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 상비군체제 그리고 무술의 연관에 대하여-진정한 전통에 관해

김특방 | 2007-10-18 15: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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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 상비군체제 그리고 무술의 연관에 대하여

얼마전 게시판 댓글을 달다 화가 나서 별도로 발제글을 씁니다.

길고 지루할 수도 있으니 조선의 무술과 군사체제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 주세요.

대충 우리 수박은 유도, 유술, 골법, 태극권의 기원이며 과거 상비군 체제가 무술계보 정리에 도움을 주었고 이는 현재 우리 예비군체제에도 영향을 주었다?

펜리스펜릴 우리나라만의 국수적방향성에서 본다면 이런 수박은 후에 일본으로 건너가 '골법'이 되었고 유도나 유술의 원형이 되었으며 중국으로 건너가 태극권등으로 자리잡은듯합니다. 2007-10-17

펜리스펜릴 우리의 '상비군'체계가 우리나라의 무술계보정리와 발전에 보탬이 되었던게 사실이고 이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예비군 체계와 연관성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예비군 체계덕분에 대다수 현역이후 예비역이 '사격술'과 병공통 과제에 해당하는 16개 전쟁기술을 습득 혹은 '체득'하고 있는 시점입니다. 천년후쯤 '사격술'이 일종의 옛 무술로 여겨지 시기에 위에 분과 같은 주장도 있겠지요^^;;;2007-10-17


-라는 주장에 반론 댓글을 달다 지쳐서 아예 조선시대부터 천천히 되짚어 볼 요량입니다.

물론 애국심은 좋은 거지만 지나쳐서 없는 역사를 지어낸다면 우리가 혐오하는 일본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게 됩니다.

일단 조선의 군사체제부터 살펴보죠. 과연 무술의 계보를 정리하고 현재 예비군 체제에 영향을 줄 정도의 훌륭한 체제였을지...?

일단 이성계의 조선 건국 후 16-60세 사이에 정남은 군역의 의무를 지게 됩니다. 음 먼가 느끼시는 분도 있겠지만 성인 남자 인생의 거의 전부에 의무를 갖는 ㅡ,.ㅡ 난감한 상황이 되버립니다.

여기서 백년도 못가고 벌써 15세기 말부터 대립제가 음성화 되버립니다..
정남이면 생계에 종사해야 되니....할 일없는 사람들 또는 노동력을 상실한 사람들을 푼돈을 주고 군역을 대신하게 되는 것이 대립제이죠. 말 그대로 멀쩡한 사람은 일하고 일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 군역을 대신 지러 나오니 관찰사들이 열받은 건 당연합니다. 노동력이 없는 사람들이 전쟁수행능력이 있겠습니까?

이러니 군대는 엉망이 되버리립니다.

이래서 나온게 방군수포제입니다. 말 그대로 군대 안 오는 대신 면포를 내는 제도입니다. 관찰사가 군사권도 가지던 시절이니 일무 빡돌은 관찰사들이 니네 돈주고 노동력 상실자들을 보낼봐에야 아예 돈으로 내라... 돈으로 내가 제대로 된 사람사서 군대 돌리겠다 이거입니다..당시 조선은 쌀이나 면포가 화폐의 기능을 함.
좋은 발상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ㅡ,.ㅡ
일단 대립가가 넘 비싸서 농촌을 버리고 도망가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하니까요.

그런데 중앙 조정에서는 그럴듯했나 봅니다. 그래 아예 방군 수포제를 제도적으로 실시해서군정수포제로 가자.. 돈 내라 ...사람 사서 돌리마...이런 상황이 와버립니다...
군정수포제의 등장입니다.
근데 중앙으로 오면서 더 나빠진 게 돈을 걷어서 다른 부서 예산으로 전용해 버리는 일이 발생해버리는 거죠..
가뜩이나 돈을 못내서 도망가는 등 폐해가 심한데 기껏 걷은 돈을 국방이 아니라 다른데 써버리니...군방체제가 서류상으로만 갖춰진 전형적인 사례가 되겠습니다. 게다가 자꾸 백성은 도망가고....

이렇게 한심한데 과거 상비군체제가 무술계보 정리에 도움을 주고 현재에 예비군 체제에 영향을 주었다구요?

머 그러면 말을 돌릴수도 있겠죠..
조선이 아니라 그 이전 고려 신라 삼국 시대 군사제도얘기다-라고요.. 하지만 근세 조선에서 벌써 소실되서 제대로 된 구실을 못하는 군사제도가 어떻게 현재 무술 계보를 정리하는데 도움을 주고 현재 예비군 제도에 영향을 줍니까? 어불성설이죠..

