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6.1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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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M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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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 30일 이라크에서 촬영된 미 제 1보병사단 제 4기갑수색대대 1대대 소속 M2A2 브래들리 <출처: 미 국방부(DOD)>


개발의 역사

소련은 이미 제2차 세계대전 말부터 보병을 전장까지 이송시키면서 최대한 보호하고, 장갑차가 전장에 도착하면 보병을 신속하게 하차시킨 뒤 장갑차는 퇴거하는 ‘전장 택시’ 개념을 도입했다. 이 목적을 위해 개발된 보병수송차(APC: Armored Personnel Carrier)는 독일군의 장갑차 운용 개념과 결합하면서 보병 수송 뒤 전차 옆에 남아 가벼운 표적을 제거하여 전차의 부담을 줄여주고, 보병에게는 화력 지원을 실시하는 보병전투차(IFV: Infantry Fighting Vehicle) 개념으로 발전했다. 소련은 1950년대 말부터 보병전투차 개념 연구에 들어가 1960년대 중반에 BMP-1을 도입하기 시작했고, 소련의 움직임에 긴장한 미군은 이미 M-113 장갑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장갑차 개념을 개발하기 위해 1963년부터 기계화 보병 전투차(MICV: Mechanized Infantry Combat Vehicle)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은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아 퍼시픽 카 앤 파운드리 사[Pacific Car and Foundry Company: 현재의 팩카(PACCAR) 사]가 제안했던 MICV-65가 시험 운용 끝에 탈락했고, 이후에 진행된 사업들도 계속 실패하다가 1972년에 가서야 FMC(Food Machinery Corporation) 사가 제안한 XM-723이 선정되었다. 이후 동시에 진행 중이던 기갑 수색 정찰 차량(Armored Reconnaissance Scout Vehicle) 사업의 요구도가 MICV 사업과 유사하자 두 사업은 1976년에 통합되었고, 다시 1977년에 두 개 사업이 되어 XM2 보병전투차 사업(IFV)과 XM3 정찰전투차(CFV: Cavalry Fighting Vehicle) 사업으로 분리되었다.

캘리포니아주 군사박물관에 전시된 브래들리 프로토타입 <출처: http://californiamilitaryhistory.org/Bradley.html>

브래들리는 초창기 계획에서 개발 과정을 거치며 장기간에 걸쳐 설계가 변경되었는데, 이 때문에 1977년경 미 의회는 미 회계감사국(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 GAO)과 육군성의 팻 크라이저(Pat William Crizer, 1924~1991) 장군에게 브래들리 사업을 재검토하도록 명령했다. 일명 ‘브래들리 스캔들’로 명명된 이 사건을 통해 이 사업의 수많은 문제점이 지적되었으나, 크라이저 장군은 “어쨌든 기본 설계 자체는 미군 교리와 일치하고, 이보다 나은 보병전투차를 새로 개발할 경우 들어갈 비용과 시간을 생각한다면” 사업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M2/M3는 1979년 육군 체계획득 검토회의를 통과했고, 1980년 2월 1일자로 미 국방부에서 양산 승인이 떨어지면서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되었다.



특징

M2 브래들리는 보병수송차의 목적뿐 아니라 전차까지 상대할 목적으로 개발된 장갑차로, 전차에 비해 가벼운 대신 높은 기동성을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브래들리는 차체 자체에 7017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했고, 차체 측면에 FMC 사가 특허를 가진 공간 라미네이트 장갑(Spaced Laminate Armor)을 장착해 RPG 공격뿐 아니라 30mm APDS(분리철갑탄) 공격을 방어할 수 있다. 최신 모델의 경우 전면부는 최대 30mm 관통탄을 견딜 수 있으며, 외부에는 반응장갑을 설치할 수 있어 RPG 공격도 버틸 수 있다.

차체 하부에는 대전차 지뢰 방호를 위해 강철판이 장착되었으며, 화생방 공격에 대한 방비도 되어 있다.

토우(TOW) 대전차미사일을 발사하는 브래들리 장갑차 <출처: 미 국방부>

주무장으로는 적 벙커나 가벼운 표적 제거를 목적으로 고폭발 파편탄(HE-FRAG) 및 M919 날개안정분리철갑탄(APFSDS)을 사용하는 25mm M242 부쉬마스터 기관포를 채택했으며, 분당 200~500발 발사가 가능하다. 또한 BGM-71 와이어 유도식 토우 대전차미사일 2기를 장착해 표적 전차를 최대 약 3.75km 밖에서 제거가 가능하다. 부무장으로는 분당 최대 950발 사격이 가능한 7.62mm 동축형 M240C 기관총을 채택해 보병 화력을 지원할 수 있다. 또한 팽창식 부력탱크를 설치해 도강(渡江)이 가능하며, 도강 시에는 캐터필러(caterpillar)를 회전시킨 추진력으로 이동한다. 초창기 모델에는 개폐식 5.56mm 총안구(銃眼口)를 만들어 탑승병력이 밖을 향해 사격할 수 있었으나, M2A2부터는 차체 측면에 반응장갑을 덧대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 구멍을 없앴다.



