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공군이 일선에서 퇴역시켰던 MiG-17 프레스코 전투기를 다시 재배치 하고 있다는 첩보가 있었다. MiG-17 전투기는 1960년대 베트남전 기간 중 미군기를 상대로 비용대 효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던 아음속 전투기이다. 최초 비행이 1949년 초반으로 지금으로부터 65년전에 탄생한 구식중의 구식 전투기인 MiG-17 전투기. 과연 21세기에 MiG-17의 재활용 가치가 있는지 의구심이 들지만 방공망 교란 및 대공 유도탄 소모 유도기체로 사용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기체 특징

전체적인 외형은 MiG-15 전투기에서 큰 변화를 준 설계는 아니었지만 주날개 후퇴각이 시작되는 부분을 기준으로 MiG-15의 35도에서 45도로 확대시켜 공기역학적으로 비행성능을 개량한 모델이다. 동시에 후방동체가 90cm 연장되어 다소 뚱뚱해 보이는 MiG-15 전투기 보다는 날씬해 보이는 외형을 갖게 되었다.

MiG-17의 양산대수는 1만대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구소련이 7,999대를 만들었고 면허생산국인 체코슬로바키아에서 457대, 폴란드 540대, 중국이 1,952대를 제작하였다. 그 결과 MiG-15에 이어 또다시 공산권 표준 전투기로 자리 잡아 서방측 전투기를 상대하였다. 무장은 37mm 기관포 1문,23mm 기관포 2문으로 MiG-15의 무장 조합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MiG-17 시리즈 양산형 중 표준 기체는 F형으로 비행속도를 올릴수 있는 후연기(애프터 버너)를 장착한 VK-1F 엔진을 채택했다. 최대 추력은 3.38톤으로 속도뿐만 아니라 상승성능도 대폭 향상되었다. 그러나 고열에 견디는 엔진 배기구 소재 기술이 한계가 있어 7km 이하의 고도에서는 3분이내, 그 이상의 고도에서는 10분 이내로 제한이 있었다.

MiG-17 표준형은 F형이며 미공군의 F-86F 세이버 전투기의 폭장 능력의 영향을 받아 완성된 개량형은 MiG-17 Mod형으로 분류되어 양 날개에 파일런이 1개씩 추가되었다. 이후 공기 흡입구 앞 중앙에 레이더를 장착한 야간전투기 MiG-17PF를 내놓았는데 미공군의 F-86D 세이버 야간전투기를 의식해서 급히 개발한 기체이다. 당시 구소련의 레이더 전자장비 기술이 낙후되어있다 보니 성능이 빈약하여 양산, 배치 되어서도 전력에 별 도움이 안되었다. 한편 중국군이 MiG-15에 이어 대량으로 보유하게 된 MiG-17의 면허 생산형 이름은 J-5 이다. J-5의 도입으로 중국군 공군력 증강과 함께 항공산업 기반을 가질 수 있었다.

베트남전 실전사

MiG-17의 본격적인 실전 투입은 금문도 상공에서의 전투 이후 베트남전에서 이루어졌다. 미공군의 초음속 대형 전투폭격기인 F-105 썬더치프를 격추시키면서 한국전에 이어 또다시 MiG 전투기 선풍을 일으켰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아음속 전투기가 초음속 성능에 화력제어 레이더를 장착하고 배치된지 5년 밖에 안되는 신형 전투폭격기를 상대로 일순간에 2대를 격추시켰기 때문이다. 이때가 1965년 이었다. 또한 베트남전 초기엔 F-4 팬텀 전폭기도 격추되는 사례가 속출했다.

북베트남 공군이 MiG-17 전투기를 보유하게 된 시기는 1960년에서 1962년 사이에 중국에서 조종교육을 받은 31명이 귀국하면서 시작된다. 구소련은 1964년 2월, MiG-15 UTI 복좌 훈련형 몇대와 MiG-17 F 전투기 30여대를 제공한다. 도입한 전투기를 가지고 북베트남 공군 최초의 전투기 부대인 921연대가 탄생한다. 구소련의 공급에 이어 중국도 J-5 전투기를 제공하며 구소련제 MiG-17PF 레이더 장착형 몇대도 같이 넘겨진다. 1965년 북베트남 공군이 보유한 전투기는 약 70여대로 미군을 상대할 준비를 마치게 된다.

1965년 4월 3일, 미해군이 항공모함 행콕, 코랄시를 동원하여 탄호아 철교를 공습하자 하노이 기지(현재는 국제공항)에서 긴급이륙한 MiG-17 4대중 3대가 F-8 전투기를 요격한다. 요격 결과는 근접사격으로 1대의 미해군 F-8 전투기에 피해를 주었다. 4월 4일에는 미공군 F-105 썬더치프 전폭기 48대의 공습을 저지하기 위해 4대의 MiG-17이 달려들어 2대의 썬더치프를 격추시킨다. 이날 격추된 2대의 F-105D 썬더치프는 폭탄을 탑재한 상태로 후방에 따라 붙은 MiG-17에게 갑자기 피격당한 상황으로 조종사 2명은 전사했다. 1965년 6월 20일에는 미공군 15전투비행단 45대대의 F-4C 팬텀 전폭기 1대가 격추되어 조종사는 포로가 되고 후방석 무장통제사는 미군 헬기에 의해 구출된다. 같은 해 10월 14일에도 F-105D 1대가 격추되어 조종사가 전사한다. 1965년 말, 북베트남 공군의 MiG-17 전투기 전투출격은 156회이며 5대의 미군기 격추를 공인받고 있다.