좀 더 살펴 볼까요? 중앙군을 어떻습니까?
조선 초 5위가 조선 후기 5군영으로 변경됩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임란을 통해 5위제가 효과가 없으니 5군영으로 변경되는 것이고 이 과정도 주먹구구 임기응변 식으로 왜란중 선종에서 인조 숙종에 이르기까지 마구잡이로 설치되는 것이고 운용도 삼수미세 또는 군포 또는 무려 군비 자담이라는 어이없는 방법까지 동원됩니다.

제대로 돌아갈 턱이 없죠.

지방군이요? 지방군은 한술 더 떠서 진관체제에서 제승방략체제로 바뀌었다가 임란때 쌍코피 터지고 다시 진관으로 복구 +속오군 체제로 돌아가는 촌극을 연출합니다.
진관이란 소수 병력이라도 빨리 모아서 요충지를 지키는 것이고 이게 대규모 정규전에는 맞지않아 지역의 모든 군사를 집결시키는 것이 제승방략체제입니다. 말은 좋지만 병사를 다 모으기도 전에 요충지를 다 점령당하고 말죠. ㅡ,.ㅡ

결국 다시 진관체제로 돌아가면서 속오군 체제는 군역을 지지 않던 양반이나 노비도 동원해서 머릿수를 채운다는 것인데....이론상으로는 무려 80만에서 100만도 동원 가능하지만 양반은 군역을 지면 반상의 구별이 사라진다고 거부하던 것이 조선의 현실이고 사실 그 많은 병역을 무장시킬 무기도 운용할 군비도 없던 것이 조선의 현실입니다.

이런 서류상의 껍떼기뿐인 군사제도가 현재에 예비군 체제와 연관이 있으며 무술계보 정리에 도움이 된다는 건지 괴이합니다.
도대체 양반은 반상의 구별을 위해 군역을 지지 않는다는 과거의 군사제도가 어떻게 현재에 영향을 주며 도움이 됩니까? 조선이 아니라 이전의 군사제도를 말하는 것이라면 조선에서 이미 소실되서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이 어떻게 조선을 뛰어넘어 현재에 영향을 줍니까?

이쯤되면 슬슬 지겨울수도 있으니 무술얘기를 좀 꺼내 볼까요?

일단 고려시기까지는 수박이 행해지고 있었습니다. 확실하죠. 고려 무신정변의 이유중의 하나가 원로 무인이 수박대회에서 모욕을 당한 것이기도 하다라고 문헌에 나오니까요.

하지만 조선시대에서는 문헌에서 사라져버립니다. 사실상 소실되버린 것이 맞습니다. 그 이유야 간단하죠. 일단 조선이 의도는 1388년 위화도 회군이후에는 공격보다는 방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무과시험에서도 활을 다루는 장병기가 우선시되고 칼을 다루는 단병기를 아에 뒤로 밀어 버립니다. 하물며 맨손 무술이야 말할 것도 없죠.

맨손 무술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맨솔 무술로 밥을 먹고 살수 있던가 아님 밥을 굶지 않는 지배층이 맨솔 무술에 관심이 있어야 됩니다. 아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필요하던가..

간단하죠.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먹어야 사니까요.

일본은 지배층이 무사계급이라 이게 가능합니다. 그런데 조선은 다르죠. 16세기 사림의 등장으로 붕당 정치가 시작된 이래 지배층은 예송 논쟁이니 하는 성리학에만 빠져 있었고 숭무사상은 실종되고 맙니다.

그럼 맨솔 무술로 먹고 살수있어야 무술이 사장되지 않는데 이것도 불가능하죠. 일단 무과시험에는 도움이 안되거니와 먹고 살기 바쁜 평민들이 돈내고 무술을 배울리는 만무하거든요.
일단 조선은 치안은 안정된 국가였으니까요. 지방 영주들의 봉건제가 아니라 중앙집권적 국가에다...성리학을 바탕으로 향약이니 동약이니 두레니 하는 농촌질서가 잡혀있었고 큰 죄는 대명률에 의거 작은 죄는 관습법에 의거하던 평화시절이니까요.

해방후 수많은 가라데 사범과 합기도 사범들이 밥그릇 싸움과정에서 새로운 문파를 만들었고 문파 창시후 삼국시대 전통이니 고려시대니 수박이니 어쩌고 하는 말들을 합니다.

