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2.1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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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의세계]

한국군의 새로운 파발마, KLTV

K151/K351 소형전술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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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소형전술차량(KLTV)

군용차의 대명사라고 하면 역시 지프이다. 지프는 제2차 대전 당시 미군에 의해 만들어졌다. 유럽이 전쟁에 휩싸이자 미육군은 참전을 예상하고 4륜 구동의 소형 정찰차량을 발주했다. 이에 따라 등장한 것이 1/4톤 소형 트럭인 윌리스 MA·MB모델과 포드 GP·GPW 모델이다.

1. 한국군은 창군 초부터 윌리스 MB나 포드 GPW 등의 지프를 사용해 왔다.

2. 한국전쟁이 끝날 무렵 투입된 신형 지프 M38A1

지프라는 이름은 만화 뽀빠이(Popeye)의 ‘유진 더 지프’라는 캐릭터에서 유래했다. 만화 속의 지프는 차원을 넘어 어디든 이동이 가능한 작은 동물로, 어디든지 데려다 줄 수 있는 소형 트럭의 능력이 그만큼 장병들 사이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1. 미국의 군사원조로 한국군에 도입된 지프 가운데 다수를 차지했던 J601

2. J601은 일본 미쓰비시에서 M606 지프를 면허생산한 J3R 모델이었다.


한국군 지프의 시초

한국군도 건군 이후 줄곧 지프를 운용해 왔다. 일본군 무장해제를 위해 한반도에 진입한 미 제24사단이 사용하던 지프와 기타 군용차량들을 국방경비대가 받았고, 이후 국군의 발이 되었다. 북한의 기습으로 전쟁이 발발하자 그나마 얼마 안 되던 지프들도 소진되었다. 미군이 주축이 된 UN군이 상륙했지만, 심지어 미군에게도 장비가 충분하지 않았다. 우리 군이 지프와 중형 트럭 등을 요청하자 미8군은 고장난 군용차를 수리해 인도했다.

그러나 그 정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자, 미군은 도요타나 이스즈 등의 민수 트럭 등 1만여 대를 일본에서 들여와 우리 군에 보급했다. 이후 군용차가 필요할 때마다 일본의 도요타나 미쓰비시를 통해 차량을 공급받았다.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의 생산기지를 통해 차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계기로 일본 자동차 공업의 발전이 시작되었다.

일본에서 도입된 차량은 크게 3가지 종류로, 1/4톤 트럭(지프)은 J601, 3/4톤 트럭은 J602, 2½톤 트럭은 J603이었다. 특히 J601 모델은 미국의 신형 지프 모델인 M606을 일본 미쓰비시에서 면허생산한 J3R 모델로, M606의 부품을 직접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우리 군에도 J601의 원형인 M606이 도입되어 운용되었다.

베트남전이 발발하자 미군은 신형 지프인 M151 MUTT(일명 ‘케네디 지프’)를 한국군에게도 공여했다. 이 차량들은 한국으로 보내져 1선급 무반동포 차량 등으로 활용되었다.

1. 베트남전 이후 한국군에 도입된 일명 ‘케네디 지프’

2. 1975년부터 배치된 최초의 국산 지프 K100


국산화의 시작

1970년대에 자주국방의 기치를 올리면서 가장 먼저 국산화된 기동장비도 바로 지프였다. 최초의 국산 군용 소형 트럭은 K100으로, 1975년부터 배치가 시작되었다. 신진자동차에서 생산한 이 트럭은 실제로는 M38A1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무려 6기통 114마력의 엔진을 채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K100은 지휘차와 구급차 등에 제한적으로 도입되어서 운용되다가 1978년 K111에게 자리를 물려주었다. K111은 M151을 바탕으로 아시아자동차에서 만든 국산 지프로, 지휘차, 무반동포차, 토우미사일차 등 다양한 사양으로 생산되어 전군에 보급되었다.

K111을 채용한 지 20년 정도가 지나자 역시 새로운 차량에 대한 소요가 시작되었다. 이로써 등장한 것이 K131로서, K111을 대체하기 위해 1997년부터 배치되기 시작했다. 민수용으로도 출시되어 ‘레토나’라는 이름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고 이로 인해 ‘군토나’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K111은 ‘록스타’라는 이름으로 민수시장에서 판매된 바 있다).

K131은 디젤을 선호하는 한국군 군용차로선 드물게 가솔린을 사용한다. 기아 콩코드와 크레도스에서 사용하던 1,988cc MPI 엔진을 채용했기 때문이다. 4명만 탑승할 수 있던 K-111과는 달리 후방에 4명이 탑승 가능해 탑승인원이 6명으로 증가했다.

애초에 상용차인 스포티지 숏휠 베이스 모델을 베이스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야지와 험로의 기동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출시 당시 군용차로서는 유일하게 오디오와 파워핸들을 내장해 운전병들에게 가장 사랑받았다.

