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6.1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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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F/A-18 E/F 슈퍼 호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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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대 비행 중인 F/A-18E/F의 모습. <출처: 미 공군 / Staff Sgt. Andy M. Kin>


개발 배경

1990년대 초, 냉전이 종식되기 시작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각국은 군비 감축 및 군 개편 과정에 들어갔으며, 응당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여러 사업들이 취소 혹은 축소되었다.

미 해군은 최초 A-6 인트루더(Intruder) 및 A-7 코르세어 II(Corsair II)가 퇴역함에 따라 맥도넬 더글러스(McDonnell Douglas)/제네럴 다이내믹스(GD, General Dynamics)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여 전천후 항모 기반 전투기인 A-12 어벤저(Avenger) II를 1983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했다. 최초 미 해군은 628대, 미 해병대는 238대, 심지어 미 공군까지 400대 도입을 희망했던 이 고등전술항공기(ATA, Advanced Tactical Aircraft) 사업은 A-12의 성능이 요구도대로 나오지 않고, 최초 설계보다 크기가 30% 이상 커졌으며, 개발비가 지속적으로 초과해 미 해군 항공기 도입 예산의 70%까지 차지할 상황이 되자 1991년부로 전격 취소되었다.

A-12 어벤저 II 스텔스 공격기의 개발이 취소되자 신속히 투입된 교체 주자가 바로 슈퍼 호넷이다. <출처: 미 포트워스 항공박물관>

결국 비용 문제로 후속 기체를 신규 개발하기보다는 기존 기체를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맥도넬-더글러스[1997년 보잉(Boeing)에 합병]는 기존 F/A-18 호넷(Hornet)을 기반으로 업그레이드한 ‘호넷 II’[이후 ‘슈퍼 호넷(Super Hornet)’으로 변경]를 제안했고, 그루먼[Grumman, 1994년 노스럽(Northrup)에 합병]은 기존 F-14 톰캣(Tomcat)에 기반한 설계를 제안했으나 후자는 베이스가 된 F-14에 비해 기술적 진보가 크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탈락했다. 여기에 딕 체니(Dick Cheney) 국방장관은 미 해군의 주력 기체였던 F-14가 1960년대 기술로 만들어졌음을 강조하면서 1989년부터 추가 획득 예산을 삭감해 1991년부로 생산라인이 중단되었고, 1992년에는 공군의 F-22 랩터(Raptor)를 해군용으로 전환하려던 해군 고등전술전투기(NATF, Navy Advanced Tactical Fighter) 사업이 중단되면서 F/A-18 E/F ‘슈퍼 호넷(Super Hornet)’이 대체기종으로 선정되었다. 미 해군은 같은 해부터 약 49억 달러로 맥도넬-더글러스 사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F/A-18 E(단좌)와 F(복좌)형 시제기를 제작했으며, 2000년부터 F/A-18 E/F는 실전 배치에 들어갔다.

결국 후속 기체는 F/A-18C/D 호넷(사진)을 업그레이드한 슈퍼 호넷으로 결정되었다. <출처: 미 태평양사령부 전투폭격단>

미 해군은 2006년을 기준으로 F-14를 전량 퇴역시켰으며, 현재 미 해군에서 운용 중인 전투기 기종은 호넷과 슈퍼 호넷, 파생형인 E/A-18G 그라울러(Growler) 전자전기뿐이다. 미 해군은 F-18 A~D형 ‘호넷’이 퇴역하게 되면 F-35의 함상용 형상인 F-35C와 2018년 8월부터 교대시키겠다는 방침이지만,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취임 직후 F-35의 획득 비용 초과와 개발 지연 문제 때문에 차라리 F/A-18E/F나 F/A-18XT(Advanced Hornet)를 도입할 수도 있다고 트위터에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특징

F/A-18C/D형의 업그레이드형인 F/A-18E/F 슈퍼 호넷의 시간당 비행 비용은 F-14 톰캣(Tomcat)에 비해 40%에 불과하다. 동체 크기는 20%가량 증가했고, 자체 중량(empty weight)은 3,175kg가량 증가했으며, 최대이륙중량은 C/D형에 비해 약 6,804kg가량 증가했다. 동체 길이도 약 34cm가량 길어진 대신 내부 연료탱크도 최대 33%가량 증가했고, 임무 범위도 41% 증가했으며, 내구성도 50%가량 향상되었다. 날개 면적 또한 25%(9.29㎡)가량 넓어졌으나 항공기 구성 파트 수는 기존 ‘호넷’ 형상보다 약 42%가량 적어졌다. 엔진 또한 11,000파운드의 F-404-GE-402 터보팬엔진에서 13,000파운드의 F-414-GE-400 터보팬엔진으로 교체되어 비행영역선도(flying envelope) 전체에 걸쳐 추력이 호넷에 비해 약 35%가량 향상되었다.