미해군 F-8 크루세이더 전투기에 고전을 면치 못하다

1966년 6월 12일, 미해군의 A-4 스카이호크 공격기 비행대를 엄호하던 VF-211 대대의 F-8E 크루세이더 전투기 1대가 MiG-17 1대를 격추하고 또 다른 한 대를 미확인 격추하는 전과를 올린다. 6월 21일 같은 대대의 크루세이더 전투기가 2대의 MiG-17을 격추한다. 1967년 5월에 5대, 7월에 3대를 격추하고 12월에 1대, 1968년 7월에 2대, 1972년 4월에 1대를 끝으로 MiG-17 사냥은 끝난다. 이처럼 미해군 F-8 크루세이더 전투기가 본격 투입되면서 MiG-17은 일선 전투기로서의 가치를 잃어 버렸다.

물론 북베트남 공군은 1967년 4월부터 MiG-21 피시베드 초음속 전투기를 하이엔드급으로 사용하고 MiG-17을 엔트리급으로 전환 운용하기 시작했다. 전쟁 후반인 1972년 봄이 시작될 때 북베트남 공군의 MiG-17 전투기 보유는 80대였으나 5월 이후 1973년 1월까지의 미군과의 공중전 결과 15대를 격추 당했다. 북베트남 공군은 구소련의 전술교리에 따라 4대를 편대로 히트 앤드런 전법을 사용했으며 요격관제소의 유도를 받아 요격하였다.

1972년 4월 19일, 북베트남 공군은 특공기 형식으로 MiG-17 전투기 2대를 대함공격기로 투입하여 미해군 구축함 하이그비의 약 750m 위치에 250kg 폭탄 2발을 투하하였다. 2발중 1발은 구축함 후방 갑판의 2연장 5인치 함포 포탑을 직격하여 파괴시키고 근처 상부 구조물에도 큰 피해를 입혔다. 이밖에 당시 미7함대 순양함이자 기함인 오클라호마 시티에 경미한 손상을 입히기도 했다.

북한 공군의 MiG-17 조종사 파병

1996년 J-6 전투기를 몰고 수원기지로 귀순한 이철수 대위에 의하면 1967년부터 1972년까지 북한 공군 조종사 약 800여명이 북베트남 공군을 돕기 위해 파병되었다고 한다. 조종사는 1개연대 70명이 6개월 주기로 교체되어 파병됐으며, 구소련이 북베트남에 공급한 MiG-17 과 MiG-21 전투기를 위한 조종사 였다고 한다. 1990년 4월에 베트남을 방문한 북한의 백남순 외무상이 14명의 북한 공군 조종사 무덤을 찾기도 했다.

북한 공군 조종사들의 실전참가 기록은 1967년 4월 하노이 근교의 교량을 공습하는 미공군 F-4D/E 팬텀 전폭기 24대를 MiG-17 4대로 요격한 사례이다. 당시 북베트남 공군은 MiG-21 전투기 2대를 합류시켰는데 지상 요격관제소와의 통신 혼란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여 기체를 버리고 비상 탈출하던 북한군 조종사 1명이 사출좌석 조작 실수로 중상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운용국

구소련 공군 / 폴란드 공군 / 동독 공군 / 헝가리 공군 / 불가리아 공군/ 루마니아 공군 / 중국 공군 / 북베트남 공군 / 캄보디아 공군 / 인도네시아 공군 / 파키스탄 공군 / 아프가니스탄 공군 / 이집트 공군 / 이라크 공군 / 시리아 공군 / 앙골라 공군 / 방글라데시 공군 / 나이지리아 공군 / 콩고 공화국 공군 / 기니아 공군 / 마다카스칼 공군 / 말리 공군 / 탄자니아 공군 / 수단 공군 / 알바니아 공군 / 알제리아 공군 / 이디오피아 공군 / 기네비사우 공군 / 리비아 공군 / 몽골 공군 / 모잠비크 공군 / 소말리아 공군 / 스링랑카 공군 / 우간다 공군 / 북예멘 공군 /짐바브웨 공군 / 북한 공군

제원 (MiG-17F)

엔진 : VK-1F / 최대추력 3.38톤 / 전장 11.09m / 전폭 9.62m / 이륙중량 5.35톤 / 최대속도 1,130km/h / 최대 상승고도 16.47km / 최대 항속거리(보조연료탱크 사용시) 1,670km / 무장 37mm 기관포 1문, 23mm 기관포 2문, 로켓탄 포드 및 폭탄 탑재량 500kg

글 안승범 / 1990년 군사전문지 <월간 평화>의 편집부 일원으로 시작하여 1998년 월간 컴뱃암즈지와 통합한 군사정보사 편집장으로, 2002년 2월까지 밀리터리 월드와 해군전력을 발간했습니다. 이후 월간 디펜스타임즈지의 발행인 겸 편집장을 맡고 있습니다.

자료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bemi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