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총과 경기관총은 전 세계 보병 분대의 주요한 무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소총에 장착되는 유탄발사기는, 크기는 작지만 보병 분대에서는 박격포에 버금가는 위력을 자랑한다. 유탄발사기는 수류탄을 손으로 멀리 날려보내는 시도에서 개발된 무기이다. 반면 고속유탄기관총은 단발로만 사격되는 유탄발사기의 한계를 뛰어넘는 무기로, 보병이 보유한 각종 무기 가운데 가장 강력한 화력을 자랑한다.

유탄기관총이 개발된 베트남전

베트남전 당시 직사 및 곡사로 발사되는 40mm 유탄발사기 M79는, 소부대 전투의 혁명을 가져왔다. 보병이 휴대하기에 적당한 무기와 크기를 가졌고, 작동 방식도 간편했다. 특히 한 발의 유탄으로도 다수의 적을 제압 할 수 있어, 분대장들의 포병(The platoon leader's artillery)이란 별칭이 붙었다. 40mm 유탄에 주목한 미군과 미국의 방위산업체들은, 40mm 유탄을 기관총처럼 연발로 발사할 수 있는 유탄기관총의 개발에 몰두한다. 유탄기관총을 처음 실용화시킨 건 미 해군이었다. 당시 미 해군은 하천경비정에 장착할 신형 무기를 찾고 있었고, 1962년 미 하니웰(Honeywell)사와 함께 40mm 유탄기관총을 개발한다. 1962년부터 개발에 들어간 Mk 18 유탄기관총은, M79 유탄발사기에 사용되는 40x46mm 유탄을 사용했다. 1965년부터 1968년까지 1,200여정이 생산되었고, 지금의 유탄기관총과 달리 손잡이를 돌려 발사하는 독특한 발사방식을 채용하였다.

고속 유탄의 탄생

하지만 M79 유탄발사기에서 사용되는 40x46mm 유탄은, 포구를 떠날 때의 속도가 초속 75m 정도로 포구초속이 비교적 느렸다. 대인살상용으로는 충분했지만 느린 포구초속으로 사거리와 관통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1960년대 초 고정익기와 회전익기에서 기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형 40mm 고속유탄이 개발된다. 개발된 40x53mm 유탄은 포구초속이 240m로 40x46mm 유탄에 3배에 달했다. 1965년 미 육군은 40mm 고속유탄을 사용하는 M75 고속유탄기관총을 채용한다. M75 고속유탄기관총은 전기로 작동되는 방식을 사용했고, 1967년까지 500여문이 생산되어 UH-1 무장헬기에서 주로 사용되었다.

전 세계 20여 개 국가에서 사용중인 MK 19

1966년 미 해군은 40mm 고속유탄을 사용한 Mk 19 고속유탄기관총을 개발한다. 1968년 등장한 Mk 19 Model 0 고속유탄기관총은 Mk 18 유탄기관총을 급속히 대체하였고, 베트남전 당시 미 해군의 하천경비정과 UH-1 무장헬기에 장착 운용 되었다. 이후 거듭된 개량을 통해 1980년대 초 오늘날 미군이 사용하고 있는 Mk 19 Model 3 고속유탄기관총이 등장한다. Mk 19 Model 3 고속유탄기관총은 개방 노리쇠 및 블로우백(Blowback)  방식으로 작동하고 탄띠를 이용하여 탄약을 공급받는다. 분당 300여 발의 유탄을 발사할 수 있으며, 주로 사용되는 M430 이중목적고폭탄은 탄착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5m 이내의 인명을 살상시키며 반경 15m이내 인명에게 부상을 입힐 수 있다. 이밖에 5㎝ 미만의 강판을 관통할 수 있어, 장갑차량의 공격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1984년부터 생산이 시작된 Mk 19 Model 3 고속유탄기관총은 3만 여정 넘게 생산되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면허 생산되고 있다. 현재 미국을 포함하여 20여 개 국가의 군대에서 사용하고 있다.

국산 고속유탄기관총 K-4

우리나라는 지난 1985년 미군의 Mk 19 Model 3 고속유탄기관총에 영향을 받아,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1986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되었다. 5년간의 개발 끝에 탄생한 K-4 고속유탄기관총은 1990년대 초부터 야전부대에 배치되었다. K-4 고속유탄기관총은 1정의 위력은 보병 1개 중대의 화력과 맞먹는다. K-4 고속유탄기관총의 중량은 30여kg에 달하지만 사람에 의해 운반이 가능하다. 그러나 삼각대와 영점을 조절하는 전륜기등을 합치면 약 65㎏에 달하고 48발이 들어있는 탄 통의 무게는 약 28㎏로, 일반적으로 K-311/K-311A1 5/4톤 트럭에 장착해 운용한다. 1정당 가격은 2,400만여 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육군과 해병대에서 주로 운용되며 리비아와 멕시코에도 수출된 바 있다. 

미래의 고속유탄기관총은 어떤 모습?

오늘날 고속유탄기관총은 점차 경량화, 정밀화되어 가고 있다. 지난 2006년 미 특수전 사령부가 채택한 Mk 47 고속유탄기관총의 경우, 무게는 Mk 19 Model 3 고속유탄기관포의 절반에 불과하다. 또한 야간에도 적을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는 열 영상 조준장비와 정밀한 사격통제장치를 장착했다. 특히 표적에 성질에 맞게 실시간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시한신관을 장착한 Mk285 40mm 고속유탄을 사용할 경우, 표적 상공에서 유탄을 폭발시켜 적을 제압할 수 있다. 공중폭발이 가능한 Mk285 40mm 고속유탄은 밀집된 병력이나 야지에 은폐•엄폐된 표적에 매우 효과적이다. 이밖에 엄폐물 뒤나 토치카와 같은 강화된 진지 안에 있는 적도, 총구 안으로 유탄을 발사해 내부에서 폭발시켜 정확하게 적을 공격할 수 있다.

 

글 김대영 /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 인텔엣지㈜ 국방조사팀 팀장, <디펜스 타임즈 코리아> 편집위원

용인대학교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0여 년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국방관련 언론분야에 종사했으며, 현재 KODEF 연구위원, 인텔엣지㈜에서 국방조사팀 팀장, <디펜스 타임즈 코리아>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홈페이지 http://www.cyworld.com/undercoverbrother
자료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bemi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