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사문제연구원
세계 경제의 『슬로벌리제이션화』과 안보 함의
세계 경제의 『슬로벌리제이션화』과 안보 함의
원 문 KIMA Newsletter 제451호
제 공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지난 1월 27일∼2월 1일자 영국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지는 “세계 경제 무엇이 문제인가?”의 특집을 통해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세계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었던 글로벌리제이션화(Globalisation/세계화) 추세가 수명을 다하고, 2015년부터 세계 경제는 1930년대와 유사한 침체기에 들어가는 슬로벌리제이션화(Slowbalisation/세계화저속) 양상에 진입하였다면서, 1945년 이래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하던 미국의 영향력이 크게 감소하고, 세계 각국 간의 교역 개념이 과거와 같이 미국에 의존한 제조업 위주가 아닌 주변국 또는 제품 수출이 가능한 국가 간 또는 지역 간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특히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러한 현상은 2015년에 네덜란드 경제학자 아즈지에지 바카스(Dr Adjiedj Bakas)가 정의한 바와 같이 이미 세계 제조업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선진국의 개도국 투자가 축소됨에 따라 미국이 신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택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또한, 세계 경제의 슬로벌리제이션화 추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TPP 다자간 무역협정에서 탈퇴하고, NAFTA와 한국 등의 동맹국과의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 폐기를 추진하던 미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와 새로운 북미 자유무역에 서명하게 된 주된 이유이며, 유럽에서 영국의 브렉시트(Briexit)가 국민으로부터 점차 지지를 받고 있으며, 독일과 프랑스가 유럽 내 패권경쟁을 접고 경제협력에 합의하였으며, 중국 주변국들이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해 정치·군사적 함의를 우려하면서도, 경제적 상호의존적 관계를 높이고 있는 주된 이유라고 설명하였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세계 경제의 슬로벌리제이션화 현상이 다음과 같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첫째, 미국이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상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둘째, 상품 생산이 줄고 있다. 예를 들면 대형 컨테이너 선박의 물동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컨테이너 선박 수주가 대폭 감소하고 있다.
셋째, 제조업 생산이 축소되고 있다. 예를 들면 2008년에 세계 GDP 중 제조업 증가를 주도하던 중간재 제조업 비율이 19%였으나, 2008년에 이르러 17%까지 감소하였으며, 향후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넷째, 선진국의 개도국에 대한 직접투자(FDI)가 감소하였다. 예를 들면 2007년 선진국의 개도국 직접투자가 세계 GDP의 3.5%였으나, 2018년에는 1.3%로 대폭 감소하였다.
다섯째, 다국적 글로벌 기업의 위상 감소이다. 2008년 기준 다국적 글로벌 기업등의 생산품 비중이 세계 GDP 생산의 33%였으나, 2018년엔 31%로 감소하였다.
여섯째, 미국 달러에 의한 주도권의 약화이다. 예를 들면 1985년 기준으로 세계 GDP 생산의 1/3을 미국이 주도하였으나, 2018년에는 1/4로 감소하였다. 아직까지 달러가 우세하나, 향후는 다르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이코노미스트』지는 향후 세계 각국 간의 무역 양상이 자국과 인접한 국가간 활성화, 부품조달(supply chain) 체계 변화, 특히 저임금 노동력을 주요 무기로 제조업 생산 과정에 개입하던 중국의 위상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최근 중국이 국내 소비를 촉진시키는 자력갱신(self-reliant) 경제정책으로 변화하는 것도 세계 경제의 슬로벌리제이션화 현상에 따른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마지막으로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러한 슬로벌리제이션화 출현에 따라 그동안 세계안보 구도와 질서 유지를 주도하던 미국의 정치·외교·군사적 영향력이 점차 약화되는 반면, 세계 각 지역 내의 주요 국가 간 지정학적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안보 개념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 출처 : The Economist, January 27∼February 1, 2019, p. 9 & 17∼20.
