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1.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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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의세계]

국군 포병의 주력

M101 105mm 곡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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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훈련 중인 태국 육군의 M101 곡사포. 1962년 제식부호가 대대적으로 변경되면서 M2에서 M101로 이름이 바뀌었다. <출처: (cc) Armyman1989 at Wikimedia.org>

무기는 전력의 우열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후방 깊숙한 곳에서 단추만 눌러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성능이 좋은 무기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군인은 최소한의 무장을 갖추어야 하며 그중의 기본이 제식 소총이다. 아무리 첨단 하이테크 무기가 동원되더라도 총으로 교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대와 환경이 바뀌어도 보병은 여전히 필요한 존재지만 이들이 보유할 수 있는 화력은 예나 지금이나 빈약하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포병이 보병을 가까이서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포는 클수록 화력이 강하지만 보병과 함께 이동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거우면 곤란한 점이 많다. 예를 들어 사석포(射石砲) 같은 거포는 공성 용도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당연히 포에 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19세기 초 나폴레옹 전쟁을 거치면서 보병을 근접 지원하는 포의 규격과 전술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었다. 이때부터 말을 이용해 견인할 수 있는 경량의 견인포가 야포의 대세가 되었다. 미국이 만든 105mm 구경 곡사포는 그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탄생하여 큰 전쟁에서 활약했고 현재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야포다. 그중 M101 105mm 곡사포(이하 M101)는 한국과의 인연이 각별하다.

예포를 발사 중인 미 해병대 M101A1 곡사포. 현재 미군은 전투용으로 1964년 채택된 M102를 사용 중이지만 높이가 낮아 장탄 등이 힘들어 일선에서 불만이 많은 편이다.



생각보다 약했던 100년 전의 미군


1917년 4월 6일, 마침내 미국이 독일에 선전포고를 하고 제1차 대전에 뛰어들었다. 이후 종전 때까지 연인원 450만의 대군이 대서양을 건너가 유럽에서 싸웠다. 결국 독일은 군사적으로는 자국 영토에 폭탄도 제대로 맞아본 적 없이 동유럽의 엄청난 지역과 프랑스 북부를 점령한 상태로 패했다. 그렇게 미국은 러시아가 전선에서 이탈해 발생한 공백을 가장 중요한 시기에 메워 주면서 승전의 공신이 되었다.

그런데 정작 미군은 처음 유럽에 도착해 전투를 시작했을 때 부족한 점이 많았다. 한마디로 형편없는 전력이었다. 치열한 군비 경쟁을 벌여온 유럽의 열강 등과 달리 주변에 적국이 없어서 초래된 상황이었다. 제1차 대전 발발 직후 만일을 대비해 병력을 10만에서 14만으로 증강시켰지만 참전 선언 후에나 징병제를 실시했을 정도여서 양도 충분하지 못했고 질도 떨어졌다. 비단 병력만 그런 것이 아니라 무기도 문제였다.

유럽 원정 중인 미군 포병들이 프랑스의 75mm M1897로 사격을 하고 있다. 미국의 무기 제조 기술은 거대한 전쟁을 치르면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다.

특히 지상군의 힘이라 할 수 있는 포병의 격차는 상당했다. 미국은 1900년대에 들어와 3인치(76.2mm) M1902 야포와 이보다 강력한 4.7인치(120mm) M1906 야포의 제작에 성공하면서 남북전쟁 당시의 수준을 간신히 벗어난 상태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도저히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유럽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깨달았을 만큼 성능의 차이가 컸다. 결국 처음부터 프랑스와 영국의 지원을 받아야 했다.

이때 프랑스로부터 지원받은 75mm M1897 야포는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현대 야포의 원형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성능이 좋다 보니 미국은 상당량을 현지 구매해 사용했다. 당시 프랑스 무기에 대한 미국의 사랑은 비단 포뿐 아니라 FT 전차, 스패트(SPAD) 전투기는 물론 쇼샤(Chauchat) 경기관총처럼 악평을 받은 것에까지 미칠 정도였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미군의 병력과 무기 수준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베트남전쟁 당시 M101로 사격 중인 뉴질랜드 포병. 적은 인원으로도 운용이 가능하다.



미군의 마당쇠가 되다


75mm M1897이 평사포여서 참호 타격에 한계가 있다고 본 미 육군은 전후에 곡사포를 새로운 제식 야포로 결정하고 1920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곡사포는 평사포에 비해 포신을 단축할 수 있는데, 이는 포의 무게를 줄여 야전에서의 이동 및 방렬을 쉽게 만드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물론 포신이 줄어들면 포탄의 속도가 느려지지만 그 대신 대구경을 채택하면 위력을 유지할 수 있다.