운용 현황

미 육군은 1981년부터 M2 브래들리의 양산 계약을 체결하고 실전 배치를 시작했다. 1983년 3월22일부로 미 제2기갑사단 41기계화보병연대 1대대에 4대의 M2와 6대의 M3가 배치되면서 브래들리 시리즈가 처음으로 전력화되었고, 2000년을 기준으로 약 20년간 총 6,724대의 브래들리(4,641대의 M2와 2,083대의 M3)가 오로지 미 육군을 위해서만 양산되었다. 2000년을 기준으로 브래들리 사업에 소요된 비용은 57억 달러이며, 2006년 기준으로 M2A3 대당 가격은 약 164만 달러였다.

브래들리의 첫 실전 사례는 걸프전으로, 1991년 사막의 폭풍 작전(Operation Desert Storm) 당시 미군은 총 2,200대의 브래들리를 전개했으나 손실은 단 20대뿐이었고, 그중 17대가 우군 사격으로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적에게 격파당한 것은 3대에 불과했다. 전과 면에서도 걸프전 전체 기간을 통 털어 브래들리 시리즈가 격파한 적 기갑 자산이 M1 에이브럼스 전차가 격파한 숫자보다 많았다. 2000년대에 벌어진 이라크 전쟁에도 브래들리가 투입되었으나, 급조폭발물(IED)과 RPG 공격에 의외로 취약한 면을 보여 2006년까지 총 55대의 브래들리가 완파되고 700대 이상이 파손됨에 따라 결국 미군은 2007년부로 IED와 RPG에 취약한 브래들리 대신 특수지뢰방호차량인 MRAP(Mine-Resistant Ambush Protected Vehicle)와 임무를 교대시켰다. 하지만 승무원의 출입이 용이한 구조 덕분에 탑승인원의 생존성은 높은 편에 속했다. 미 육군은 2014년 이라크에서 철군을 시작할 때까지 대략 150대 가량의 브래들리 전차를 상실했다.

M2/M3 장갑차는 미국 외에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약 400대 이상이 판매되었다. 최근에는 후티(Houthis) 반군과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M2를 800대 규모로 도입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신생 이라크군 역시 약 200대 가량 구입을 희망하고 있는 상태다.

M2 브래들리는 운용 기간 36년이 넘었기 때문에 교체 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지만 대체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미 육군은 1999년 미래전투체계(FCS: Future Combat Systems) 사업을 발주해 총 180억 달러 이상 소요했으나 2008년에 취소했고, 후속 사업으로 지상전투차량(GCV: Ground Combat Vehicle) 사업을 추진했으나 이 또한 2014년에 취소했다. 최근 미 육군은 차세대 전투차량(NGCV: Next-Generation Combat Vehicle) 사업을 발주해 2022년까지 차기 장갑차량 시제품을 완성한 후 기존 장갑차를 업그레이드할지, 아니면 신규 차량으로 교체할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후티 반군에게 격파된 사우디아라비아군의 브래들리 <출처: @Terror_Monitor / Twitter>


주요 파생형

● M2A1 브래들리 보병전투차: 1986년에 개발. 기본 승무원으로는 전차장, 포수, 운전병이 탑승하며 6명으로 구성된 1개 분대가 탑승 가능하다. 기본형 M2와 달리 NBC 방호 장비가 탑재되었다.

● M2A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 1988년에 개발. 600마력(447kW) 엔진으로 교체되었으며, HMPT-500-3 유체역학식 변속기가 탑재되고 수동장갑과 장착형 반응장갑 설치가 가능해졌다. 또한 공간 라미네이트 장갑이 차체 후방 및 스커트, 차량 하부에 적용되었다. 반원형 방패를 상부 포탑(turret) 뒤에 설치해 공간장갑 역할을 하도록 설계했다. 장갑 추가로 인해 전체 차량 무게 또한 30,519kg로 증가했다.

● M2A2/M3A2 ODS (Operation Desert Storm): ‘사막의 폭풍’ 작전 교훈을 반영해 업그레이드한 M2A2 사양. 첫 대규모 실전을 통해 누적된 경험과 실전에서 확인된 오차 등을 교정하고, 별도의 개발이 필요 없이 이미 현존하는 기술만을 토대로 브래들리의 보완작업을 실시했다. 레이저 거리측정기에 GPS를 결합하고, 벤치를 설치해 승하차 속도를 높였으며, 전장 전투 식별 시스템과 미사일 대응장비 등을 설치해 생존성을 높였다. 또한 지휘통제체계와 상황 인지 시스템, 통신장비 등이 다각적으로 향상되었다.

