PC-3 훈련기를 개발하여 스위스 공군에 납품한 바 있는 스위스의 훈련기 전문업체인 필라투스(Pilatus) 사는 오랜 기간에 걸쳐 훈련기 시장을 분석한 결과 고속비행이 불필요한 기본비행과정에서 굳이 제트훈련기를 운용할 것이 아니라 터보프롭엔진을 탑재해 비행성능을 높인 기본훈련기를 운영한다면 비행훈련 효과를 유지하면서 경제적인 과정운영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1960년대 초반에 필라투스 사는 큰 특징은 없지만 기초 설계가 우수한 PC-3 훈련기를 기반으로 240마력 왕복엔진을 550마력 터보프롭엔진으로 교체한 PC-7 기본훈련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PC-7 기본훈련기는 T-37 제트훈련기와 비교할 때 비행성능 측면에서 비슷한 수준이면서도 연료비용이 대폭 감소하는 장점을 보유하여 스위스 공군을 비롯하여 22개국에 수출하는 베스트셀러 기종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우수한 비행성능을 바탕으로 경공격기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PC-7 기본훈련기의 비용 대 효과에 주목한 미국 비치크래프트(Beechcraft) 사도 곧바로 T-34 훈련기에 터보프롭엔진을 탑재한 T-34C 훈련기를 개발하여 미 해군에 납품했다. 한편 제트훈련기를 고집하던 미 공군도 T-37 훈련기의 노후화에 따른 성능제한과 운영비용 증가에 따라 터보프롭 훈련기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PC-7 훈련기를 개량한 PC-9 Mk.II 훈련기를 채택하여 T-6 텍산(Texan) II라는 명칭으로 도입했다.

이러하듯 기존의 제트 기본훈련기를 대신하여 도입하기 시작한 터보프롭 기본훈련기 시장을 개척한 필라투스 사는 PC-7, PC-9 기종을 개발하여 연달아 성공했고, 한편으로 1998년 11월부터 21세기를 겨냥한 미래의 훈련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필라투스 사는 오랜 기간 훈련기를 개발한 경험과 각국 공군의 훈련기 운영 실태를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초음속 비행의 시대에도 대부분의 공중전은 아음속 영역에서 이루어지므로 비행훈련단계에서 초음속 비행에 익숙하고자 제트 훈련기를 운영하는 것은 비경제적이며 나날이 발전하는 컴퓨터 기술을 활용하여 터보프롭 훈련기와 시뮬레이터를 조합하여 비행훈련 효과를 극대화한다면 고등비행과정까지 커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신형 기체에 고성능 터보프롭엔진을 적용하여 비행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훈련기를 개발한다면 향후 1,000대 정도 시장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대부분의 공군은 전투조종사를 양성하려면 일단 기본훈련기로 기본적인 비행 감각을 익힌 다음 제트 고등훈련기에 탑승하여 기초적인 공중기동을 이수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개념에 머물러 있었고, 스위스 공군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스위스 공군의 경우 PC-7 기본훈련기로 기본비행과정을 졸업한 다음 호크(Hawk) Mk.66 고등훈련기로 고등비행과정을 이수하도록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있었다. 필라투스 사는 일단 자체 비용으로 신형 훈련기를 개발하는 한편 스위스 공군을 상대로 경제성과 교육 효과를 내세워 신형 훈련기의 도입이 최적의 해답이라고 꾸준하게 설득했다. 1999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한 PC-21 기본훈련기는 동급 터보프롭 훈련기를 능가하는 비행성능, 동급 터보프롭 훈련기를 능가하는 라이프 사이클 코스트(Life Cycle Cost), 시뮬레이터를 포함하는 비용 대 효과가 높은 통합형 훈련시스템 등 3가지 목표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을 진행했다. 시제 1호기(HB-HZA)는 스위스 슈탄스(Stans)에 위치한 필라투스 사에서 2002년 4월 30일에 롤아웃했으며, 같은 해 7월 1일에 초도비행에 성공하고 판버러 국제 에어쇼(Farnborough International Airshow)에 참가했다. 시제기는 모두 3대가 완성되어 비행시험을 진행했는데, 2005년 1월 13일에 곡예비행 연습 도중에 시제 2호기(HB-HZB)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개발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했다.