호넷과 슈퍼 호넷의 크기 비교 <출처: 미 태평양사령부 전투폭격단>

기본 F/A-18과 외형적으로 달라진 점은 인테이크(intake) 부분이 반원형에서 직사각형으로 바뀌면서 기체 전면부 RCS(Radar Cross Section: 레이더반사면적)를 낮췄으며, 주익 아래 하드 포인트(hard point)도 2개가 늘어나 11개가 되었다. 또한 앞전 스트레이크(LEX, Leading Edge Extension) 부분도 커져 받음각이 큰 기동 시에도 와류 양력 특성이 향상되었다. 또한 호넷에는 없던 공중급유 시스템(ARS)이 장착되어, 기체 하부에 대형 급유탱크를 설치하고 타 기체에 공중급유를 실시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미 해군의 경우 비행전대의 5분의 1이 급유기 역할을 수행하도록 지정되어 있는데, 이들 기체의 피로도가 타 기체보다 높아 수명 주기가 일반 슈퍼 호넷보다 짧은 편이다. F/A-18 E/F는 스텔스 기체는 아니지만 RCS를 최대한 낮추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전면부 RCS는 약 0.1㎡ 정도다. 슈퍼 호넷 블록 I은 APG-73레이더를 탑재했고, 블록 II형 이후 모델과 그라울러는 AN/APG-79 능동형 전자주사식 레이더(AESA)를 탑재한다. 항전장비로는 ASQ-228 ATFLIR, ALQ-214(v) 재머(Jammer), AN/ALE-55 광섬유 견인식 디코이(Towed Decoy)가 장착되어 있다.

슈퍼 호넷의 무장 능력 <출처: 미 해군>


운용 현황

F/A-18 E/F형은 2002년 7월 24일 제115 전투공격대대(VFA-115)에 최초로 인도되었으며, 같은 해 11월 6일, 이라크에서 서던 워치(Southern Watch) 작전 참가 중 첫 실전 기록을 세웠다. 현재 운용 중인 군은 미 해군과 왕립 오스트레일리아 공군(RAAF, Royal Australian Air Force) 둘뿐이며, 오스트레일리아 공군은 제1전투비행대대에 슈퍼 호넷을 배치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1973년에 도입한 F-111 아드바크(Aardvark)를 2010년까지 전량 퇴역시킨 뒤 후속 기종으로 도입 계약을 한 F-35가 인도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약 24대의 F/A-18 E/F 슈퍼 호넷과 12대의 E/A-18G 그라울러를 도입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F-35 국제공동개발 참여 국가로, 추후 F-35 인도가 시작될 시 F/A-18 E/F도 대체시키는 것을 방침으로 삼고 있다.

JSF 국제공동개발국인 캐나다는 F-35 도입을 앞둔 상황에서 자유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고 저스틴 트뤼도(Justin Trudeau) 총리가 취임했는데, 트뤼도 행정부는 획득 가격의 지나친 상승 등을 이유로 이전 행정부의 F-35 구매 결정을 취소하겠다고 선언했다. 캐나다 국방부는 2016년 11월부로 CF-18의 대체 기종으로 F/A-18 E/F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아직 후속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 또한 미국과 캐나다 정부 간 민항기 판매와 얽힌 무역 분쟁이 발생하면서 캐나다 국방부가 F/A-18 E/F 도입 역시 취소할 수 있다고 밝힌 상황이라 실제 도입 여부는 아직도 미지수다.

사실 슈퍼 호넷의 해외 수출 성적은 별로 좋지 못한 편이다. 슈퍼 호넷은 브라질에서 2008년부터 시작된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참여했으나 미 국가안보국(NSA)의 브라질 대통령 도청 의혹이 터지면서 미제 기종이 배제되어 JAS-39 그리펜(Gripen)이 선정되었고, 인도 중형 다목적 전투기 사업(MMRCA)에도 인도 공군 요구도를 맞춘 F/A-18IN 형상을 제안했으나 2011년 4월에 슈퍼 호넷이 탈락하면서 프랑스 다소(Dassault)의 라팔(Rafale)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택되었다. 그밖에도 스위스 공군의 F-5E 대체기종 선정 사업에도 참가했으나 유럽제 기체 선정 분위기로 흐르자 보잉사가 2008년경 입찰에서 자진 철수했고, 영국 왕립 해군(RN: Royal Navy) 또한 퀸 엘리자베스 2세(Queen Elizabeth II)급 항모에 탑재할 함재기 도입을 놓고 F-35B 대신 F/A-18E/F의 도입을 고려했었으나 최종적으로는 F-35B의 도입으로 다시 선회했다. 2016년 5월에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된 덴마크 공군 F-16AM/BM 대체기종 도입 사업에서는 F/A-18 E/F 38대 대신 F-35A 27대 도입이 결정되면서 입찰에서 최종 탈락했다.