M2A2/M3A2 ODS <출처: 미 공군/Staff Sgt. Shane A. Cuomo>

● M2A3 브래들리 보병전투차: 1995년에 개발되었으며 2000년부터 실전 배치를 시작했다. 전 차량이 디지털화되었으며 표적획득, 화력통제, 항법, 상황인지능력이 전체적으로 모두 업그레이드되었다. 장갑 또한 강화됨에 따라 생존성이 크게 향상됐으며, 스스로의 위치와 표적 위치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GPS, INS, 차량 운동센서(MVS) 등이 탑재되었다.

M2A3 브래들리 보병전투차 <출처: 미 육군/Sgt. Lauren Harrah>

● M2 브래들리 BUSK (Bradley Urban Survival Kit): 시가전을 위해 M2 브래들리를 업그레이드한 사양. 더 밝은 스포트라이트를 설치하고, 전면 창에 철창을 달아 보호했으며, 비전도성 나일론 아치를 포탑 위로 설치해 혹시 전기줄 등이 끊어져 낙하하더라도 포탑 밖에 몸을 내놓고 있던 승무원들이 부상을 입지 않도록 했다. 또한 IED 방어를 위해 하부 장갑을 보강하고, 포탑 밖 지휘관 큐폴라(cupola) 주변에 투명 방탄판을 설치했다. BUSK 키트 때문에 중량이 3kg가 증가해 별도의 업그레이드 작업이 실시되어 800마력 엔진과 구경이 커진 주포, 가벼워진 장갑, 센서, 360도 카메라, 소화장비를 설치했으나 차량이 지나치게 무거워진 데다 생존율이 떨어져 2012년부터 계획되었던 업그레이드는 취소되었다.

M2 브래들리 BUSK <출처: 미 육군/Sgt. 1st Class Johancharles Van Boers>

● M2 브래들리 BUSK III: BUSK의 효율성이 낮아 별도로 계획된 도시전투용 업그­레이드 키트. 방폭처리된 연료탱크, 방폭처리된 운전석, 포탑 생존성 향상 시스템, 비상용 후방 해치 개폐장치 등이 설치되었다. 현재 BUSK III는 한국에 배치된 M2A3 브래들리 전차 236대에 적용되었으며, 향후 미 제4사단 보유 브래들리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M2 브래들리 BUSK III <출처: 미 육군>

● M3 브래들리 기갑정찰전투차(Cavalry Fighting Vehicle): 정찰용 사양이며 M2와 동일한 차체를 사용한다. M2와 달리 승무원 외 2명의 정찰병력을 태울 수 있으며 무전 장비와 추가 토우 미사일, 탄약, 포탄을 적재한다. M2 초창기 모델과 달리 M3는 처음부터 측면에 개폐식 총안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M3 브래들리 기갑정찰전투차 <출처: 미 공군/Staff Sgt. Shane A. Cuomo>

● M4 C2V 전장지휘장갑차(Command and Control Vehicle): 기갑/기계화군단 및 사단급 제대에서 전술지휘소(TAC)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M2의 차체를 개조한 차량.

M4 C2V 전장지휘소 <출처: 미 육군>

● M6 라인배커(Linebacker): 단거리 방공용 장갑차 사양으로, 보잉(Boeing) 사가 개조했다. 토우 미사일 대신 4기의 스팅어(Stinger) 미사일을 장착해 주로 저고도로 비행하는 항공기, 헬기, 순항미사일이나 무인기를 제거할 목적으로 설계되었으며, 1997년부터 양산에 들어가 총 99대가 도입되었다. 2006년을 기점으로 스팅어 미사일 발사기를 전부 제거하고 브래들리 보병전투차 사양으로 전환했다.

M6 라인배커 <출처: 미 육군>

● M7 브래들리 화력지원장갑차(B-FiST): M981 FIST-V 장갑차를 대체할 목적으로 도입되었으며, 우군에게 표적 정보를 제공하고 간접사격을 지원한다. 토우 미사일 대신 표적지시장비 및 ISU 사이트 유니트(Sight Unit)가 탑재되었다. 특히 관측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참조해야 하기 때문에 GPS/INS/추측항법 장비가 모두 탑재되었다.

M7 브래들리 화력지원장갑차 <출처: BAE Systems>




제원


생산업체: BAE 시스템즈(BAE Systems)
도입연도: 1981년
중량: 27.6톤
전장: 6.55m
전폭: 3.6m
전고: 2.98m
장갑: 공간 라미네이트 장갑/부착식 반응장갑
주무장: 25mm M242 기관포, 토우(TOW) 대전차미사일
부무장: 7.62mm M240C 기관총
엔진: Cummins VTA-903T Diesel 600마력(450kW)
추력대비중량: 19.74마력/톤
서스펜션: 토션 바(torsion bar)
항속거리: 약 400km
최고속도: 56km/h
대당 가격: 1,639,344달러(2006년 기준)
양산대수: 6,724대(2000년 기준)




저자 소개


윤상용| 군사 칼럼니스트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