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사문제연구원
네이빌실 요원의 전범 사건과 트럼프의 정치적 개입
네이빌실 요원의 전범 사건과 트럼프의 정치적 개입
원 문 KIMA Newsletter 제645호
제 공 한국군사문제연구원
Former US Navy Secretary Richard V. Spencer
* 출처 : U.S. DoD
지난 11월 30일 2017년 이라크에서 전쟁범죄 행위로 미 군법에 의해 미 해군 네이빌실(Navy SEAL)의 에드워드 갤러거(US Navy Sergent Edward Gallagher) 중사가 현 계급과 삼지창핀(Trident pin)을 유지한 채 불명예 제대를 하였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범 행위로 군법에 회부된 갤러거 중사는 죄가 없다며 사면하겠다고 선언하자 미 군부가 반발하였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리차드 스펜서 해군성 장관을 파면하고 사면을 단행함으로써 미국의 전통적 문민통제에 대한 손상, 미군의 군대윤리 및 규율 준수의 명예를 손상하였다.
이에 지난 12월 3일자 『뉴욕타임스(NYT)』지는 이번 갤러거 중사의 군법 회부와 판결 과정에 트럼프 대통령이 조직적으로 개입하였으며, 이에 따라 당시 스펜서 해군성 장관이 사임하였고, 일부 미 지휘부는 군통수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의 미군 지휘통제 능력에 의심을 제기하는 사태로 확대되었다고 보도하였다.
NYT는 이번 사건을 미국의 전통적 민문통제 정신 손상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중국, 러시아 등과 달리 미 군부는 군통수권자의 대통령과 민간장관의 통제와 지시를 받되 대통령과 민간 장관은 군부의 결정과 판단을 존중하는 민문통제 제도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제도는 미 국방정책과 군사전략 등의 업무에 있어 정치적 함의를 배제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이번 갤러거 중사 사건은 해당 작전부대 지휘관이 군인 복무규율존중과 헌법에 의해 판결을 내리는 군법회의 결정을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과 성향에 따라 대통령 사면(pardon)이라는 핑계로 일시에 무효화시킴으로써 전통적 문민통제 정신을 손상한 사례가 되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갤러거 중사를 군법에 회부하여 책임을 묻는 행위를 군부에 존재하지 않는 “딥 스테이트(Deep State)”의 음모라며 비난하여 문제를 더 확대하였다.
또한, 이번 사건은 그동안 미군이 세계 최강 군대로서 지켜온 군대 윤리(military ethics)과 군인으로서의 엄격한 규율(military code of conduct)과 정신을 손상하였다. 이는 전 세계 각 지역에서 전사(warrior)로 투입되는 미군이 가지는 직업관(professionalism)에 대한 명예와 자부심이었다.
2017년 9월에 갤러거 중사는 미 해군 윤리, 네이비실의 규율(military code of conduct)과 직업관을 위반한 전쟁범위 행위로 기소되었으며, 지난 7월의 군법회의에서 하사로 강등 및 4개월 구금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지는 최종 판결이 나오기도 전인 지난 3월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스펜서 해군성 장관에 2차례 전화를 하여 정치적 개입(intervention)을 하였으며, 이에 대해 스펜서 장관이 이는 미 해군 지휘통제 계통에 따른 조치라며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관여할 것 사항이 아니라는 메모를 백악관에 보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이 나오면 사면을 하겠다고까지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미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항의를 하였으며, 심지어 미 해군 네이비실 부대장 해군소장 콜린 그린 제독은 미 네이비실팀이 지켜온 규율과 규정(rules and practics)은 보호되어야 하며 불가피한 조치라면 해당 부대장에게 권한을 위임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에스퍼 국방장관, 합참의장 마크 밀리 육군대장과 해군 참모총장 마이클 길데이 해군대장도 이에 동의하면서 『군복 입은 간부가 준수해야 할 정의와 윤리(Uniform Code of Military Justice & Ethics)』는 지켜져야 하는 것을 강조하였다고 보도하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갤러거 중사 재판 처리가 잘못되었다면서 “해군은 전사(warfighter)를 무시하면 안 되며, 갤러거 중사는 삼지창(Trident Pin)을 유지해야 한다”며 이에 항의하는 스펜서 해군성 장관을 해임하였다. 당시 해임 사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을 막기 위해 스펜서 장관이 에스퍼 국방장관과 이번 사안에 대한 사전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뉴욕타임스지』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백악관이 미군 지휘부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오직 정치적 목적으로 공정해야 할 대통령 피트 치놀로네 법률자문까지 동원하여 갤러거 중사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였다는 것이며, 이에 대해 미 국방부 내 군복 입은 간부, 민간 종사 그리고 예비역 군인 모두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군에 대한 군통수권자로서의 자질과 리더십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있다”라고 보도하였다.
더욱이 『뉴욕타임스(NYT)』지는 지난 11월 28일 미국 추수감사절에 예고 없이 아프간 미군기지를 방문하면서 그동안 중단하였던 아프간 탈레반 정권과의 평화회의(peace talks with the Taliban)을 특별한 이유 없이 다시 재개할 것임을 선언하여 현지 미군 부대장을 다시 한번 놀라게 하였다면서 자유와 정의를 지키기 위해 전 세계 분쟁지역에 나가 있는 미군의 헌신과 자부심에 다시 한번 상처를 주었다고 보도하였다.
궁극적으로 학자와 전문가들은 군 복무 및 근무 경험이 전무한 트럼프 대통령이 마치 미군을 “자기 군대(my troops) 그리고 장성(my Generals)”으로 생각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하였다.
* 출처 :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November 25/26, 2019; USNI Newsletter December 2, 2019;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December 3, p. 1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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