슈퍼 호넷의 정확한 퇴역일자가 결정된 바는 없으나 미 해군은 F/A-18 E/F 및 그라울러를 약 2030년대까지 운용할 것으로 예상 중이며, 생산라인 종료까지 최대 563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F/A-18E/F는 미 해군 항공의 핵심으로 F-35C의 도입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일선을 지킬 것이다. <출처: 미 해군>



변형 및 파생 기종

● F/A-18E 슈퍼 호넷(Super Hornet): 슈퍼 호넷의 단좌형

에이브러햄 링컨 함(USS Abraham Lincoln, CVN-72)에 착함 중인 제 137 전투공격대대(VFA-137) 소속 F/A-18E 슈퍼 호넷 <출처: 미 해군 / Mass Communication Specialist 2nd Class James R. Evans>
● F/A-18F 슈퍼 호넷: 슈퍼 호넷의 복좌형
해리 S 트루먼 함(USS Harry S Truman, CVN-75)에서 이함 중인 제 103 전투공격대대 소속 F/A-18F 슈퍼 호넷 <출처: 미 해군 / Mass Communication Specialist Seaman Anthony Flynn>
● F/A-18 어드밴스드 호넷(Advanced Hornet): 스텔스 기술을 일부 적용한 통칭 ‘사일런트 호넷(Silent Hornet)’ 형상. 노스럽-그루먼과 공동개발했으며, 외부에 증가탱크(CFT, Conformal Tank)를 장착해 최대 3,500파운드의 연료를 추가로 탑재함으로써 항속거리를 약 130해리가량 늘렸다. 또한 RCS를 낮추기 위해 개폐형 무장 포드(EWP, Enclosed Weapons Pod)를 기체 하부에 장착하여 공대공이나 공대지 무장을 주익 아래 파일런(pylon)에 노출시키지 않고 장착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RCS는 약 0.05㎡로, F/A-18E/F에 비해 약 50%가량 낮아졌다.
F/A-18 어드밴스드 호넷 <출처: 보잉(Boeing)사>
● E/A-18G 그라울러(Growler): F/A-18F의 전자전 사양 항공기. EA-6 프라울러(Prowler) 전자전기를 대체하기 위해 설계되었으며, 노스럽-그루먼 사가 체계 통합 및 전자장비 통합을 맡았다. 미 해군과 오스트레일리아 공군이 운용 중이다.
그라울러 전자전기 소개 영상 <출처: 보잉사 유튜브 채널>

E/A-18G 그라울러 <출처: 미 해군 / 제135 전술항공전자전 대대(VAQ-135)>



제원

제작사: 맥도넬-더글러스 / 보잉(1997~)
초도비행일: 1995년 11월 29일
승무원: 1명(E형), 2명(F형)
전장: 18.31m
전고: 4.88m
날개 길이: 13.68m
최대이륙중량: 29,937kg
최고속도: 마하 1.8+(약 1,915km)
실용상승한도: 50,000피트(15,240m)
항속거리: 2,346km
페리비행범위: 3,054km(480갤런 외장연료x3)
전투반경: 1,085km(Hi-Hi-Hi)
상승률: 228m/s
추력대비중량: 0.93
엔진: F414-GE-400 터보팬엔진(22,000파운드, 9,977kg)x2
무장: M61A1/A2 20mm 발칸x1, AIM-9 사이드와인더, AIM-9X, AIM-7 스패로우, AIM-120 AIM-120 AMRAAM, AGM-84 Harpoon, AGM-88 HARM, SLAM, AGM-84H/K SLAM-ER, AGM-65 매버릭(Maverick), JSAW(Joint Stand-Off Weapon), AGM-158 JASSM(Joint Air-to-Surface Standoff Missile), 합동정밀직격탄(JDAM), 데이터 링크 포드, 페이브웨이(Paveway) 레이저 유도식 폭탄 시리즈, CBU-78 게이터(Gator), CBU-87 CEM(Combined Effects Munition), CBU-97 센서신관식 폭탄(Sensor Fuzed Weapon), Mk-20 록아이(Rockeye) II 등
대당 가격: 9,830만 달러(2016년)


저자 소개
윤상용| 군사 칼럼니스트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