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7.1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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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의세계]

북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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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무수단 미사일의 시험 발사 사진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1) 발사에 성공했다. 최대 사거리가 4,000km인 무수단 미사일은 이번에 신형 로켓 엔진을 장착한 상태에서 1,400km 고도까지 올라갔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최고 고도가 1,500~2,000km이므로, 이번 발사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고도에 도달할 능력이 있음을 전 세계에 과시한 셈이다.

또한 미사일 하단에 그리드핀(Grid Fin)이 새로 부착되었다는 점도 이목을 끈다. 그리드핀이란 격자형의 날개로, 상승 비행시 탄도미사일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장치다. 러시아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에도 사용되고 있다. 북한은 과거 열병식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공개한 바 있는데 그 당시엔 그리드핀이 없었다. 이번 미사일 발사로 북한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 기술과 신형 로켓 엔진의 성능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2015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무수단과 KN-14 탄도미사일

러시아 미사일을 역설계해 개발한 무수단

무수단 미사일은 2003년 9월 평양 인근 미림 비행장의 위성사진을 통해 처음 발견되었다. 2007년 4월 25일 인민군 창설 75주년 열병식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으나, 북한은 열병식 녹화영상에서 삭제한 뒤 방송을 했다. 2010년 10월 10일 조선 노동당 창건 기념 열병식에서는 스커드 미사일의 이동식 발사차량(MAZ-543P)을 개조 확장한 차량에 무수단 미사일을 탑재한 상태로 다시 공개했다.

인민군 창설 75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무수단 미사일 <출처: 노동신문>

이날 공개된 무수단 미사일은 원형인 구소련의 R-27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에 비해 2m 늘어난 12m 정도이며 중량은 18톤이다. 무수단 미사일은 북한이 폐기된 골프급 잠수함과 함께 R-27 미사일을 러시아에서 구입 후 역설계하는 과정을 거쳐 개발 되었다.

미사일의 개발에는 1970년대부터 획득한 구소련제 미사일의 기술과 러시아 과학자들의 도움이 컸다.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엔진 시험장에서 미사일이 발사대에 직립한 모습으로 엔진 시험을 하는 과정이 수차례 위성사진에 포착되었는데, 우리 군은 신형 미사일의 이름을 엔진 시험장의 지명인 무수단으로 정하고 2007년 실전 배치된 탄도미사일로 평가했다.


개량된 부분들이 발견된 공개 사진

북한이 공개한 개량형 무수단 발사 연속 사진 <출처: 노동신문>

북한은 지난 6월 22일 오전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첫 번째 미사일은 150여 km를 비행했으며, 두 번째 미사일은 400여 km를 날아가 동해상에 떨어졌다. 4월 중순 이후 연거푸 실패한 미사일 발사가 6번째 시도에서 성공한 것이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미사일의 개량된 부분이 몇 군데 발견되었다.

러시아의 SS-25 대륙간 탄도미사일(왼쪽)과 개량형 무수단 미사일(오른쪽). 유사한 형태의 그리드핀이 부착되어 있다. <출처: 미국 과학자연맹/노동신문>

먼저 미사일의 하단에 균형을 잡아주는 그리드핀이 8개 달려 있다. 과거에 없었던 그리드핀을 장착하고 시험 발사를 했던 것이다. 그리드핀은 미사일의 무게 중심을 아래로 낮추고 저항을 늘려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며, 상승 비행시 미사일의 비행 안정성 또한 높여준다. 그리드핀은 러시아(구소련)의 SS-21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SS-25 대륙간 탄도미사일에도 사용되었다.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통해 보여준 그리드핀 기술은 SS-21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역설계한 KN-02를 자체 생산하면서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 KN-02의 초기형에는 그리드핀 4개가 달려 있는데 무수단과 KN-02는 비슷한 시기에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동식 발사차량 좌우에 부착된 방탄판. 발사 시 뒷부분 판이 제거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출처: 노동신문>

이동식 발사차량도 개량이 되었는데, 차량 좌우에 방탄판으로 추정되는 탈착식 판들이 부착되어 있다. 미사일 발사 시 뒷부분 판만 제거를 한다. 화염에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있어 이처럼 제거 후에 발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군사전문가들은 국군이 다수 보유한 자탄분산형 탄에 발사차량이 피탄될 경우 타이어 등의 기동부분이 손상되지 않도록 북한이 대비책을 세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신형 대륙간 탄도로켓 엔진 연소시험 <출처: 노동신문>

또한 엔진 성능도 개량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북한은 지난 4월 9일 신형 대륙간 탄도로켓 엔진의 지상분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엔진 연소시험 과정을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는 무수단 미사일의 원형인 R-27에 장착된 엔진과 같은 모습으로 북한은 이 엔진을 개량해 이번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통해 성능을 검증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 관계자도 “발사된 무수단 미사일의 엔진 성능이 일부 개량되었다”고 밝혔다.


대륙간 탄도미사일 기술의 확보를 위한 시험

북한이 2015년 열병식에서 최초 공개한 KN-14 대륙간 탄도미사일에도 R-27 엔진 2개가 장착되어 있었다. 향후에 신형 대륙간 탄도로켓 엔진을 장착한 KN-14의 시험 발사도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탄두가 분리된 무수단 미사일 <출처: 조선중앙TV>

북한은 탄두가 분리된 무수단 미사일 사진도 추가 공개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의 탄두를 발사장 인근에서 시험용으로 교체하고 대기권 재진입 테스트까지 실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기권 밖을 비행하는 미사일의 탄두가 마하 20 이상의 초음속으로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는 6,000~7,000도의 마찰열을 극복해야 한다. 이는 스커드처럼 대기권 내에서 비행하는 단거리 미사일에서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지만 1,500~2,000km 고도에서 탄두를 하강시키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에서는 필히 확보해야 하는 기술이다. 이와 같은 사실을 종합해볼 때 이번 무수단 미사일 시험 발사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 발사 이후의 전망

우리 군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인 KAMD 구축을 위해 지대공 요격 미사일인 L-SAM과 M-SAM을 개발 중이다. L-SAM과 M-SAM은 고도 100km 이하 종말단계의 요격만 가능하며 아직 전력화가 진행 중이다. 현재 마하 16 이상으로 떨어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방어에 대한 완벽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THAAD(사드, 고고도미사일방어)급 무기 체계를 조기 도입해 중층과 저층에서 수차례의 요격 기회를 갖는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2015년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처음 공개된 KN-14 대륙간 탄도미사일 <출처: 노동신문>

북한은 이번 개량형 무수단 시험 발사를 통해 얻은 기술로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미사일 시험 발사로 성능이 검증된 그리드핀과 신형 대륙간 탄도로켓 엔진을 장착한 KN-14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통해 미 본토를 공격할 능력을 검증하려 할 것이다.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테스트 또한 계속 실시할 것이다. 탄두의 기폭장치와 유도장치 등이 대기권 재진입 시 발생하는 열과 충격을 견디도록 하는 기술은 탄도미사일 개발에서 꼭 확보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주석

1) ‘무수단’은 함경북도의 지명임.


신종우 |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합동참모본부, 육군본부 등에서 공보장교 및 UN PKO(유엔 평화유지활동)로 아이티 파병 근무를 했으며 육군 중령으로 예편 후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bemi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