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6일 오전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미 해군의 최신형 공격원잠인 노스캐롤라이나(North Carolina)호가 입항했다. 버지니아급 잠수함인 노스캐롤라이나호는 입항에 앞서 13일부터 15일까지 동해상에서 진행된 한미연합 잠수함 훈련에 참가했다. 지난 2008년 3월에 취역한 노스캐롤라이나호는 하와이 진주만을 모항으로 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호의 한반도 전개는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은, 북한의 추가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격 원자력 잠수함이란?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은 원자력을 동력으로 하는 공격형 잠수함으로, 적 잠수함과 함선을 격침시키는데 주로 사용된다. 이밖에 순항미사일을 이용해 적의 핵심시설을 타격하거나, 특수부대원들을 침투시키는 목적으로 운용되기도 한다. 냉전시절 미국과 소련의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들은 상대방의 탄도 미사일 탑재 원자력 잠수함을 쫓아다니며 감시하기도 했다.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이 실전에서 처음으로 전과를 선보인 것은, 지난 1982년 포클랜드 전쟁 때이다. 영국해군의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인 콩쿼러(Conqueror)호는 어뢰를 발사해, 아르헨티나 해군의 순양함인 헤네랄 벨그라노(General Belgrano)를 격침시켰다. 이 배에 타고 있던 승조원 300여명은 탈출하지 못하고 결국 사망하고 만다.

냉전 종식 이후 개발된 최초의 미 해군 공격원잠

오늘날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가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총 50여 척의 각종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버지니아급 잠수함은 미 해군이 자랑하는 최신예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으로, 지난 2004년부터 배치되었으며 10여 척이 작전 중에 있다. 지난 1991년부터 개발이 진행된 버지니아급 잠수함은 냉전종식 이후 미군이 개발한 첫 번째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이다. 냉전시절 등장한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들은, 대양에서 소련의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과 탄도 미사일 탑재 원자력 잠수함을 격침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개발되었다. 반면 버지니아급 잠수함은 대양보다는 천해 및 연안 그리고 제3세계 국가들의 디젤 잠수함을 상대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각종 첨단기술이 적용된 버지니아급 잠수함

버지니아급 잠수함은 미 해군 잠수함 가운데 최초로 캐드(CAD) 즉 컴퓨터 지원설계가 적용되었다. 이를 통해 설계비용을 상당부분 절감할 수 있었다. 이밖에 설계단계에서 시각화기술을 적용하여 건조과정에서의 문제점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다. 또한 버지니아급 잠수함은 비관통형 잠망경을 사용하는 최초의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으로 알려져 있다. 잠망경은 두 개의 평면거울을 이용하여 바다 속 잠수함 안에서 수평선 위나 상공을 관찰하도록 만든 광학장비이다. 잠망경은 관통형과 비관통으로 구분되는데, 관통형은 선체를 관통하여 승무원 구획까지 기계적으로 연결되어있다. 반면 비관통형은 디지털 카메라를 적용하여 선체 내부를 직접 관통하지 않고 전선을 통해 연결되며, 선내의 모니터로 외부를 관찰한다.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잠수함

원자력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에 비해 속도, 항속거리, 무장 탑재능력 등 모든 면에서 월등하나, 정숙성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특히 고속으로 항해할 때 원자로가 발생하는 소음이 엄청나서 상대적으로 은밀성이 떨어졌다. 그러나 버지니아급 잠수함은 최신형 소음차단기술과 펌프제트(Pump Jet) 추진기를 사용하여 고속항해 시 발생하는 소음을 대폭 감소시켰다. 이 때문에 디젤 잠수함보다 조용한 원자력 잠수함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잠수함으로 손꼽히고 있다. 버지나이급 잠수함은 40,000 마력의 출력을 갖는 SG9 원자로를 탑재하고 있으며, 30여 년간의 잠수함의 운용기간 동안 핵연료의 교체 없이 지속적인 항해가 가능하다. 이밖에 버지나아급 잠수함은 최첨단 항공기에 적용되는 디지털 플라이 바이 와이어(Fly-By-Wire) 조종방식을 채용하였다. 최첨단 조종방식을 적용한 버지니아급 잠수함은 조류가 몰아치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제자리 항해가 가능하며, 미세한 단위로 잠수함을 이동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수부대에서 토마호크까지

버지니아급 잠수함은 기존의 미 해군 공격원잠과 달리 건조비 절감을 위해 상용제품을 광범위하게 사용하였다. 그리고 모듈(Module)형 건조방식을 적용하여 건조시간을 대폭 단축시켰으며, 향후 성능개량 시에도 필요한 부분만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버지니아급 잠수함은 설계 당시부터 특수부대의 운용을 전제로 개발되었으며, 특수부대원의 침투를 돕기 위한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었다. 또한 함수에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12기의 수직발사장치를 장착했다. 2014년부터 취역한 버지니아급 잠수함 블럭(Block)3형부터는 6기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탑재된 수직발사장치모듈 2기를 장착하고 있다. 이밖에 블럭3형에는 대형합성개구면소나가 장착되어 기존 소나 대비, 40%이상 향상된 탐지능력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해군은 40여 척의 버지니아급 잠수함을 건조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 잠수함은 현재 운용중인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급 잠수함을 대체할 예정이다.

버지니아급 잠수함 제원

취역년도 2004년 / 전장 114.8m / 폭 10.36m / 배수톤수 7,925톤(t) / 최대속력 25노트(46.3km/h) 이상 / 승조원 132명 / 무장 MK48 ADCAP 어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출처: 미 해군>

글  김대영 | 군사평론가
용인대학교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0여 년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국방관련 언론분야에 종사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겸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해군발전자문위원 및 방위사업청 반 부패 혁신추진단 민간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bemil.chosun.com/

▌주석

포클랜드 전쟁
남아메리카대륙의 동남단, 아르헨티나의 대륙부에서 약 500km 떨어진 남대서양의 소도인 포클랜드의 영유권을 둘러싼 영국·아르헨티나 간의 분쟁

펌프제트(Pump Jet) 추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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