PC-21 개발과정을 지켜본 스위스 공군은 PC-21 기본훈련기의 높은 훈련 효과와 낮은 라이프 사이클 코스트에 주목하여 기존 BAe 호크(Hawk) 고등훈련기를 대신하여 대체기종으로 PC-21 기본훈련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PC-21 기본훈련기를 도입한 스위스 공군은 BAe 호크 고등훈련기 운영을 중단하고 중고기로 핀란드 공군에 매각했다. F/A-18 전투기를 운영하는 스위스 공군의 요구에 부응하여 개발된 PC-21 기본훈련기는 F/A-18 전투기와 동일하게 대형 LCD 디스플레이와 HUD(Head-Up Display: 전방시현기), HOTAS(Hands on Throttle and Stick)를 포함한 글래스 콕핏(Glass Cockpit)을 도입했으며, NVG(Night Vision Goggle: 야간투시경)를 착용하는 야간비행훈련도 가능하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주력 전투기에 버금가는 1,600마력의 고성능 터보프롭엔진을 탑재하여 기존의 터보프롭 기본훈련기의 비행영역을 초과하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우수한 비행성능과 훈련시스템을 활용하여 비행훈련을 비롯하여 모의무장훈련도 가능하며 2 대 2 공대공 시뮬레이션 훈련까지 가능하다. 다만 비행성능 자체가 제트전투기와 완전히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본격적인 공중전 훈련은 불가능하다. 실제로 스위스 공군은 F/A-18 전투기로 기종 전환을 한 다음 전술입문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필라투스 사의 사내 벤처 프로젝트로 시작하여 개발에 성공한 PC-21 기본훈련기는 기본훈련기와 고등훈련기의 영역을 어디에서 구분해야 하느냐는 논란을 불러왔고 많은 항공전문가들이 마케팅 측면에서 성공할지 주목했으나, 스위스 공군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9개국 공군에서 채택했고 판매량도 200대를 초과하면서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기존 터보프롭엔진의 경우 고온·고지 조건에서 엔진의 출력이 저하되어 비행훈련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는데, PC-21 기본훈련기의 경우는 고마력 엔진을 채택함으로써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 주요 구매국가가 요르단,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스위스, UAE 등 고온·고지 조건에서 훈련기를 운용하는 국가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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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PC-21 기본훈련기의 기본적인 기체 구조는 직선익 주익과 탠덤 조종실을 가진 PC-9 기본훈련기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으나, 높아진 비행성능에 따른 비행안전성을 확보하고자 후방석의 위치를 높여 비행교관의 시야를 대폭 향상시켰다. 고속비행성능을 발휘하도록 주익에 12° 42', 수직미익에 16° 후퇴각을 적용하고 터보프롭 훈련기로는 드물게 스포일러(spoiler)를 채택하여 고속비행 시 비행조작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기체 구조는 +8G/+4G 기동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어 웬만한 전투기급 공중기동이 가능하다.

엔진은 터보프롭 훈련기의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P&WC PT6A 계열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고출력 엔진에 대응하여 5엽 프로펠러를 사용하고 있다. PC-21 기본훈련기의 익면하중(279.2kg/m²)은 PC-9M(144.3kg/m²) 대비 높은 편이나 1,600마력 엔진을 탑재한 결과 출력하중은 5.85lb/shp로 PC-9M(5.45lb/shp) 대비 높은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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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호주: 49대
프랑스: 17대
요르단: 10대
카타르: 24대
영국 (Qinetiq)사: 2대
사우디아라비아: 55대
싱가포르: 19대
스위스: 8대
UAE: 25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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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및 파생형

● PC-21: PT6A-68B(1,600마력) 엔진 탑재 터보프롭 기본훈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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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기종: PC-21
형식: 기본훈련기
전폭: 9.11m
전장: 11.23m
전고: 3.75m
주익면적: 15.22m²
최대이륙중량: 4,250kg
엔진: Pratt & Whitney Canada PT6A-68B 터보프롭엔진(1,600shp)×1
최고속도: 598km/h(해면고도)
실용상승한도: 7,620m
항속거리: 1,333km
무장: 1,150kg
승무원: 2명
초도비행: 2002년 5월 1일(시제 1호기), 2005년 8월 29일(양산 1호기)
가격: 2,000만 스위스 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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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이재필 | 군사저술가 항공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하는 항공산업의 발전역사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매체에 항공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