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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UZI 기관단총과 갈릴(Galil) 소총, 대구경으로 유명한 데저트 이글(Desert Eagle) 권총을 제작한 과거 이스라엘의 국영 총기제작사인 IMI 사(Israel Military Industries: 현재 Israel Weapon Industries)가 개발한 제리코(Jericho) 941 권총은 1990년도에 발매된 중형 권총으로, 이스라엘 정부의 군/경찰용 권총으로 판매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1980년대 부터 이탈리아 탄포글리오(Tanfoglio) 사에 총기 부품을 납품하던 IMI 사는 탄포글리오에서 판매하던 체코 공화국의 CZ-75 권총 복제품인 TZ-75를 새로 개발하는 총기의 베이스로 삼아 설계를 변형하여 제리코 941을 개발하게 되었다. 경제적이고도 빠르면서 검증된 CZ-75의 기본 설계 개념을 이어받는 신뢰성 있는 방법이었다.

’941‘이라는 명칭은 처음 개발 당시 총기에 사용되던 9X19mm 패러블럼탄(Parablem)과 .41 ACtion Express(액션 익스프레스, 1986년 개발)의 두 가지 탄의 구경에서 비롯되었다. 최초에 총열, 리코일 스프링(recoil spring), 탄창만 교환하여 두 가지 탄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패키지 권총으로 설계되었지만 부족한 장탄수, 강한 반동, 대중화 실패의 요인으로 .41 AE탄과 패키지 모델은 사라지고 .40 S&W, .45ACP 등 미국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구경의 모델들이 라인업에 추가되었다. 최근에는 아예 941 번호를 빼고 제리코라는 이름만 붙이는 추세다.

제리코 941은 동일 제작사인 IMI에서 발매되어 큰 덩치와 파워로 유명세를 떨친 ’데저트 이글‘의 축소판 모델로 오인받는 경우가 많은데, 마케팅을 위해 미국 수입업체들이 ’우지 이글(Uzi Eagle)‘, ’베이비 이글(Baby Eagle)‘, 심지어는 ’데저트 이글‘이라는 이름으로 제작사의 마구잡이식 유명 모델 이름 따오기 판촉을 벌인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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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기본 구조과 부품의 배열 구성 등을 사실상 그대로 복제한 덕분에 제리코 941은 프레임 안쪽으로 물려 있는 슬라이드(slide), 슬라이드 스톱(slide stop)과 안전장치의 위치, 그립 각도, 낮은 총열높이 등 많은 부분에서 CZ-75를 닮아 있다. 슬라이드와 프레임이 맞물리는 구조가 대부분의 권총들이 택하고 있는 방식과는 반대로 프레임의 레일이 슬라이드의 레일을 덮고 있는 구조로, 여타의 권총들보다 슬라이드가 맞물리는 구조가 단단하고 레일의 유격이 덜하며 정밀하게 제조하기 용이하고 슬라이드의 부피가 작아지는 특징이 있다. 특이한 IMI의 감성이 돋보이는 겉모습을 제외하고는 CZ-75 시리즈, TZ-75 시리즈와는 탄창이 호환될 정도이니 얼마나 가까운 친척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CZ-75와의 큰 차이는 총열을 기존의 컨벤셔널 강선(conventional rifling)을 사용하지 않고 최근에 개발되는 총기에 대부분 장착되는 폴리고널 강선(polygonal rifling) 총열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폴리고널 강선을 사용하는 총열은 탄약의 발사가스 손실 감소, 총구초속/명중률 향상, 탄자변형/강내저항 감소 등의 장점이 있지만 단조, 열처리 등의 까다로운 공법으로 제조가 쉽지 않은 편이다. 2005년에서 2007년 사이에 잠시 일반적인 컨벤셔널 총열로 생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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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및 파생형

제리코 941은 아래와 같이 크게 3가지 요소로 그 변형을 나눌 수 있다.(※하단 제원표상 모델명 참조)

1. 안전장치
안전장치의 스타일과 위치에 따라 B와 F모델로 나뉜다. B는 슬라이드 후방에 디코커(decocker: 장전 해제 장치)라는 장치가 장착된 모델이고, F는 미국에서 선호하는 슬라이드에 1911스타일의 안전장치가 장착된 모델이다.

2. 크기
207mm의 길이를 가진 풀사이즈, 풀사이즈에서 길이만 184mm로 줄인 세미컴팩트, 세미컴팩트 길이에 손잡이를 줄여 장탄수가 3발 줄어든(9mm 기준) 컴팩트, 이 3가지 모델이 있으며 각기 모델번호의 맨 뒤에 알파벳을 붙인다.