대체로 근거를 보면 무려 무예도보통지의 그림 몇장이나 고구려 벽화나 기타 그림 몇장에 정체불명의 전수자들로 구성되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게다가 주한 미군의 교육에 참가하고 이런 뻥도 곁들이면 금상첨화지요.

일단 그 유명한 사이비 단체의 금지옥엽인 무예도보통지의 성격부터 살펴보면 그런 말들을 못할텐데 말입니다. 정조때 편찬된 책입니다. 이게 무슨 뜻인고 하면 임란이후에 발간된 책이란 것이고...그게 무슨 뜻인고 살펴보니 임란때 코피 터진이후 똑같이 왜구에 혼쭐난 짝퉁왜도술인 중국 검법이 소개될 정도로 짬뽕책이란 거죠...

이런 짬뽕책이 순수 우리 무예의 근거라니 역사를 조금만 알고 정조가 어느때 임금인지 책의 내용을 조금만 살펴봐도 그런 주장은 못할 텐데요.

우리 무술은 조선 시대 이미 사장된 것이며 조선의 문헌 기록과 대내외적 상황만 알면 그런 디시 인사이드식의 주장은 할 수가 없죠.

일단 현대 우리 무술이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는 역사를 살펴보면 분명합니다. 몇가지 패턴이 있죠

개화후 성리학뿐 아니라 신체의 단련에도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나지만 조선의 것이 없으니 일본에 가서 배워온 것이고 해방후 반일 분위기에서 일본의 것임을 밝히지 못하고 우리 것이라 말하다 보니 점차 전통 무술로 둔갑한 케이스입니다.

태권도가 그 케이스죠. 가라데 사범이던 최홍희씨의 오도관이 다른 문파를 제압하고 이승만대통령앞에서 시범을 보이는데 감탄한 이승만이 어떤 무술이냐 하니 해방후 반일 감정에 가라데라고는 못하고 태껸이라고 말한게 태권도의 시작이고...점차 살이 붙어 별의별 역사를 만들어 붙입니다.

해방후 귀국해서 일본서 사사한 것을 밝히고 제자를 키우는데 밥그릇싸움에서 뛰쳐나간 문파들이 난데없이 삼국시대 운운하는 케이스가 있죠.

합기도입니다. 창시자인 최용술도주는 합기도인 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데 도주께서는 일본서 수석제자로 있었다고 자랑하시고 제자들은 문파를 만드는 과정에서 밥벌이를 위해 삼국시대 전통 운운하는 촌극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최용술님이 다께다 소우가꾸의 직계 제자인지는 불분명합니다. 어디까지나 본인 주장이시고 동문이나 문헌상의 기록은 일치하지 않으니 정황상 방계 제자가 아닌가 합니다.
북해도에서 수업했다는 장인목씨가 아니라 최용술씨가 유명세를 타는게 이 직계제자 부분이라 민감한 사안입니다. 어디까지나 한풀의 창시자 김정윤씨가 기록한 내용이고 김정윤씨는 최용술씨의 제자이니...

제일 악질인 케이스가 그냥 개인의 머리에서 나온 창작 무술을 전통무술이라 운운 그 유명한 무예도 보통지며 삼국시대 그림 몇장을 근거로 정체불명의 인물들이 비기의 계승자를 자칭하는 케이스입니다.

해동검도가 대표적입니다. 밥그릇을 둘러싼 법정소송에서 나한일씨와 그 일파들이 지분을 놓고 다투다 순전히 개인의 창작물인 걸 까발립니다. 결국 자기가 더 많이 동작을 지어냈으므로 지분이 많다는 것인데.....누가 더 많이 무술을 지어내서 해동검도에 일조 했는지 법정소송의 지분이 어떻게 돌아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특이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태국 무에타이가 일본으로 건너가서 킥복싱이 된 것을 우리나라에 들여온 사범이 밥그릇 싸움에서 창시한 무술이 있죠. 음 많이 돌고 도는 군요..

권격도가 그런 케이스입니다.