개념 연구를 마친 록 아일랜드 조병창(Rock Island Arsenal)은 20세기 초부터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일반화된 105mm 구경을 채택하여 1925년 프로토타입을 완성했다. 하지만 손봐야 할 부분이 여전히 많아서 개량을 거친 1934년에 이르러서야 M2라는 제식명을 부여받고 실전 배치될 수 있었다. 배치 후에도 개량은 계속되었는데, 포가의 브레이크를 제거하여 구조를 단순화하고 폐쇄기를 편리하게 개량한 것이 M2A1로, 이후 M2라 하면 이를 의미하게 되었다.


록 아일랜드 조병창의 M101. <출처: (cc) Jon.jeckell at Wikimedia.org>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급습으로 미국이 제2차 대전에 전격 참전하면서 M2의 양산이 개시되었고, 종전 직전까지 8,500여 문이 제작되어 전선에 공급되었다. 덕분에 미군 보병사단은 105mm M2 곡사포 3개 대대와 155mm M1 곡사포 1개 대대로 구성된 포병연대를 필수적으로 구성할 수 있었다. 이는 미군 교리를 그대로 따른 국군이 오랫동안 유지했던 편제이기도 하다.

당연히 M2는 미군이 가는 곳이면 항상 함께하면서 충분한 화력을 보여 주었다. 일선에서의 신뢰가 대단해 기갑사단용 M7 프리스트(Priest) 자주포의 주포로도 사용되었다. 하지만 보병 부대와 함께하며 화력을 지원하는 임무를 담당하다 보니 전투의 향방을 결정적으로 바꾸었다는 식의 극적인 에피소드는 찾기 어렵다. 그저 뒤편에서 묵묵히 드러나지 않게 제 역할을 다했을 뿐이다.

제2차 대전 당시 미 기갑사단에서 사용한 M7 프리스트 자주포.



한국군이 더 좋아한 곡사포


고각 발사 훈련 중인 캐나다군. M101은 현재도 많은 나라에서 사용 중인 베스트셀러 곡사포다.

이후 M2는 총 65개국에 공급되었기에 미국이 직접 참전한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은 물론이거니와 그 밖의 다양한 전쟁과 분쟁에도 등장했다. 특히 한국과의 인연은 각별하다. 1950년 7월 5일 한국전쟁에 미군 최초로 참전한 스미스 특임대(Task Force Smith)에 제52포병대대 소속 1개 포대가 배속되어 오산 전투에 투입되면서 M2가 처음으로 한반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미군은 물론 국군에게도 대량 공급되면서 아군 포병의 주력이 되었다.

사거리는 그리 긴 편에 속하지 않지만 평지가 적은 한국의 지형에서는 충분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특히 사이즈가 작고 가벼워 운반과 방렬이 빠르고 연사가 쉽다. 사격에 걸리는 시간 등은 훈련량에 반비례하여 짧아지지만 포가 크고 무거우면 단축이 그만큼 어렵다. 물론 이런 단점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포를 자주화하는 것이지만 산악이 많은 한국에서는 가벼운 견인포가 여전히 중요한 전력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M2는 개발자인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신뢰를 받는 포라고 할 수 있다. 1970년대 들어 노후 M2의 대체가 시급했던 한국은 미국에 M101 곡사포의 면허생산을 요청했다. 이때는 M2가 미군의 제식부호 변경에 따라 M101로 이름이 바뀐 이후였다. 하지만 미국이 요청을 거부하자 정부는 1973년 M101을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따라서 M101은 국산 야포 개발의 역사를 선도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에 놀란 미국이 도움을 주기로 방침을 바꾸면서 1977년부터 M101의 국내 양산이 개시되어 전력을 예정대로 증강시킬 수 있었고 현재도 수적으로 포병의 주력을 담당하고 있다. 점차 K-9, K-55 같은 자주포로 대체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산악과 험지가 많은 동부전선 등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륜형 자주포로의 변신을 시도한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오랫동안 한국군의 동반자였던 105mm 곡사포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105mm 곡사포 실사격 훈련을 실시 중인 육군포병학교 초군반 교육생. <출처: (cc) 대한민국 국군 Republic of Korea Armed Forces at Wikimedia.org>



제원




구경 105mm/ 무게 2,260kg/ 전장 5.94m/ 앙각 -5도~+66도/ 유효사거리 11,720m


남도현 | 군사 저술가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

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bemi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