1. 1978년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국산 지프 K111

2. 1997년에 배치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 1/4톤 트럭 K131

펑크 난 타이어로도 질주하는 ‘한국형 험비’ 소형전술차량 기동 영상


새로운 발, 한국형 험비의 등장

현재 우리 군의 차량 운용은 마치 베트남전의 미군을 보는 것 같다. ¼톤 – 1¼톤 – 2½톤 – 5톤의 운용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미군은 ¼톤과 1¼톤을 통합 운용하는 험비의 등장으로 이러한 구분이 사라졌다. 험비는 거침없이 험로를 뚫고 나가는 능력에 더하여 다양한 장비와 물자까지 이송할 수 있어 1980년대 이후 미군의 새로운 발로서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아 세계 각국도 유사한 전술 트럭들을 내놓고 있다. 러시아 GAZ사의 Tigr, 이탈리아 IVECO사의 LMV, 스페인 URO사의 VAMTAC, 일본 도요타의 ‘하야테’ 고기동차(高機動車), 중국의 EQ2050 등등이 이에 해당한다.

물론 한국도 이러한 차량의 필요성을 이미 1990년대부터 깨닫고 있었다. 레토나를 납품하던 기아자동차는 우리 군에도 험비 같은 차량에 대한 소요가 생길 것을 예측하고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형 험비의 설계에 들어가 있었다. 그러나 1997년 IMF의 여파로 개발이 무산되고 만다.

물론 그 뒤로 현장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¼톤은 적재공간이 적어 트레일러가 있어야 제대로 운반이 가능했고, 1¼톤은 힘이 충분하지 못한데다 조작방식이 너무 낡아 불편했다. 방탄이 장착되지 않아 생존성도 떨어졌고, 21세기임에도 차량에 에어컨 하나 달려 있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지상고가 낮아 험로 주행을 하면 차체가 바닥에 닿기 일쑤였다.

이에 따라 2008년 합참은 한국형 소형전술차량(KLTV: Korean Light Tactical Vehicle)에 대한 소요를 제기했다. 향후 민수상용차량을 행정지원용으로, 소형전술차량은 지휘·통신·무기탑재 등 전술용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따라 2009년부터 비용분석과 선행연구가 이뤄졌고, 2012년에 이르러서는 업체 선정에 들어갔다.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형 험비를 준비해오던 기아자동차가 사업자로 선정되어 시제차를 만들고 각종 시험에 들어가, 2014년 12월 합참이 전투용 적합 판정을 내렸다.

1. 1990년대 중반부터 기획된 한국형 험비의 다소 투박했던 시제차량

2.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적용된 외부설계를 거쳐 거듭난 세련된 전술차량 KLTV

한국형 험비, 기아 소형전술차량 방탄시험 등 개발과정 영상!


'군토나'와 '닷지'를 하나로, K151/K351

이번에 개발된 신형 KLTV는 여러모로 미군의 험비와 유사한 사양이다. 길이 4.9m, 너비 2.2m, 높이 2.0m로 험비나 대부분의 다른 나라 전술차량들과 유사한 크기이다. 이는 C-130 등의 수송기에 탑재할 때 요구되는 사이즈에 맞추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KLTV도 C-130 수송기에 최대 3대까지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형 KLTV는 험비에 비해 가성비가 우수하다. 험비는 기본가 8천만 원에 방탄 모델이 2억에서 3억 원에 이른다. 신형 KLTV는 비방탄 모델이 7천여만 원, 방탄은 1억 4천여만 원 정도로 알려지고 있어, 방탄 모델이 험비의 절반 가격이다.

KLTV는 일단 K131 ¼톤 트럭(일명 ‘군토나’)과 K311 1¼톤 트럭(일명 ‘닷지’)을 동시에 모두 교체하는 차량이다. ¼톤 트럭을 교체하는 ‘단축형’은 K151 시리즈로, 1¼톤 트럭을 교체하는 ‘장축형’은 K351 시리즈로 분류된다.

기본형인 단축형 차량에는 기본적으로 4명이 탑승하는데, 뒤의 캐빈을 병력탑승용으로 개조한 8인승 지휘차나 기갑수색차가 있다. 장축형은 기본적으로 4인승 캐빈에 뒷부분을 연장한 카고트럭이나 샵밴 형식으로 구성된다. 디자인은 몇 차례 변경이 있었는데, 현재의 외관은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의 설계팀이 손을 봐주어 ‘호랑이 코’와 동일하지는 않아도 유사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갖게 되었다.

차량을 몰아보면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으로는 4륜 독립현가장치를 들 수 있다. 즉 서스펜션 4개가 각각 따로 작동함으로써 과거 판스프링 방식의 군용차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승차감이 좋다. 더블 위시본 방식으로 험한 지형에서도 차량의 자세 제어 성능이 좋아졌다. 한마디로 비포장도로에서 장시간 몰아도 피곤함이 덜하다. 물론 4륜 구동이므로 동력전달 계통이 더 복잡한데, 차동장치도 소형화하고 허브리덕션 차축을 채용한 덕에 최저 지상고가 420mm에 이르게 되었다.