대분이 이런 패턴에 들어가나 한 가지 패턴이 아니라 복합적인 경우도 많으며 대부분의 군소 무술 단체가 이에 해당되죠. 대한 검도가 아닌 대한 도법회..대한 검 연구회.. 칠성 검도..수박회니 수박도니..별라 별 단체가 다 있고 각자가 다 전통 무술을 자처 하지만 근거라고는 대동소이 한 것이 무예도보통지(제발 편찬시기와 편찬시기의 뜻을 알고 주장하시길)와 삼국시대 그림 몇점 그리고 정체 불명의 전수자들이죠..
빠질수 없는게 단체의 이력 부풀리기로... 주한미군에 교육에 받아들여지고 있다..다른 무술에 기원이 된다..이런 주장들이 빠지지 않고 있습니다.
주한 미군요? 군대 교육과정에 아직까지 어느 나라고 정식으로 우리 무술이 일부라도 수용된 적이 없습니다. 우리 나라 제외하고..물론 우리나라는 우리 전통 무술이 아니라 우리 현대 무술이 받아들여졌고요. 동양 무술의 기원은 뒤에 적죠.

역사왜곡이란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인 그런 것이 아닙니다.
지나친 애국심에서 오는 역사 왜곡은 주변국의 비웃음만 살뿐입니다.
우리가 자랑할 것이 없는 것도 아니고 심신단련에 좋은 민속운동인 태껸과 씨름이 전수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사이비 단체의 주장을 주어듣고 없는 역사를 날조할 것이 아니라 씨름장에 라도 한번 가서 위기에 전통문화를 살리는게 진정한 애국심이라 생각합니다.

여담으로 유도의 기원얘기로 넘어가죠. 머 수박이 유도와 태극권의 기원이라는 사람도 있으니 기원을 한번 찾아보죠..

유도의 기원이 수박이래서 합기도 얘기를 꺼냈더니 아무 상관없는 얘기를 꺼낸다고 반박을 하는 분도 계신데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는 발언이라 여겨집니다.
유도와 합기도는 조상이 다르지 않습니다. 결국 여러 유파의 유술을 종합하는 과정에서 유도는 현대식 스포츠의 방향을 채택한 것이고 이게 1882에 가노 지고로가 창시한 강도관 유도가 현대 유도의 기원입니다.

반면에 유술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대동류 합기술이 된 것이 나중에 아이키도의 시조가 됩니다. 그 과정의 누가 시조인지는 아직도 불분명하지요.. 사이고 도모노인지 그의 양자인 사이고 시로인지 그의 유일한 제자인 다께다 소우가꾸인지....과연 대동류 합기술의 완성 단계를 언제로 보느냐의 문제인데...사이고 도모노가 대동류를 가르친 건 분명해보임...게다가 사이고 시로도 그전의 다른 문파의 무술을 배운 상태고..여튼 그래서 기술만으로 분석하는데는 한계가 있고... 아무튼 이 대동류에서 우에시바 모리헤이가 아이키도를 만든 것은 확실합니다. 최용술님의 합기도는 다께다 소우가꾸님께 사사...했다고 주장...확인된바 없음...

아무튼 대충 계보가 확실한 근대 무술역사에서도 무술의 동작의 연관성을 토대로 일본측에서도 단정을 내리는 것을 피하고 있는데 딸랑 별 연관성이 없는 삼국시대 그림을 가지고 우리 무술이다 주장하는 것은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근거없는 소리일뿐입니다.

그런데도 수박이 유술의 기원이라...

태극권의 기원도 일본에서처럼 중국도 상당히 조심스럽죠. 오래된 역사이니..다만.. 명말 청초 진왕정이 가문 대대의 태조장권을 바탕으로 척계광의 기효신서의 일부인 권경삼십이세를 참고 당시 십수종의 권법과 도가의 수행법 주역등을 종합 무술과 결합한 것이 가장 신빙성이 있습니다.. 증거가 많은 중국도 이렇게 조심스러운데 딸랑 삼국시대 그림에 주먹들고 싸우는 모습이 있다고 수박이 태극권의 시조이다? 북경에 전파되어 전국으로 퍼진뒤에도 진가태극권은 고유의 모습을 유지합니다.

요새 대륙 삼국설- 우리 삼국시대의 중국을 점령하고 펼친 역사라는 주장- 이후 가장 황당하고 삐뚤어진 애국심을 보는 것 같습니다.

/ps 대한 수박도 홈페이지 연혁에는 가라데(당수도)가 시초인데 그놈의 무예도 보통지와 고구려 고분 그림이 빠지지 않고 전통 무술 운운 하고 있군요... 헐

대부분의 군소 신생 무술 단체들이 다 이런식입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우리가 자랑할 것이 없는 것도 아니고 심신단련에 좋은 민속운동인 태껸과 씨름이 전수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사이비 단체의 주장을 주어듣고 없는 역사를 날조할 것이 아니라 씨름장에 라도 한번 가서 위기에 전통문화를 살리는게 진정한 애국심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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