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10.2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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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의세계]

먼 거리에서도 정확하게

저격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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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서 애용중인 Accuracy International의 AW 저격소총 <사진 : Accuracy International>

이라크에서 한 기자가 미 해병대 저격수에게 질문을 했다.
“이라크 반군을 저격총으로 쏠 때 느낌은 어땠나요?”
저격수는 대답했다.
“반동이 조금 느껴질 뿐이었죠.”


언론보도나 일상에서 우리는 정확한 총이라면 모두 ‘저격총’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다. 도대체 저격총이란 무엇일까? 말 그대로 해석하자면 일정한 대상만을 노려서 쏘는 총기를 말한다. 아니 그럼 대상을 노려서 쏘지 않는 총기도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할 법도 하다. 그래서 저격총의 정확한 정의는 다른 소총에 비하여 더욱 먼 거리에서 특정한 목표에 대하여 정확한 탄착이 가능한 총기라고 하겠다.


 

M24 볼트액션 저격소총의 최신개량형인 M24E1 <사진 : 미 국방부>

더 정확히, 더 멀리



그럼 정확하지 않은 총도 있느냐 라는 질문도 할 법하다. 그렇다. 정확하지 않은 총은 없지만 보통은 어느 정도까지 정확한가가 문제다. 보통의 소총은 통상 3~6 MOA(Minute Of Arc)의 정확성을 갖도록 만들어진다. 반면 저격소총은 1MOA이하의 정확성을 요구하게 된다. 여기서 1MOA라고 하면 보통 100야드에서 1인치 내에 탄환이 맞는 것을 의미한다. 센티로 환산하면 100m에서 2.9cm에 해당한다.


하지만 총 자체가 정확하다고 표적을 잘 맞추는 것은 아니다. 시력이 3.0을 넘는 몽골인 수준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인간은 5~600m의 표적을 정확히 구분하여 사격할 수 없다. 그래서 먼 거리를 사격하는 저격총에는 망원조준경이 달린다. 예를 들어 2차대전 당시의 저격총들은 2배율이나 3배율의 고정배율 망원조준경을 부착했지만, 요즘은 보통 3~10배율의 가변배율 망원조준경이 많이 사용된다.


물론 얼마나 쏠 수 있는지 사거리 자체도 중요하다. 저격총이라면 일반소총보다도 먼 거리를 쏘아야 한다. 그래서 대게 저격총은 자동소총이 많이 쓰는 5.56x45mm NATO 탄환(유효사거리 5~600m)이란 것보다는 7.62x51mm NATO 탄환(유효사거리 800m)을 많이 사용한다. 물론 7.62mm 탄환이라고 해도 M60 기관총에 쓰는 M80 볼(Ball) 탄환은 M24 저격총이 사용하는 M118LR(Long Range) 탄환과는 다르다. 저격총에는 값비싼 Match Grade, 즉 사격 경기용 탄환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7.62mm 탄환도 부족해서 유효사거리가 1km가 넘는 .300 윈체스터 매그넘(Winchester Magnum)이나 .338 라푸아 매그넘(Lapua Magnum) 탄환이 속속 채용되고 있다. 영국의 크레이그 해리슨이 세운 세계 최장거리 저격기록(2,450m)도 이 .338 라푸아 탄환에서 나왔다. 아프간이나 이라크의 대테러전쟁에서처럼 비교적 먼 교전거리를 겪다보니 더욱 먼 사거리에 대한 요구가 절실해진 것이다. 그래서 과거 장갑이 없는 군용차량이나 주기된 전투기 등을 저격하기 위해서 채용된 50구경 저격소총이 전장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반자동저격총의 대명사는 구소련이 애용하던 SVD 저격소총으로, 소대급에서 운용되는 특등사수용 소총이다. <사진 : Public domain>

저격총은 볼트액션이다?


보통 저격소총으로는 손으로 노리쇠를 장전하는 볼트액션 방식이 많이 쓰인다. 흔들림이나 유격이 적을수록 총기의 정확성은 올라가기에, 단순한 구조로 총열을 최대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볼트액션 방식이 비교적 정확하고 저격수들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볼트액션 저격소총은 사냥총으로 유명한 레밍턴 모델700에 바탕한 총기들이다. 미 육군이 채용한 M24 저격소총이나 미 해병대가 채용한 M40 저격소총은 모두 이 모델을 군용으로 만든 것들이다. 올해부터 미 육군은 M24 시리즈를 현대에 맞게 개량한 M24E1 소총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우리 군에서도 사용하고 있어 유명한 SSG69, 유럽에서 인기 높은 AW(Arctic Warfare) 시리즈, 그리고 2.4km의 기적을 이룬 AWSM(Arctic Warfare Super Magnum/.338 라푸아 매그넘)과 TAC-50(50구경)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M2 중기관총에 사용하는 50구경 탄환을 사용하는 M107 / M82 바렛 저격소총도 대표적인 반자동저격총이다. <사진 : Barret®>

반자동 저격소총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저격총이 볼트액션은 아니다. 기존의 소총을 그대로 가져다가 저격총으로 개수한 반자동 저격소총도 있다. 볼트액션은 발사 후 재장전이 번거롭고 그 때문에 다음 표적에 대한 신속한 사격이 편리하지 않다.


산악지형이나 야지에서 1km에 가까운 충분한 거리를 두고 저격할 때는 볼트액션으로 충분하지만, 표적과의 절대거리가 확보되지 않는 시가지 전투에서는 그만큼 불리하다는 게 저격교관의 증언이다. 일단 소총의 정확성 자체가 1MOA인 이상 반자동 저격총도 상황과 필요에 따라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미군은 2008년부터 M110 반자동 저격소총 체계를 채용했다.


물론 대표적인 반자동 저격소총은 구소련과 동구권에서 채용된 SVD(Snayperskaya Vintovka Dragunova; 드라그노프 저격소총)이다. 7.62x54mm 탄환을 사용하는 SVD는 고도로 정밀한 저격보다는 소대단위에 배치된 특등사수를 위한 총기였다. 이런 개념은 최근 미군에서도 채용되어 지정사수(Designated Marksman) 제도로 나타나, M16 소총에 기반한 SDM-R(Squad Designated Marksman Rifle)이나 SAM-R(Squad Advanced Marksman Rifle) 등이 채용되고 있다.


반자동 저격소총 가운데서 또다른 유명인사는 과거 독일연방군의 제식소총이었던 G3 계열의 저격총이다. 대테러용으로 유명한 PSG-1이나 군용인 MSG-90, 연발사격 기능이 유지된 G3/SG-1 등이 한 시대를 장식했으나 현재는 일선에서 많이 물러나 있다. 한편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미군이 60년대까지 사용하던 제식소총인 M14도 M21 저격소총이란 이름으로 간간히 사용되어 오다가, 최근에 M14 EBR, M14 DMR, M39 EMR 등으로 다시 군에서 부활하고 있다. 그리고 50구경 탄환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바렛 M82/M107 장거리 저격소총도 반자동 저격소총이다.

 


 양욱 /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 인텔엣지(주) 대표
    http://twitter.com/prosecutus
자료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bemi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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