KLTV의 등판능력 및 험지극복능력

또한 엔진은 6기통 3,000cc 디젤 터보 인터쿨러 방식으로, 유로5 환경기준까지 지키고 있다. 엔진 출력은 225마력으로 최대 5.7톤이라는 중량을 감안하면 충분한 힘을 제공한다. 동력전달을 위한 트랜스미션으로는 8단 자동변속기가 채용되어 있다.

이제는 민간에서와 마찬가지로 자동변속기를 채용하다 보니, 별도의 수동미션 사용에 대한 교육이나 숙련의 필요성은 사라지는 셈이다. 특히 KLTV의 파워트레인은 기아차의 모하비에서 사용하는 3,000cc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군용 소요에 맞게 튜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간 최신기술이 군용기술에 접목되는 모습이다.

KLTV의 엔진

군사전문가 소형전술차량 시승기 영상 첫 공개!


전술차량다운 면모

신형 소형전술차량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방탄능력이다. KLTV는 방탄과 비방탄 모델이 같이 나오지만, 실제 일선 전투에 투입되는 모델은 방탄 모델이다. 정확한 방탄의 정도는 알 수 없으나 NATO의 방탄기준(STANAG 4569)에 따르면 레벨1이나 2 정도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장갑차가 아니라서 엄청난 방탄능력을 갖출 수는 없지만, 전투에 투입되는 차량으로서 30m 거리에서 소화기의 직사 공격을 막을 정도의 방호력은 있어야 하는데, KLTV부터는 이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비방탄차량이라 해도 방탄재를 부착하면 방호력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확장 가능성이 있다는 점 또한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또 한 가지, 실전에 투입되는 차에 중요한 것으로 타이어가 있다. KLTV에서는 런플랫(run-flat) 타이어1)를 채용하고 있다. 즉 적의 총탄에 타이어가 피격되더라도 바람이 빠져 못 달리는 일 없이, 런플랫으로 타이어의 형태를 유지해 준다. 이에 따라 피탄되어도 최고 48km의 속도로 최대 48km를 이탈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KLTV의 방탄능력

한편 제작사에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시제차에 전자식 타이어 공기압 조절장치(CTIS: Central Tire Inflation System)를 장착하여, 모래 지반이나 진창에서도 탈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CTIS는 양산 단계에서 단가를 낮추기 위해 생략되었다고 한다. CTIS 가격은 수백만 원 수준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전동 윈치를 장착하여 여러 가지 작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방탄차량에는 총안구가 별도로 달려 있어 전시 사격까지 감안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차 내부를 들여다보면 인테리어가 군용차량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깔끔하다. 직물 시트에 파워핸들, 심지어 통합형 네비게이션까지 장착되어 있다. 게다가 AV 기능이 있어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미제 험비에 비해 차축이 차지하는 공간이 작아 실내공간이 상대적으로 잘 확보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반가운 것은 바로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충분한 힘을 갖추고 있어 에어컨을 튼다고 차의 출력이 부족해지거나 하는 점은 없다.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에 넉넉한 힘으로 야지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에어컨까지 시원하게 나오는 첨단 전술차량이 등장했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의 위상을 생각한다면 이제 에어컨 달린 군용차를 보급해줄 때도 되었다. 선진군대라면 병사 개개인을 중시해야 하고, 에어컨이야말로 혹서기 선진군대의 전투력이 되기 때문이다.

기아 신형 소형전술차 K-151 리얼 시승기!

세계 각국의 멋진 군용차들 탐방!

K151계열(단축형)과 K351계열(장축형)의 KLTV

▌제원 (K151 4인승 지휘차)

전장 4,900mm / 전폭 2,190mm / 전고 1,980mm / 최저 지상고 420mm / 접근각 62° / 이탈각 48° / 적재중량 1,300kg / 총중량 5,700kg / 엔진출력 225ps/3,200rpm / 엔진토크 51kg·m/1,750rpm / 타이어 315/85R16 / 연료탱크 80L / 차량전원 24V / 탑승인원 1+3 / 최고속도 130km/h / 종경사 60% / 횡경사 40% / 도섭 760mm / 항속거리 640km


▌주석

1)

펑크가 나도 계속 달릴 수 있는 타이어


양욱 | 군사전문가
양욱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뒤 줄곧 국방 분야에 종사해왔다. 중동지역에서 군 특수부대를 훈련시키기도 했고, 아덴만 지역에서 대{對}해적 업무를 수행하는 등 민간군사요원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컨설팅과 교육, 훈련을 제공하는 민간군사서비스{Private Military Service} 기업인 인텔엣지(주)의 대표이사이다. 또한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연구위원이자 공군 정책자문위원, 해군 발전자문위원으로 우리 국방의 나아갈 길에 대한 왕성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bemi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