풀사이즈(Full size)–F, 세미컴팩트(Semi Compact)–S, 컴팩트(Compact)-B

3. 프레임 재질
프레임 재질에 따라 스틸모델과 폴리머(polymer)모델,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은근히 최신 유행을 잘 따라가는 이스라엘의 총기답게 후기로 갈수록 액세서리 장착용 레일도 파여 있고 글록(Glock)이 인기를 끌자 폴리머로 제작된 프레임을 제작하여 장착했다. 이 모델들은 모델명 제일 뒤에 ‘L’이 붙어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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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제리코 941은 많은 영화, TV 시리즈와 애니메이션(최근 유튜브에는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Cowboy Bebop)〉에 나오는 총으로 소개하는 예가 적지 않다) 으로 알려진 유명세에 비하면 생각보다 판매량이 많지는 않은데, 가장 큰 이유가 무게 때문이었다. 장전된 탄창을 넣으면 무게가 1.3kg에 육박할 정도로 꽤 무거웠고, 이는 판매량의 발목을 잡는 큰 요인이 되었다. 후에 나온 폴리머 프레임은 장전 후 1.08kg으로 가벼워졌지만 이미 저가의 우수한 총기들이 시장에 많이 나온 뒤였다.

1980년대 중반부터 이스라엘 국방군, 정보기관 및 경찰사복 특수부대가 사용하기 시작한 제리코 941은 이스라엘 전역에서 현재까지 군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제리코 941이 이스라엘군에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국방정책 상의 이유에서였는데 1980년대 중반 이스라엘은 국내 제작이 불가능한 군수물자나 장비를 제외하고는 자국산 제품만을 군에서 사용하도록 압력을 가했고, 제리코는 이 시기에 빠르게 개발해 이스라엘 국방군 규격에 합격, 납품을 시작한 제품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에 들어 최고의 대테러부대 중 하나인 야맘(YAMAM)이 제식 권총으로 글록 17과 19 모델을 선정하면서 각 특수부대와 기관에서 제식 권총을 글록으로 바꾸고 있다.

현재 운용국으로는 이스라엘을 필두로 콜럼비아, 코스타리카, 도미니카 공화국, 조지아, 그리스, 헝가리, 루마니아, 세르비아가 있으며, 우크라이나에서는 FORT-21.03이라는 명칭으로 현지 라이센스 생산되어 군경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국에는 2002년 월드컵에 대비하여 대테러 권총 구매사업을 추진하던 중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낙찰제품으로 선정되어 707특임대대와 헌병 특경대, 수방사 35특공대 등 육군과 해군 특수부대에서 일부 사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전체적으로 무난한 편이지만 무겁고 특히 추운 날씨에 오작동이 많이 일어나는 총으로 부대원들에게 평가되고 있다. 현재는 한국 특수부대 에서도 단순함의 대명사인 가벼운 글록과 기타 신형 폴리머프레임 권총에 밀려 점차 설 곳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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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제원 및 파생형 모델

모델명: 제리코 941
제작사: IWI 사(Israel Weapon Industries: 구 IMI 사)
제작국: 이스라엘
작동방식: 쇼트리코일/더블액션

모델별 제원

● 스틸프레임 모델

- 사용탄: 9x19mm / .40 S&W / .45 acp
- 장탄수: 10~16발
- 전장: 184~207mm
- 전고: 125~140mm
- 전폭: 28.58mm
- 총열길이 : 90~112 mm
- 조준기구거리 : 134~150 mm
- 중량(탄창없음) : 860~1,025g
- 탄창중량 : 230~310g

● 폴리머프레임 모델

- 사용탄: 9x19mm / .40 S&W
- 장탄수: 10~16발
- 전장: 184~207mm
- 전고: 122~138mm
- 전폭: 38mm
- 총열길이 : 90~112 mm
- 조준기구거리 : 134~156 mm
- 중량(탄창없음) : 680~800g
- 탄창중량 : 230~282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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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오병무 / 군사전문가
서울예술대학교 사진과를 졸업했다. 《월간평화》, 《디펜스타임즈》 취재팀장을 거쳐 현재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 통신용 헤드셋, 총기레일 개머리판 등을 제조, 특수부대 및 대테러기관에 전술장비와 함께 납품·판매하는 데브그루커뮤니케이션즈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