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Armored Recovery Vehicle(ARV), 즉 구난전차(혹은 전차회수차)는 주력전차의 차대를 개조하여 개발, 배치되어서 주력전차를 지원하는것이 일반적인 관례입니다.

독일 Leopard 시리즈를 개조한 Buffel 시리즈나, 영국 Challenger 시리즈를 개조한 Challenger ARV/ARRV나, 우리의 K1을 개조한 K1 ARV나 모두 주력전차를 개조해서 제작된 구난전차들이지요.

하지만 특이하게도 세계 육군을 선도하는 국가중 하나인 미국 육군이 사용중인 구난전차는 현재 주력인 M1 Abrams 시리즈 전차를 개조한 것이 아닌 M88A1/A2입니다.

물론 미육군이 애시당초부터 그럴려고 작정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M88은 기본적으로 M60 시리즈 전차를 지원하게끔 생각되면서 개발, 배치되었고 그 결과 무식한 뚱보인 M1 시리즈 전차를 완벽히 보좌하여 지원하는데는 역력하게 한계를 드러내 보여주고 있습니다.

M1 시리즈가 대량 양산되면서 미육군은 강력하지만 무거운 전투중량을 가진 M1 시리즈 주력전차들을 지원하기 위해 신형 구난전차가 필요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GDLS사는 전세계의 일반적 관례대로 M1전차의 차대를 개조하여 M1 Abrams Recovery Vehicle을 개발하게 됩니다.

(정확히 개발된 연도가 언젠지 갑자기 기억이 안납니다만...88년 초인것으로 기억합니다)

201m 길이와 70t의 용량을 커버하는 케이블과 2.5t의 보조윈치가 주윈치와는 별도로 장비되었습니다.
크레인은 35t의 용량....뭐 이점에서는 우리 K1 ARV와 비슷비슷합니다.....

하지만 이 구난전차는 기본적인 승무원 3명 외에도 전차 승무원 4명의 탑승공간을 별도로 마련하였고, 급유장치를 보유, 유사시 아군 전차의 유류지원이 가능했으며, 용접기 탑재, 최대 300마력출력을 발휘하는 보조동력장치를 장착하여 주엔진 정지시 비상작동이 가능합니다.

그외에도 차량 전 부위가 30mm급 이상 탄에 견딜수 있는 구조인지라 역시 구난전차 치고는 무식한 방어력도 있었죠.

하여튼 이 밖에도 여러가지 돈으로 떡칠을 한게 한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결국 채용되지 못했습니다....

양산단계에서 예산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바로 '무게' 였습니다.
만약 요새 들어서 이 구난전차가 개발되었다면 무게 문제는 조금 덜 고려되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M1A2 SEP만해도 69.5t이나 하고 교량전차형인 M104도 68.7t이나 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 68.5t, 그러니까 당시 주력을 차지하던 M1(60t)/M1A1(65t - M1A1 HA버전(67.5t)이 아닌) 무게보다도 무거운 놈이 대접받기는 쉽지 않겠죠.

어쨋든 뛰어난 성능을 가졌음에도 쓰레기신세가 된것이 M1전차 매니아인 저로서는 좀 아깝더군요.


그러나......시간이 좀 지난 이후 미 육군은 아주 땅을 치고 후회를 했다더군요.

이유는......M88A1이 M1계열 전차들을 지원하기에는 너무 부실했고 그래서 엔진을 고출력으로 교체하고 방어력 및 크레인 능력을 향상시킨 M88A2가 요새 대량으로 배치되고는 있지만 그래도 한계가 보인다고 합니다.

-한국군 자료실에 K1 ARV가 M48A2C를 정비하는 모습을 보고 기억나서 올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